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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日常(문학과 창작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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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
2011년 11월 09일 12시 23분  조회:4233  추천:1  작성자: 동원

경적

이원국

 

마중하는 겨울로 기차는 달린다

만추를 실은 무거움에
고뇌의 나팔을 불고
이별을 찧는 발통소리

가루가 되어 살랑살랑 이는 여운
풍경의 가르마 질러
삶의 광야로 달린다

북풍에 허수아비 몸쌀 떠는
추수끝난 텅빈 뜰에
실어 나르는 이별과 만남

경적에 까무러쳐 쓰러지는
낙엽들의 비명

겨울이 온다
겨울이 온다
하늘 날으는 나팔수

기차는 긴 터널로 숨는다

어둠의 정적을 깨고
종착역이 어데 인가
목 놓아 각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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