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간에 나온 림금산의 동시집 “사랑의 동그라미”를 읽으면서 참 좋은 시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걷는
걸음마다
산꽃은
따라오며 핀다
내가 숲속에
숨어 들자
꽃도 숲속에
숨어서 핀다
-(“산길”전문)
이 얼마나 탐스러운 동시인가. 온통으로 동심의 덩어리이다. 기술로 만든 동시가 아니여서 좋다. 농도짙은 체험의 소산이여서 가상하기 그지없는것이다. 동심의 눈으로 본 대자연의 경이가 이 시를 낳게 한 체험적 바탕일것이다. 계절처럼 산에는 꽃이 핀다. 어디가나 꽃이다. 그처럼 이쁠수가 없다. 그러한 경이로움이 시인의 몸에 천연스레 옮아 꽃의 순수가 한수의 동시로 태여날을것이니 이 어찌 소담하지 않으랴. 유심한 독자라면 누구나 언어의 배면에서 강하게 풍겨나오는 미적인 호소에 압도되지 않을수 없을것이다.
동시 “분계선”도 찾아보기 힘든 수작이다.
눈물겨보록
아름다운
진달래
무궁화
그 부드러운
꽃가지에
언제부터인가
파아란 뱀
한마리가
칭칭 감겼다.
-(“분계선”전문)
분단의 비극을 읊은 시치고는 참 야무진 절창이다. 깊은 동시는 깊은척 하지 않는다.오히려 얕은척 한다. 이것이 순수이며 경지이다. 림금산의 일부 동시는 이런 경지에 도달해 있다.
동시 “향기로운 강”을 보면서 림금산의 솜씨에 다시 한번 무릎을 쳤다.
젖빛
다리가
불궈져서
물은
온통
젖내난다.
달랑
고추가 풀어져서
강은
더욱 향기롭다.
매일같이
강을 세탁하는
너희들이
진짜
강의 주인이구나.
-(“향기로운 강” 전문)
이 시집의 최고의 백미로 꼽을수 있는 “향기로운 강”은 중국조선족동시단이 이룩한 새로운 성취로 알고 싶다. 아이들의 달랑 고추, 그것이 풀어져서 향기를 풍기는 강, 참 빼여난 표현이다. 강을 바라보는 시적 화자의 눈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동시는 강에 대한 상상적 표현에서 가볍게 벗어나 높은 미적인 각성에 접근한다. 강에 대한 기묘한 형상화작업을 바탕으로 마지막련에 이르러서는 시의 의미적 령역을 보다 높고 깊은 경지에로 확장시킨다. 읽는 이의 마음마저 세탁되게 한다. 오래만에 맑은 동시의 강에서 목욕을 하고난 후련한 기분이다. 현대시의 지나친 기술주의가 병페라고 한다면 림금산의 동시는 체험을 바탕으로 생리처럼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이런 자세를 높이 사고싶다. (연변일보 1998년 12월)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