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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즈라 파운드
2019년 03월 12일 15시 31분  조회:2036  추천:0  작성자: 강려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1885 - 1972) 
 
    에즈라 파운드는 모더니즘의 주도자로서 이미지즘을 주도하여 현대시의 방향을 설정했고 음악가들과도 접촉을 하면서 시예술이 회화적, 음악적 특성의 확충을 도모했다.그는 T.S.엘리엇, 제임스 조이스, 로버트 프로스트, W.C.윌리엄즈 그리고 다른 여러 작가들이 인정 받도록 격려, 충고, 또는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파운드는 문학사에 거인적 존재로 남을 만하다. 
 
    그의 시적 명성이 걸려있는 필생의 작품 <시편>이 뒤늦게 1970년에야 최종적인 모습을 드러낸 탓도 있지만, 그 내용이 악명 높을 정도로 까다롭고 난해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의 시는 흔히 논리나 수사를 거부하여 일상적인 구문이 무시되고, 전통을 중시하여 그리스어, 라틴어, 프랑스어, 독일어, 중국의 한자, 그 외의 여러 언어로부터의 인용이 빈번하고, 시의 예술성을 제고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회화적, 음악적 특성이 강하다. 그의 초기 시 몇 편을 소개한다. 
 
*    
나무 
 
 
나는 숲속에 조용히 서서 나무가 되어 
전에 보지 못한 것들의 진실을 알게 되었네: 
 
더프네1)와 월계수의 인사 
그리고 숲 속에서 느릅나무 상수리 나무로 변한 
저 신을 대접하던 늙은 부부,2) 
신들을 친절히 초청하여, 안으로, 
마음 속 가정의 노변爐邊 에 모시고야 
그들은 그 경이로운 일을 이루었는지 모르네. 
그럼에도 나는 숲 속에 나무가 되어 
많은 새로운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네, 
전에는 나의 머리에 지독한 어리석음이었던 것들을. 
 
1)그리스 신화에서 아폴로 신에 쫓기어 월계수가 되었다는 요정. 
2)변장한 제우스와 헤르메스를 잘 대접하였기 때문에 그 보답으로 나무로 변신한 가난한 늙은 부부 바우키스와그 남편 필레몬. 
 
  - 이 작품은 W.B.예이츠의 "그는 자신의 지난 날의 위대함을 생각하네"를 본받은 것이다. 정신적 경험을 통한 변신의 주제가 다루어져 있다. 
 
  
다락방 
  
 
오라, 우리보다 유복한 자들을 불쌍히 여기자, 
오라, 내 친구여, 그리고 부자는 하인은 있어도 
                  친구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자. 
하지만 우리는 친구는 있어도 하인은 없다. 
오라, 우리 기혼자들과 미혼자들을 불쌍히 여기자. 
 
새벽은 작은 발걸음으로 
                  도금한 파블로바같이 다가온다. 
나에게 욕정이 다가온다. 
하지만 그 속의 생명력엔 
이 맑은 서늘한 시간, 
함께 깨어나는 시간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 
 
  - 다락방 작업장에서의 호색적 에피소드는 부르주와의 인습에 대한 중상과 함께 문학적 보헤미안들의 상투적 수단이다. 황금빛 새벽이 도금한 신을 신은 러시아의 발레리나 안나 파블로바에 비유되어 있다. 그녀는 1910년 영국에서 첫 공연을 가졌다. 
 
  
기질 
  
 
아홉 번의 간통, 12번의 밀통密通, 64번의 사통私通 
그리고 강간에 가까운 어떤 짓이 
밤마다 우리의 허약한 친구 
플로리얼리스트의 영혼에 찾아드네. 
그럼에도 그 사람은 말이 없고 처신이 신중하여 
기운이 없고 정욕이 없는 것으로 통하네. 
반면에 성교에 대해서만 지껄이고 글을 쓰는 
              배스티디더스는 
쌍둥이의 아버지가 되었네, 
그는 얼마간의 대가를 치르고 그 위업을 이루었네. 
그는 네 차례나 오쟁이 저야했네. 
 
 
  - 이 시에 등장한 성에 대해 대조적인 두 인물들은 미확인이나 허구적인 인물이나 다름없다. 
 
  
지하철 역에서 
  
 
군중 속에서 홀연히 나타난 이 얼굴들: 
비에 젖은 검은 가지 위에 꽃잎들. 
  
  - 파운드는 한때 파리의 콩꼬르드 지하철 역에서 지나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느낀 데서 얻은 경험을 소재로 처음에 31행의 시를 썼으나 일본의 단가인 하이꾸 형식을 빌어 이와같이 두 줄로 압축해 놓았다.      
 
  
찻 집 
 
 
그 찻집의 소녀는 
예전만큼은 예쁘지 않네.  
 
8월이 그녀를 쇠진케 했지. 
예전만큼 층계를 열심히 오르지도 않네.  
 
그래,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우리에게 과자를 날라줄 때 
풍겨 주던 청춘의 빛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겠네.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인 사  
 
 
오 철저히 점잔빼고 
철저히 거북한 세대여,  
 
나는 어부들이 햇빛 속에 소풍가는 걸 보았고, 
그들이 지저분한 가족들과 함께 있는 걸 보았고 
 
이 다 드러낸 그들의 웃음을 보았고 
본때없는 웃음소릴 들었다. 
 
그리고 나는 너보다 행복하고 
그들은 나보다 행복했다;  
 
고기는 호수에서 헤엄치는데 
옷조차 갖지 않았다. 
 
    
소 녀 
 
 
나무가 내 손으로 들어오니 
수액(樹液)이 내 팔로 올라왔네.  
 
나무가 내 가슴 속에서 
아래를 향해 자라니, 
 
가지들이 나에게서 뻗어 나오네. 
두 팔처럼. 
 
너는 나무, 
너는 이끼, 
 
바람이 그 위를 스쳐가는 
오랑캐꽃들. 너는, 
너는 어린이 - 그렇게도 키가 큰 - 
 
세상 사람들에겐 이 모든 것들이 
어리석어 보이겠지만.
 
 
 
 
 
 
 
에즈라 파운드- 본격 예술가
 
1885년-1922. 뛰어난 언어학자.
그리스어: 희랍어
로만스: 라틴어(소련, 프랑스, 이탈리아)
게르만어: 영어. 네덜란다.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슬라브어: 러시아, 폴란드
인도, 이란어.
칸토스cantos-1~100편의 연작시
 
각 국의 언어가 혼합되어 번역하기 힘들다. 파운드는 번역하지 마라, 그대로 각국, 언어와 문화를 혼합한 것이다.
예술은 과학이다. 라는 도발적 질문을 한다. 에즈라 파운드가 말하는 정확성이란? 과학적 수치의 정확성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진리를 보여주려는 시도에서 정확성이다. 예술 자체가 진리임을 인정하라. 인간은 같지 않고 다르다. 개별성을 인정하는 것이 정확성이다.
 
정확한 심상을 파악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그것을 알아볼 수 있는 소수의 비평가이다.
시와 소설(산문)은 구분가능한가? 산문은 말하려는 것이 있다. 그러나 시는 없다. 그렇다면 소설에서 시적으로 쓴 글은 시인가? 소설이라 하면 내러티브라는 틀의 강화 또는 소멸을 말한다. 여기에서 내러티브가 붕괴되었다고 해서 소설이 시가 되지 않는다.
 
「본격예술가」 논문에서 파운드의 고전적인 면, 고지식한 면이 느껴진다. 파운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 말하는 것이 없다. 그것을 예술이 하고 있다. 그러므로 잘 하자고 주장한다.
 
예술이 가장 이상이고, 나라는 동양의 중국 요순시대이다. 이를 병합하여 자본주의를 전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간 동안 칸토스를 쓴다. 58년에 이탈리아에 간다. 45년에 파시즘 붕괴되고 미국에서 추방된다. 미국에서 사형대신 25일 동안 동물원에 갇혀 사람들의 구경꺼리가 된다. 이 때, 파운드는 미국은 정신병동이다 라는 말을 하고 미국을 떠난다.
 
예술가는 지식인이어야 한다. 박식하고 다재다능해야 한다. 고 말한다. 파운드가 기고만장해 보이나 사실 예술가로서 맞는 말이다. 나라나 외국의 작품이나 발표작에 대해 작가라면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좋은 예술과 나쁜 예술을 구별 할 수 있는가? 예술이 왜 필요한가? 하나의 예술작품이 여러 서문보다 훨씬 가치가 뛰어나다. 그럼에도 <본격 예술가>를 통해 예술이 무엇인가를 변론한다.
 
예술은 인간, 비물질적인 인간, 인간의 본성에 관해 이야기해준다. 예술은 통해 인간이 어떤 점에서 닮았고 어떤 점에서 동물과 다른가를 구별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술은 인간은 어떤 종류의 동물인가를 결정하는 데 가장 훌륭한 자료를 제공한다.
 
나쁜 예술은 부정확한 예술이다. 허위보고를 하는 예술이다. 설사 허위를 보고하더라고 끝까지 책임을 질 수 있어야 한다. 과학자나 의사들에게 나쁜 예술은 비도덕적 예술이다. 그들에게 좋은 예술은 도덕적인 예술이다. 그래서 비도덕적 예술을 이해하지 못한다.
 
파운드는 좋은 예술을 자기도 참된 증언을 하는 예술이 가장 정확한 예술이라고 한다.
 
의학에 진단의 의술과 치료의 의술이 있듯이 예술에서도 특히 문학에서 시라고 하는 진단의 예술과 치료의 예술이 있다. 진단의 예술은 추의 예찬이고, 치료의 예술은 미의 예찬이다. 미의 예찬은 위생학이다. 태양, 공기, 바다, 비이다. 추의 예찬은 프랑스 시인 비용, 평판 나쁜 것을 시의 소재로 삼은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코르비에르, 데카당 운동에 가담한 영국의 삽화가 비어즐리이다. 플로베르는 진단의 예술이다. 풍자나 비판은 수술, 삽입, 절단이다.
 
본격 예술가는 과학적이다. 개론적인 심리학자들이나 사회이론가들의 경험적과는 다르다. 본격 예술가는 자신의 욕망, 증오, 무관심의 심상을 정확하게 제시하고, 자신의 심상도 그렇게 한다는 점에서 과학적이다. 본격 예술가의 기록이 정확할수록 예술작품은 지속적이고 논박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론가들은 보편성을 이끌며 사람들에게 행동하도록 이끈다. 그러나 예술은 그 누구에게도 어떤 것을 생각하거나 행동하게 이끌지 않는다. 예술은 있는 그대로 (향유하는 것) 존재하는 것이다.
 
예술의 시금석은 정확성이다. 이 정확성은 다양하고 복잡한 종류의 것이라 전문가만이 어떤 예술작품들이 어떤 종류의 정확성을 지니는지 결정할 수 있다. 걸작을 알아내는 것은 그만큼 훌륭한 사람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서와 시
 
위대한 시인은 그들의 시간이 울림과 동시에 태어났고 많은 사람들의 노작의 결과를 집적하고 배열하고 조화할 수 있는 능력이 주어진 사람이다. 이 혼합을 위한 능력이 위대한 시인의 재능의 일부이며 어느 점에서는 겸허, 무사심無私心이다. 단테가 차용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 못지않게 그가 차용했다는 사실 때문에 기억된다. 동시에 단테는 자신의 것을 내놓았다. 그래서 단테가 대시인이라 불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술에서 중요한 것은 에너지, 아주 맑은 모래를 뚫고 분출하여 재빨리 그것을 움직이게 할 때의 물과 같은 힘, 예술가가 좋아하는 어떤 심상을 만들어야 한다.
 
시와 산문의 차이는 무엇인가? 시는 고도의 에너지가 들어있다. 단, 모든 시가 그렇지는 않다. 상대적이다. 좋은 글은 에너지가 없다. 너무 무겁지 않고 통제하기 쉬우며 일상어로 되어 있다. 완전한 명료성과 간결성을 가지고 최소한의 말을 사용한다. 또한 다양한 종료의 명료성이 있다. 요구의 명료성도 있다.
 
산문과 시는 언어의 확장에 불과하다. 더욱이 산문은 시라는 언어의 확장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의사소통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관념과 그것의 변형, 관념과 수많은 그것의 효과들, 분위기, 모순을 전달하고 싶어 한다. 그럼으로써 뛰어난 소설을 얻게 된다. 음악을 가진 말들로, 음악을 가진 묘사, 운율이 있는 말, 어떤 정확한 묘사를 간직한 리듬이 있는 발로 발전한다. 산문의 말들과 그 의미는 그 정서에 적합한 것이어야 하고, 또는 반대되는 관념의 단편들이 지적이고 정적인 복합물의 정서와 부수적인 정서들은 조화이루고, 유기체를 형성해야 한다.
 
산문은 정서가 필요하지 않다.
시는 반인반마半人半馬의 괴물이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을 쏘는데 능숙해야 한다고 생각해보자)생각하고 어휘를 배열하고 해명하는 능력은 에너지를 발산, 지각하는 음악적인 능력들과 함께 움직이고 뛰어야 한다. 결국 시인을 만드는 것은 정서적 활력의 지속성이고, 이것과 결합될 때의 독특한 종류의 통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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