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로르의 노래 / 로트레아몽 (황현산 옮김) (42)
네번째 노래(7)
(7) 자연법칙의 잠재적이거나 가시적인 기능에서 비정상적인 일탈을 목격하게 되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다. 실제로, 저마다 자기 생애의 갖가지 단계를 찬찬히 뜯어보는 창의적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면(단 하나의 단계도 잊지 말아야 하는데, 내가 주장하는 바의 증거를 제공하게 되어 있었던 것이 바로 그 단계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다른 상황에서는 우스꽝스럽게 보였을 정도로 놀라지 않고는 떠올릴 수 없는 기억이 있을 터라, 제일 먼저 객관적인 사실을 말하자면, 어떤 날, 자신이 관찰과 경험에 의해 제공된 기지의 관념을 확실하게 넘어선 것처럼 보였거나 실제로 넘어섰던 어떤 현상의 목격자가 되었던 기억이 그것인데, 예를 들자면 두꺼비 비 같은 것으로, 그 마술적인 광경이 처음에는 학자들에게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두번째이자 마지막으로 주관적인 사실을 이야기하겠는데, 다른 어떤 날, 자신의 영혼이 심리학의 탐구적인 시선 앞에서, 이성의 착란이라고 말하지는 않겠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착란은 덜 흥미롭기는커녕 한결 더 흥미롭다). 적어도 내 과장된 언어에서 생겨난 명백한 졸작을 결코 용서하지 않을 몇몇 냉담한 사람들에게 까다롭지 않은 말로 하자면, 이례적이면서 꽤 자주 매우 심각한 상태를 드러내보이는데, 그 상태는 양식이 상상력에 허용한 경계가 때로는 그 두 힘1) 사이에 체결된 덧없는 계약에도 불구하고, 불행하게도 의지의 강력한 압력에 의해, 그러나 또한 대부분의 경우는 효과적인 협력의 부재에 위해 무너졌음을 나타낸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몇 가지 예를 들자. 아무쪼록 주의깊은 절도를 반려로 삼기만 한다면, 그 적절함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나는 두 개의 예를 제시한다. 분노의 열광이 오만의 병. 나는 내 글을 읽는 독자에게, 내가 문장을 지나치게 빠르게 전개하면서, 꺾어내는 문학의 몇몇 아름다움에 대해 막연하고 하물며 잘못되기도 한 관념을 품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한다. 아아! 내가 내 추론과 비교를 천천히 그리고 대단히 장려하게 펼쳐내어(그러나 누가 자신의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겠는가?). 사람들 하나하나에게 내 공포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 경악을 더 잘 이해시키고 싶었던 것은, 어느 여름날 저녁, 태양이 수평선에 기울어졌다 싶을 무렵에, 다리 끝과 팔 끝 부분에 달린 넓적한 오리 물갈퀴를 놀리며, 비례적으로 돌고래의 등지느러미만큼 길고 뾰쪽한 등지느러미를 단, 근육도 튼튼한 인간 존재가 바다 위에서 헤엄을 치는 것을 보았을 때인데, 수많은 물고기떼가 (나는 이 행렬에서, 다른 여러 수중 주민들 가운데, 전기가오리, 그린란드아나르다 고래와 쭈굴감팽을 보았다). 최대치의 감탄을 매우 과시적으로 드러내며 그 인간을 뒤따르고 있었다. 이따금 그가 잠수를 하면, 그의 점착성 육체가 이백 미터나 떨어진 곳에서 거의 즉시에 다시 나타나곤 했다. 쇠물돼지들은, 내 의견이지만 훌륭한 헤엄 선수라는 명성을 훔쳐오지 못한 것들이라. 이 신종 양서류을 멀리서 겨우 따를 수 있었다. 독자가 내 서술에 어리석은 맹신이라는 해로운 장애물보다는 깊은 신뢰라는 최상의 도움을 바친다면, 그에게 후회할 이유가 없다고 나는 생각하는바, 이신뢰는 시적 신비를, 내가 책임지고 밝혀야 할 독자 자신의 의견에 따르면 수가 너무 적다는 이 신비를, 비밀스러운 공감의 힘으로 조목조목 검토할 터이며, 그때마다 수중식물의 자극성 냄새가 깊이 스며들어 있는 그런 기회가, 오늘날에는 기회가 뜬금없이 나타나는 만큼, 나타날 터이고, 물갈퀴 조류와는 구별되는 특징을 제 것으로 삼은 괴물 하나가 담겨 있는 이 장절에 서늘한 북풍이 그 냄새를 옮겨올 터이다. 여기서 누가 제 것으로 삼았다고 말하는가? 인간은, 다양하고 복잡한 그 본성에 의해, 여전히 경계를 확장할 방법을 모르지 않는다는 점을 익히 알아야 할 것이나, 물속에서는 해마처럼 살고, 대기의 상층부를 가로지르기로는 흰꼬리독수리와 같으며, 지하에서는 두더지, 쥐며느리와 같고, 유충의 숭고함과 같다. 더 간결하거나 덜 간결한(그러나 덜 보다는 더) 인간의 형태를 놓고, 내가 머리를 짜내 생각해보았자, 최고로 든든한 위안의 범주란 게 이 정도이기게, 나는 아주 먼 거리에서 그 인간 존재가, 가장 장대한 가마우지도 결코 그럴 수 없을 만큼, 파도의 수면에서 사지를 놀려 헤엄치는 것을 보고, 아마도 그 팔과 다리 끝에 일어난 새로운 변화는 어떤 알지 못한 범죄의 속죄징벌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머리를 썩여가며 연민의 우울한 알약을 미리 제조할 필요는 없었다. 두 팔로는 쓰디쓴 파도를 번갈아 후려치고, 그사이에 두 다리로는 돌고래의 나선형 어금니들이 지닌 힘과 맞먹는 힘으로 층층의 물을 후방으로 밀어내는 이 사내가 형벌로 그 이상한 형태를 둘러썼다기보다는 자진해서 그걸 제것으로 삼은 것은 아닌지 나는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나중에 알게 된 바에 의하면, 진실은 다음과 같이 단순하다. 이 유동하는 원소 속에서 삶을 연장하다보니, 여러 바위투성이 대륙에서 스스로 망명한 이 인간 존재 속에, 중요하지만 본질적이지 않은 변화가 느낄 수도 없이 서서히 일어난 것이고, 그게 내눈에 띄었던 것이고, 그 물건이 처음 나타났던 순간부터, 자못 당황한 시선이 그 기이한 형태에 따라 물고기라고 여겼던 것인데(차마 말하기 어려운 경솔함 때문인데, 그게 빗나갈 경우 심리학자들이 신중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감정을 불러온다.) 그 형태는 아직 박물학자들의 분류체계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내가 비록 너무 불확실한 조건에서 상상한 다음의 가정 쪽으로 기울려는 허용 가능한 의도를 품은 것은 아닐지라도, 아무튼 저 학자들의 사후 저작에는 기록되리라고 본다. 사실, 이 양서인간은(양서인간이 존재하고, 그 반대를 주장할 수는 없으므로). 물고기들과 고래들을 별도로 친다면, 오직 나에게만 보였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몇몇 농부들이 이 초자연적인 현상에 당황하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멈춰 서는 것을 보았기 때문인데, 그들은 자기들의 눈에는 온갖 종류의 측정 가능하고 일정한 양의 물고기떼밖에 보이지 않는 바다의 한 곳을 왜 내 두 눈이, 꺾을 수 없을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인내심으로, 끊임없이 응시하고 있는지 이해하려고 헛되이 애를 쓰면서, 커다란 제 입구멍을 필경 고래만큼 크게 벌렸다. "그걸 보고 자기들은 미소를 짓지만, 하나 나처럼 창백해지지는 않는데". 그들은 정취 넘치는 자기들의 언어로 말하길, "자기들은 바보가 아니기에, 정확히 내가 물고기들의 목가적인 선회 이동은 보지 않고, 내 시선이 훨씬 더 앞쪽에 막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나와 관련된 것을 말하자면, 그 강력한 입들의 주목할 만한 크기를 향해 내 눈을 기계적으로 돌리고, 혼자 속으로, 우주 전체에서 산만큼이나, 아니 적어도 곶벼랑만큼이나 (청하옵건대, 찬양하시라. 어느 구석 한 뼘 땅도 놓치지 않는 유보표현의 섬세함을) 거대한 펠리컨이 발견되지 않는 이상에는, 어떤 맹금의 부리나 어떤 야수의 턱뼈도 이 벌어진, 그러나 너무나 음울한 이 분화구들 하나하나를 결코 능가할 수도, 심지어 이에 맞설 수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내가 은유의 호의적인 사용법에 많은 여지를 남겨둔다 하더라도(이 수사법은, 선입관이나 잘못된 사고나, 실은 그게 그거지만, 그런 것에 물든 자들이 흔히 애써 머릿속에 그리는 것 이상으로, 무한을 향한 인간의 갈망에 훨씬 더 많는 도움을 준다). 농부들의 우스꽝스러운 입이 향유고래 세 마리를 삼킬 만큼 넓게 여전히 벌어져 있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실이다. 우리의 생각을 더 줄이자. 진지해지자, 그리하여 이제 갓 태어난 세 마리 아기 코끼리로 만족하자. 단 한 번 팔을 휘저어, 양서인간은 자기 뒤에 일 킬로미터의 거품 이는 물이랑을 남겼다. 다시 물속에 잠기기 전, 앞으로 뻗은 팔이 공중에 떠 있는 매우 짧은 순간에, 일시 벌어졌다가 피막의 형태를 지닌 피부의 움추림 덕택에 다시 합해진, 그의 손가락들이 허공으로 높이 솟구쳐 별을 붙잡는 것만 같았다. 내가 바위 위에 서서, 두 손을 갈매기처럼 모아, 소리치자. 게와 갯가제들이 가장 은밀한 바위틈의 어둠 속으로 도망쳤다: "오, 그대, 수영으로 군함조의 긴 날개의 비상을 이기는 자여, 인류가 그 내면의 생각을 충실하게, 말로 바꾸어 힘차게 내 던지는 저 울림도 거대한 목소리의 의미를 자네가 아직도 이해한다면, 그 빠른 행보를 잠시 중단하고, 자네가 밟아온 진실한 이력의 고비를 나에게 간략하게 말해주게. 그러나 자네에게 경고하건대, 내게 우정과 존경심을자아내게 하는 것이 자네의 대담한 의도라면, 내게 말을 던질 필요가 없네. 그런 감정이야 상어처럼 우아하고 힘차게 그 굽힐 줄 모르는 일직선의 순례를 완수하는 자네를 처음 보는 순간부터, 내가 자네에게 느꼈던 것." 한줄기 한숨소리가 내 뼈를 얼어붙게 하고, 내 발바닥을 올려놓은 바위를 흔들며(그런 절망의 울부짖음을 내 귀에 전하는 음파의 거친 침입으로 나 자신이 흔들린 것이 아닌, 이상). 지구의 내장에까지 들렸으며, 물고기들이 눈사태의 굉음을 내며 파도 아래도 잠겨들었다. 양서인간은 감히 너무 가까이 해안까지 다가오지는 않았으나. 제 목소리가 내 고막까지 또렷하게 도달한다는 것은 확인하자. 해초에 덮인 제 상체를 울부짖는 물결 위로 띄운 정도로, 물갈퀴가 달린 사지의 움직임을 줄였다. 나는 그가 지고한 명령을 받들어, 방황하는 한 무더기 기억들을 소환하려는 듯, 머리를 숙이는 것을 보았다. 이 성스러운 고문서적 작업을 하는 그를 나는 감히 방해할 수 없었다. 과거 속에 잠겨들어간 그는 한 덩이 암초와 방불했다. 그는 마침내 이런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지네는 적이 없지 않다네, 수많은 발의 환상적인 아름다움이 동물들의 호감을 끌어모으기는커녕 놈들에게 십중팔구 질투심 어린 분노나 유발하는 강력한 자극제일 뿐이지. 그래서 나는 이 토충이 강렬하기 그지없는 증오의 표적이 된다는 것을 알고도 놀라지 않을 것이네. 나는 자네에게 내 출생지를 감추겠네. 그거야 내 이야기와 별 상관이 없지만, 내 가족을 생각하면 다시 솟아오르는 부끄러움은 내 의무와 상관이 있지. 내 아버지와 어머니는 (신이여, 그분들을 용서하소서!) 일 년을 기다린 후, 하늘이 자신들의 소원을 들어준 걸 알았다네. 두 쌍둥이. 내 형과 내가 태어났지. 그런 만큼 서로 사랑하는 것이 더욱 당연하지. 내 이야기는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야. 둘 중에 내가 더 아름답고 더 영리해서, 형은 나에게 증오를 품고, 제 감정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았지. 이 때문에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랑의 가장 큰 부분을 내게 쏟아부었고, 나도 성실하고 변함없는 우애로, 같은 혈육에서 출생한 자에게 격분할 권리가 없는 한 영혼을 달래려고 노력했다네. 그런데 내 형은 제 분노의 한계를 모르고, 전혀 엉터리도 없는 중상으로, 우리 공동 부모의 마음에서 내가 미더움을 잃게 했지. 나는 십오 년 동안 지하토굴에서 먹을 것이라고는 유충과 흙탕물밖에는 없이 살지 않았겠나. 이 부당한 장기 유폐에서 내가 체험했던 전대미문의 고통을 세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네. 이따금, 하루의 어느 시간에, 형리 셋이 하나씩, 차례로 돌아가며, 갑자기 들이닥치곤 했다네. 집게와 장도리와 가지가지 고문도구를 들고 말일세. 고통이 내게서 뽑아낸 비명이 그들의 완고함을 흔들지 못했고, 내가 흘린 대량의 피가 그들을 미소짓게 했지. 오, 내 형이여, 나는 너를 용서한다. 내 모든 고통의 제일 원인인 너를! 눈먼 광분이 끝에 가서라도 제 자신의 눈을 뜨게 할 수 있겠는가! 영원한 감옥에서 나는 많은 성찰을 했다네. 인류에 대한 내 전반적인 증오가 어떤 것이었을지. 자네는 짐작하겠지 점차적인 쇠약, 육체와 정신의 고립이 아직 이성을 완전히 잃게 하지는 않아서, 내가 이제는 사랑하지 않는 그 사람들한테 원한을 품을 정도는 되었지. 나를 노예로 삼은 그 삼중 질곡을 말이야. 나는 꾀를 써서 내 자유를 되찾지 않았겠나! 비록 내 동류들이라고 불리긴 하나, 이날까지 나와 닮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대륙의 주민들에게 진저리가 나서(그들이 내가 자기들과 닮았다고 생각했다면, 왜 나에게 고통을 주었겠는가?). 만일 바다가 숙명적으로 살아온 생애보다 앞선 생애의 먼 기억을 내게 보여준다면, 죽음을 끌어안으리라는 결심을 단단히 굳히고, 나는 해안의 자갈밭을 향해 달려갔지. 자네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 있겠는가? 내 부모의 집에서 도망친 그날 이후, 바다와 그 수정 동굴에서 살게 된 것을, 자네가 생각하는 것만큼 한탄하지는 않는다네. 섭리는, 자네가 보다시피, 내게 백조의 기관을 일부 마련해주었지. 물고기들과는 평화롭게 살아서, 너석들은 내가 자기들의 군주라도 되는 듯이, 필요한 양식을 구해주지. 자네가 불쾌하게 여기지만 않는다면, 내가 한번 특별히 약정된 휘파람을 불어보겠네. 그럼 녀석들이 어떻게 다시 나타나는지 보게 될 걸세." 그가 예고한 일이 일어났다. 그는 자기 신하들의 행렬에 둘러싸여, 그 왕자의 위엄이 어린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몇초 후에 그가 내 육안에서는 완전히 사라졌지만, 망원경을 통해서는, 그와 수평선의 마지막 변을 여전히 구별할 수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 헤엄을 치고, 다른 손으로는 단단한 땅에 접근한 데서 오는 두려운 긴장으로 핏발이 선 두 눈을 닦았다. 나를 기쁘게 하려고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나는 깍아지른 절벽에 그 고자질쟁이 도구를 집어던졌다. 망원경은 이 바위 저 바위에 부딪쳐 튀어올랐으며, 그 흩어진 조각들을 삼킨 것은 파도였다. 마지막 표현과 마지막 작별이 그와 같았으니, 그로써 나는 고결하고 불운한 한 지성 앞에, 마치 꿈속에서처럼, 인사를 하였더라! 그렇지만, 그 여름 날 밤에, 일어난 일에서, 모든것이 사실이었다.
1) 다시 말해서 양식과 상상력
이미지를 클릭하면 다음이미지가 보여집니다.
1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