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동시에 대한 비판
-단순한 재현이 아닌 표현하고자 하는 몸짓이 배어 있어야
삶의 모습을 단순히 '재현' 하지 않고 마음속의 끓어오르는 그 무엇인가를 화폭에 '표현'하고자 하는 몸짓이 배어 있습니다. 그런 의도적인 표현과 노력이 고흐의 <자화상>을 예술 작품으로 더 빛나게 합니다.
선생님께 배운 우리의 글쓰기 방법은 어떻게 보면 '반영론'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삶이 절실하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재현하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걸 우리는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문학 작품이 삶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재현해야 한다고 말할 때 그것이 마치 작품이 거울이나 사진처럼 단순하게 기록하는 수동적이고 기계적인 모습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루카치의 말대로 "진리는 외양으로 주어진 것의 반영이 아니라 객관적인 현실에 대한 한층 심오하고 포괄적인 반영이다" 즉 "세계에 대한 단순한 반영이라기보다는 세계 내로의 창조적인 개입"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작가 2003년 겨울호. 도종환의 ‘정심으로 걸어간 어린이문학의 한 길'에서-)
시는 단순한 '재현'이 아닌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야 하듯이 생활 동시( 삶의 동시)라고 하여 단순한 재현에만 머문다면 생각해 볼 점이다.
반영론에 해당하는 동시들이 거울이나 사진처럼 단순히 반영하고 재현하는 데만 머문다면 예술성이 떨어진다. 루카치의 말대로 단순한 반영이어서는 안되고 세계 내로의 창조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
나는 작품에서 창조성이 많이 보이면 보일수록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생활 동시라고 하여 그냥 어린이들이 쓴 시처럼 단순히 어떤 일의 재현에만 그친다면‘어린이시'보다 감동은 물론 읽는 재미도 떨어질 것이다. 그런데 발표되는 생활 동시를 보면 그냥 단순한 재현에만 머물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재에 맞춰 그냥 기술하듯이 쓰고 있다. 이런 식으로 쓴다면 시 쓰기에 무슨 어려움이 있으랴.
여기에 견주어 사물시는 사물의 발견, 새로운 인식에 있다 보니 도리어 쓰기가 어렵다. 동시인들이 이것을 모르고 생활을 소재로 서술만 하면 시가 되는 걸로 착각하고 있다
(2004. 3)
출처 http://kosam43.egloos.com/111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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