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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표현 및 비유와 상징
2019년 01월 14일 15시 37분  조회:3432  추천:0  작성자: 강려
시의 표현
 (1) 비유(比喩, metaphor)
① 비유란 말하고자 하는 사물이나 의미를 다른 사물에 빗대어서 표현하는 방법이다.
 
② 비유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것(원관념)과 비유하는 사물(보조 관념)의 상관 관계가 성립된다. 즉 원관념과 보조 관념 사이에 유추가 이루어질 수 있는 유사성이 있어야 한다.
 
③ 대개의 경우 비유는 표현의 구체성, 직접성, 선명성을 높이는 수단이 되며, 일상어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시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④ 비유의 종류
 
㈀ 직유(直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처럼', '∼같은', '∼인듯'과 같은 말로 직접 연결시키는 표현 기법→ 유사성
㈁ 은유(隱喩) : 원관념과 보조 관념을 'A=B' 또는 'A=B 이다'로 연결하는 방법→동일성
㈂ 대유(代喩) : 어떤 사물을 다른 사물로 나타내는 표현법
㉠ 환유(換喩) : 사물의 속성 특징으로 그 사물을 대표함.
㉡ 제유(提喩) : 사물의 일부분으로 그 사물 전체를 대표함.
㈃ 풍유(諷喩) : 원관념을 숨기고 보조 관념만으로 뒤에 숨겨진 본래의 의미를 암시하는 방법.
㈄ 의인(擬人) : 인간이 아닌 사물이나 관념에 인격을 부여해서 인간적인 요소를 지니게 하는 표현법.
(2) 상징(象徵, Symbol)
① 어느 대상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본래의 고요한 의미 외에 다른 의미를 나타내는 표현 기법이다.
② 상징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을 지닌다.
③ 비유에서는 원관념:보조 관념=1:1의 유추적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서는 1:다수의 다의적 관계이다.
④ 상징의 종류
㈀ 관습적 상징(고정적 사회적 제도적 상징)
일정한 세월을 두고 사회적 관습에 의해 공인되고 널리 보편화된 상징
                십자가 → 기독교, 비둘기 → 평화
㈁ 개인적 상징(창조적 문화적 상징)
관습적 상징을 시인의 독창적 의미로 변용시켜 문화적 효과를 얻는 상징
             윤동주의『십자가』에서 십자가의 의미→윤동주 자신의 희생 정신을 나타냄.
※ 기타 상징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자연적 상징 : 자연물이 인간에게 주는 보편적 의미의 상징
             해→희망, 밤→절망
2. 우의적 상징 : 풍자적 우희적 통로로 상징하는 것
             빼앗긴 들→일제 치하의 조국
3. 기호적 상징 : 약속에 의해 정해진 것
            숫자, 문자, 부호, 신호
4. 원형적 상징 : 시대와 공간에 관계없이 신화 이후에 문화에 빈번하게 되풀이 되어 나타나는 상징
            날개에서의 『방』→단군 신화에 나오는 『동굴』의 원형 상징.
<보충 자료>
* 상징과 은유
은유는 두 대상간의 유사성을 통한 유추적 결합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상징은 상관성이 먼 상징어를 연결함으로써 의미가 확대, 심화되는 언어 사용의 방법이다.
   비유와 상징의 차이
  비유와 상징은 근본적인 차이를 가지고 있다. 비유는 그 구조가 아무리 복잡한 것일지라도 궁극적으
로는 원관념에 해당하는 뜻의 파악이 가능하나, 상징은 원칙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 이것은 비유가 원관념과 보조관념간에 1:1의 대응 관계를 지니지만 상징은 보조 관념이 여러 가지 원관념으로 쓰일 수 있는 다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즉, 솜이불을 덮고 선 겨울 나무'라는 표현에서 솜이불의 원관념은 '눈[雪]'이 분명하므로 이것은 비유적 표현이다. 하지만 한용운의 님의 침묵에서의 '님'은 연인이나 조국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상징
은유
① 암시적, 다의적이다
② 한 편의 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③ 상징 의미가 상징 뒤에 숨어 있다.
① 비교, 유추적이다.
② 한 편의 작품에서 1회적으로 나타난다.
③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가 명확하다.
* 직유
<예시1>
직유와 은유의 차이는 비유의 효과적인 차이이다. 따라서, 시밀리가 축적된 것이 메타퍼이고, 그와 반대로 메타퍼가 부연된 것이 시밀리라고 말할 수 있다. 시밀리가 두 사물을 직접 비교해서 설명하고 있는데, 메타퍼는 두 사물중 하나를 다른 것과 순간적으로 동일시하거나, 한 사물을 통해서 말하거나 하는 것이다.
<예시 2>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변영로 <논개>
이 시는 전적으로 직유에 의하여 이루어진 시로서 분노와 종교, 정열과 사랑, 강낭콩 꽃과 푸른 물결, 양귀비 꽃과 붉은 마음 등이 모두 유사한 것으로 비교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유는 매우 쉽고 독자들이 바로 알아볼 수 있는 경우지만, 현대의 어려운 시에서는 원관념과 보조 관념의 관계가 불분명하고 비논리적 이어서 어리둥절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너무 작위적이고 그로테스크한 비유는 기발은 할지언정 결코 좋은 비유라고 하기는 어렵다.
<예시 3>
그러면 갑시다. 그대와 나는
저녁이 하늘을 향해 퍼져가고 있으니
마치 수술대 위에 마취된 환자처럼.
                   T.S.Eliot <프루프록의 연가>
여기에서는 저녁과 마취된 환자를 비교하고 있는 직유의 기법을 쓰고 있지만, 저녁(evening)과 환자(patient)가 어떻게 해서 유사성을 지니는지 독자들은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저녁의 어두움이 퍼져가고 있는 모습은 곧 마취되어 몽롱해지는 환자의 의식과 비슷함을 알게 될 때, 비로소 엘리어트가 쓴 비유의 참뜻을 이해하게 된다. 현대시의 이미지나 비유가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예시 4>
직유는 그 형태에 따라서 단일직유(simple simile)와 확충직유(enlarged simile or expanded simile)의 둘로 나누는데, 전자는 단어 사이의 비교이고 후자는 문장이나 구절 사이의 비교이다. 앞에 인용한 『논개』에서 씌여진 비유라든지 서정주의 『문둥이』에는 단일 직유가 나타나 있다.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문둥이>
특히 '꽃처럼 붉은 울음'은 공감각적 이미지가 나타난 직유로서 매우 독창적이다.
다음의 영랑시는 확충직유의 한 예이다.
<예시 5>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같이
풀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르는 부끄럼 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메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 같이>
* 은유
은유의 구조적 특질은 다음과 같다.
<예시 6>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 날의
아픈 피 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 섶 위에 떨궈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커질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정적.
펼치며 일렁이는
사랑의
호심아.
   박두진 <꽃>
이 시에서 시인이 표현하고자 한 원관념은 꽃이다. 그 꽃은 여러가지 다양한 사물에 바로 맺어져 있다. 그리하여 시적인 긴장을 고조시킴과 동시에 의미의 함축성도 높여주고 있다. 원관념인 꽃은 모호하고 불확실한 꽃의 개념이지만, 이것이 '속삭임', '울음', '피흘림', '핏방울', '정적', '호심' 등 상대적으로 구체적이고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여러 개의 보조관념과 동일성을 근거로 결합되어져 있다. 그러나, 꽃과 이상의 보조관념들은 내부 관계의 공통성의 불일치를 가져와 정적 은유를 형성한다. 未堂시의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처럼 외형상의 유사나 동일성보다는 정신적이고 정서적이며 가치적인 동일성이다. 이렇게 시에 있어서 은유는 원관념과 보조관념 사이의 동일성이 희박할수록 좋은 시가 된다.
현대시는 두 사물 사이의 유사성이 없이 이질적인 사물과 결합시키는 경향이 더욱 시의 성과를 얻는다. 현대시의 특징이 바로 은유의 독창적인 사용에 있음을 생각할 때 시에 있어서 은유의 비중은 크다.
<예시 7>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 양 흰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여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먼 곳의 여인의 옷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김광균 <설야>
이 시에서 눈은 '그리운 소식' '여인의 옷벗는 소리' '추억의 조각' 등으로 정적인 은유가 된다.
<예시 8>
은행나무 그늘엔
노오란 音符들이 떨어진다.
은행 잎파리들에다
내 귀여운 語彙들을 적어 본다
적어 놓은 어휘들은
제법 노오란 발음을 한다.
        양명문 <은행나무 흠조>
원관념 은행잎은 보조관념인 '노오란 音符'로, '제법 노오란 발음'은 공감각으로 표현되어 복합은유(mixed metaphor)로 구성되어 있다.
<예시 9>
광화문은 한 채의
소슬한 종교.
       서정주 <광화문>
바다는 대낮에 등불을 켜고
추억의 꽃물결 우에 소북이 지다.
       김광균 <풍경>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예시 10>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 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玉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燭불이요.
그대 저 門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 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에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이오리다.
내 마음은 落葉이요.
잠깐 그대의 뜯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 같이, 외로이
그네를 떠나리다.
         김동명 <내 마음은>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고
구름이 지나도 그림자 지는 곳.
         김광섭 <마음>
위에 든 시들은 단순한 은유가 나타나 있는 비교적 성공한 작품이다. 따라서 '내 마음은 호수요' '내마음은 燭불이요' '나의 마음은 고요한 물결' 등의 은유에서 '내 마음'이라는 원관념과 '호수', '燭불', '나그네','낙엽', '물결'이라는 보조관념은 분명하게 나타나 있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시 11>
鳥籠도 없이
原罪의 噴水가 넘치는 입에서
한 마리 두 마리 띄워 보낸 <새>다. 
<새>들은 울지도 않는다.
시간은 앞에 서서 달음박질하고
<새>는 항상
시간의 뒤안에서 나고 있다가는
파다닥 파다닥 날개쭉지를 뒤채기고는
시간 위에 머리 박고 죽어가는 <새>다.
            신기선 <탄식>
이 시에는 '새'라는 보조관념이 여러 가지로 나타나 있지만 원관념은 없어서 매우 당황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탄식』이라는 시제목이 곧 원관념인 것을 알게 되고, 구체적으로 그 『탄식』이 무늬 놓는 이미지를 깨닫게 된다.
*  의인법(personification)-활유
사물이나 사람이 아닌 생물에서 사람과 같은 성질을 부여해서 표현하는 비유로서, 활유라고도 부른다. 예로부터 많이 쓰던 이 수사법은 메타포(metaphor)의 한 변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즉, '성난 파도', '시냇물이 소근댄다', '구름이 달린다'등 자연물을 인간화해서 그 성질과 동작을 표현하는 이러한 의인법은 얼마든지 우리 주변에서 씌어지고 있다.
우리의 조선소설 중에는『장끼전』,『별주부전』,『서동지전』과 같이 전체가 의인법으로 되어진 작품들이 있다. 시에 있어서도 이 의인법은 널리 씌어지고 있다.
<예시 12>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넛은 수녀보다도 더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너의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김동오 <파초>
 동명의 파초는 김현승의『푸라타나스』, 이육사의『광야』와 더불어 의인법을 써서 성공한 대표적인 시다. 그밖에도 시 속에 부분적으로 의인법이 씌어진 예는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예컨대 이상의 시에서
<예시 13>
門을암만잡아다녀도안열리는것은안에生活이모자라는까닭이다. 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졸른다. 나는우리집내門牌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 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滅해간다. 食口야封한窓戶어데라도한구석터놓아다고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 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鍼처럼月光이묻었다. 우리집이앓나보다. 그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 壽命을헐어서典當잡히나보다. 나는그냥門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여달렸다. 門을열려고안열리는門을열려고
이상 <가정>
라고 한 것은 띄어쓰기를 전혀 안한 시로 '밤이 사나운 꾸지람으로 나를 졸른다'라든지 '우리 집이 앓나보다' 등은 곧 의인법으로 수식되어 있는 시구이다 다음의 시도 활유법을 적절히 구사하고 있다.
<예시 14>
먹구름이
몰고온 여름에
수많은 이야기들이
들판으로 모여 든다.
할아버지 수염을 달고
익어가는 옥수수가
치마폭에 감싸여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알맹이 하나 하나에
이쁘디 이쁜
개구장이 꼬마들이
웃음소리가 가득차 있다.
신나는 것은
수많은 이야기들이
멋진 노래가 되어
입안 가득히
살아져 내리는 것이다.
여름이 오면
멋진 하모니카를
신나게 불고 싶어진다.
       용혜원 <옥수수>
'이야기들' '옥수수'를 의인화하여, 동심에 어린 생활의 서정이 옥수수에 이입되어 해학미를 더하고 있다.
  * 인유(引喩, allusion)
인유라는 것은 고대의 신화, 전설이라든지 고전, 역사, 성서, 고사 등에서 널리 알려진 인물, 스토리, 시구 등을 인용하여 쓰는 비유를 말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이 인유는 널리 씌어진 표현법으로서 동양에서 고대 중국의 문헌이라든지 서양에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신화및 성경 등은 시와 산문을 통털어서 널리 사용되어 왔다.
<예시 15>
껍데기는 가라.
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漢拏에서 白頭까지
향그러운 흙 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위 시 중 첫 연의 '4월'은 4 19학생혁명을 비유한 것이고, 둘째 연의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은 민중의 자각이 봉기했던 동학혁명의 함성을 뜻하며, 세째 연의 '아사달 아사녀'는 신라 시대에 불국사의 무영탑을 조각하느라고 비연을 감수한 석수와 그 아내를 두고 말한 인유이고, '한라에서 백두'는 한반도 3천리강산을, '쇠붙이'는 모든 무기를 말한 대유이다. 신동엽은 특히『진달래 산천』을 노래하고, 평화를 추구한 레지스탕스 시인이었다.
 * 성유(聲喩)
의성어(onomatopoeia)라든지 의태어는 곧 음성을 되풀이 하여 효과를 내는 표현법이다. 전자는 자연이나 인간의 소리 등을 흉내내어 표현한 것이고, 후자는 사물의 모습이나 태도 등을 흉내내어 적는 표현법이다.
<예시 16>
산아, 우뚝 솟은 푸른 산아, 철철철 흐르듯 짙푸른 산아, 숱한 나무들 무성히 무성히 우거진 산마루에 금빛 기름진 햇살은 내려오고, 둥둥 산을 넘골어 흰 구름 걷는 자리 씻기는 하늘, 사슴도 안오고, 바람도 안 불고, 너멋 골짜기서 울어오는 뻐꾸기.
박두진 <청산도>
박두진의『청산도』라든지 『해』에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많이 씌어졌다.
* 상징
비유(은유)와 비교해서 말하면 상징은 원관념을 떼어 버리고 보조관념만 남아 있는 형태이다.
<예시 17>
사과 한 알이 떨어졌다.
지구는 부셔질 그런 정도로 아팠다.
이내 어떤 정신도 발아하지 않았다.
'사과'는 도입해온 보조관념이다. 원관념도 쉽게 알 수 없다. 그러나 상상력을 통해서 사과의 의미는 '죽음'을 암시할 뿐이다. '떨어지다' '부서지다' '움트지 않음' '아픔'은 다 죽음에 가까운 의미를 지닌 동일성이다. 그래서 원관념의 '최후'인 죽음은 표면에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감춰져 있을 뿐이다.
상징의 본질적 성격으로서 동일성을 든다.
<예시 18>
눈은 살아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놓고 마음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김수영 <눈>
눈이 살아있다는 생명을 느낀다. 눈과 기침의 내부관계는 공통성의 일치를 찾지 못한다. 다만 상상력으로 '눈'과 '기침'은 상징으로서, 이 감각적 이미지는 순결과 진실성이라는 관념과 밀착된 상징이다. 3연의 눈의 생명성은 이 순결의 생명성이며 기침을 하는 행위는 화자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고자 하는 진실성의 관념과 밀착되어 있다.
<예시 19>
해와 하늘빛이
문둥이는 서러워
보리밭에 
달뜨면
애기 하나 먹고
꽃처럼 붉은 울음을 
밤새 울었다.
     서정주 <문둥이>
이 시에서 '문둥이'는 시인 자신의 정신적 고뇌 자학을 상징하며 그것은 이 시의 문맥 속에서만 의의를 지닌 개인적 상징이다.
<예시 20>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져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김수영 <풀>
이 시의 리듬은 상징의 암시성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소리의 신비감으로써 무엇인가를 우리의 영혼에 공명케 하려는 것이 상징주의 순수시가 노린 상징의 기능이라면, 이 시의 리듬이 이미지와 결합되어 시인이 전달하고자 한 관념을 노출시키지 않고 상징의 암시성을 효과적이게 한다.
'풀'이 지닌 드러냄은 감춤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조화는 리듬이 빠른 템포로 흐르면서 주술성의 어떤 오묘한 맛을 내고 있는 데서 발생한다. 특히 풀이 바람보다 빨리 눕고 울고 일어난다는 반복되는 논리적 모순과 융합되어 이 시의 리듬은 주술성을 느낀다. 이 주술의 리듬속에 풀은 민중을 감추고 바람은 그 민중이 살고 있는 실존적 상황을 감추고 있는 상징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것이다. 바람과 대비된 풀의 동작에서 민중의 끈질기고 활발한 삶의 양식만을 시인과 독자가 다같이 관심을 두었다면 이 시도 영락없이 드러남의 알레고리시가 되었거나 단순한 알레고리로서만 수용되었을 것이다. '풀'을 삶의 움직임의 과정을 보여주는 '상징동력'으로 느끼게 한 것은 주술적 리듬, 음악적 성격의 개입으로 드러남과 감춤의 조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예시 21>
만물은 흔들리면서 흔들리는 만큼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있는 잎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잎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들판의 고독, 들판의 고통
그리고 들판의 말똥도
다른 곳에서
각각 자기와 만나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들에 가서 비로소 깨닫는 그것
우리도 늘 흔들리고 있음을
     오규원 <만물은 흔들리면서>
'만물의 흔들림'은 상징이다. 역동적 이미지는 "잎은 흔들려서" "바람은 오늘도 분다" "우리도 늘 흔들리고 있음을" 등 여러 장면과 결합되어서 작품 전체를 지배한다. 곧 '흔들림'의 역동성은 작품 전체를 확산, 생의 여러 감각을 일깨운 상징이다.
  상징과 기호
  상징과 은유
은유는 두 대상간의 유사성을 통한 유추적 결합을 추구하는 데 반하여 상징은 상관성이 먼 상징어를 연결함으로써 의미가 확대, 심화되는 언어 사용의 방법이다.
(3) 현대시의 표현 기교
① 반어(反語, irony) : 작가가 의도와는 전혀 다른 표현을 하여 날카로운 멋과 예리한 감각을 발휘하는 기법이다. 김소월의 '진달래꽃'은 반어적 구조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하였다.
② 역설(逆說, paradox) : 본질적으로는 참이나 외견상으로는 모순, 충돌되는 진술 형태, 모순되는 사물이나 관념을 연결하여 경이감, 신선감을 주는 기법. 모순 어법, 모순 형용의 표현 등이 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얐습니다-모순어법, 
찬란한 슬픔의 봄-모순 형용
③ 자동 기술법 : 인간 내면의 깊은 생각, 관념을 아무런 제재없이 의식의 흐름에 따라 표출시키는 것이 인간의 진실에 가장 가까운 길이라 믿고 꿈을 꾸는 자가 그 순간 그대로 스스로의 내면 세계를 표출하듯이 무의식의 세계를 기술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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