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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은유와 환유 그리고 프로이트의 꿈 이론
2018년 10월 24일 17시 10분  조회:1189  추천:0  작성자: 강려
[스크랩] 은유와 환유 그리고 프로이트의 꿈 이론
 
 
은유와 환유1
 
은유와 환유는 아주 넓은 개념으로 쓰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 경우에 은유는 직유와, 직유와 대비되는 은유, 상징, 알레고리 등을 포괄하며, 환유의 경우에도 제유와 환유를 포함하는 개념인 것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개념을 수사법의 일종으로 다루는 일이 많은데 제 생각으로는 심상(image)의 일종으로, 즉 비유적인 이미지로 얘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사법의 차원에서 파악하게 되면 비유가 내용을 잘 포장하기 위한 장식적의로 도구적인 수단으로 여겨질 수 있는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포장하기 위한 포장지와, 문학의 내용과 형식은 아주 성질이 다르지요. 포장지의 종류에 따라 포장한 내용이 변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문학의 형식은 내용을 제한하고 구체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러니까 포장지는 내용을 감싸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내용 자체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지요. 그래서 수사법적인 차원에서 은유와 환유를 다루는 것이 알맞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은유와 환유가 성립하는 원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비유가 이루어지려면 주지와 매개어가 있어야 합니다. 참고로 원관념, 매개어를 보조관념으로 번역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조관념이라는 번역은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수단의 의미가 함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개어라고 번역하고 있습니다.
 
은유와 환유를 나누는 기준은 이 두 요소 사이의 관계입니다. 즉 은유는 주지와 매개어 사이의 유사성에, 환유는 인접성(연관성)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이것(깃발)은 소리없는 아우성’에서 깃발(주지)과 아우성(매개어)는 유사한 관계가 있지요.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는 모습과 아우성치는 모습이 말입니다. 환유의 예는 ‘청와대의 성명 발표’ 같은 것을 들 수 있겠는데, 청와대와 한국의 대통령은 유사한 것이 아니라 연관성이 있지요. 여자를 뜻하는 치마라든가 하는 것도 환유의 일상적인 예지요.
 
 
 
은유와 환유2(구조주의 문학이론)
 
은유와 환유는 문학이론에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 이유를 다음에서 설명할까 합니다.
구조주의 문학 이론은 소쉬르의 구조주의 언어학의 이론을 문학에 적용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소쉬르의 언어학이론 가운데 하나로 계열적 관계와 통합적(통사적)관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해 봅시다. ‘나무는 푸르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먼저, ‘나무’ 대신에 ‘수풀’ ‘장미’들이 들어가도 원리적으로 문장이 얼마든지 성립합니다. 이 경우에 나무와 수풀, 장미는 계열적 관계가 있다고 합니다. 좀 어려운 말로 설명하면 ‘언어 연속 중의 개개의 단어를, 그와 유사한 동시에 상이하며 그 언어 연속 안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른 단어들과 마음속에 대조시킴으로써, 그 존재를 밝혀내고 거기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관계’입니다. ‘나무’라는 언어 기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무와 유사하거나 다른 것과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그러데 ‘나무는 푸르다’는 문장(언어의 연속)에서 ‘수풀’이나 ‘장미’는 드러나는 않았으니까 마음에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계열적 관계에 있는 요소들을 계열체라고 합니다. 통합적 관계는 ‘나무는 푸르다’라는 문장에서 단어들 간의 통사적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관계들은 문장 또는 언어가 성립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가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야콥슨이라는 또 한 사람의 구조주의 언어학자가 계열적 관계를 은유에, 통합적 관계를 환유에 연결시켰습니다. 우리가 앞에서 정의한 은유와 환유에 딱 들어맞다 고는 할 수 없지만 원리상으로 가능한 얘기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그런데 야콥슨의 설명에 기대면 재미있는 얘기가 가능해집니다. 리듬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요. 리듬이 형성되니까 말입니다. 이제까지 설명한 개념으로 하면 유사성의 원리(같거나 비슷한 소리)가 인접성의 원리(소리의 연속)에 적용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것을 야콥슨은 “시적 기능은 선택(계열적 관계를 말하는 것입니다. 위에서 예로 든 실제 문장의 한 요소, 즉 ‘나무’는 계열체를 이루는 요소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결과입니다.)의 축에서부터 결합(통합)의 축에로 등가(유사성을 말하는 것입니다.)의 원리를 투사한다”고 말합니다.
 
 
 
은유와 환유3(프로이트의 꿈 이론)
 
은유와 환유와 함께 프로이트의 꿈 이론도 이해해야 합니다. 학문이란 것이 이렇게 개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속적으로 나오니 얼마나 복잡하고 재미있습니까?
 
프로이트의 꿈 이론을 알아보기로 합시다. 먼저 꿈은 무의식의 활동입니다. 의식에 의하여 억압된 무의식적인 욕망의 위장된 충족이란 말입니다. 다른 말로 해서 현실이 직접적인 만족을 허락하지 않는 욕망의 승화 방식이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프로이트에게 있어서 꿈은 잠재적 꿈과 현시적(드러난) 꿈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둘은 인과론적 관련성을 지닙니다. 다시 말해서 무의식적 꿈의 사고라는 것이 먼저 존재하고 그것이 꿈의 작업이라는 변형(위장) 과정을 거쳐서 의식계에 떠오른 것이 우리가 잠이 깨서 기억하는 현시적 꿈이라는 것입니다. 잠재적 꿈이 위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무의식의 내용이 의식계에 떠오르기에 부적절하기 때문에 의식의 검열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그 검열자를 적당히 따돌리기 위해서입니다.
 
자기 어머니와 자고 싶다는 무의식적 욕망이 그대로 꿈에 나타난다면 도덕적인 의식이 놀라서 잠을 깨고 말지요. 그러니 무의식을 감시하는 의식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무의식적 욕망을 드러내야 하는데 그것이 마치 간첩이 위장하는 식과 같이 그 욕망을 변형시켜 버리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어머니와 자고 싶다는 것이 꿈 사고를 이루는 잠재적 꿈이고 위장하는 과정이 꿈 작업이며 실제로 우리가 꾸는 꿈이 현시적 꿈이지요. 그러니까 꿈의 해석은 현시적 꿈을 재료로 해서 꿈 작업을 해명하여 잠재적 꿈을 알아내는 어려운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꿈 작업에는 압축, 전치(치환, 자리바꿈), 표상(재현) 가능성의 고려, 제 2차적 수정 작업이라는 과정이 있습니다. 먼저, 압축이란 하나의 꿈이 잠재적인 꿈보다 내용이 적어지는 것으로 잠재적인 것이 생략되는 과정입니다. 압축을 통해서 (1) 잠재적인 요소 중에서 어떤 요소들이 완전히 탈락되고, (2) 잠재적인 꿈 가운데서 어느 일부분만이 현시적인 꿈으로 옮겨지며, (3) 어떤 공통점을 가진 잠재적 요소들이 꿈에서 한데 뭉쳐 하나로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꿈에서 여러 사람이 압축되어 한 사람으로 나타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치 한 건판위에 여러 개의 사진을 겹쳐 찍어 놓은 것 같이 현시적 꿈은 불분명한 희미한 형상이 됩니다. 여기서 중층 결정(복수 결정)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여러 개의 잠재적인 꿈의 요소가 하나의 현시적인 꿈의 요소로 압축된다는 뜻입니다.(참고로, 알튀세르라는 유명한 마르크스주의자는 이 중층 결정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여 상부구조와 하부구조의 복잡한 관계를 설명하고자 했습니다. 이것은 기존의 속류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하부구조의 상부구조에 대한 결정적인 작용만을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경향을 교정하는 역할을 합니다.)
 
둘째로 전치는 위장을 하기 위해 일련의 연상을 통해 잠재적 꿈 사고의 요소들을 현시적 꿈의 요소들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 결과로 잠재적 꿈에서 중요성을 지니는 것이 실제로 꿈에서는 별 가치가 없는 요소로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요소에서 그렇지 않은 요소로 강조점이 옮겨진 결과 꿈의 중심점이 변하여 꿈은 얼른 해석할 수 없는 모양으로 나타납니다. 프로이트는 전치를 꿈 검열의 가장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전치의 예를 들면 어머니가 핸드백이나 머플러 등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위에서 예로 든 것을 다시 이용하여 말하면 어머니와 자고 싶다는 꿈의 사고가 어머니와 연관되는 핸드백을 만지작거리는 현시적 꿈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셋째 단계의 표상 가능성의 고려는 꿈 사고가 이미지를 통해 재현되는 과정으로서 꿈의 사고를 시각적으로 바꾸어 놓는 것입니다. 관념 같은 것을 시각적인 이미지로 변화시키는 작업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2차 수정 작업은 꿈을 인지할 수 있도록 고려하는 과정입니다.이 작업은 앞에서 본 변형 과정을 거친 후 현시적 꿈으로 등장하기 위한 마무리 작업으로 의식적 요구에 따라 꿈의 군데군데 벌어져 있는 틈새나 간격을 메우는 것입니다. 이 결과로 이제 꿈은 상당한 정도로 정합성과 통일성을 획득하게 되어 해석의 대상이 되는 텍스트를 형성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프로이트는 꿈과 문학을 같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해석을 해야 하는 똑같은 텍스트라는 거지요.
 
 
은유와 환유 4(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되어 있다-자크 라캉)
 
여러분은 자크 라캉이라는 이름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프로이트를 다시 읽자는 걸 내세우면서 정신분석학의 새로운 경지를 연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의 이론이나 글은 무척 어렵습니다. 프로이트를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은 거의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니까요.
 
자크 라캉의 주장 가운데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되어 있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은유와 환유를 알아야 합니다. 라캉은 “무의식은 언어처럼 구조되어 있다.” 명제를 제출했습니다. 그런데 야콥슨은 언어의 기본적인 두 가지 기능인 계열적 관계와 통합적 관계를 각각 은유와 환유에 연결시킨 바가 있다고 했습니다. 라캉은  은유와 환유야말로 각각 프로이트의 압축과 전치에 대응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압축은 서로 유사하거나 비슷한 여러 요소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니까 유사성에 기초해서 이루어지는 은유와 같은 것이고, 전치는 연관되는 것으로 바꿔치는 것이니까 인접성을 그 원리로 갖는 환유와 같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무의식은 언어의 구조를 따른다고말할  있게 됩니다무의식의 대표적인 활동이 꿈이고   작업의 대표적인 것이 압축과 전치니까 말입니다.
 
 놀랍지 않습니까우리의 의식적인 의도를 드러낸다고 생각하는 언어가 무의식이라니요그러니까 우리의 의식적인 주체는자신을  모르는 것이라는 놀라운 주장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다시 말하면 사람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바를 정확하게 의미할 수도 없고 스스로가 의미하는 바를 정확하게 말할 수도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생각한다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명제를 뒤집은 라캉의 유명한 발언즉 ‘내가 생각하는 곳에서 나는 존재하지 않고내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나는 생각한다.’는 바로 이런 측면을 가리키는 것입니다여기서 우리는 데카르트로 대표되는, 근대의 이성적인 주체를 당연한 것으로 전제하는 철학을 전복하는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스크랩 원문 : 화타 윤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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