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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에 관한 동시바구니
2017년 04월 13일 16시 39분  조회:1408  추천:0  작성자: 강려
+ 딱 한 가지

숟가락 하는 일은
딱 한 가지

하루 종일
놀다가
아침 저녁 잠깐씩
밥과 국을 떠
입에 넣는 일밖에 없다.

그런데
그 일 한 가지가
사람을 살리네
목숨을 살리네

고마운 숟가락
밥숟가락!
(엄기원·아동문학가, 1937-)


+ 숟가락

너는 참 좋은 일만 한다 
내 몸에 좋은 것을 넣어 주려고 
매일 매일 내 입 가까이 
와서는 한 발 들여놓았다가 
다시 나가지 

아예 쑥 들어왔다가 
놀다 가는 것도 아니고 
먹을 것만 쏘옥 넣어 주고 
슬쩍 사라졌다가는 
다시 와서 한 입 주고 가지  

입맛 없을 때는 먹기 싫은데  
꼭 한 입 넣어 주고야 마는 너는 
참 대단한 녀석이야 
식사가 끝나면 시치미 뚝 떼고 
네 자리에 
얌전하게 들어가  
다음을 기다릴 줄도 아는 넌
역시 멋진 녀석이야
(한선자·아동문학가)


+ 떡잎  

씨앗의 숟가락이다 

뜨겁지 않니?
햇살 한 숟갈

차갑지 않니? 
봄비 한 숟갈

씨앗의 첫 숟가락이다 

봄이 아끼는 
연둣빛 숟가락 
(조영수·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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