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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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邊境性 재발견
2010년 07월 28일 16시 10분  조회:4001  추천:33  작성자: 김문학

20.邊境性 재발견


김문학



일본인의 “변경성”콤플렉스는  특별하다. 근대래 세계사에서 유례를 볼수 없는 포스트근대 대국으로 탈바꿈하면서 중국문명에서 탈퇴해 “일본형문명”을 구축한 오늘 날까지 일본인은 여전히 자신들의 문화적 특질을 “변경성”에서 찾고 있다.

최근까지도 일본인 학자들이 “일본이야 말로 세계의 최후의 비경(秘境)일것이다”고 서슴없이  말하면서 “일본인 변경이며 일본인의 국민성, 사고나 행동은 그 변경성에 의해 설명하는 일본 변경론”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또한 그것은 지식인층을 초월하여 광범한 대중의 열렬한 호응을 받고 있다.

한국인 역시 중국대륙의 “변방”이란 의식이 강열하며 지금도 국제정세를 담론할때 꼭 빠지지 않고 번번이 등장하는것이 “변방”(변경)민족으로서의 自觉이다.

변경성이라는것은 단지 지리적 조건, 위치만 아니라 거기에 기인되는 문화적 의미를 말한다. 일본의 지대한 변경성 콤플렉스는 “모든 우수한 문화, 문명은 바다건너 저쪽중심에서 흘러오는것”으로 간주했다. 외부에서부터 들어오는 모든 문물에 대해 그들은 엉청난 호기심과 에네르기를 동원하여 수용, 소화시킴으로써 “일본문명”이란 이질적인 “잡종형문명”을 탄생시킨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일본문명”은 세계사적 흐름에 있어서의 일종 거대한 실험의 埸이었다고 할수 있다.

같은 시각에서 이제 우리 조선족의 고향인 연변을 다시 바라보자. 그것은 말할 나위도없이 중국대륙의 동북단에 위치한 “변경”이다. 1980년대 20대였던 필자가 연변을 문화답사 했을때 받았던 충격은 오늘도 기억속에 선명하다. 그것은 말그대로 “동아시아 최후의 秘境”그 자체였다. 이같은 비경이기에 조선족의 “순수성”,”단일성”이 제일 강도높이 보장될수 있는 지리적 환경이 주어졌다는 인심을 그때 나는 몸으로 느낄수 있었다.

어디 지리 조건에만 그치랴. 우리 조선족 전체가 그 문화 특질이 바로 “변경성”이란 용어로 해석할수 있지 않은가. 중국이란 거대한 중앙, 중심의 변두리에서 “경계인”으로 문화를 영위하고 있는 “변경인”. 이런 “변경성”이 바로 또한 우리의 “정신성”을 긍정짓는 하나의 중심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우리 고국인 한국인도 그러했듯이 우리는 한번도 세계의 “중심”이란 “우세”를 가져본적은 없다. 우리에게 주어진것은 행인지 불행인지 수미일관하게 “변경성”의식 뿐이다. 그리고 그 “변경성”의 콤플렉스에서 오는 “반발심”이란 용수철적인 심리장치를 우리는 또 튼튼히 소지하고 있다.

바꾸어말하면, 그것은 콤플렉스를 용수철로 삼아서 생활의 분발하는 원동력으로 활용한다는것이다.

약소민족에 변경성 민족의 2중마이너리티가 할수 있는것은 오직 하나뿐이다. 있는 에네르기를 배우고 아는것으로 전환시켜 그것을 지적인 힘으로 바꾸는것, 이것이 우리에게 恨을 푸는 방법이였으며 “소 팔아서도 자식 공부시키는” 눈물겨운 분발의 에네르기 그 자체였다.

필자는 우리 조선족의 “변경성”을 우리 정신사에서 차지하는 큰 팩터와 구조의 하나로서 파악하고자 한다. 변경성은 즉 일족의 정신성이기도 하며 그것은 우리의 지정학적, 정신적 단점인 동시에 우세이기도 하다고 재인식한다.

조선족이 전국최고의 교육보급률과 전국 학력의 최고수준을 이날까지 보전하고 있는 원천은 바로 이 변경성에서 유발되는 恨의식의 반작용에서 생기는 엄청난 구지욕, 학습력이다. 学习力(학습력), 이 조어 역시 필자의 창조이다. 배움의 힘, 배우려고 하는 의욕의 힘, 그리고 거기에 주입된 전 가족, 전민족적인 에네르기는 오늘도 식지 않고 있다.

이것이 우리 조선족 변경성의 무서운 파워이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했던 이유도 그네들의 호기심과 학습력이 뒷바침되었기때문이다. 한국 역시 변경민족의 소국으로서 일본에 뒤지지 않는 변경성의 에네르기를 자각하고 분발하는 힘이 “한강의 기적”을 만들어 냈던것이 아닐까.

조선족의 학습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연변의 “대중적 코미디”로서 널리 알려진 일화를 들어보자. 연변 시골에서 온 조선족 할머니가 생선을 연길시내의 시장에 힘겹게 이고 와서 팔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물고기 생선을 한어(중국어)로 뭐라 하는지 몰랐다.

그때 응급으로 고안해낸것이 「水肉(수이러우)」라는 단어였다. 「물고기」이니까, 물은 水(수), 고기는 肉(육) 이렇게 두 단어를 조립시켜 하나의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드디어 시장에 그 푸접좋고 머리좋은 우리 할머니의 큰 목소리가 신명나게 울려버린다.”买水肉啦~!”(물고기 사세요~!)

그냥 우스갯 소리로 흘려보내면 그만 이지만 필자는 웃고 본뒤 하나의 “발견”을 하게 되었다. 그 할머니의 발상은 천박해 보이지만 깊이 사색해보면 그 자신의 학습 활용력이 살아숨쉬고 있는것이었다. 옅은 한어지식으로 그는 물고기라는 한어식의 새로운 단어를 창조했던것이다. 물고기의 육신 역시 일종의 고기(肉)임은 생물학적으로도 통한다.

변경에서 사는 우리 할머니의 창조적 신조어에서 발견되는것은 우리 민족의 “창조성”그 자체이다. “변경성”을 하나의 “文化性”으로 파악할때 우리에게는 ①변경에서 오는 콤플렉스를 분발의 역량으로 전환시키는 용수철같은 역동이 있다는것, ②주위에 대한 불안감 또는 자기 위치 확인감에서 오는 왕성한 호기심, 에네르기 ③그 에네르기를 변경성 해소의 학습력으로 변용시키는것 ④중심, 중앙문명에는 결핍된 유연구조의 사고 ⑤주변과 중심의 요소를 복합시키는 봅합력, 이러한 5개의 큰 우세를 갖고있음을 自觉해야 한다.

필자는 이 5개의 힘을 “邊境性”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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