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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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기녀들의 애국적 “첩보단”
2014년 09월 13일 22시 08분  조회:4792  추천:30  작성자: 김문학
근대 재발견 100년전 한중일(69)

기녀들의 애국적 "첩보단"
  
김문학         

   19세기말 20세기초의 청국말기에 녀성해방운동이 중국사회에 신선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녀성해방운동의 진척수준은 흔히 문화적진보를 나타내는 지표라고도 일컬어진다.

  수천년이나 “남존녀비”, “부양억음(扶陽抑陰)”이라는 구도로 유전해온 전통에 구속된 녀성은 전족과 함께 신체적학대와 사상적예속에 이르기까지 녀성은 교육을 받을 권리도 박탈당했으며 사회적진출도 허용하지 않았다.
 
  청말에 이르어 전족반대운동이 시작되며 녀성들은 건전한 신체를 되찾는다. 또한 학교의 창설과 녀자국민의식의 각성도 창도되여 녀성자립자존 인격을 갖춘 인간으로 대접받으며 참정권까지 획득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말그대로 “천지개벽”의 용어가 알맞는 녀성해방기를 맞게 된다.
 
  중국 녀성의 지대한 변화는 주지하는바 당시 일본이란 이 근대적도가니에서 배운것이다. 북경대학의 교수 하효홍(夏曉虹)은 이렇게 지적한다.
 
   “청말에 관해 말하면 남녀동권이라는 개념은 최초 서양의 선교사들의 손으로 중국에 전파되지만 그뒤 크게 발전하는 시기는 일본과 실로 지대한 관계를 갖는다. 청조정부는 ‘녀학당규칙’을 제정할 때 일본의 제도를 모델로 했다는것은 이미 세상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리고 동경에서 결성한 ‘공애회(共愛會)’나 ‘중국유일녀학생회’, ‘녀자복건회’ 등 조직 또는 동경에서 출판된 《중국신녀계잡지》나 《천의(天義)》 등 잡지류는 청말 녀성사의 중요한 한 페지를 열었다. 이 시대의 녀성운동의 실적을 더 확실히 나타낸것은 수백, 수천명에 달하는 신사상을 흡수한 일본류학 녀학생들이며 그녀들은 그후 중국녀성이 본래 소유해야 할 권리를 획득하기 위한 투쟁의 주력으로 된다. 정치, 교육, 의학 등 각 분야에서 탁월한 공적을 세웠다. 일본은 추근(秋瑾)과 같은 중국의 녀성해방선구자를 키웠으며 동시에 그후 격렬한 의론을 일으킨 ‘량처현모’론을 청말 중국에 전파한다. 이런 모든 사례는 근대 일본과 중국의 녀성운동의 사이에는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밀접한 련결성이 있음을 여실히 립증해준다고 말할수 있다.”(《전족을 푼 녀성들》 서문)
 
                                                        
   이렇게 청말에 녀자학교의 보급과 더불어 녀성의 신문, 잡지 그리고 단체들이 우후죽순마냥 속속 생겨난다.
 
  전술한 하효홍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알려진 청국 녀성신문의 제1호는 중국인이 처음 창설한 녀학교ㅡ상해중국녀학당의 경영자들이 1898년 7월 창간한 《관화녀학보(官話女學報)》였다. “관화(官話)”라는것은 지방어가 아닌 당시의 표준어로서 교육하던 관화의 뜻으로 널리 읽히우기 위해서였다.
  당시 “녀학회”, “녀학당”, “녀학보”가 마치도 한그루 과수나무에 비유되였는데 이 3위일체의 관계로 녀성문제만 토론하는것이 아니라 학생교육, 이를테면 수신, 지식, 사상 등에서 녀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근대화의 물결을 타고 이 시기 녀성단체가 활발한 모습으로 속속 등장한다.
 
  근대적 최초의 녀성단체는 “중국녀학회”라고 한다. 앞서 말한 1898년에 창간된 《녀학보》가 곧 이 중국녀학회의 회보였다. 이 단체의 책임자로서는 담사동의 안해인 리윤(李閏)이 학회 리사였으며 강유위의 동생 강광인의 안해 황근오(黃謹娛) 역시 초기 리사였다.(량계초 《무술정변기》)
 
  그리고 일본류학생이 창설한 최초의 중국녀성단체는 1903년 4월에 탄생된 “공애회(共愛會)”라는 조직이였다. 호빈하(胡彬夏)가 초대 책임자였으며 류학생 유력지인 《절강조》, 《강소》 등에 “일본류학 녀학생공애회 규약”을 실어 국가관념을 구비한 녀성으로 되여 녀성국민으로서의 천직을 다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청말에 생긴 많은 녀성단체중에서도 신해혁명직전 상해에서 탄생한 기생들의 조직 《중화녀자첩보단(諜報團)》이 특기할만 하다.
 
  혁명적 색갈을 띤 많은 녀성단체의 탄생에 따라 민간의 녀성들도 사회에 참여하고 적극 혁명에 뛰여드는 풍조가 팽배해지는 이때 상해의 기생들도 가만있을수 없었다.
 
  상기생(桑寄生)의 “청말기녀조직정찰단”(월화보(T뗽ㅬ? 1944.12.16)에 따르면 이 기생조직은 청나라정부의 정보를 혁명당에게 제공하는 스파이활동조직이였다. 한족혁명당이 청정부를 뒤엎기 위해 반청혁명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있을 때 상해의 꽃이라 불린 기생들도 가명을 받고 자발적으로 조직된 단체였다.
 
  발기인은 장협금(張俠琴), 곽련화(郭蓮花), 강천금(康天琴) 등 기생들이였으며 장씨가 단장을 맡았다. 당시 이 스파이단체에는 상해 기생 반수 이상이 멤버로 참가했으며 량가집 일반 녀성도 가입했다고 한다.
                                         
  당시 혁명당원들은 대부분이 지식인이였으며 문인이 기원(妓院), 유곽 출입을 자주 하듯이 혁명당원들은 기원에서 기생을 끼고 혁명을 담론하는 때가 많았다.  늘 가까이에서 열혈혁명지식인들이 혁명리상을 열변으로 토하는것을 자주 들어 그녀들도 깊은 감명과 감화를 받았다. 서당개 3년이면 음풍영월이란 말이 되겠다.
 
  이밖에 당시 정치활동에 적극 참여한 녀성단체들로는 1904년 1월에 결성된 “반로씨야녀성동지회”가 반로씨야운동의 기운속에서 탄생된다. 1907년 철도부설권을 로씨야에 빼앗긴 당시 “녀성국민으로서 반차관” 글들이 신문잡지에 실리기도 했다.
 
  상해, 천진, 북경에 녀성단체가 많이 솟았는데 또하나 실례를 들면 엄복이 규약을 기초해준 천진의 “녀자교육회”(회장 려벽성(?碧城)가 설립되였으며 상해 유명한 녀의사인 장죽군(張竹君)은 “녀자흥학보험회”를 창설하여 호조호부식 자선조직형식으로 학교설립을 위한 자금을 모았다. 하여 후날 상해에서 녀자중서의학원을 창설하였다.
 
  1903년 일본에서 일본적십자사에 입회했던 녀자류학생이 8년후인 신해혁명때 중화적십자사를 결성하여 신해혁명에 기여하는것 역시 잊어버릴수 없다. 모택동이 자주 언급한 “녀성이 절반 하늘을 떠인다”는것은 사실 백년전에 스타트라인에 서있었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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