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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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행방불명의 호구조사책 52책 (김광림)
2010년 07월 05일 08시 37분  조회:5406  추천:45  작성자: 김광림

                                               동아시아와 미국의 교차로에서         
                                   
김광림의 버클리통신15

                       
나의 가족사 찾기(2)
 

행방불명의 호구조사책  52책


1910~30년대에 함경도지역에서 발간된 김해김씨 족보 10여종을 아무리 찾아봐도 우리 가문의 선색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고조할아버지와  증조할아버지의 고향인 회령에서  1930
년에 발간된  『金海金氏王山世家璿源世譜』에 김해김씨의 세가문이 18세기 중엽에 경기도 양주에서, 또는 강원도 통천에서 함경도로 이주하고 19세기 중엽에 다시 간도로 이주하는 거의 200년간에 걸치는 상세한 기록이 나오는데 그 중 한 가문의 이주사가 나의 가문의 구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얘기와 아주 흡사하였다. 그런데 그 당시 이 세 가문이 간도에 이주하여 살던 곳이 오늘의 연변조선족자치주 화룡시 南坪鎭 일대이고, 나의 가문이 간도로 이주한 곳이 오늘의 용정시 智信鎭일대인 것이 결정적인 차이이고,  1930년 당시 족보에 기록된 간도에 이주한 이 세가문의후손들의 이름이 당시의 나의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 아버지 형제들과 일치하지 않았고, 가족구성도 잘 맞지 않았다.

한가지 유감스러운 것은 회령에서 발간된 『金海金氏王山世家璿源世譜』가 총 18권으로 편찬되었다고 서문에 나오는데 현재 한국에서 찾아낼수 있는 것은 總編과 甲券 모두하여 5권뿐이어서 나머지 乙券, 丙券, 丁券, 終編 13권은 소재가 불명하다. 나의 가문의 기록이 그 족보의 실종된 부분에 있을 수도 있다는 일말의 기대감도 있는데 혹시나 조선 평양의  중앙도서관같은데 한국에서는 찾아낼수 없는 13권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 한국의 족보전문가들한테서 들은 얘기에 의하면, 조선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들어선후 족보를 봉건시대의 유물로 간주하여 모아서 다 태우려 했는데 어느 유명한 역사학자가 김 일성주석한테 귀중한 민족의 문화유산을 없앴을 없다는 간청을 하여 중앙도서관의 지하실에 다 남겨두었고, 그러나 일반인에게 공개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한편 족보에는 모든 가문이 다 기록됐을 것이라는 것도 일종의 족보에 대한 맹신에 지나지 않는다. 족보전문가들의 견해에 의하면, 족보의 편찬과정에서도 돈이 필요하고 인맥과 정보가 필요하다.

고 한다. 1930년에 아무리 회령에서 김해김씨들이 모여서 족보를 편찬하였다 하더라도  간도에 살면서 돈이 없었거나 족보를 편찬한다는 정보를 모르고 있었거나 또는 족보편찬자들과 아무런 인맥이 없었으면 아예 족보에 올려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학교 규장각도서관에서 발견한 자료

그리하여 나는 족보를 통하여 가족사를 찾는 노력을 일단 접기로 하고, 함경도 회령지역과  간도 지역의 향토사, 호적관계 자료를 많이 찾아보기로 하였다.  그과정에서 간도의 초기의 조선이민에 관해서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고, 뜻하지 않게 이 부분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나는 나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호적에 관계되는 자료를 찾아보려고 일본, 중국에서 가능한대로 많은 노력을 해 보았다. 나의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의 호적에 관계되는 자료가 남아있다면 아마 1900년대부터 1950년대 일 것이다. 그리하여 이 시기의 조선, 중국, 일본측의 간도에 대한 인구조사, 호적관계 자료를 찾아낼수 있는 범위내에서 많이 찾아보았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주목한 것이  구한말정부의 北墾島視察使 李 範允이 1902년에 北間島를 시찰하면서 기록한 호구조사책 52책을 구한말정부의 內部에 제출했다는 기록이었다. 이 기록의 설명에 李 範允일행이 북간도 지역의 약 10만명의 조선인들에 대하여 호구조사를 하였다고 하니 52책의 호구조사책에는 당시 북간도에 거주하던 수천 가족 이상의 호구부가 들어있을수 있고,  혹시 그 속에  나의 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는 그 때에 이미 타계했던 것 같다)의 호구부도 들어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그리하여 이 52책의 호구조사책을 백방으로 찾아봤는데 그 과정에서 한국의 국경문제 연구가 梁 泰鎭선생이 1992년에 편집한 『「1902年」間島邊界戶籍案』이라는 자료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 자료는 1902년에 구한말정부의 宮內府에서 만든것으로 보이는데 서간도 지역의 1,420 가족의 호구부가 여기에 들어있었다. 구한말의 호구부는 호주의 고조할아버지까지 4대 조상을 기록하고 외가집은 외할아버지를 기록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때문에 가문의 뿌리를 확인하는데는 아주 유효하다. 나는 이 자료를 보고나서 정말이지 감탄하게 되었다. 서간도이면 현재의 중국 길림성 통화지구 일대인데 거기에 오래전부터 살고있는 조선족들이라면 이 자료를 활용하면 자기들의 가족사를 많이확인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梁 泰鎭선생은 이 자료를 편집하면서 이 자료가 어디에서 출처했는지 밝히지 않았고 자료에 대하여 상세한 설명을 달지 않았었다. 그리고 이 자료는 서간도 지역의 호구자료이기에 북간도에 살고 있던 나의 가문과는 직접 연관이 없었다. 그래도 잘하면 이런 호구자료를 더 발굴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게 됐다. 

   나는 작년 5월에 한국 서울대학교 규장각도서관에 가서 함경도와 간도 지역의 향토사, 호구관계 자료를 찾아봤다. 간도지역에 대해서는「간도」라는 키워드를 입력하여 찾았는데 어쩐지 새로운 자료들이 거의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하여 마침 함경도 지역을 같이 조사하던 김에 키워드를「회령」이라고 입력해봤다. 그랬더니 회령에 관계되는 자료목록중에 ≪會寧郡對岸古間島田結摠數成冊≫이라는 자료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여지껏 찾아본 간도에 관한 자료중 이런 이름의 자료를 보기는 처음이었다. 이 자료는 1901년에 회령군에서 작성한 것으로 1책23장으로 구성되었고, 필사본이었다. 그래서 함경도의 다른 군들에서도 비슷한 자료를 만들었을 수있었다고 생각되어 간도와 두만강을 사이두고있는「무산」「종성」「온성」「경원」을 키워드로 입력해보왔더니 거기에도  1901년에 함경도 무산군, 종성군, 온성군,

경원군에서 두만강 대안의 간도에 대하여 토지와  호구조사를 한 자료들이 여러개 발견되었다. 즉 여기에 그 자료이름들을 들면 다음과 같다. ≪茂山郡各社對岸間島居民戶數墾土結數成冊≫ ≪咸鏡北道鐘城郡對岸古間島田今春入種民名成冊≫ ≪穩城郡越便島居民地方遠近田野墾闢直檢繕冊≫≪慶源郡越便居韓民戶摠人口及田結地方檢査成冊≫ 그리고 더 나가서「변계」라는 키워드로 입력해봤더니 ≪咸北邊界成冊≫≪邊界戶籍案≫≪邊界戶籍成冊①≫≪邊界戶籍成冊②≫등자료들이 떠 올랐고, 그런 과정에서 ≪간도에 관한 종성군향청공문서≫라는 자료도 발견하였다. 이 몇가지 자료도 1902년에서 1903년 사이에 작성된 것이었다. 그 때 찾은 자료가 종류로 모두 10종이고 규장각도서관에서 원본자료를 복사하여 모으니 한 박스가 꽉 찰 정도가 되었다.

이 10종의 자료중 ≪邊界戶籍案≫은 1992년에 梁 泰鎭선생이 자료집으로 발간한적이 있는데 나머지 9종의 자료는 내가 여지껏 어디에서 본적이 없었고, 이 자료들이 활자로 발간되었거나 학계에서 활용됐다는 얘기를 듣지 못했다. 그리하여 이 자료들을  작년8월에 중국 연길에서 개최된  중국조선민족사학회 제2회학술대회에서 공개했는데 조선족 사학자가운데서 반응이 좋았고, 나도 자기가 여지껏 공개안된 자료를 발굴했다는 실감이 들었다.

  자기의 가족사를 찾아보려고 단순하게 시작했던 일이 조선민족의 함경도 지역으로의 이주사, 간도, 만주로의 이주사를 새로 공부하게 되고, 이 지역의 역사에 관한 자료를 발굴하게 되고, 족보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되었다. 어쩌면 가족사를 찾아보자는 노력에 의하여 조상들의 陰德을 입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도 구한말의 北墾島視察使 李 範允이 1902년에 北間島지역에서 기록한 호구조사책 52책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호구책이 발견된다면 나의 가족사 찾는데도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오래전부터 연변에서 살던 조선족들이면 자기 가족사를 찾아보는데는 결정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호구책은 이미 소실됐을 가능성이 크나 혹시나 한국의 어느 도서관, 정부의 문서관에서 발견되지않은채 잠자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0년7월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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