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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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련 법으로 다스린다?
2010년 06월 16일 16시 00분  조회:3951  추천:38  작성자: 김정룡



혼외련을 법으로 다스린다?


우리는 사회생활 어떤 현상을 연구할 때 그런 사회현상이 생겨난 근원에 대해 연구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대안을 제기해야지 메마른 사상과 이념으로 접근하면 한낱 공담에 지나지 않는다.

혼외련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혼외련을 덮어놓고 사회악이기 때문에 마땅히 법적제재조치로 혼외련이 없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주장은 프랑스의 오엔, 쎙씨몬, 프리에 등 공상사회주의자들보다 더 공상적이다.

연변대학 강순화 연구원이 혼외련문제를 너무 고상한 도덕윤리 이론으로 접근하고 허공에 붕 뜬 아름다운 천국을 꿈꾸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 이의가 있다.

가. 애정→혼인→가정에 대한 이의

모계사회부터 부계사회 및 오늘에 이르는 5만년의 인류사에서 애정→혼인→가정이란 등식은 겨우 최근 3·40년의 역사밖에 되지 않는다. 아울러 애정→혼인→가정이란 등식이 아름다운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남자는 야생동물, 여자는 畜巢동물》의 저자는 “현시대의 일부일처제 혼인이란 결국 남자의 嫖娼과 여자의 매음을 합법화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현실사회를 보면 애정이 우선이 아니라 여자는 용모로, 남자는 돈으로 결혼하는 것이 하나의 사회적인 룰로 자리매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고로 남자는 돈이 없으면 가정을 이루지 못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이런 현실에서 애정을 운운하는 것은 사치이다.

애정을 바탕으로 이뤄졌던 가정도 가령 가장인 남자가 돈을 벌지 못하거나 적게 벌면 파탄 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므로 가정을 유지하는 기본 요소가 애정이 아니라 돈으로 되어버린 것이 현실사회이다.

현재 중국인(한족)과 한국인 사이 10여 만 건에 이르는 국제결혼을 보면 애정을 아예 운운할 것 없이 이뤄지는 것이 절대다수이다. 그래도 법적으로 가정이다. 물론 그러한 결혼이 불행한 건 더 말할 것 없지만 어찌되었든 돈 때문이라는 것이 일차적 현상이다.

눈을 좀 더 멀리 돌려 보면 중동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일부 이슬람권은 아직도 일부다처제이다. 한 남자가 네 명의 처를 둘 수 있는 혼인이 과연 남녀애정을 바탕으로 이룬 가정일까?

이 지구상에는 현실적으로 애정이 결여된 혼인으로 이뤄지는 가정이 다수를 차지한다고 해도 어폐가 없을 것이다.

이 부분의 결론을 말하자면 가정이란 애정을 토대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그럴 수도 있지만) 주로 남녀 간의 성적욕구를 합법적으로 충족하고 사회경제세포의 역할을 한다.

나. 혼외련은 무조건 악인가?

요즘 중국뉴스에 한 지방세무국 여국장이 숱한 상급 남자들과 잠자리하기 위해 엉덩이미용에만 50만원 및 얼굴과 젖가슴을 갈아엎는데 모두 합쳐 500여 만 원을 탕진했다는 것, 한 지방 과장급 공무원이 800명 여성과 성관계를 맺는 것이 목표였는데 600명을 넘기고 그만 들통 나 낭패 보았다는 것, 00당 간부가 정부를 100여 명을 두고 그 중 우두머리를 골라 관리하게 했다는 등 사건들이 심심찮게 보도되고 있다. 이런 당 간부들은 모두 인민의 혈세를 착취하여 혼외련에 빠진 자들이기에 벼락 맞아 마땅하다.

이에 비해 일반백성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생존투쟁’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혼외련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으니 우린 덮어놓고 악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중국00교수가 “중국이 2020년이면 고령 홀아비(35세 이상)가 4,500여 명이 될 것이고 정부에서 마땅히 공창을 세워 그들의 성적욕구를 충족시켜야 범죄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무튼 그들은 성적욕구 때문에 적당히 혼외련이 없으면 납치, 강간 등 범죄를 일을 킬 소지가 충분하다. 그들의 혼외련을 무조건 악으로 보아야할 것인가?

강순화 연구원은 우리 조선족사회의 출국바람 때문에 벌어지는 혼외련도 무조건 악의 현상으로 접근하는데 이의가 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출국한지 수년이 되는 시골 젊은 여성이 동네 장가 못간 홀아비와 혼외련을 한다면, 한국에 와서 갖은 맘고생을 하다못해 죽고 싶을 절망에 이르렀을 때 동창생이나 한 마을에서 같이 자라던 남자친구가 나타나 안식처가 되어준다면, 등등의 사례를 말하자면 한도 끝도 없이 많다. 특히 현장노가다 일을 하는 남자들은 일자체가 고단한 건 물론이고 한국인한테 당하는 임금체불, 인간무시 등 심적으로도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그래서 술을 마시게 되고 그 뒤엔 하다못해 노래방이라도 가서 아가씨를 찾아 한바탕 풀어버리는 현상이 있다. 그렇지 않고 쌓이고 쌓이면 병이 나기 십상이다.

필자는 4년 전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출국바람(연변여성 2006. 3)>에서 한국에 와 있는 조선족이 변해가는 것이 정상이란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렇다고 필자가 재한조선족사회에 만연된 임시부부 현상인 혼외련을 정당하다거나 제창하는 입장은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현실적으로 접근하고 연구하자는 것이다.

다. 혼외련이 없으면 건전한 사회인가?

베를린장벽이 무너지자 동독의 부유층이 떼를 지어 서독에 찾은 곳이 곧 매음이 이뤄지는 각종 유흥업소라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사회주의는 성을 너무 압제한 탓에 사회가 침체에 빠졌다는 것이고 자본주의는 성을 너무 지나치게 상품화한 탓에 사회가 방종과 방탕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혼외련이 없는 사회도 문제이고 혼외련이 너무 범람하는 사회도 여전히 문제라는 결론이다.

우리조선족사회를 말하자면 개혁개방 전에는 혼외련 현상이 극히 드물었다. 그렇다고 해서 조선족가정이 다 화목했던가? 꼭 그런 것만이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내가 살던 시골에 남편이 술만 마시고 남편 구실을 못해도 아내는 그냥 참고 살아야 했는데 그 여자의 일생이 과연 행복했을까? 딸만 줄줄이 낳았다는 죄로 남편은 빼놓은 낫자루처럼 아무 일도 안 하고 술주정만 부리며 괴롭히고 아내가 주부이자 남편노릇까지 해가면서 가정을 억지로 유지한 것이 과연 애정이 있었을까? 여자들이 자아인생을 포기하고 오로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노예처럼 살아갔을 뿐이다.

거꾸로 이웃 한족마을에선 성을 압제했던 그 시기에도 기혼 남녀끼리는 물론이고 처녀가 유부남, 총각이 아주머니와, 심지어 친인척끼리의 혼외련이 만연하다 못해 온 동네가 서로 너트워크처럼 얽히고설킨 바람굴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단 한 건의 이혼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정도로 평화로웠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발언일지 몰라도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면 한족마을여성들이 조선족마을여성들보다 훨씬 더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라. 혼외련을 법으로 다스린다?

강순화 연구원은 혼외련이 위법이므로 법으로 제재하고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의가 있다.

혼외련 중 국가에서 허가하지 않은 업소에서 음성적 성매매가 이뤄질 경우 법으로 다스린다. 한국의 경우 3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중국은 5,000원 이상의 벌금을 문다. 이를 제외한 혼외련은 법과 관계없이 도덕적 범주에 속한다. 한국에 간통죄라는 것이 있는데 피해자가 고소할 경우만 입건되고 또 가령 남녀가 호텔에 들어가는 것만 목격하여도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 오로지 남녀가 알몸으로 뒹구는 현장을 사진 찍든지, 아니면 경찰을 불러 그 현장을 덮쳤을 때에만 간통죄가 성립된다. 그런데 간통죄란 유교를 뼈에 절도록 받아들인 한국에만 있는 법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혼외련은 개개인의 사생활일 뿐 국가에서 공권력으로 개입하여 법으로 간섭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령 혼외련을 법이 간섭한다면 지금의 10배에 달하는 법원을 새로 세워야 할 것이다.

과거 중국과 한반도는 사회 불량한 현상의 출현을 미연에 방지하고 해결하는 조치를 법치가 아닌 예치로 다스려왔다. 혼외련도 예치의 범주에 속하지 결코 법치의 범주가 아니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것은 강순화 연구원은 문명시대라면 혼외련이 없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대한 이의이다.

강순화 연구원이 말하는 문명시대의 기준이 무엇인지? 필자는 인간역사가 그러했듯이 앞으로도 인간이 존재하는 한 혼외련은 영원히 존재할 것으로 본다. 아무리 그 어떤 법을 제정하여 다스린다 해도 근절할 수 없을 것이다.

마치 술·담배가 해로운 것인 줄 알면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것처럼 혼외련도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인간사회가 종말을 맞지 않는 한 영원히 사라질 수가 없다.

어느 명인이 한 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외워보자. “아름다운 천국을 꿈꾸는 것보다 재미있는 지옥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더 실리적이고 행복하다.”

앞으로 중국에서 공창을 세울지 말지는 별개의 문제이지만 아무튼 강순화 연구원의 메마른 이론 접근보다 위에서 말한 중국교수의 연구 및 대안제기가 훨씬 우리 피부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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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ㅎㅎㅎㅎㅎㅎ
날자:2010-06-17 08:50:51
순전히 보수적인 학자와 개혁파 학자의 구별되는 사유방식으로 볼수가 있군요. 저 강선생의 글은 안일한 책상머리식의 이론이고 김선생의 글은 현실을 부딪치며 사는 사람의 사유라면 합당하리라 말합니다.강선생은 사회현상의 실질을 책상머리에서 보지만 말고 그런 사람들과 직접 얘기를해보면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안일한 생각일지를 알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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