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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못한 춘자
2015년 09월 14일 08시 25분  조회:1971  추천:11  작성자: 김혁



▲ 조선족 최초 위안부 소재 장편소설이 연재되고 있는 "연변문학"지



지난주 <기독교한국신문>에 ‘할머니 미안해요'란 제목의 컬럼이 실렸다. 필자는 황호관 목사님이었다.

황 목사님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할머니들 소재인 조선족 작가 김혁의 장편소설 <춘자의 남경>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했다. 춘자 일행이 어떻게 위안부로 끌려왔으며, 그들이 당한 고초를 적나라하게 적었다.

가난한 조선의 딸들은 ‘방직공장 여공 모집’이라는 감언이설에 속아 힘겹게 아리랑 고개를 넘어 일본군 막사에 끌려갔다. 이들은 가난에 허덕이는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서 중국의 전선으로 가는 열차에 몸을 실었다. 가는 동안 어디로 가는지를 몰랐다.

이들이 간 곳은 대동아전쟁에 몸을 받치고, 조선의 독립을 방해하는 일본제국의 장병에게 봉사하는 막사였다.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 이국땅에서 벌어진 것이다. 조선의 딸들은 이렇게 일본제국주의자들에 의해 농락당했다. 이 중에는 초등학교를 졸업할 나이인 14.5세의 어린 소녀들도 끼어 있었다.

광복 70년을 보낸 이들의 한은 누구도 풀어주지를 못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본제국의 패망과 함께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그것도 이국땅에서 말이다.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해도, 치가 떨린다. 결국 대부분 조선의 어린 딸들은 고향으로 돌아오지를 못한 채 만신창이 되어 이국땅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일본은 자신들의 만행이 세상에 알려질 것에 대해 두려워, 일본군은 철수를 하면서 조선의 딸들을 집단 사살했다. 결국 이들은 고향에 돌아오지를 못했다.

이같은 일본의 만행에 대해 참으려고 해도 참을 수가 없다. 목사인 나도 참지를 못하는데 국민들은 오죽하겠는가(?) 말이다. 여기에다. 친일 DNA를 물려받은 족속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으니, 더욱 슬프다. 더욱이 이렇게 희생을 당한 할머니들에게 ‘할머니 미안해’라는 말 한마디를 던지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럽다.

우리의 소녀들은 일본제국의 희생자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종군위안부’로 일본군으로부터 농락을 당했다. 여기에 우리의 지식인들은 가난한 가정의 소녀들에게 ‘일본군 위안부’로 나갈 것을 연설하고 다녔다는데 더욱 분노가 치민다. 또 분노하는 것은 일본정부가 역사적 책임을 은폐하기 위해 역사적인 기록들을 없애려고, 파렴치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성서는 간음하지 말라고 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 바로 밑에서 농락당한 여성들을 더 이상 같은 민족, 아니 이웃에 의해서 농락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는 뜻에서 이와 같은 계명을 우리에게 주셨다. 그리고 이들의 한을 풀어주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고 본다.

헌데 일본정부는 자신들의 만행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제의 가장 큰 피해자인 정신대와 항일투사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위권 발동, 일본 정치계 인사들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분명한 것은 광복 70년을 맞은 대한민국은 일제 36년의 치욕적인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광복 100년을 향한 역사를 새롭게 써야 할 것이다. 그리고 친일DNA를 가진 인사들 역시 과거 일본제국주의 아래서 꽃다운 청춘을 빼앗긴 정신대 할머니, 대한독립을 위해 항일무장투쟁을 벌였던 항일투사 앞에서 자신의 언행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깊이 반성하고, 새세상을 향한 행진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김명환/ 인천갈릴리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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