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이선 시해설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 강인한
2018년 12월 24일 17시 38분  조회:749  추천:0  작성자: 강려
시가 있는 마을- 강인한
 
당신의 연애는 몇 시인가요
 
강인한
 
이른 아침 갓 구운 핑크의 냄새
골목길에서 마주친 깜찍하고 상큼한 민트 향은
리본으로 치장한 케이크 상자처럼 궁금한 감정이에요.
 
초보에게 딱 맞는 체리핑크는
오전 열 시에 구워져 나오지요
십 대들이 많이 구매하지만 놀라지 마셔요, 때로는
삼, 사십 대 아저씨가 뒷문으로 들어와 찾을 때도 있어요.
 
육질 좋은 선홍색의 연애는
오후 두 시 이후에 뜨거운 오븐을 열고 나와요.
구릿빛 그을린 사내가 옆구리에 낀 서핑보드
질척거리는 파도 사이 생크림 같은 흰 거품은 덤이지요.
 
아무래도 못 잊는 블루
그중에서도 뒷맛이 아련해 다시 찾는 코발트블루는
땅거미 질 무렵 산책로에 숨었다가 뛰쳐나오기도 하지만요.
 
가장 멋들어진 연애는 한밤의 트라이앵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토라지는 삼각관계로 구워내
당신의 눈물에 찍어먹는 간간한 마늘빵 그 맛이지요.
 
<이선의 시 읽기>
 
  강인한의 시는 두 부류로 나뉜다. 건조하고 거칠게 밀어붙이는 재해석된 사회 고발성 시와 부드러운 키스처럼 달콤하지만, 선명하고 이성적인 서정시로 분류된다. 굳이 후자의 시를 선택하여 사랑 시를 소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지금은 밤 11시 반, 추운 어둠의 계절 속에 홀로 서서, 사랑을 갈구하며 인터넷 배에 매달려 표류하는, 현대인이라 불리는 족속으로 살고 있는 ‘나’의 현주소를 고발하기 위함이다.
  2. 또한,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할 나위 없이, 아무러면 어때 사랑시대, 급하게 싼값에 포장되어 각 가정으로 배달되는 택배사랑을 매일 받는데도, 이 기쁜 사실을 망각하고 착각하여 슬픈 사랑의 주인공인양 ‘나’를 거듭 ‘실연자’로 포장하기 때문이다.
 3. 달리, 더 자세히, 부연설명하자면, 사랑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는 건 분명한데, 왜 이렇게 외롭냐는 거다? 왜 ‘너’가 바로 ‘나’ 옆에 꼭 붙어 있는데 왜 이리 불안한가? 묻고 싶기 때문이다.
  4. 그러나, 또한, 그리고, 그러면서, 사랑의 부재 속에서도 불륜 드라마 몇 편을 매일 제작하는. 아직도 진정성있는 진지한 사랑을 기다리는 희망고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예정된 결말의 시나리오에도 불구하고...
  5. 그런데 오늘 ‘나’는 텔레비전 주말 연속극에 흥분하여, 수목 드라마, 화목 드라마, ‘다시보기’ 클릭 매일 연속극 클릭.
     아직 늙지 않은 이성을 억누르고, 감정을 부추기는 몽매한 시인이기 때문이다.
     마늘빵 사랑도 놓쳐버린 상실의 주인공이라 시인하기 때문이다.
 
  강인한이 해석한 현대인의 사랑 색깔은 핑크, 체리핑크, 선홍색, 블루(코발트 블루) 네 가지다. 강인한이 명명한 사랑의 맛은 민트향, 케잌맛, 서핑보드, 흰 거품, 눈물 젖은 마늘빵 맛이다. 수만 가지 사람의 수만큼, 아니 하늘의 별 만큼 많은 사랑을 강인한은 다음 네 가지로 요약하였다.
  1. 10대- 첫사랑, 민트향
  2. 20대- 육체의 사랑, 체리핑크(때늦은 중년의 불륜 포함)
  3. 40대- 선홍색, 위험한 데미지의 사랑(첫사랑을 찾아나섰다가 패가망신함)
  4. 50대- 사랑과 전쟁 드라마의 주연배우, 막장 드라마 주인공이 자신이 되고 만다.
  강인한의 사랑 시는 기지와 재치, 예리함 위에 올려놓은, 부드럽고 달콤하고 상큼한 초콜릿 맛이다. 
 
  사랑에 대하여… 논문을 쓰라면, 누구나 할 말이 많을 것. 사랑의 경험을 이야기하라면 서울에서 태평양 건너, 미국 들렸다가 아프리카까지 가도 끝나지 않을 거다. 누구나 자신의 사랑이 특급사랑일 테니까.
  사랑아, 너를 경외한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든 종족보존이라는 절대절명의 위엄을 지키기 위하여 동분서주하여 왔구나. 세상에 불륜과 거짓을 다 제거하고 순수사랑만 남긴다면, 아마 지구는 이미 멸종하고 말았으리라.
  어떤 색깔이든 사랑이란 이름이 붙은 것들을 존경한다.
  거짓사랑, 배반의 사랑, 미련의 사랑, 아첨의 사랑, 그 외 모든 사랑이란 이름들에 박수를 보낸다. 모태 솔로들이 자랑스레 ‘짝’이란 프로에 나와 공공연히 시위를 벌이는 이 살벌발칙한 시대에. 풍요하여 빈곤한 사랑을 위하여! 건배를 들자.
 
  질문한다. 강인한 시인의 사랑은 지금 몇 시쯤일까? 그의 사랑시간 계산법은? 시인의 사랑 감정계산은? 지금… (컨닝하여 본 결과)아직 진행 중…행복. 젊고 건강하다. 아직도 살아있는 시인의 사랑을 위하여…건배! 짝짝짝,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14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4 어머니의 간장사리 이 혜 선 2018-12-20 0 903
13 이선의 시 읽기- 김규화 <한강을 읽다> 2018-12-20 0 754
12 내 침실 문덕수 2018-12-20 0 757
11 봄밤의 멀미 정연덕 2018-12-20 0 845
10 머리카락의 자서전 박남희 2018-12-20 0 892
9 점화(點話) 문정영 2018-12-20 0 700
8 목숨祭 -수술실에서 가영심 2018-12-20 0 658
7 5시 28분 이소정 2018-12-20 0 786
6 저년을 잡아라 박재릉 2018-12-20 0 752
5 크리스마스이브의 백석 박정원 2018-12-20 0 734
4 도마 여영미 2018-12-20 0 758
3 용서하라, 저녁이 된 것을!* / 김영찬 2018-12-20 0 639
2 이선의 시 읽기/ 김규화- 거목 2018-12-20 0 666
1 검붉은 색이 들어간 세 개의 그림 / 심상운 2018-12-20 0 664
‹처음  이전 1 2 3 4 5 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