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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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소설《황제와 소녀》

7. 農具發明(황제와 소녀 연재)
2012년 02월 28일 09시 25분  조회:4100  추천:0  작성자: 김정룡
7. 農具誕生: 농구탄생

호랑이의 걸음으로 운우지정을 나누다

궁궐에서 옥녀 다음으로 가장 세도를 부리는 자는 육오(陸五)이다. 이 자는 머리가 3개이고 꼬리가 9개인 괴물이다. 머리가 3개이기에 밤과 낮이 따로 없이 일을 했다. 육오가 맡은 직책은 궁궐 음식을 만드는 주방을 관장하고, 짐승고기를 다루는 푸줏간에서 도살을 관장하는 일이었다. 짐승을 도살하는 것과 주방에서 짐승고기를 다루는 것을 ‘재(宰)’라 하며, 그 일을 하는 사람을 ‘재상(宰相)’이라 부른다.
우돌이 힘으로 말하자면 육오와 막상막하이나 권세에 밀려 재상의 심부름을 하는 신하이다. 육오는 인품이 좋고 성품이 바르고 의리를 중히 여기는 훌륭한 사내였다. 재상으로서 부하를 거느리는 통솔력이 좋아 주방과 푸줏간을 잘 이끄는 반면 머리가 3개나 달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총명하지 못한 단점이 있었다. 무슨 일이 생기면 머리를 쓸 궁리를 하지 않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성격 때문에 근래 들어 옥녀의 눈에 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육오는 그런대로 쓸모 많은 관리로 대접을 받아왔었는데 헌원이 나타난 이후 볼품없는 물건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옥녀가 헌원을 훌륭한 참모로 키우려는 욕심이 생겨 일단 육오를 보좌하는 일부터 맡겼다. 주방과 푸줏간의 일을 잘 배워내면 육오를 밀어내고 재상 자리에 앉히려는 심산이었다.
이른 봄 어느 날 우돌이 인근 마을로 내려가 소 백여 마리를 약탈해왔다. 옥녀는 기분이 좋아 그 소들을 잡아 큰 잔치를 벌이라 명을 내렸다. 푸줏간의 일꾼들이 분주해졌다. 소고기를 먹어 좋기는 하지만 그 많은 소들을 도살하고 가죽을 벗길 일에 미리부터 한숨을 지었다.
일군들의 둔한 일솜씨를 지켜보던 헌원이 답답한 마음에 팔을 걷고 나섰다. 그는 대나무를 소 허벅지 가죽과 살 사이에 꽂아 넣고 힘껏 불었다. 다리로 공기를 먹은 소들은 퉁퉁 부었고 물오른 나무껍질 벗기듯 가죽 벗기기가 식은 죽 먹기였다. 일꾼들이 너도나도 따라하자 일이 한결 편해졌다. 그러나 입으로 공기를 불어넣기가 쉽지 않았다. 폐활량이 굉장해야 했다. 헌원은 단숨에 3마리를 불었지만 장수인 육오도 한 마리를 불고나면 숨이 차 헐떡거렸다. 이처럼 소에게 공기를 부는 일은 어려웠다. 그래서 후세 사람들이 뻥 치는 것을 ‘추이뉴(吹牛: 소를 불다)’라 말한다.
헌원의 영리한 발명 덕분에 일꾼들은 쉽게 소를 도륙할 수 있어 저마다 헌원을 칭찬했다. 오천년이 흐른 후에도 그의 자손들은 여전히 이 방법을 사용했다. 그 후부터 육오는 물론이고 모든 일꾼들이 헌원을 숭배하고 따르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들은 옥녀는 흡족한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천하에 얻기 드문 천재로구나!”
헌원의 역할이 두드러지자 육오가 재상 자리를 내놓으려 했다. 허나 헌원은 발명품 창조에 심혈을 기울여야 하고 새로운 궁궐 축조도 열과 성을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재상을 맡을 겨를이 없었다. 더욱이 헌원은 성급하게 높은 자리에 오르면 그만큼 쉽게 곤두박질 칠 수 있음을 잘 알기에 천천히 탄탄하게 밟기로 마음먹었다. 궁궐에서 헌원의 입지가 탄탄해지는 모습에 그 누구보다 기뻐하고 행복한 사람은 아소였다.
“정말 축하드려요. 그러나 재상이 되는 것은 더 신중히 생각하셔야 해요. 세상의 모든 일은 마땅히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낮은 데서 높은 데로 한 걸음 한 걸음 차근차근 밟아야 실수 없이 성공의 봉우리에 이를 수 있죠. 당연히 남녀 사랑도 음양 교합도 마찬가지 이치죠. 호호.”
“음양 교합에도 순서점진(循序漸進)의 도가 있는 것이오?”
“그러하옵니다. 그것을 아홉 번 얕게 한 번 깊게 하는 구천일심(九淺一深) 혹은 여덟 번 얕게 두 번 깊게 하는 팔천이심(八淺二深)이라 하옵니다.”
사내가 교합하고자 하면 자신을 금옥과 같이 진귀하게 아껴야 한다. 여자를 정복하고자 하면 교합할 때 모름지기 근신하고 소심해야 한다. 썩은 말고삐를 몰아 가시덤불에 빠져들지 말고 절제해야 한다. 이 방법에 따라 억제하여 사정을 서두르지 않고 생명 활력을 도모하고 여자를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구천일심이나 팔천이심을 실천하고자 하면 처음부터 진한 애무가 아닌 잔잔한 애무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애무 기교는 손가락 끝에서부터 어깨에 이르기까지, 가운데 발가락 끝에서부터 대퇴부에 이르기까지 가볍고 느리게 애무한다. 발은 먼저 엄지발가락과 둘째 발가락에서 시작해 점차 위로 향해 이동한다. 대퇴부의 신경말초는 위로부터 아래로 분포해 있기 때문이다.
손은 중지에서 시작해 식지와 무명지에 미쳐 두 손가락을 서로 마찰한다. 손등을 마찰하지 않고 후진해 손바닥을 만지고 위로 이동해 네 손가락으로 팔 안쪽을 성의껏 애무하여 어깨까지 미쳐야 한다. 다음 왼손으로 여자의 어깨를 애무하고 오른손으로는 젖가슴, 엉덩이, 음부 등 민감한 성감대를 애무하는 동시에 입맞춤을 병행한다. 먼저 이마에 뽀뽀하고 입술로 목을 거쳐 귓불을 가벼이 잘근잘근 씹어 성욕을 자극한다.
“자, 이젠 구천일심을 서서히 실천해보세요.”
아홉 번 얕게 한 번 깊게, 오른쪽 세 번, 왼쪽 세 번. 뱀장어가 여울을 따라 올라가듯 거머리가 도랑물에서 헤엄치듯 나아간다. 이것은 사내가 응당 갖춰야 할 기본 기교이다. 목적은 사내 스스로 억제하여 쉽게 사정하지 않고 가능한 한 여자로 하여금 쾌락을 맛보게 하려는 데 있다. 양물을 얕게 아홉 차례 넣어 여자의 춘정을 감돌게 하고 마음이 들뜨게 한 연후에 호랑이를 둘러메치듯 온힘을 다하여 깊숙이 박아 넣는다. 얕게 아홉 번 넣을 때 여자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마찰의 쾌감을 느낄 수 있고 그런 연후 한 번 큰 힘으로 꽂음을 받으면 심장이 뛰고 온몸이 떨린다. 귀두가 질 깊은 곳에 다다르면 여자는 즉각 극도의 흥분에 빠져들고 질의 팽창과 긴축이 반복해서 일어난다. 이쯤 되면 쾌감과 짜릿함이 극에 이른다.
양물이 질속에서 오른편으로 세 차례 다시 왼편으로 세 차례 좌충우돌하여 마찰하면 여자는 반복해서 다른 쾌감을 받게 되고 질의 양 벽으로부터 오는 성욕이 고도로 팽창해 주체하지 못할 경지에 이른다.
양물이 음도에 진출할 때 바보처럼 판자를 두드리듯 거칠게 해서는 안 되며 뱀장어가 헤엄쳐나가듯 가로로 향하여 신체를 마주 움직여 질의 양 벽에 양물이 충돌하도록 한다. 혹은 음부에 진출할 때 좀벌레가 달리듯 한 번은 위로 한 번은 아래로 몸을 맞잡고 나아간다. 이 같이 하면 음도가 위아래로 흔들려 양물이 마찰되는 쾌감을 짜릿하게 느낀다.

헌원이 소녀에게 물었다.
“여왕님께서 반도원을 가꿀 때 복숭아나무를 어떻게 심었소?”
“아닌 밤중에 홍두께 내밀듯 갑자기 그건 왜 묻지요?”
“내 말은 손으로 심었느냐, 아니면.”
아소가 손으로 입을 살짝 가렸다.
“호호, 손으로 심지 않고 발로 심겠어요? 대체 뭘 알고 싶나요?”
“그러니까, 아무런 쟁기 없이 맨손으로 심었느냐, 그 말이오.”
옥녀가 반도원을 일굴 때 세상엔 쟁기라는 것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네 발 짐승이 앞발로 안식처인 굴을 파듯 숱한 노예들이 동원되어 손으로 땅을 파고 나무를 심었다. 그중 일부는 곤륜산을 이 잡듯 샅샅이 훑어 애목을 옮겨 심었고 일부는 복숭아 열매를 땅에 묻어 재배한 것이다. 들에서 자라는 감자, 무, 배추도 사람들이 손으로 일일이 땅을 파고 재배했다. 뭐든지 사람 손으로 땅을 헤치고 묻은 것이다. 이는 너무나 가혹한 노동이었다. 인간의 손은 네 발 짐승처럼 억세지 못해 툭하면 다쳐 피가 뚝뚝 터졌다. 고통이 말이 아니었다. 그런 까닭에 인간이 농작물 재배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너무 힘들고 고통스러워 더 발전시킬 수 없었다.
만약 인간에게 쟁기가 있다면 농작물 재배가 훨씬 수월해져 먹을 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이것이 헌원의 생각이었다. 아소와 한바탕 꿀 같은 교합을 마친 후 물었다.
“양물이 여자의 자궁 속에 들어가 헤집으면 아기가 생산되지 않소?”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만... 대부분 그러하지요.”
“그래서 내가 그 원리에 의해 땅을 헤치고 다루는 쟁기를 만들까 하오.”
헌원의 말을 들은 아소의 얼굴에 모란꽃이 활짝 피어났다.
“참으로 기발한 발상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인간들은 고단하고 고통스러운 원시적인 삶의 방식을 탈피하고 먹는 문제를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거예요.”
헌원이 궁궐 일꾼들을 불러 모았다. 단단하고 쉽게 꺾이지 않는 대나무와 박달나무를 벌목해 오라고 영을 내렸다. 한편 옥돌처럼 단단한 돌을 골라 나무 끝에 걸 수 있게 구멍을 뚫고 날이 뾰족하게 갈도록 했다. 이렇게 하여 남근을 닮은 최초의 쟁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 쟁기 이름은 곡괭이였다. 곡괭이의 특징은 끝이 뾰족하고 날이 예리해 땅이 잘 파이는 장점이 있고 따라서 풀이 가득한 땅과 이른 봄에 해동이 덜된 동토를 파헤치기에 좋았다. 그러나 물렁한 땅을 파는 데는 별 효력이 없을 뿐더러 파내는 흙의 양이 많지 않아 노동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헌원이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날이 넓적한 괭이를 만들었다. 곡괭이와 괭이는 땅을 파는 효과는 좋으나 파낸 흙을 간단히 옮기지 못하는 폐단이 있었다. 그래서 헌원은 땅을 팔 수도 있고 간단히 운반할 수도 있는 삽을 만들었다.
헌원이 만든 농구들이 농작물 재배에 사용됨에 따라 농사가 많이 수월해지고 토지 면적도 훨씬 넓어졌다. 야채류 재배는 물론 곤륜산 일대에 없던 보리와 밀을 재배하여 먹을거리가 굉장히 풍부해졌다. 이제까지 사람들이 열매를 따먹고 나무껍질을 벗겨 먹고 사냥으로 잡은 짐승만 먹었던 데 비해 헌원 덕분에 감자, 무, 배추를 널리 재배하여 야채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게 되었고 보리와 밀로 밥을 지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헌원의 불타는 의욕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흑치인(黑齒人: 후대 필리핀인)이 재배하는 볍씨를 구해 곤륜산에 심었다. 그러나 흑치인이 사는 곳은 열대기후여서 벼농사가 잘되지만 곤륜산은 고원 산간에 처해 있어 기후가 찬 편이고 해가 지는 곳이라 일조량이 많지 않아 벼농사가 실패하고 말았다.
헌원의 기발한 발명품들에 의해, 이를테면 옷을 지어내고 농기구를 만들어 농사가 향상되어 옥녀를 비롯한 궁궐 사람들은 물론 곤륜산 일대 백성들의 삶의 질이 예전에 비해 전례 없이 높아졌다. 이러한 획기적인 변화에 그 누구보다 가장 기뻐하는 사람이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옥녀였고 또 한 사람은 그의 딸 아소였다.
옥녀는 헌원이 매번 새로운 일을 해내고 새로운 발명을 해낼 때마다 크게 잔치를 베풀었다. 천신들과 신선, 머나먼 동방에 사는 동방삭까지 초대했다. 잔치 참석자들은 일제히 헌원 칭찬에 침이 다 말라버렸다. 뭇사람들의 칭찬에 정작 당사자인 헌원은 무덤덤한 태도인데 비해 옥녀는 기분이 하늘에 가 닿을 정도였다.
그동안 헌원은 더 자라 덩치가 굉장하나 나이가 젊어 피부가 탱탱하면서도 윤기가 반지르르 하게 돌고 팔다리와 복부 근육은 빵빵하면서도 유연했다. 양물은 물론 천하대물이고 계집을 다스리는 기교 또한 천하일품이다. 옥녀는 헌원과 방사를 나눈 후부터 개명수, 우돌, 육오 등 뭇사내들은 사람 냄새가 결여된 야성이 가득 찬 짐승으로 보여 교합의 재미를 도통 느낄 수 없었다. 항상 주인에게 꼬리를 저어대는 똥개처럼 웃음을 얼굴에 처바른 아신은 요즘 들어 웃음이 사라지고 늘 심각한 표정이었다. 도대체 무슨 심각한 일이 있는가?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홀로 벙어리 냉가슴 않으며 세월을 죽였다.
음양 교합에 있어 음과 양의 반응엔 커다란 차이가 있다. 음은 양의 물건이 시원찮거나 기교가 엉망이면 밑에 깔려서도 다른 사내 생각을 한다. 그러나 양물이 웬만하다면 교합에 정신을 집중하고 혼신을 다해 몰두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양은 물건을 박아 넣고 굴러대는 순간에도 천하대사를 생각하기도 하고 어제 맛있게 먹은 음식을 떠올리는가 하면 다른 계집의 음부를 생각하기도 한다. 정신이 받는 압력이 크면 클수록 교합을 제대로 치를 수 없다. 그런 연유로 사내들은 교합하고자 하면 우선 마음이 평화로워야 하고 기가 조화로워야 한다. 그렇지 않고 가슴에 돌덩이가 들어차 있으면 양물이 잘 발기되지 않고 교합 중 기교를 쏟을 수 없다.
헌원이 농기구를 발명한 이래 아신이 또 불면증에 시달렸다. 불면증이 심각하면 신경이 지칠 대로 지쳐 비몽사몽에 처하게 되고 정신이 해롱해롱해진다. 이런 시간을 오래 겪으면 생시도 꿈같고 꿈도 생시 같은, 즉 꿈과 생시의 경계가 사라지고 늘 환각 상태를 헤맨다. 주인 앞에서 지극히 근신하고 일거수일투족을 절제하던 아신이 요즘엔 이 얘기 저 얘기를 횡설수설을 늘어놓아 옥녀를 당황하게 만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어느 날 아신이 헌원의 농기구발명 축하연에 참석했다. 술을 거나하게 마시자 갑자기 취해 혼이 몸을 떠나버렸다. 축하연을 베푼 옥녀도 술을 진탕 마셨다. 소변이 급해진 그녀가 밖으로 나가자 아신이 도둑고양이처럼 뒤를 살금살금 밟았다.
술에 취한 옥녀는 변소가 아닌 풀이 무성한 길가에 앉아 치마를 걷어올리고 쭈그려 앉았다. 하늘을 보니 뭇별들 사이에 둥근 보름달이 떠 있고 보름달 속에서 월정이 그녀를 향해 손짓했다. 이 좋은 밤에 방사를 즐기기 않고 무엇을 하느냐는 시늉이었다. 옥녀의 음욕이 발작해 음도를 빠져나온 오줌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배설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구곡폭포의 물소리보다 더 컸고 오줌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땅이 푹 파여 커다란 호수가 생겼다. 호수는 옥녀의 오줌으로 찰랑거렸다.
그 모습을 보는 아신의 올빼미 눈이 커다란 황소 눈이 되었다. 음욕과 질투심이 동시에 염통을 찔러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네가 오줌으로 호수를 만든다면 나는 나무를 쓰러뜨려 보리라.”
아신은 바지를 벗고 양물을 꺼내 팔뚝만한 백양나무에 대고 오줌을 갈겼다. 헌데 나무가 꺾이기는커녕 기어 다니는 개미가 떨어져나갈 뿐 나무껍질마저 꿈쩍하지 않았다. 그래도 한 가닥 위안은 남았다. 옥녀가 아무리 강하다지만 앉아서 오줌을 갈기는 모습이 어쩐지 하찮아 보인 것이다. 나의 물건이 비록 우람하지는 못해도 거룩하게 보였다. 멋지게 서서 대자연을 향해 갈겨대지 않는가!
웅대한 포부는 물거품이 되었으나 그렇다고 사내의 욕구마저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멋진 창작품인 호수를 바라보며 희열을 만끽하던 옥녀가 일어서려는 순간 아신이 냅다 달려와 그녀의 옥돌떡판 같이 희고 탱탱한 엉덩이를 철썩 갈겼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옥녀가 화들짝 놀랐다. 무례하기 짝이 없는 아신을 당장 호통치려 했으나 엉덩이가 만류를 한다. 오랜만에 사내의 손맛을 본 엉덩이가 흐뭇해하는 것이었다.
신이든 사람이든 누구나 몸과 마음 사이에서 갈등을 겪으며 살아간다. 몸뚱이는 늘 욕망에 사로잡혀 있으나 머리는 그것을 거부한다. 그렇지 않으면 세상은 엉망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옥녀의 엉덩이는 육체적 감정에 충실하여 빨리 사내를 받아들이라 재촉하지만 머리는 냉정해야 했다. 더구나 옥녀는 천하의 왕이 아니던가.
“네, 이놈, 지금 죽고 싶은 게냐? 감히 천하지존을 능욕하다니.”
그럼에도 아신의 황소 눈은 음욕에 사로잡혀 촉촉이 젖어 있었다. 주인이 두렵다는 생각은 아예 없었으며 그냥 풀밭에 앉아 오줌을 갈기는 한 마리 암컷에 지나지 않았다.
“화를 진정하소서. 치마를 걷어올린 김에 달님이 지켜보는 이슬 맺힌 풀밭에서 한바탕 교접을 나누는 것도 별미이지 않겠습니까.”
“진정으로 네가 죽고 싶은 게로구나.”
옥녀가 화가 치밀어 손을 들어 아신의 뺨을 때렸으나 손이 빗나가고 말았다. 술에 너무 취한 탓이었다. 그 모습을 본 아신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아무리 왕이라 해도 술에 취하면 요리하기가 쉽기 때문이었다. 아신은 옥녀를 붙잡아 풀밭에 누이고는 치마를 위로 훌렁 걷어올렸다. 그녀의 음부가 달빛 아래 환하게 드러났다. 아신은 급하게 양물을 꺼내 그 음부에 삽입하려 했다.
“하핫, 오늘밤 나의 방망이 맛을 보려무나.”
그때 자신의 발기된 양물을 본 순간 아신은 헌원이 발명한 곡괭이가 떠올랐다. 그러자 발기됐던 양물이 쑤욱 줄어들어 버렸다. 헌원의 얼굴이 떠오르자 교합의 욕구가 사라진 것이었다. 아신은 흥미가 뚝 떨어져 양물을 도로 집어넣고는 다리를 벌리고 누워 있는 옥녀를 바라보았다. 옥녀는 술에 취해 정신이 없는 중에도 이제나 저제나 사내의 양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렸으나 아무런 소식이 없자 감았던 눈을 떴다. 아신이 낭패스런 표정으로 서 있었다.
“오늘밤 나를 능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구나. 어찌 양물을 꺼냈다가 도로 집어넣었느냐?”
“황송하게도 삽입을 하려는 순간 헌원이 떠올라 멈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헌원이 비록 소신보다 체격이 좋고 여러모로 재주가 뛰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왕님은 그의 실체를 보셔야 합니다. 그놈이 정자 지붕을 고친 것이나 남근을 본떠 쟁기를 만든 것은 다른 뜻이 있어서입니다.”여태 치마를 걷어올리고 두 다리를 쩍 벌리고 있던 옥녀가 벌떡 일어나 앉아 물었다.
“다른 뜻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냐?”
“헌원이 발명한 것은 전부 사내의 양물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양물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것이지요. 언젠가는 헌원이 여왕님을 몰아내고 왕이 되려는 흑심이 분명합니다.”
“하하.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리라. 혹시 네가 질투심으로 그런 것은 아니더냐?”
아신이 더 이상 대답을 하지 않자 옥녀가 하인을 시켜 헌원을 불러오라 했다. 그리고 뜰 한가운데에 거대한 술판을 차렸다. 세 사람이 주거니 받거니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헌원이 마신 술이 두 사람의 수십 배나 되었다. 그럼에도 몸이 비틀어지거나, 혀가 꼬부라지거나 하는 흐트러짐이 전혀 없었다. 옥녀가 궁금해서 물었다.
“자네, 오줌이 마렵지 않느냐?”
“그렇지 않아도 꾹 참고 있는 중입니다.”
“참지 말고 이 자리에서 쏟아내게나.”
“황송합니다. 그럼 소피를 보겠습니다. 신하들에게 명해 모두 대피하라 하십시오.”
이윽고 헌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지를 내리고 양물을 꺼냈다. 발기되지 않은 양물인데도 그 거대함에 신하들과 아신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갑자기 하늘에서 폭우가 쏟아졌다. 달빛이 휘황찬란한데도 비가 쏟아지자 사람들은 모두 놀라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헌원의 오줌이었다. 장대한 양물에서 터져나온 오줌이 온 천하에 쏟아졌다. 아신은 너무 놀랍고 부끄러워 도망을 치고 신하들 역시 황급히 궁궐 안으로 도망쳤다. 남은 사람은 헌원과 옥녀뿐이었다.
옥녀는 헌원의 오줌비를 맞다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헌원의 양물을 꼭 움켜쥐었다. 그러자 오줌이 멈추고 양물은 더 커졌다. 옥녀는 음탕한 탄성을 내질렀다.
“아! 역시 꿈에 그리던 천하대물이로구나!”
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듯 부둥켜안고 서로의 입술을 탐했다. 그리고는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는 교접을 시작했다. 그날 밤의 교접은 ‘호랑이 걸음(虎步)’ 체위였다.
여자는 두 손을 땅에 짚고 얼굴을 아래로 향해 엎드리고 엉덩이를 높이 꺾어 쳐든다. 사내는 그녀의 넓적다리 뒤에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여자의 허리와 배를 안고 양물을 삽입하여 가장 깊은 곳에 닿게 한다. 속도를 조절해 빨리 들이밀고 빨리 빼내기를 약 40차례 행한다. 계집의 음도가 한 번은 팽팽해지고 한 번은 오그라들면서 진액이 넘치면 곧 명금수병(鳴金收兵: 징을 울려 싸움을 끝내고 군사들을 돌아오게 함)한다.
이 자세에서 사내는 임금상이다.
사내가 여자의 등 뒤에 있으면 둥근 어깨, 부드러운 등, 허리와 풍만한 엉덩이, 쌍S형의 호선(弧線)을 맘껏 감상할 수 있다. 이런 부위들을 등 뒤에서 보노라면 더욱 유혹적이다. 호랑이 걸음의 장점은 사내가 양손으로 몸을 지탱하는데 사용하지 않고 한 손으로 계집의 두 젖을 어루만지고 가는 허리를 잡고, 다른 한손으로 회음을 뒤집고 헤집으며 장난칠 수 있다는 점이다. 들이밀고 빼고 전진하고 물러설 때 여자의 허리를 바짝 끌어당길 수 있어 단호한 힘으로 밀어붙여 절정에 다다른다. 두 손으로 계집의 엉덩이를 흔들 수도 있고 양물을 좌우로 조화롭게 흔들 수도 있다. 이와 같은 민첩한 공격이 호랑이 걸음의 최대 특징이다. 계집은 이 자세에서 비록 음핵이 양물의 마찰에 만족을 얻을 수는 없으나 양물이 깊이 삽입되어 쾌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동시에 좌우의 가볍고 느슨한 흔들림과 절주를 배합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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