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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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단학보와 짝퉁신문
2010년 12월 16일 10시 47분  조회:7496  추천:34  작성자: 김정룡



한단학보와 짝퉁신문



《장자(莊子)》의 〈추수편(秋水篇)〉에 공손룡(公孫龍)이 장자의 도를 알고 싶어 하니 위(魏)나라의 공자 위모(魏牟)가 그를 비웃으며 던진 비유가 있다.

“자네는 저 수릉(壽陵)의 젊은이가 조(趙)나라의 서울인 한단(邯鄲)에 가서 그곳의 걸음걸이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는가? 그는 한단의 걸음걸이를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본래의 걸음걸이마저 잊어버려 엎드려 기어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는 걸세. 지금 자네도 장자에 이끌려 여기를 떠나지 않고 있다가는 그것을 배우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자네 본래의 지혜를 잊어버리고 자네의 본분마저 잃게 될 걸세.” 이 말을 듣고 공손룡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도망쳤다고 한다.

재한조선족이 40만 명이니 여길시 인구와 맞먹는데 이는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서 그들을 상대로 여러모로 할 일이 많다.

필자가 여기서 거론하고자 하는 것은 재한조선족을 상대로 하는 신문시장이다.

재한조선족을 상대로 발행되고 있는 신문이 2010년 상반년을 기준으로 한중동포신문, 동북아신문, 중국동포타운신문, 한민족신문, 한중법률신문, 흑룡강신문, 등이 있었다. 요즘 들어 재한조선족 ‘시장’을 바라보고 새로 신문을 만들었거나 이미 등록을 마치고 발간준비 중에 있고 또 신문을 내려고 알아보고 있는 등 여러 곳에서 신문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신문이 많이 생겨나면 날수록 경쟁이 붙을 것이고 따라서 재력과 인력이 탄탄하면 살아남을 것이고 그러지 못하면 자연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런 과정에서 살아남은 신문들은 서로 질을 높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독자들에겐 좋은 일이다. 이것이 사장경제논리이며 법칙이다.

시장경제논리와 법칙에 따르지 않고 섣불리 뛰어들어 야비한 수법으로 이익을 챙기려 든다면 자멸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지만 독자들한테 피해를 입히고 신문시장을 흐리는 악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일례로 최근 새로 생겨난 <중국동포신문>의 폐단을 들어보자.

첫째 야랑자대행위

신문을 만드는 자가 재한조선족사회흐름을 모르고 여기 저기 신문에 2~3개월 동안 찔죽거린 밑천으로 신문시장에 뛰어들어 한중수교18년인데 중국동포를 대변하는 신문이 없으니 자신이 진짜 대변지를 만드느라고 떠들고 있다. 이런 식으로 야랑자대(夜郞自大:세상에서 자기가 최고라는 뜻)를 자처하고 기존의 신문들을 마구 비하한다.

둘째 짝퉁신문

한국인은 흔히 중국을 짝퉁천국이라 말한다. 틀린 말이 아니다. 허나 중국에 짝퉁신문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한국인이 재한조선족시장에 뛰어들어 짝퉁신문을 만들고 있으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신문은 표제가 중요한 것은 더 말할 것 없다. 새로 만든 신문이 시장점유가 힘들 것이 빤한 일이지만 그래도 실력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표제디자인을 다른 신문과 똑 같게 만들어 누가 봐도 짝퉁신문이다.

중국어 속담에 ‘물을 흐려놓고 고기를 잡는다(渾水摸魚)’는 말이 있다. 독자를 호도시켜 놓고 이익을 챙기려는 야비한 수법이다.

셋째 독자를 기만하는 행위

중국동포신문은 수년 전 잠깐 몇 호가 시중에 나오다가 그만두었다. 짝퉁신문의 주인공이 그 이름을 따다 새로 만드는데 창간호(복간201호)라 기재했다. 뻥튀기라도 너무 한심한 뻥튀기이다. 시간적으로 10년이 되는 한중동포신문이 162호이며 중국동포타운신문이 189호를 맞는다. 200호가 넘는 신문은 유일하게 동북아신문 뿐이다.

수를 부풀려 있어 보이려는 심정이 절박하겠지만 이런 식으로 기만행각을 벌이는 것은 결국 다른 신문을 무시하고 독자들을 무시하는 태도이다. 아울러 신문은 언론매체로서 책임성이 강한 생리를 갖고 있다. 표제디자인을 짝퉁하고 수를 뻥튀기하는 이런 태도로 신문을 만들고 있으니 그 신문기사들의 진실과 신뢰성이 어떻게 보장되는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한국 내에 중국정부를 등지고 여론을 퍼뜨리는 신문이 몇 개 있다. 그들 신문의 취지는 중국정부를 무너뜨리려는 데 있다. 재한조선족을 상대로 만드는 신문이 중국정부를 향해 독설을 퍼붓는 기사를 싣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 새로 생긴 짝퉁신문이 이런 기사를 담고 있는데 신문을 만들겠으면 최소한 흐름이나 알고 만들라고 권고하고 싶다.

이상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신문시장에 뛰어드는 행위는 한단학보의 고사처럼 결국 자멸하는 길밖에 없다.

태진아의 인기가요가 떠오른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필자는 “신문은 아무나 만드나”라고 말하고 싶다.

중국동포타운신문 1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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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4 ]

4   작성자 : 우매한 자를 타독이는
날자:2011-04-02 21:40:48
조선족신문은 중국정부를 욕하지않는 신문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일정한 실용주의적인 설득력은 있으나...님은 이상주의자는 아니군... 진정한 언론인은 우선 먼저 이상주의자여야 한다. 학문연구와도 거리가 멀고 언론인으로서도 자격미달이고...도대체 정룡님은 뭘해야 마땅한 사람일까?
3   작성자 : 이 미련한 진실아
날자:2010-12-17 06:57:22
이 미련한 진실아, 신문의 기능이 어떻게 비판이냐? 신문의 진실은 말그대로 새로운 신문거리를 싣는거니라, 모르면 그냥 입다물고 되지는기라.
2   작성자 : 진실
날자:2010-12-17 02:29:47
일단 칼럼작가 보기에 문제가 많은 엉터리 신문이더라도 나오는것이 건설적이고 바람직하지 나오지 않는것은 좋지 않다. 반드시 더 많이 나오고 경쟁과 시비가 붙고, 과정에서 도태되고 생종하여 살아남는 일들이 순환반복되어야 한다. 중국정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좋지 않다고 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 옳지 못한것은 비판해야 하고 독자들이 그 시비를 밝힐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 신문의 기능은 비판이다. 다음 짝퉁이니 야랑자대니 하는것도 시장경제의 법칙을 모르고 남을 비난하는것이다. 자기자랑은 금물이 아니다. 그것은 발전적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디자인에서 모방하고 더 멋지게 만들어가고 있다면, 디자인이 뒤떨어진 쪽의 문제지, 그것을 모방하여 더 멋지게 만든 쪽의 문제가 되지 않는다....이상 운운!
1   작성자 : 연길하늘
날자:2010-12-16 19:35:37
정부를 상대로 독설을 퍼붓는다고 해서 취지에 맞는 신문이 아니라고요???? 분명 "언론의 자유"를 잘 아시는분이 이런 말씀을 하십니까?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니까 그런 신문을 내 보낼수 있는 겁니다. 듣고 십은 말만 듣는 사람은 자가 발전이 없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 신문, 언론이 좋은지 나뿐지는 독자들이 선택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부정확한 기사 와 내용을 담은 신문은 독자들로 부터 외면당하여 자연적으로 사라지는것이 이치에 맞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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