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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트 휘트먼 시모음
2017년 07월 31일 17시 22분  조회:2139  추천:0  작성자: 강려
월트 휘트먼  시모음

1819~1892
 
미국의 시인, 수필가, 저널리스트. 19세기 미국 문학사에서
포우, 디킨슨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롱아일랜드에서 태어났고 어렸을 때 뉴욕의 브루클린으로
이사해 공립학교를 나온 뒤 인쇄소 사환을 거쳐 식자공일을 했다.
한때 교사직을 갖기도 했지만 1838년 이후에는
주로 브루클린 지역의 많은 신문들을 편집하였다.
 
1855년에 출판사와 작가의 이름도 밝히지 않고 표지에 자신의 초상만을
실은 <풀잎 Leaves of Grass> 초판을 발행하였다.
 
형식과 내용이 혁신적인 시집이었다. 이 시집에서 시인은 영혼과
육체에 대한 동등한 존중, 열린 정신, 정치적 자유의 향유를 촉구한다.
 
형식은 정형을 타파한 자유 형식이었다. 이 작품으로 휘트먼은
자유시의 새로운 전통을 수립하면서 미국 문학사에서 혁명적인 인물로
 
등장하였다. 그는 유례없이 한 개인으로서의 <나>를 대담하게 찬양할
뿐 아니라, 육체와 성욕까지도 강렬하게 표현했다.
이 시집을 읽은 에머슨은 당장 그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재치와 지혜가 넘치는 비범한 작품'이라는 찬사를 보낸 편지를
 
쓴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1855년 시집 《풀잎》을 자기 돈으로 출판하였는데,
이것은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자유로운 형식으로 노래한 것이었다.
 
논문<민주주의의 미래상>에서도 미국 사회의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였다.
 
1865년 남북 전쟁을 소재로 한<북소리>를 출 판하고,
이듬해 그가 존경하던 링컨 대통령에 대한 추도시<앞뜰에 라일락이 피었을 때>를 발표하였다.
 
! 선장, 나의 선장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무서운 항해는 끝났다.
 
배는 온갖 난관을 뚫고
 
추구했던 목표를 획득하였다.
 
항구는 가깝고,
 
종소리와 사람들의 환성이 들린다.
 
바라보면 우람한 용골돌기,
 
엄숙하고 웅장한 배.
 
그러나 오오 심장이여! 심장이여! 심장이여!
 
오오 뚝뚝 떨어지는 붉은 핏방울이여,
 
싸늘하게 죽어 누워있는
 
우리 선장이 쓰러진 갑판 위.
 
오오 선장, 나의 선장이여!
 
일어나 종소리 들으오, 일어나시라-
 
깃발은 당신 위해 펄럭이고-
 
나팔은 당신 위해 울리고 있다.
 
꽃다발과 리본으로 장식한 화환도
 
당신을 위함이요-
 
당신 위해 해안에 모여든 무리.
 
그들은 당신을 부르며,
 
동요하는 무리의 진지한 얼굴과 얼굴.
 
자, 선장이여! 사랑하는 아버지여!
 
내 팔을 당신의 머리 아래 놓으오.
 
이것은 꿈이리라.
 
갑판 위에 당신이 싸늘하게 죽어 쓰러지시다니.
 
우리 선장은 대답이 없고,
 
그 입술은 창백하여 닫힌 채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는 내 팔을 느끼지 못하고,
 
맥박도 뛰지 않고 의지도 없으시다.
 
배는 안전하게 단단히 닻을 내렸고,
 
항해는 끝났다.
 
무서운 항해에서 승리의 배는
 
쟁취한 전리품을 싣고 돌아온다.
 
열린 길의 노래
 
두 발로 마음 가벼이 나는 열린 길로 나선다.
건강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앞에 두니
어딜 가든 긴 갈색 길이 내 앞에 뻗어 있다.
 
더 이상 난 행운을 찾지 않으리. 내 자신이 행운이므로.
더 이상 우는소리를 내지 않고, 미루지 않고, 요구하지 않고,
 
방안의 불평도, 도서관도, 시비조의 비평도 집어치우련다.
기운차고 만족스레 나는 열린 길로 여행한다.
 
대지, 그것이면 족하다.
별자리가 더 가까울 필요도 없다.
 
다들 제 자리에 잘 있으리라.
그것들은 원하는 사람들에게 소용되면 그뿐 아니랴.
 
(하지만 난 즐거운 내 옛 짐을 마다하지 않는다.
난 그들을 지고 간다, 남자와 여자를, 그들을 어딜 가든 지고 간다.
 
그 짐들을 벗어버릴 수는 없으리.
나는 그들로 채워져 있기에. 하지만 나도 그들을 채운다)
 
강 건너는 기병대
 
초록색 섬 사이를 누비며 가는 긴 대열,
뱀같이 꾸불꾸불하게 가고 있다.
 
해빛에 무기가 번쩍인다-
들으라 음악같은 울림소리,
 
보라, 은빛 강물, 그 물 첨벙거리며 건너다 목을 축이는 말들,
보라, 갈색 얼굴의 병사들, 각각의 무리들과 사람들 그림을,
 
말 안장에 앉아 방심한 듯 쉬고 있고, 한편으로는
건너편 뚝에 올라가고 있는 병사들, 지금 강물에 들어가는 병사들,
 
홍, 청, 순백, 삼색기가 선명하게 바람에 펄럭인다.
 
낯 모르는 사람에게
 
저기 가는 낯 모르는 사람이여! 내 이토록 그립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당신은 모릅니다.
 
당신은 내가 찾고 있던 그이, 혹은 내가 찾고
있던 그 여인,(꿈결에서처럼 그렇게만 생각 됩니다.)
 
나는 그 어디선가 분명히 당신과 함께
희열에 찬 삶을 누렸습니다.
 
우리가 유연하고, 정이 넘치고, 정숙하고, 성숙
해서 서로를 스치고 지날 때
모든 것이 회상됩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자랐고, 같은 또래의 소년이었고,
같은 또래의 소녀였답니다.
 
나는 당신과 침식을 같이했고,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만이 아닌 것이 되고, 내 몸 또한 그러
했습니다.
 
당신은 지나가면서 당신의 눈, 얼굴, 고운 살의
기쁨을 내게 주었고,
 
당신은 그 대신 나의 턱수염, 나의 가슴, 나의
두손에서 기쁨을 얻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말을 걸어서는 안됩니다.
 
나 홀로 앉아 있거나 혹은 외로이 잠 못 이루
는 밤에 당신 생각을 해야합니다.
 
나는 기다려야 합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게 될
것을 믿어마지 않습니다.
 
당신을 잃지 않도록 유의 하겠습니다.
 
짐승
 
나는 모습을 바꾸어 짐승들과 함께 살았으면 하고 생각한다.
그들은 평온하고 스스로 만족할 줄 안다.
 
나는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그들을 바라본다.
그들은 땀흘려 손에 넣으려고 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환경을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은 밤 늦도록 잠 못 이루지도 않고
죄를 용서해 달라고 빌지도 않는다.
 
그들은 하나님에 대한 의무 따위를 토론하느라
나를 괴롭히지도 않는다.
불만족해 하는 자도 없고, 소유욕에 눈이 먼 자도 없다.
 
다른 자에게, 또는 수천년 전에 살았던 동료에게
무릎 끓는 자도 없으며
세상 어디를 둘러봐도 잘난 체하거나 불행해 하는 자도 없다.
 
시집 '풀잎' 서문에 쓴 시
 
땅과 태양과 동물들을 사랑하라. 부를 경멸하라.
필요한 모든 이에에 자선을 베풀라.
 
어리석거나 제 정신이 아닌 일이면 맞서라.
당신의 수입과 노동을 다른 사람을 위한 일에 돌려라.
 
신에 대해 논쟁하지 말라.
사람들에게는 참고 너그럽게 대하라.
 
당신이 모르는 것, 알 수 없는 것 또는
사람 수가 많든 적든 그들에게 머리를 숙여라.
 
아는 것은 적어도 당신을 감동시키는 사람들.
젊은이들, 가족의 어머니들과 함께 가라.
 
자유롭게 살면서 당신 생애의 모든 해, 모든 계절,
산과 들에 있는 이 나뭇잎들을 음미하라.
 
학교, 교회, 책에서 배운 모든 것을 의심하라.
당신의 영혼을 모욕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멀리하라.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라.
 
첫 민 들 레
 
겨울이 끝난 자리에서
소박하고 신선하게 아름다이 솟아나서,
 
유행, 사업, 정치 이 모든 인공품일랑 일찍이
없었든 양, 아랑곳 없이,
 
수플 소북히 가린 양지 바른 모서리에 피어나
통트는 새벽처럼 순진하게, 금빛으로, 고요히,
 
새봄의 첫 민들레는 이제 믿음직한 그 얼굴을
선보인다.
 
나 여기 앉아 바라보노라
 
나는 앉은 채로 세상의 모든 슬픔을 두루 본다
온갖 고난과 치욕을 바라본다
 
나는 스스로의 행위가 부끄러워
고뇌하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
복받치는 아련한 흐느낌을 듣는다
 
나는 어미가 짓눌린 삶 속에서
아이들에게 시달려 주저앉고
앙상하게 마른 몸으로 죽어감을 본다
 
나는 아내가 지아비에게 학대받는 모습을 본다
나는 젊은 아낙네를 꾀어내는 배신자를 본다
 
나는 숨기려해도 고개를 내미는 시새움과 보람없는
사랑의 뭉클거림을 느끼며, 그것들의 모습을 땅위에서 본다
 
나는 전쟁, 질병, 압제가 멋대로 벌이는 꼴을 본다
순교자와 죄수를 본다
 
뱃꾼들이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주는 일에 목숨을 걸고
나설 차례를 정하려고 주사위를 굴리는 모습을 본다
 
나는 오만한 인간이 노동자와 빈민과 흑인에게 던지는 경멸과
모욕을 본다
 
이 모든 끝없는 비천과 아픔을 나는 앉은 채로 바라본다
보고, 듣고, 침묵한다
 
나 자신의 노래 

[ 자신의 노래 1] 

나는 나를 예찬하고 나 자신을 노래한다.
그리고 내 것은 네 것이기도 하다.
대체로 내게 속하는 일체의 원자는 
마찬가지로 네게도 속하는 것이다.

나는 빈둥빈둥 시간 보내며, 나의 영혼을 초대한다.
나는 마음 편히 몸을 기대고, 
빈둥대며 여름 풀의 싹을 응시한다.

나의 혀, 내 피 속의 일체의 원자는 
이 땅에서, 이 대기에서 만들어진 것,
나는 여기에서 내 양친에게서 생겼고, 
양친은 또 그 양친에게서, 또 그들은 양친에게서,
나는 지금 37세의 완전한 건강체로 시작한다.
죽을 때까지 중단 없기를 바라면서.

종파나 학파는 잠시 두어 두고,
그것이 어떻든 지금 상태로 족하니, 잠시 거기에서 물러나, 
그러나 결코 잊진 않고
나는 선악을 다 용납하고 만난을 무릅쓰고 마음껏 말하련다,
본유의 정력으로 거리낌 없이 자연을, 나의 천성을

[ 자신의 노래 2]

집이란 집, 방이란 방은 모두 향기로 가득 차고, 
선반도 모두 향기에 차 있다.
나는 그 향기를 들이마시고, 그것을 분간하고 그것을 좋아한다.
그 향기를 증류하면 그것이 날 취하게 하겠지만, 
나는 그렇게 하진 않겠지.

대기는 향료가 아니다, 
그것은 증류수 같아서 맛도 향기도 없다.
그것은 언제나 내 입에 맞아서 나는 그것에 심취한다.
나는 숲가의 둑으로 가서, 순수하게 벌거숭이가 되리라.
나는 나에게 와 닿는 것을 미친 듯이 갈망한다.
내 숨결의 연기,
메아리, 잔물결, 은밀한 속삭임, 사랑뿌리, 비단실, 나무 아귀와 덩굴,
나의 내뱉는 숨결과 들이마시는 숨결, 
내 심장의 고동, 내 폐부를 드나드는 피와 공기,
푸른 잎과 마른 잎의 냄새, 
바닷가와 거무스레한 바닷돌의 냄새, 창고의 건초 냄새,
선풍의 소용돌이 속에 풀리는 내 목소리의 토해내는 언어의 음향,
몇 번의 가벼운 키스, 몇 번의 포옹, 허리를 감싸는 팔,
연한 가지가 흔들림에 따라 나무 위에 춤추는 빛과 그늘,
혼자 있든 아니면 거리의 혼잡 속이든 
들판이나 언덕 기슭 따라 갈 때의 기쁨,
건강체의 감촉, 대낮의 떨리는 소리, 
침상에서 일어나 태양을 맞이하는 내 노래.

너는 천 에이커의 땅을 크다고 생각하는가. 
이 지구를 굉장하다고 생각했는가.
너는 읽기를 배우는 데 그렇게 오래 연습했는가.
너는 시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운가.
오늘 하룻밤 하룻밤, 나와 함께 있으면, 
너는 모든 시의 근본을 파악한다.
너는 이 지구와 태양의 정수도 파악한다
(기타 천만의 태양이 있다),
너는 이제 이 사람 저 사람의 손을 통하여 물건을 받아선 안 된다. 
그리고 죽은이의 눈을 통하여 보든지, 
책 속 도깨비에게서 밥을 얻어 먹어선 안 된다,
너는 이 내 눈을 통하여 보아서도 안 된다, 
내게서 무엇을 얻어도 안 된다,
너는 널리 귀를 기울여야 하고, 네 자신의 체로 걸러내야 한다.     
 
[ 자신의 노래 6]

한 아이가 두 손에 가득 풀을 가져오며 
“풀은 무엇입니까” 라고 내게 묻는다.
내가 어떻게 그 아이에게 대답할 수 있겠는가. 
나도 그 애처럼 그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나는 그것이 필연 희망의 푸른 천으로 짜여진 
나의 천성의 깃발일 것이라고 추측한다.
아니면, 그것은 주님의 손수건이거나,
신이 일부러 떨어뜨린 향기나는 기념의 선물일 것이고,
소유주의 이름이 구석 어딘가에 들어 있어서 
우리가 보고서 ‘누구의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나는 추측한다, 
풀은 그 자체가 어린아이, 식물에서 나온 어린아이일 것이라고.

혹은 그것은 모양이 한결같은 상형문자일 것이라고.
그리고 그것은 넓은 지역에서도 좁은 지역에서도 싹트고,

검둥이 사이에서도, 흰둥이 사이에서도 자라며
태나다인, 버지니아인, 국회의원, 니그로, 

나는 그들에게 그것을 주고, 그들에게서 그것을 받는다.
또한 그것은 무덤에 난 깎지 않은 아름다운 머리털이라고 생각한다.
너 부드러운 풀이여, 나는 너를 고이 다룬다.
너는 젊은이들의 가슴에서 싹트는지도 모르겠고,
만일 내가 그들을 미리 알았더라면, 
나는 그들을 사랑했을지도 모르는데,
아마 너는 노인들, 
혹은 생후 곧 어머니들의 무릎에서 떼낸 갓난아이에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자, 여기에 그 어머니의 무릎이 있다.

이 풀은 늙은 어머니들의 흰머리에서 나온 것으로선 너무 검다,
노인의 색바랜 수염보다도 검고,
엷게 붉은 입천장 밑에서 나온 것으로서도 너무 검다.

아, 나는 결국 그 숱한 발언들을 이해한다,
그리고 그 발언이 아무 의미 없이 
입천장에서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안다.

나는 젊어서 죽은 남녀에 관한 암시를 풀어낼 수 있었으면 싶다,
또한 노인들과 어머니들, 
그리고 그들의 무릎에서 떼낸 갓난아이들에 관한 암시도.

너는 그 젊은이와 늙은이가 어떻게 됐다고 생각하는가.
여자들과 어린아이들이 어떻게 됐다고 생각하는가.
그들은 어딘가에서 살아서 잘 지내고 있다,
아무리 작은 싹이라도 그것은 진정 죽음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만일 죽음이 있다면, 
그것은 생을 추진하는 것이고, 
종점에서 기다렸다가 생을 잡는 것은 아니다.

만물은 전진하고 밖으로 진전할 뿐 
죽는 것은 하나도 없다,
죽는 것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며, 
훨씬 행복한 것이다.

[ 자신의 노래 7]

태어나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한 자가 있는가.
나는 당장 그나 그녀에게 
태어나는 것은 죽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행복하다고 이르리라, 
나는 그것을 알고 있다.

나는 임종하는 자와 더불어 죽음의 문을, 
산욕하는 갓난아이와 더불어 생의 문을 통고한다, 
나는 자기 모자와 신발 사이에 한정된 사람은 아니다,
그리고 각양각색의 사상을 음미한다, 
한 가지도 같은 것은 없고 모두가 선하다.
지구도 좋고 별도 좋다, 
그리고 거기에 뒤따르는 것들도 모두 선하다.

나는 지구도 아니고, 지구의 부속물도 아니다,
나는 민중의 벗이고, 반려자다, 
그들은 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불멸이며, 무한히 깊다,
(그들은 어떻게 불멸인가를 모른다, 그러나 나는 안다)

세상 만물은 동류끼리 모인다, 
나에겐, 나의 남자와 여자,
나에겐, 일찍이 청춘이었던 자들과 여자를 사랑한 일이 있는 자들,
나에겐, 연인과 노처녀를, 나에겐, 모친을, 그리고 모친의 모친을,
나에겐 미소 지은 일이 있는 입술을, 눈물 흘린 일이 있는 눈을,
나에겐, 아이들을, 그리고 아이를 낳는 사람들을.

옷을 벗어 던져라. 
너희들 누구나 나에게 죄가 없다, 
재미 없는 자도 배척받은 자도 아니다,
나는 검은 나사천이건, 목면이건 그 옷을 통하여 
너희들의 인물을 투시한다,
나는 근처에 있어, 끈질기게 추구하고, 

권태를 모르고 흔들려 떨어져 버리지 않는다.

[ 자신의 노래 9]

농가의 곡간의 대문은 열려서 준비가 돼 있다,
수확철의 건초가 천천히 끌리는 마차에 높이 실리고,
밝은 햇빛이 그 황갈색과 녹색이 교차하는 짐 위에서 넘실거린다,
쌓인 건초의 느슨한 곳에 한 아름이 더 채워진다.

나도 거기에 있어 돕는다, 
나는 건초 짐 위에 사지를 펼치고 돌아온다,
한쪽 도리를 다른 쪽에 포개고서 나는 마차의 가벼운 동요를 느낀다,
나는 외양간 가로대에서 뛰어내려 클로버와 큰조아재비풀을 움켜쥔다,
그리고 거꾸러져 머리가 건초를 뒤집어쓰고 헝클어진다.

[ 자신의 노래 10] 

홀로, 멀리 황야로, 산으로 

나는 사냥간다,
자신의 경쾌함과 쾌활함에 경탄하며 방황한다,
해질 무렵이면 밤을 보낼 안전한 곳을 찾고,
불을 피워서 갓 잡은 사냥감을 굽고,
엽총을 옆에 놓고 끌어 모은 낙엽을 깔고 사냥개와 함께 잠이 든다.

양키 쾌속정이 돛을 하늘에 닿게 달고 
번쩍이는 파도와 물안개를 뚫고 달린다,
내 눈은 육지를 응시하고 
뱃전에 걸터앉거나 갑판에서 환희의 소리를 지른다.

가공과 조개 파는 이가 일찍 일어나 나를 찾아왔다,
나는 바지 끝을 장화 속에 구겨넣고서 
가서 재미있는 시간을 가졌다.
너도 그 날 우리와 함께 있어 조개 남비 주변에 모였으면 좋았을 것을.

나는 먼 서부의 야외에서 벌어진 
한 덮엽사의 결혼식을 보았다. 
신부는 미국 토인의 아가씨였다,
신부의 아버지와 그 친구들은 
가까이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조용히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모두 사슴가죽의 신을 신고 
어깨엔 큰 두꺼운 모포를 걸치고 있었다.
거의 가죽옷으로 차림하고서, 
멋진 수염과 곱슬머리가 목을 덮고 있는 덮엽사는 
신부의 손을 잡고 둑 위에 쉬고 있었다,
신부는 긴 속눈썹에다, 머리엔 아무 장식도 없고, 
빳빳한 머리털은 그녀의 풍만한 팔다리에 처져 발까지 닿았다.

도망친 노예가 내 집에 와서 문밖에 멎었다.
그가 움직여서 쌓아놓은 땔나무에서 
가지가 부러지는 소리를 들었다,
열린 반쪽 부엌문으로, 
나는 지쳐서 다리를 저는 그를 보았다,
나는 그가 통나무 위에 앉아 있는 곳으로 가서 
그를 집안으로 데리고 들어와 안심시켰다,
그의 땀에 젖은 몸과 상처난 발을 씻도록 
통에 물을 가득 퍼주었다,
그리고 내 방으로 통하는 방 하나를 그에게 주고서 
거친 감의 깨끗한 옷가지를 내주었다,
그때 그가 눈을 휘둥글게 뜨고서 주저주저하던 것이 잘 기억난다,
또한 그의 목과 발꿈치의 상처에 
고약을 붙여 주었던 것도 기억한다,
그는 건강을 회복하고서 북으로 달아날 때까지 
일주간 내게 머물렀다.
나는 식탁에서 그를 내 곁에 앉히고, 
방 구석에는 화승총을 세워 두었다.

[ 자신의 노래 11]

28인의 젊은이가 해변에서 멱감는다,
28인의 젊은이가 모두 사이가 좋다,
28년간의 여자의 생애는 모두 고독하다,

그녀는 강둑 고지에 좋은 집을 소유하고 있다,
그녀는 곱게 화려하게 차려입고 창문 발 뒤에 숨는다.

그녀는 젊은이들 중 누구를 제일 좋아하는가.
아, 그 중에서 제일 못난 남자가 그녀에겐 아름답다.
부인, 어디로 가시나요. 내겐 당신이 보입니다,
당신은 거기 물 속에서 물을 튕기며, 
그러나 당신은 자기 방에서 꼼짝 않고 있다.

해변을 따라 춤추며 웃으며 29세의 여자 수영객이 왔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안 보았지만, 
그녀는 그들을 보고 그들을 좋아했다.

젊은이들의 수염이 물 묻어 번쩍였고, 
물이 긴 머리에서 흘렀다,
작은 물줄기가 그들의 전신을 흘러내렸다.

그녀의 보이지 않는 손이 그들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 손이 관자놀이에서 가슴으로 떨리면서 내렸다.
젊은이들이 자빠져서 둥실 떠 있고, 
그들의 흰 복부가 해를 향하여 부풀어 있다, 
그들은 누가 그것을 꽉 잡아 주는가를 묻지 않는다,
그들은 누가 몸을 늘어뜨리고 구부려서 
훅훅 불거나 가라앉는가를 모른다,
그들은 누구에게 물을 끼얹는가를 모른다.

[나 자신의 노래 15] 

아름다운 콘트랄토이 가수가 오르간 놓인 단상에서 노래한다.
목수는 재목을 손질하고, 
그의 대패날이 사납게 밀어올리는 마찰음을 울린다.
기혼의 또는 미혼의 자녀들이 
감사절 만찬에 참석하려고 마차로 귀향한다,
키잡이가 키바퀴를 잡고서 
힘센 팔로 배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운전사는 포경선에 긴장해서 서서, 
창과 작살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 사냥꾼은 발자국 소리 안 나게 
조심껏 몸을 뻗치고 걷는다,
집사는 제단 앞에서 십자를 그으며 임명을 받고 있다,
실 뽑는 여공은 큰 물레바퀴의 소리에 맞추어 일진일퇴한다,
농부는 일요일 산보에 목책 옆에 서서 
연맥과 호맥의 작황을 본다,
광인은 증세가 확인되어 드디어 수용소로 운반된다,
(그는 지금까지처럼, 어머니 침실의 침대에서 다시는 자지 못하리라)
머리가 하얗고 턱뼈가 앙상한 견습 인쇄공은 
활자 케이스 옆에서 일한다,
그는 흐릿한 눈으로 원고를 보면서 씹는 담배를 입안에서 돌린다,
기형의 수족이 수술대에 결박되어 있고,
제거된 것이 흉하게 쓰레기통 속에 버려진다.
흑백 혼혈녀가 경매대에서 팔리고, 
주정뱅이가 술집 난로가에서 졸고 있다,
기계공은 셔츠의 소매를 걷어올리고, 
경관은 자기 순찰구역을 순찰하고, 
문지기는 통행인을 주목한다.
젊은 녀석이 화물운반차를 몰고
(그를 모르지만 나는 그가 좋다)
혼혈아가 경주에 나가기 위하여 
운동화의 끈을 조른다,
서부지방에서의 칠면조 사냥에는 
늙은이 젊은이가 모인다, 
어떤 이는 엽총에 기대고, 
어떤 이는 통나무에 걸터앉았다,
군중 사이에서 명사수 하나가 걸어나와서, 
자세를 취하고 총을 겨눈다.
새로 온 이민의 무리가 선창과 부두를 뒤덮는다,
사탕수수밭에선 양털머리의 흑인노예가 풀을 뽑고, 
감독은 그것을 말타고 지켜본다.
무도장에서 나팔소리가 울리자 
신사들이 파트너 쪽으로 달려가고, 
춤추는 짝들이 서로 인사를 한다,
삼나무 판장의 지붕밑 방에서 
젊은이가 눈뜨고 드러누워서 
음조 고운 빗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휴론호로 흘러드는 지류에서 
미시간주의 어부가 덫을 장치한다,
노란 테를 두른 옷을 입은 여자가 
사슴가죽 구두와 구슬백을 팔고 있다,
미술 감정사는 몸을 옆으로 구부리고, 
눈을 가느스름하게 뜨고서 전시장을 보며 돌아다닌다,
갑판에서 일하는 선원이 배를 묶어매는 동안 
널판이 다리 놓여져서 상륙개을 건너게 한다.
누이동생이 실꾸리를 두 손으로 잡고 있고, 
언니는 그것을 실패에 감으며, 
때때로 실이 얽히면 손을 쉰다.
결혼 후 일 년의 아내는 일 주 전에 첫애를 낳고 
건강이 회복되면서 행복하다.
두 발이 깨끗한 양키 소녀는 재봉틀에서, 
혹은 작업장이나, 공장에서 일한다,
포도공사의 인부는 손잡이가 둘 달린 메에 기대고 있고, 
기자의 연필은 수첩 위를 빨리빨리 움직이고, 
간판장이는 푸른색과 금색의 글씨를 써간다.
운하공은 뱃길을 총총걸음으로 걷고, 
부기사는 책상에서 계산하고 구두공은 실에 초칠을 한다,
지휘자는 악대를 지휘하고 연주원들 모두 그를 따른다,
유아는 세례를 받고, 
개종자는 그의 최초의 신앙을 고백한다, 
범주경기가 만 위에서 전개되어 경주가 시작됐다
(번쩍이는 흰 돛!)
가축 몰이꾼은 우리에서 도망치려고 하는 놈에게 
큰소리를 지른다,
행상인은 등에 진 짐으로 땀을 흘리고, 
(고객은 한 푼 두 푼을 깎는다)
신부는 흰 드레스의 주름을 펴고, 
시계의 초침이 더디기만 하다,
아편 흡연자는 굳어진 머리로 멍하니 
입을 벌리고서 몸을 기울인다,
창녀는 숄을 질질 끌고, 
그녀의 모자는 흔들흔들하는 여드름 투성이의 목 위에 매달려 있다.
군중이 그녀의 욕지거리를 비웃고, 
사내놈들은 조롱하며 서로 눈짓한다,
(가엾은! 나는 너의 욕을 비웃거나 조소하지 않는다)
각의를 열고 있는 대통령은 훌륭한 장관들에 에워싸여 있다,
광장에는 부인 셋이 팔짱을 끼고 
으스대며 다정하게 걷고 있다,
어선의 선원들이 선창에 넙치를 채곡채곡 쌓아올린다,
미주리주이 남자는 상품과 소떼를 끌고서 평야를 건너간다,
차삯을 거두는 차장은 열차 안을 통과할 때 
거스름돈을 달랑거리며 주의를 끈다,
마루를 까는 목수는 마루를 깔고, 
양철공은 지붕에 양철을 씌우고, 
석공은 모르타르를 가져오라고 소리친다,
노동자들의 일단이 일렬로 
각자 어깨에 벽돌상자를 지고서 나아간다,
계절은 계절을 쫓아가고, 
말할 수 없이 많은 군중이 군집했다, 
오늘 7월 4일, 도립기념일
(대포, 소포의 예포소리!)
계절은 계절을 쫓아가고, 
농부는 밭을 갈고, 
풀 베는 이는 풀을 베고, 
겨울 씨앗은 땅에 떨어진다.
호수 안창에서 열기잡이가 
얼은 수면에 뚫은 구멍 옆에서 지켜보며 기다린다,
그루터기가 개간지 주변에 빽빽이 서 있고, 
벌목꾼은 도끼를 깊이 찍는다,
평저선 선원들이 저녁 무렵, 
사시나무나 호두나무 근처로 배를 몬다,
곰 사냥꾼은 레드강 유역에, 
또는 테네시강이나 아칸서스강이 흐르는 유역을 찾아다닌다,
차타후치강, 혹은 알타마호강에 깔린 어둠 속에 횃불은 타고,
늙은 노인들은 자식, 손자, 증손을 거느리고 저녁식탁에 앉아 있다,
어도우비 벽돌 담 안이나 캔버스 천막 안에, 
사냥꾼과 덫꾼들이 그날의 사냥을 끝내고 쉬고 있다,
도시도 쉬고 시골도 쉰다,
산 자는 주어진 자기 시간을 자고, 
죽은 자도 주어진 자기 시간을 잔다,
늙은 남편은 아내 곁에서 자고, 
젊은 남편도 아내 곁에서 잔다,
그리고 그것들은 안으로 향하여 내게 오고, 
나는 밖으로 향하여 그들에게로 간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그러하듯이, 그런 것들은 많건 적건 나다,
그리고 그것들을 모두 가져와서 나는 내 노래를 짠다.

[ 자신의 노래 24] 

훨트 휘트먼, 나는 하나의 우주, 

맨해턴 태생의 한 사나이,
성미가 거칠고, 살집 좋고, 욕정이 넘치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생산하고,
감상주의자는 아니고, 
남의 위에 서 있는 자 아니고, 
그러나 그들과 유리된 자 아니다,
방종하지도 않고, 그렇대서 도학자도 아니다.

문이란 문에서 자물쇠를 떼어 버려라!
옆기둥에서 문 그 자체를 떼어 버려라!
누구나 다른 사람을 내리깎는 사람을 나는 내리깎는다,
무엇이고 동작이 가고 말이 가면 그것은 결국 내게로 돌아온다.

나를 통하여 영감의 물결은 오고 가고 나를 통하여 흐르는 조류와 지표.

나는 원시적인 암호말을 하고, 데모크라시의 신호를 보낸다,
단호히! 나는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조건으로 
그들의 분신적 상대물을 취하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으련다.

나를 통하여 오랫돋안 입다물던 목소리들이 들린다,
무수한 세대에 걸치는 죄수와 노예들의 목소리,
병자와, 절망자와, 도둑과 난장이의 목소리,
중비와 증대의 순환의 목소리,
그리고 별들을 연결하는 맥락의 목소리, 자궁과 정자의 목소리,
다른 이들에게 짓밟혀지는 자들의 군리의 목소리,
불구자와 쓸모없는 자와 평범한 자와 어리석은 자와 경멸받는 자의 목소리,
대기 속의 안개, 변 덩어리를 굴리는 풍뎅이의 목소리.

나를 통하여 나가는 금지된 목소리,
성과 욕정의 목소리, 베일을 쓴 목소리, 나는 그 베일을 제거한다,
점잖지 못한 목소리, 
그 말은 나로 말미암아 명백해지고 훌륭해진다.
나는 손가락으로 입을 막지 않는다,
나는 두뇌와 심장에 대하여 하듯이, 창자 둘레를 곱게 보살핀다,
성교는 내게 죽음이나 다름없이 추악하지 않다.

나는 성욕과 식욕을 다 인정한다,
보고 듣고 만지는 것이 모두 기적이다, 
그리고 나의 어느 부분이나 내 옷자락 하나도 모두 기적이다.
나는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신성하다, 나는 내가 손대는 것, 
내게 닿는 것을 무엇이고 신성하게 한다, 
이 겨드랑이에서의 냄새는 기도보다도 훌륭한 방향이다,
이 머리는 교회보다도, 성경보다도, 그리고 어느 신조보다도 그 이상이다.

만일 내가 어느 것을 다른 것보다 더 숭배한다면, 
그것은 내 자신의 육체의 전부이거나 그 일부일 것이다.
반투명의 나의 모형, 정액 그것은 너다!
그늘에 있는 선반과 휴식처, 그것은 너다!
탄탄한 남성의 보습날, 그것은 너다!
나의 생식충동을 이루는 것은 무엇이고, 너다!
너, 나의 짙은 혈액이며, 
너의 젖 같은 흐름은 나의 생명의 창백한 긴 가닥이다!
남의 젖가슴에 몸을 부벼대는 젖가슴, 그것은 너다,
나의 두뇌, 그것은 너의 유현한 뇌의 회전이다,
씻긴 창포 뿌리여! 비겁한 연못 도요새여! 
잘 지켜진 한 쌍의 달걀이 들어 있는 둥우리여! 그것은 너다!
헝클어진 건초 같은 머리칼, 수염, 근육, 그것은 너다!
자비로운 태양, 그것은 너다!
내 얼굴에 명암을 던지는 공중의 수증기, 그것은 너다!
땀흘리는 개울과 이슬, 그것은 너다!
부드럽게 간질이는 음부로 내 얼굴을 문질러 주는 바람이여, 그것은 너다!
넓은 광대한 들판, 떡갈나무 가지, 
꼬불꼬불한 오솔길을 가는 어여쁜 산책자, 
그것은 너다!
내가 쥔 손, 내가 키스한 일이 있는 얼굴, 
내가 일찍이 접촉한 일이 있는 인간, 
그것은 너다.

나는 내 자신을 뜨겁게 사랑한다, 
거기에 풍부한 나 자신이 있고, 모두 감미롭다,
하나하나의 순간도, 그리고 무엇이 일어나든, 
나는 기뻐서 몸을 떤다,
나는 나의 발꿈치의 굴절을 설명할 수 없고, 
나의 가냘픈 소망의 원인을 말할 수 없다,
또한 내가 발산하는 우애의 원인도, 
그리고 내가 다시 받아들이는 우애의 근원도 
설명할 수 없다.

집의 현관으로 걸어 들어가서 발을 멈추고 
이것이 과연 내 집인가를 생각해 본다.
내 창 앞에 핀 나팔꽃이 책 속에 쓰인 형이상학 이상으로 만족을 준다.

동트는 하늘을 바라본다!
희미한 빛이 무한한 투명한 음영을 지워 간다,
대기는 내 미각에 상쾌하나다.

천진난만하게 뛰놀며 회전하는 세계의 중량이 조용히 올라오고, 
신선하게 발산하고, 높고 낮게 비스듬히 달린다.
내게는 안 보이는 무엇인가가 그 음탕한 뾰족끝을 위로 내민다,
찬란한 액체의 바다가 하늘에 충만하다.
대지는 하늘 가에서 그 밤을 유숙했던 것이다, 
양자가 매일 회합한 결과,
그 순간 내 머리 위에서, 동쪽에서 솟아오른 도전,
조롱조의 말, “그렇다면 네가 천지의 지배자가 될 것인가, 아닌가!”

[ 자신의 노래 31]

나는 믿는다, 풀잎 하나가 별의 운행에 못지 않다고.
그리고 개미도 역시 완전하고, 모래알 하나, 굴뚝새의 알 하나도 그렇다,
그리고 청개구리는 최고의 걸작품이다.
그리고 땅에 뻗은 딸기 덩굴은 천국의 객실을 장식할 만하다.
그리고, 머리를 푹 숙이고 풀을 뜯는 소는 어떤 조각보다도 낫다.
그리고 한 마리 생쥐는 몇 억조의 불신의 무리들을 아연하게 할 만한 기적이다.

나는 자기가 편마암이나, 석탄, 길게 이어진 이끼, 
과일, 곡식용 풀뿌리와 일체가 되고,
또한 나는 전신이 네 발 짐승과 조류의 색과 모양이 된다,
내 뒤에 있는 것은 충분한 이유에서 멀리멀리 뒤쳐져 있지만, 
내가 필요할 때엔, 무엇이고 다시 불러오게 할 수 있다.

속력을 내는 것이나 주저하는 것이나 헛된 일이다,
나의 접근에 대하여, 화성암이 그 옛날의 열기를 방출해도 헛된 일이다,
역사 이전의 거상이 가루가 된 자신의 백골 밑으로 물러가도 헛된 일이다,
물체들이 서로 멀리 떨어져 존재하고, 
각양각색의 형상을 취하는 일도 헛된 일이다,
대양이 지구의 텅빈 곳에 자리잡고, 
큰 괴물들이 해저 깊이 누워 있어도 헛된 일이다,
말똥가리 매가 몸으로써 하늘에 집을 친들 헛된 일이다,
배암이 담장이나 통나무 사이를 미끄러져 가도 헛된 일이다,
큰 사슴이 숲속의 뒤안길로 달려가도 헛된 일이다,
부리가 예리한 바다오리가 멀리 라브라도르의 북쪽으로 날아간들 헛된 일이다,
나는 재빨리 뒤쫓아, 벼랑의 틈새에 지은 둥지로 올라간다.

[ 자신의 노래 32]

나는 몸을 바꾸어 동물과 함께 살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은 아주 태평하고 자족하다,
나는 서서 그들을 오래 바라본다.

그들은 애쓰지 않고, 저희들의 상황에 불평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둠 속에 깨어 일어나, 저희 죄 때문에 울지 않는다,
그들은 신에 대한 의무를 논하여 나를 괴롭히지 않는다,
한 놈도 불만인 놈은 없고, 
한 놈도 소유욕으로 미쳐 있지 않다,
한 놈도 다른 놈에 대하여, 또는 수천 년 전에 산 동류에 대하여 
무릎을 꿇지 않는다,
온 세상에서 한 놈도 존경할 만하거나, 부지런한 놈은 없다.

이리하여 그들은 그들과 나와의 관계를 밝히고, 
나는 그들을 받아들인다,
그들은 내 자신의 흔적을 내게로 가져와서, 
그것이 그들의 소유인 것을 분명히 표시한다.

그들은 어디에서 그런 흔적을 입수했을까,
그 방면을 내가 먼 옛날에 통고하여, 
무심코 그것을 떨어뜨렸던 것이 아닐까.

나 자신 그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영원히 전진한다,
항상 더욱 많이 모으고 드러내 보이며, 속력 있게,
무한히, 그리고 영원히 재창조된다. 
내 노래하는 것이 그 속에 들어 있고,
나의 기념물에 가까이 오는 자 누구도 제외하지 않는다,
여기에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가려내어, 
그와 형제간처럼 사이좋게 가련다.

내 애무에 응하는 한 마리 새뜻하게 아름다운 종마의 거대한 아름다움,
앞 이마 훤칠한 머리, 귀와 귀 사이가 넓고,
사지는 번들번들 유연하고, 꽁지는 질질 땅에 닿고,
눈은 반짝반짝 악의가 가득하고, 귀는 잘 서서 부드럽게 움직인다.

내가 발꿈치로 동체를 껴안으니, 두 콧구멍이 부푼다,
내가 일주하여 돌아오니, 그 잘 발달된 사지가 기쁘게 떨린다,

나의 종마여, 나는 다만 잠깐 너를 탈 뿐이니, 그리고선 놓아주마,
내 자신이 너를 앞질러 달릴 수 있는데, 왜 너를 탈 필요가 있겠는가.
나는 서 있건 앉아 있건, 너보다 훨씬 빨리 달릴 수 있다.

[나 자신의 노래 35]

너에게 옛날의 해전 이야기를 들려 줄까
달과 별빛 아래에서 누가 이겼는가를 알고 싶은가.
선원이었던 나의 조모의 부친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들어 봐라.

자기들의 적이 배 속에 숨는 비겁자는 아니었다(고, 그는 얘기하기 시작했다,)
적은 무서운 영국혼을 가진 놈이었다, 
이보다 강인하고 진실한 놈은 과거에도 미래에도 결코 없을 것이다,
저녁 무렵에, 적은 맹렬한 사격을 가해 왔다.

우리는 바싹 접근하여, 돛대가 서로 얼키고, 대포가 맞붙었다, 
저희들의 선장은 손수 배를 적선에 꽉 묶어맸다.
자기들은 배 밑으로 약 18파운드의 탄환의 발사를 받았다,
아래 갑판의 포대에는, 두 대의 큰 포가 첫 발 쏠 때에 파괴되어 
주변의 병사를 다수 살해하고, 천정까지도 폭파하였다.
해질녘의 전투, 암야의 전투,
밤 열 시, 만월이 중천에 올라왔을 때, 
침수는 늘어나, 5피트라고 보고되었다,
위병하사관은 뒤 선실에 감금된 포로들을 풀어 주어, 
그들에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찾도록 했다.
화약고의 통로는 이제 보초에 의하여 차단되고,
낯선 얼굴이 하도 많아서 누가 아군인지, 전연 믿을 수가 없었다.

자기들의 군함에 불이 붙었다,
누군가는 살려 달라고 해 봤으면 하기도 했다.
자진해서 깃발을 내리고 항복하면 어떨까 하고 말하기도 했다.

나는 만족스럽게 크게 웃었다, 
나의 그 작은 선장의 목소리가 들려왔기에.
그는 태연하게 외쳤다 
“우리는 패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제 우리의 전쟁을 막 시작한 것이다.”

불과 세 기의 대포가 사용 가능하였다,
하나는 선장이 손수 적의 중심 돛대를 향하여 쏘았다,
적의 갑판을 일소했다.

이 작은 포대를 원조하는 것은, 장루, 특히 주잘우뿐이었다,
그들은 전투 중 시종 용감하게 견뎌냈다.

전투는 잠시도 쉬지 않았다,
침수는 증가하여 펌프로는 되지 않았다,
불은 화약고 쪽으로 타들어 갔다.

펌프 하나가 탄환에 날아가 버렸다, 
모두 이제는 침몰한다고 생각했다.

작은 선장은 태연하게 서 있다,
서둘지 않고, 목소리는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그의 눈은 전함의 등불보다 더 형형한 불빛을 우리에게 비추었다,
자정 가까이, 달빛 휘황한 속에서 적은 우리에게 항복해 왔다.

[ 자신의 노래 36] 

한밤중이 긴장 속에 고요하다.
두 개의 큰 선체가 어둠의 한복판에 꼼짝 않고 있다,
그 중의 한 척 자기들의 것은, 
관통되어 서서히 가라앉고 있다, 
노획한 군함으로 옮겨 탈 준비,
홑이불처럼 창백한 얼굴의 선장이 
뒷 갑판에서 냉정하게 명령을 내린다,
근처에 사관실에서 일하던 소년의 시체가 눈에 뜨이고,
긴 백발에 곱게 손질한 구레나룻을 가진 
늙은 해병의 얼굴도 있다,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화염이 배의 아래 위로 퍼진다,
아직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2, 3명의 사곤의 목쉰 소리,
사지가 없는 시체, 또는 시체 그대로인 것, 
돛대나 돛 가로대에 붙은 살조각들,
밧줄의 단편, 매달려 있는 색구, 
고요한 파도에서 오는 가벼운 충격,
머리 위에서 말없이 슬프게 비치는 큰 별,
해풍의 미묘한 소리, 바닷가 갈대풀과 들판의 냄새, 
생존자에게 남겨진 유언들,
외과의의 메스 휘드는 소리, 
그의 수술용 톱의 쓸어 들어가는 톱니,
힘든 호흡, 울음 소리, 떨어지는 핏방울의 튀김, 
짧고 거친 비명, 길게 둔하게, 
점차 날카로와지는 신음 소리,
이런 것들, 다시 되찾을 수 없는 이런 것들.

[ 자신의 노래 44]

이제 나 자신을 설명할 때다- 자, 우리 모두 일어서자.

이미 아려진 일체의 것을 내던지고서,
나는 모든 남녀와 더불어 미지의 세계로 돌진한다,
시계는 이 순간을 가리킨다 - 그러나 영원은 무엇을 가리키는가.

우리들은 지금까지 수억조의 겨울과 여름을 겪어 왔다,
앞으로도 수억조의 세월이 있고, 그 앞에도 수억 조가 있다.

탄생은 우리에게 풍요와 다양을 가져왔다,
그리고 또 다른 탄생이 우리에게 풍요와 다양을 가져올 것이다.

나는 어느 하나를 더 크다고, 
그리고 다른 것은 더 적다고 말하지 않는다,
이 시간과 장소를 점유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동등하다.

나의 형제여, 자매여, 
인류는 너희에게 잔혹하거나 시기스러웠던가.
그렇다면, 안됐구나, 
그들은 나에게는 잔혹하거나 시기스럽지 않았다.
모두가 나에게는 친절했다, 
나는 슬픔을 말할 만한 것이 없다.
(슬픔이 내게 무슨 상관이 있나)

나는 완성된 사물의 극치이고, 
일어날 일체의 것을 포괄하는 자이다.

나의 발은 계단의 정점의 다시 그 정점을 밟는다,
층마다에 시대의 다발, 그리고 그 층과 층 사이에 더 큰 다발이 있다,
발 아래의 것은 모두 내가 걸어온 자국, 나는 다시 오르고 또 오른다.

오르고 오르는 데 따라서, 뒤에는 지난 날의 환영들이 고개 숙이고 있다,
멀리 밑으로 나는 거대한 태초의 無를 본다, 거기에도 내가 있었음을 안다,
나는 보이지 않는 상태로 언제나 기다렸다, 
그리고 혼수상태의 안개 속에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서서히 �를 기다렸고, 악취를 내는 탄소의 해를 받지 않았다.

오랫동안 나는 꼭 껴안았다 - 오래 오랫동안.

나를 위한 준비는 엄청난 것이었다.
나를 도운 팔은 성실하고 친절했다.
시간의 회전은 쾌활한 뱃사람 모양 노젓고 노저어 
나의 요람을 실어 보냈다,
내 자리를 마련하기 위하여 별들은 저희 궤도를 벗어나 운행했다,
그들은 나를 떠받칠 것을 지켜 주기 위하여 온갖 힘을 보내 주었다.

내가 어머니에게서 탄생하기 전에, 여러 세대가 나를 인도했고,
나의 태아는 언제나 생동했고, 어떤 것도 그것을 압도할 수 없었다.

나의 태아를 위하여 이 한 구체에 집중했고,
태아를 그 위에 앉히기 위하여 오랜 완만한 지층이 쌓였다,
풍요한 식물이 거기에 양분을 주고,
거대한 도마뱀이 그것을 입으로 운반하여, 조심껏 땅에 내려 놓았다,

온갖 힘이 나를 완성하고 나를 즐겁게 하기 위하여 부단히 쓰였다. 
그리하여, 이제 이 자리에 나는 튼튼한 영혼을 갖고 서 있다.
- 월터 휘트만(Walter Whitman 1819-1892)이란 사람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시에서 서민들의 희망과 자유를 진실하게 노래합니다. 휘트만의 작품은 모든 인류가 하나임과 인간의 가치가 얼마나 큰가를 노래하는 것이 주내용입니다. 
이 시인은 말년에 여러 가지 질병으로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한 의사가 하는 말을 듣고 그가 노래한 인간의 최고의 가치가 무엇인가를 새삼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 의사의 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의사가 된지 어언 30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처방을 해 왔습니다만 아픈 사람에게 가장 좋은 처벙 약은 다른 것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휘트만은 크게 공감하면서 
"그러면 사랑이란 약이 듣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지요?" 라고 의사에게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의사는 
"그땐 처방약을 두 배로 늘리게 되지요" 하고 말했답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 출생. 아버지는 목수였는데, T.페인(1737∼1809)의 인권사상 등에 심취하였고, 어머니는 네덜란드 이민 출신으로 자유롭고 민주적인 기풍을 지녔다. 4세 때 브루클린으로 이주, 가정사정으로 초등학교를 중퇴하여 인쇄소 직공으로 있으면서 독학으로 교양을 쌓았다. 1835년 고향에 돌아가 초등학교 교사, 신문 편집 등에 종사하였다. 그 후 뉴욕으로 옮겨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기 시작하여, 1846년에는 브루클린의 미국 민주당계 일간지 《이글 Eagle》의 편집자가 되었다. 그러나 1848년 ‘프리 소일(free soil) 운동’을 지지하는 그의 논설이 민주당 보수파의 분노를 사게 되어 사임, 전부터의 염원이던 프리 소일파의 주간신문 《자유민 Freeman》을 창간하여 그 주필로 활약하였다. 그러나, 또다시 민주당 보수파의 공격을 받고 겨우 1년 만에 사임하였다. 

1850년대에 들어서자, 그는 합승마차의 마부석 옆에 앉거나 나룻배에 타거나 하여 민중의 생태를 관찰하고, 또는 아버지의 목수일을 도우며 많은 시간을 독서와 사색으로 보냈다. 이 내부침잠(內部沈潛)의 시기를 거쳐서 그의 시인으로의 전신(轉身)이 이루어졌다. 1855년 시집 《풀잎 Leaves of Grass》을 자비출판하였는데, 이것은 종래의 전통적 시형(詩型)을 크게 벗어나 미국의 적나라한 모습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찬미한 것이었다. 그러나 제3판(1860)에 이르자, 새로 수록된 《카라마스》 등의 시군(詩群)을 통해서 사랑과 연대(連帶)라고 하는 일정한 주장이 표면화하기 시작하여, 이른바 ‘예언자 시인’으로의 변모를 드러냈다. 논문 《민주주의의 미래상 Democratic Vistas》(1871)에서도 미국사회의 물질주의적인 경향을 비판하고, ‘인격주의’의 필요성을 주장하였다. 

1862년 겨울, 남북전쟁에 종군 중이던 동생 조지가 부상당한 것이 계기가 되어, 1863년 이후는 관청에 근무하면서 워싱턴의 병원에서 부상병을 간호하기도 하였다. 어떻든 남북전쟁을 극복하고 통일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은 그에게는 커다란 기쁨이었으며, 자신의 고통과 죽음을 견디는 젊은 병사들의 모습을 직접 목격한 경험은 그의 마음속에 미국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1865년, 남북전쟁을 소재로 하는 72페이지의 작은 시집 《북소리 Drum-Taps》를 출판하고, 이듬해 링컨 대통령에 대한 추도시(追悼詩) 《앞뜰에 라일락이 피었을 때 When Lilacs Last in the Dooryard Bloom’d》를 포함한 24페이지의 《속편(續編)》을 출판해서 곧 《풀잎》(4판, 1867)에 재록(再錄)하였다. 

1873년에 중풍의 발작이 있었으나 요양에 전념, 1879년에는 서부 여행, 1880년에는 캐나다 여행도 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었다. 1882년에는 산문집 《자선일기(自選日記) 기타》를 출판, 문명(文名)도 높아졌다. 1884년에는 《풀잎》의 인세(印稅)로 세운 뉴저지주 캠던의 미클가(街) 자택에는 내외의 방문자가 빈번히 드나들었다. 그러나 체력도 약해졌지만 그 자신은 점차 염세주의로 기울었으며, 1888년 재차 중풍이 발작한 후, 1892년 폐렴(肺炎)으로 세상을 떠났다. (네이버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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