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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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將棋실력 어디까지
2013년 10월 08일 13시 49분  조회:6791  추천:2  작성자: 김정룡
조선족 將棋실력 어디까지
 
2002년경 요녕 안산시 출신 김동학 씨가 한국장기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프로로도 유명했지만 한국에선 아마로부터 발걸음을 떼야했다. 워낙 실력이 출중해 아마대회에서 절대왕자로 군림했다. 아마대회에서 우승하면 프로입단자격이 주어진다. 김동학씨는 2005년부터 한국프로기사로 활약하게 되었다. 프로초단 때부터 각종대회에 우승을 거의 휩쓸다시피 하였는데 무려 우승 12회에 달했다.

김동학씨가 한국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전에는 김경중 9단이 절대 강자였다. 한국장기 우승판도가 조선족 출신에 의해 바뀌게 되었다. 그즈음 김기영 젊은 기사가 김경중 9단과 김동학씨 양강 구도를 깨고 한국장기 ‘삼김’시대를 열었다. 이렇게 김동학씨에 의해 조선족장기실력이 한국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또 조선족 출신 김정수, 허금산, 김동일 등 선수들도 한국프로장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둬 조선족장기실력을 한국사회에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2009년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100주년 기념 세계인장기대회가 있었는데 한국인프로기사들이 예선전을 거쳐 출전선수가 선정되어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한국 유명 프로기사들이 대거 출전했지만 우승부터 3위까지 조선족의 몫이었고 4위에 미국 하여명, 한국프로는 5위에 겨우 진출했다. 한국브레인TV에서 반복하여 중계하는 바람에 조선족장기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한국 장기계가 모두 알게 되었다.

2011년 1월 30일 한국 땅에서 처음으로 조선족장기대회가 열렸고 그해 추석맞이로 2회대회까지 있었다. 조선족장기가 한국에서 자리잡아갈 즈음 브레인TV가 개최한 제2회햇터배클럽대항전이 있었는데 조선족을 대표하는 ‘백두산클럽’이 출전하여 우승을 거머쥐어 또 한 번 조선족장기실력을 알렸다.

제2회와 제3회 조선족장기대회에서 우승한 김철 선수는 올해 봄에 한국프로에 입단했다. 입단 첫해, 첫 대회로 ‘KBS추석맞이 왕중왕전’에 출전하여 쟁쟁한 한국프로기사들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였고 마지막 게임에서 황문수 9단을 가볍게 제치고 우승했다. 김철 선수에 의해 조선족장기 실력을 또 한 번 크게 과시하게 되었다.

조선족 장기는 실력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대회조직까지 재미를 더해 한국사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조선족장기대회이지만 한국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국인과 화합과 공존의 문화교류행사 일환으로 제3회와 제4회대회에 한국인을 참여시켰다. 지난 9월 8일 구로구청에서 열린 제4회대회에 한국인 선수 30여 명 출전하였고 한국프로기사들과 각 클럽 회장님들도 구경했다. 모두 조선족장기대회가 한국장기대회에 비해 재미있다는 평가였다. 이유는 두 가지이다. 한국장기대회는 프로든 아마든 전부 토너먼트 일색이어서 아침에 한 게임 두고 절반 집에 가고 또 한 게임 지나 절반 가고 나면 마지막 시상식에 몇 사람만 남게 되어 대회가 굉장히 슴슴하다는 것이다. 조선족장기대회는 참여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토너먼트가 아닌 적분순환제인데 실력여하를 떠나 참가자 전부 똑 같이 하루 7게임 두고 성적으로 순위를 가리는 대회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재미있고 마지막 시상식까지 전부 참가하여 장기꾼들의 참여의식에 재미까지 실어주었다. 또 한국장기대회는 기념품이나 경품이 없어 참가자들이 따분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조선족장기대회는 기념품과 경품까지 푸짐히 준비하여 마치 잔치를 치르는 분위기여서 한국장기대회에서 볼 수 없는 진풍경을 그려주고 있다.

제4회대회 이튿날부터 필자는 한국장기계로부터 조선족장기대회가 굉장히 재미있다는 목소리를 들었고 앞으로 한국장기대회도 우리 조선족장기대회방식을 도입하겠으니 도와달라는 전화를 여러 통 받았다. 실제로 10월 6일 천호동클럽에서 조직한 장기대회에 조선족 심판 2명을 파견하여 대회진행을 도와주었다. 한국장기가 처음으로 적분순환제를 실시하는 의미 있는 대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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