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머리카락의 자서전 박남희
2018년 12월 20일 15시 56분  조회:890  추천:0  작성자: 강려
머리카락의 자서전
 
박남희
 
머리카락은 수시로 자서전을 쓴다
바람에 흩날리면서 이리저리 헝클어지면서
자서전을 쓴다 머리를 감을 땐
한 뭉치씩 빠지면서, 가려움을 토해 놓으면서
자서전을 쓴다
 
내 마음 가까이에 사는 여자는 얼마 전에 긴 머리를
잘랐다
사람들은 산뜻하고 젊어졌다고 말하지만 난 그녀가
자신의 자서전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안다
 
갈대들도 가을이면
허리를 굽혀 한 계절의 마지막 자서전을 쓴다
갈대의 머리가 흰 것은
이제 더 이산 먹물을 찍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가을 능선이 점점 흰 머리가 늘어간다
무덤에 들었던 아버지가 바람에 함께 출렁이며 일어나
못다 쓴 흰 머리카락의 자서전을 쓰고 있다
 
 
<이선의 시 읽기>
 
  박남희의 「머리카락 자서전」은 1연 나의 머리카락, 2연 그녀의 머리카락, 3연 갈대의 머리카락, 4연 아버지의 머리카락의 구조로 되어 있다. 정확하게 구획정리된 논밭처럼, 잘 자란 나무처럼, 박남희 시는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박남희 시의 구조를 나무에 비유한다면 뿌리와 줄기, 잎, 잘 익은 열매의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새, 바람, 비, 안개까지 다양한 보조자료들이 분위기를 돋운다. 어린아이가 열매를 따 먹고 입맛을 다시는 묘미까지 상상력을 펼친다.
  또한 직관과 사유를 통한 ‘낯설게하기’가 감각적 즐거움과 감상의 깊이를 더해준다.
  박남희 시는 통합공과처럼 스케일이 크다. 또한 객관화된 상상력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박남희 시는 철저하게 사물에 기초한 사물시다. ‘사물이 말하게 하라’는 규칙을 엄격하게 지킨다. 객관화된 상상력으로 시를 쓰기 때문에 낯선 전개와 새로운 철학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진정성이 있으며, 독자는 그에게 설득당한다.
  박남희 시가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서 딱딱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인간본연의 보편타당한 서정을 건드려서 새롭게 조명하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일상에서 만나는 소재를 선택하여 사람 사는 기본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박남희 시인의 재능은 많은 시인 독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가져온 곳 :  카페 >시와 도자기|글쓴이 : 이미지| 원글보기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4 가을의 노래 / 이수화 2018-12-26 0 1577
93 나의 꽃밭에는 / 여한경 2018-12-25 0 1318
92 그가 숨 쉬는 법 / 김 종 희 2018-12-25 0 1376
91 헤라클레스를 사랑한 요정 4 / 이신강 2018-12-25 0 1311
90 그리운 곡선 / 최종천 2018-12-25 0 1233
89 고경숙 '미궁에 빠지다' 2018-12-25 0 1299
88 김규화 '그 안이 텅 비어' 2018-12-25 0 853
87 사랑이여 흐르다가 / 문 효 치 2018-12-25 0 972
86 가을 현상現像 · 4 / 최진연 2018-12-25 0 880
85 황사 / 허순행 2018-12-25 0 868
84 환호 / 김규화 2018-12-25 0 854
83 해바라기 / 김예태 2018-12-25 0 803
82 순례자 / 권순자 2018-12-25 0 726
81 아래세상 / 신진 2018-12-25 0 831
80 쥐눈 / 배홍배 2018-12-25 0 815
79 존재의 불안 그리고 내일 자 신문 / 이영준 2018-12-25 0 764
78 우화(羽化)* / 오혜정 2018-12-25 0 798
77 그대의 별이 되어 / 허영자 2018-12-25 0 830
76 너가 바로 나로구나 / 정대구 2018-12-25 0 896
75 공모(共謀) / 정재학 2018-12-25 0 748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