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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설문예야회 대중문화의 접목(박영일)
2018년 03월 01일 14시 01분  조회:1463  추천:0  작성자: netizin-1


지난 10여년 류학생활을 하면서 설명절이 되면 가급적 고향을 방문하였다. 그때마다 늘 잊지 않고 음력설문예야회를 지켜보아왔다. 그 후 귀국한 지 몇년 되였지만 중앙TV음력설문예야회부터 우리 연변 음력설문예야회 및 각 지방 음력설문예야회도 재방송이 나올 때마다 채널을 돌려가며 시청하였다. 음력설문예야회를 볼 때마다 명절 분위기를 한층 더 실감하게 된다.
 

1983년에 시작된 중앙TV 음력설문예야회는 앞에서 서술했던 대중문화의 모든 특성을 잘 보여준다. 례를 들면 대중문화의 대중성, 시장성, 오락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것이 바로 음력설문예야회이다. 또한 음력설문예야회는 우리 오랜 력사를 갖고 있는 음력설을 계기로 하기에 그 또한 전통문화가 토대가 된다. 몇십년 동안의 미디어를 통한 련속적인 보급을 통하여 음력설문예야회는 전민들이 참여하고 향수하는 신년을 맞이하는 문화의 주요한 일상이 되였다. 이제는 그냥 단순한 프로그램의 한계를 벗어나 중국사람이 해마다 겪어야 하는 매스미디어 사건, 문화사건 및 기억과 공감에 해당하는 하나의 사건이 되는 것이다. 음력설문예야회를 통한 희트곡의 출연, 대중가수의 발견 및 소품과 재담(만담) 등에서의 인기언어의 출연 등은 음력설문예야회의 많은 기억들과 새로운 대중성을 발산하여 신년문화행사의 사회적 파장을 잔잔하게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대중성을 추구함으로써 점점 음력설문예야회의 탈예술성을 우려하는 지식인층이 늘어나면서 이에 관한 반성, 비평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특히 2011년 음력설문예야회가 끝난 직후 청화대학교 미학교수인 초응은 너무 극도로 심화되는 대중화와 시장화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었다. 이후 학자, 기자, 교육계 인사 등 사회 각층에서 음력설문예야회에 대한 론쟁에 가담하였는데 결국은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성에 관한 즉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화의 저속화 또는 저열화에 관한 것에 대한 걱정이였다.
 

음력설문예야회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해마다 비판도 받고 칭찬도 받고 대중들은 해마다 ‘보고 또 보고’ 비교하면서 서로의 질문의 답을 찾으려 하는 것 또한 그 하나의 기억현상인 것이다. 즉 음력설문예야회는 중국인들에게 이젠 집단기억이 되였다. 음력설문예야회는 이미 발생했던 ‘집단기억’을 재구성할 뿐만 아니라 그 자신도 신속하게 ‘집단기억’의 일부분이 된다. 많은 관중들이 욕하면서도 해마다 ‘보고 또 보고’하는 원인은 그 프로그램의 작품성을 떠나서 이미 이 프로그램이 그들의 ‘집단기억’이 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종의 중독성을 갖는다. 음력설문예야회는 대중 생활과 생산에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예술형식이다. 그것은 많은 전통과 현대의 문화적 심리를 담고 있다. 따라서 음력설문예야회는 예술기호의 형식을 갖추고 매스미디어를 통해 해마다 각 시대의 특징을 잡아내여 생산한 시대적 기록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기록은 단순히 오락성을 위해 신변잡기를 기록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파급력은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새해 명절에는 TV가 아닌 새로운 명절을 계획하고자 하는 기대도 어느 순간 싹 잊게 만드는 마법을 지니고 있다. 이것이 음력설문예야회의 효과이다.
 

주변 분들이 해마다 다음해는 음력설문예야회 말고 다른 것을 볼 것이라고 장담하지만 해마다 그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필자도 이에 해당한다. 일례로 만약 음력설문예야회를 시청하지 않았다면 다음날 모임장소에서 침묵을 유지할 수밖에 없고, 금년 음력설문예야회 류행어를 알지 못해 대화에 끼지 못하고 소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력설문예야회는 중국의 개혁개방 초기에 방송되기 시작하여 그 후 30여년간의 긴 세월을 거치는 동안 사회문화의 변화와 발전을 담아내는 축소판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문화생활의 다원적 발전에 따라 음력설문예야회에 대한 론쟁도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지만, 이제 음력설문예야회는 우리가 새해를 맞이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명절 음식처럼 일종의 일상생활(일상의식)의 성격을 갖게 되였다. 즉 단순한 종합 예능 TV프로그램을 넘어서는 사회적, 문화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대중의 자발적 참여와 국가의 이데올로기가 모두 교차하는 지점이기에 현대 중국을 들여다보는 문화적 ‘창’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였다.
 

이외에도 중국 CCTV의 음력설야회의 대중참여, 음력설야회의 광고수익 협찬, 음력설야회의 스타배출 시스템 등등 음력설야회는 우리 중국만의 특수한 대중문화 성공한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CCTV음력설문예야회의 축소판 프로그램이 우리 연변에도 있다. 그런데 연변이라는 중소도시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특성상 대중문화와 음력설문예야회를 결합하여 시장경제에 진출하려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연변의 대중문화를 대변하는 음력설문예야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끝없는 노력이 요구된다. 연변음력설문예야회를 시장경제와 련결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중문화로 련계시키려는 끊임없는 시도가 필요하다. CCTV음력설문예야회의 대중성과 시장성에 대한 사례는 우리가 반드시 박수치고 참고해야 할 부분이다. 그렇다고 대중성과 시장성에 치우쳐 예술성을 놓치는 우(愚)를 범해서도 안될 것이다. 참으로 딜레마(모순) 같은 부분이지만 이 두 사이의 적절한 역할이 지금 우리들 손에 있는 것이다.

연변일보 2018.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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