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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여가는 마을의 갈 곳은 어디에…
김인섭
고고성을 울리며 태여나 유소년 시절의 랑만과 청춘의 정열을 쏟아놓은 고향을 떠나 방랑한 지가 어느덧 20년을 훌쩍 넘었는데 그동안 산전수전을 겪으며 살았어도 마음은 고향을 떠난 적이 없었다. 하여 간혹 고향 방문을 하게 되면 발 가는 대로 고향의 변화를 시탐하는 것이 고정 동작이 되여버렸다.
‘십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조상들의 말 그대로 그 사이 고향은 두 번 바뀌는 변화를 하고도 썩 더 변하였다. 그러나 화려한 발전모습의 뒤안에는 민족사회 공동체의 표지인 동네들이 해체위기에 처했다는 어두운 그림자가 가슴을 조이고 있다.
대략 20세기 90년대초부터 흥기한 고향의 인구의 대이동은 경지의 황페화로부터 시작하여 학교가 사라지고 생육기 부녀가 사라지며 아이 울음소리가 자취를 감추면서 동네의 공동화라는 우수수한 모습을 불러왔다. 수많은 마을들이 시대의 흐름 속에서 무심히 사라지고 고령자들이나 힘없는 약자들이 마을지기로 전락하여 동네 파수군으로 남아있다.
마을마다에 인적 없는 집들이 늘어만 가고 빈곤탈피의 전략으로 지어진 양옥 같은 주택들마저 하루 건너 비여가는데 주인들이 돌아온다는 희망은 묘망할 뿐이다. 젊은층은 눈을 씻고 봐야 한둘이고 리향자 귀환의 희소식은 거의 끊기다싶이 되였다. 남은 로인들도 어쩔 수 없이 자식 곁으로 가거나 타계하다 보니 이제는 텅 빈다는 공동화가 아니고 소실로 이어진다는 무거운 걱정이 앞서있다 .
도시와 이국의 매력은 농촌인을 무분별하게 흡수해가는데 약간 움직일 정도면 가차없이 자취를 감춘다는 얘기가 실말이다. 이대로라면 현재의 기층 조직도 ‘장수만 있고 군사가 없는’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가. 마을 소실의 엄연한 사실을 눈물겹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결코 손을 거머쥐고 지켜볼 일도 아니다.
인구의 일정한 규모를 형성하지 못하면 일자리, 교육, 의료, 교통, 서비스 등 사회 공급이 절대부족이 되거나 단절되여 사람들이 모여살 수도 없다. 공동화된 촌락, 비여가는 촌락, 소실위험 촌락들을 분별 있게 구분하여 소멸화에 대처하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가 아닌가 본다. 재생 불가능한 마을을 통페합하여 기존의 행정지역이나 지리적으로 적합한 지역을 선택하여 인구집중을 실현하는 방안이 최선책이 아닌가 본다.
현재 대량의 유휴 주택, 택지 및 인프라 시설들을 경제자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이를 위하여 기존의 인구의 귀환을 고무하는 동시에 도시인들이 농촌에 가 생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모든 희망자들이 생활할 수 있는 방침을 실천에 옮겨야 할 것이다. 이것은 지역의 경제발전과 인구증가를 실현하는 데 상당한 추동력이 될 것으로 본다.
도시의 민간자본이 농촌에 투입되는 길을 열어 모든 유지인사들의 창업을 고무해야 한다. 산업개발은 자본과 인재를 동시에 수요하고 투자자본의 증식과 인재의 가치 실현은 서로 전제가 되는 것이다. 명기해야 할 점이라면 봉황새를 모시려면 둥지 뿐만이 아닌 먹이가 동시에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도시 농촌의 자본과 인구가 쌍방향으로 류동하는 대통로를 열어주는 것은 개혁개방을 심화시킨다는 시각에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다. 이렇다면 농촌은 사회의 모든 경제요소들이 생산력을 발휘하는 공간이 될 것이고 일자리 형성, 인구의 증가, 주거환경 일신이라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 나라는 물질적 결핍이란 절대적 빈곤을 해탈하는 력사적 장거를 실현하였다. 그러나 빈곤의 해탈이란 영원히 진행형으로서 물질빈곤이란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면 또다시 빈부격차와 지역격차를 축소한다는 상대빈곤 해소의 대결에 돌입해야 한다. 물질부족으로 ‘배 고픈’ 시기를 뛰여넘어 빈부와 지역 격차로 인한 ‘배 아픈’ 난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이것이다. 그러므로 비여가는 마을의 새로운 출로 개척은 상대빈곤과 싸우는 새로운 도전이고 시대적 수요라고 인식해야 할 것이다.
비여가는 마을의 새 출로 개척, 이것은 장기적이고 과학적으로 전개해야 할 간고한 사업이다. 그러므로 지역의 합리한 통페합, 도시의 민간자본과 인재 류입, 현유 농촌의 주택 인프라 시설 및 토지자원의 활성화 등 3위 일체의 종합조치는 새 고향을 건설하는 실현가능의 활로책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면 고향마을의 소실이 간단한 소실로 끝을 보지 않고 그것이 더 승화된 신형 촌락으로 업그레이드되고 더 수려한 도원경으로 꾸려진다는 희망이 과대망상은 아닐 것이다.
연변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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