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jingli 블로그홈 | 로그인
강려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블로그

나의카테고리 : 중외문학향기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7)
2019년 04월 11일 16시 26분  조회:2091  추천:0  작성자: 강려
전후 세계문제시집(戰後 世界問題詩集) 영국편 /신구문화사(27)
 
 
영국편
 
D.J. 엘라이트(D,J, Enright)
 
 
불사조(不死鳥)의 옥좌(玉座)
 
 
죽었는지 살었는지 알 수 없는 <불타는 붉은
   꽃>에 서 있다.
얌전히 서서, 이렇다 할 그늘이나 피난처
   도 그 밑에 없고, 좀 먼지가 심해서
마음 놓고 기댈 수도 없다. 이것은 다만
   한 그루의 나무. 가까이에는 지나가는
   아랍인들이
멋모르고 이용하는 코카콜라 매장 옆에 전
   차(電車)가 선다.
그러다가 어느 날 변화가 생겼다. 별안간
   진홍색 꽃의 괴이(怪異)한 불꽃에
불타 죽은 노란 잎들이, 변하기 잘하는
   벨베트가 되었다.
이제 전차는 조용하고, 아랍인들은 평화
   롭게 떠나갔다.
우리는 이것을 영어(英語)로 불꽃나무라 부르나,
   실상 타는 것은 우리들이다.
 
(고원 번역)
 
 
버스를 기다리며
 
나이와는 달리 여인의 눈은 더욱 젊어지
   고,
상점에 가득하던 의상으로 치장을 했다.
바람 모질고 비는 억수로 퍼부었으나
여인의 자태는 여름을 따라 한결 부드러
   웠다.
 
꿈인 줄 알면서 사라져 버리지 않는 꿈,
시계와 일기(日氣)에 마음 쓰지 않는 잠시.
나는 신문을 내던졌다. 신문은 그러한 얘
   기를 전하지 않고,
가질 수 없는 것, 영원한 건강과 자유와
   영광을 부르짖었다.
그것은 잃어버린 때묻은 깃털을 휘휘 돌
   려 보냈다.
 
그래서 우리는 기회를 놓쳤을까? 혹은
   우리는 바람 부는 방향을 분명히 알고
   있을까?
 
(고원 번역) 
 
 
 
 
죤 홀로웨이(John Holloway)
 
 
밤 여행
 
새벽 첫 시간에
창가의 자리에 앉은 나그네는
눈을 비비며 잠에서 깨어,
큼직하고 짤막한 손가락으로
헝클어진 머리를 빗어 넘기고 하품을 하
   고,
허옇게 이슬 맺힌 흐린 유리창을 닦고 나
   서는,
아마 그의 고향땅이 보이는 듯
참으로 열심히 밖을 내다보았다.
 
그러나 새벽 둘째 시간에
창가의 자리에 앉은 나그네는
너무도 아름답거나 너무도 혹독해서
차마 못견딜 무엇을 보기라도 한 듯이
갑자기 세상에서 눈을 돌려 버렸다.
그리고 내 눈과 마주치자 그는
몸을 벽에다 움추렸는데, 나는 그가
운다고 생각했으나 자고 있었는지도 모른
   다.
 
새벽 셋째 시간에는
표 파는 이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나그네는 다른 어느 곳,
더 먼 어느 곳으로 갈
다른 표를 달라고 불쑥 청하였다.
나그네는 당황한 채 간단히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세상의 어디로
가야 할지를 모르는 것이었다.
 
(고원 번역)
 
 
합류(合流)
 
남자와 여자는 가장 복잡한
해안(海岸)을 이룬다.
바다 위에 행여 가벼운
움직임 하나 귀찮은 일 없을 때,
가오리와 오징어와 십각류(十脚類)는
해도(海圖)에 없는 고요한 잠자리를 마련한다.
 
그리하여 미풍이 불어
흰 물결 검은 물결이 일 때,
혹은 기선이 그 뒤로
흔적을 남기며 지나갈 때,
눈 먼 괴물들이 떠서 잠들어 있는
심해(深海)를 방해하는 아무것도 없다.
 
현명하게도 그들은 오직
여기 해면(海面) 위로 순항(巡航)해 올라올 뿐,
바다 속을 살피는 측선(測船)이나 잠수기(潛水器)를
성급히 사용하지 않는다.
바닷물은 뒤섞이고, 경솔하게도
무엇을 해야 할지 물을 필요는 없다.
 
(고원 번역)
 
 
 
 
테드 휴즈(Ted Hughes)
 
 
조가비
 
흰 조가비, 갈색 조가비, 바닷물에 뒹구는
바다의 조가비들이 울부짖으며,
물거품을 물고 재잘거리는 사주(砂州)에 무리질
   때,
그것은 기묘한 혼잡-
그러나 파도가 물러날 때는 외마디소리를
   지르고,
혹은 환히 드러나 메마른 채 번쩍인다.
 
암흑이 <시간>의 몸에
진주와 괴물과 말미잘을 출생시키는
그 거대한 바다의 침대로부터
나오는 것은 다만 조가비뿐, 와서는
공허(空虛)를 재재거리거나, 아니면
말 없이 고이 드러눕는다.
 
(고원 번역)
 
영국편 끝



파일 [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36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6 릴케 시모음 2017-05-06 0 2085
15 베를렌 시모음 2017-05-05 0 1570
14 빅토르 위고 시모음 2017-05-05 0 1849
13 랭보 시모음 2017-05-05 0 5983
12 보들레르 시모음 2017-04-01 0 2839
11 한국현대시 100선 [모셔온 향기] 2016-03-19 0 5747
10 하필이면 /장영희 [퍼온 글] 2014-09-21 0 2871
9 세계단편소설 묶음 2013-05-10 0 10953
8 주제별로 보는 동시 동시조 및 동요 묶음 [한국] 2013-03-29 0 4282
7 명작동화 및 우수동화모음 [한국] 2013-03-22 0 3950
6 한국 현대시 모음 ,고시조 모음 및 해설(외 고전 시가모음) 2013-03-06 1 18689
5 한국 현대수필 및 해설 (외 좋은 수필 101편 읽기) 2013-02-26 1 16307
4 추천 수필 모음 2013-02-26 1 5139
3 꽃에 대한 수필 모음 2013-02-26 2 4270
2 세계시인들의 시모음 및 해설 2013-02-26 0 7858
1 한국의 유명한 시인들 시모음 2013-02-26 2 11874
‹처음  이전 2 3 4 5 6 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