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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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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외 4수)
2015년 08월 23일 13시 56분  조회:1580  추천:0  작성자: 림금산

 

 

 

오늘도 탄식과 비탄, 우수와 하소연을

물-물 풍겨주는 내 고향 동구밖의 전설이다

언제나 만나면 타향에서 갈했던 목을

시원히 적셔주는 내 생의 정거장

지친 몸을 이끌고 다리절며 겨우겨우 동구밖에 들어서면

첫먼저 달려와 나를 안아일으키고

내 목에 부어넣어주는

태를 묻은 땅의 꿀물

그래서 저 드레줄은 내마음속에 그렇게도

끊기지 않고 하냥 설레였나?

그래서 저 드레박은 타향살이 무딘 걸음속에도

나의 밥통이 되여주었고 나의  지팡이 되여주었나?

박은 박인데 저 드레박만은 내 마음의 지평선을

길-게 열어주는 나의 숨통이였다

고맙다, 천하 그 어디를 가도 늘 내맘속의 우물을

파내준 나의 드레박아!!

 

 

 

향 수 

 

그 한뙈기 땅도 그 한포기 풀도

그 한송이 들꽃도 모두가 너의 살결이요 머리결이다

그 수풀속에 척 드러누우면

흘러가는 하늘은 너의 옷자락이요

방울방울 맺힌 이슬은

너의 눈물 방울이요

아침이슬은 너의 눈에 맺힌 오색령롱한 꿈이다

나는 너의 머리결속에 포옥 안겨

하늘의 별을 세여보고 땅우의 꽃잎을 가려보고

꽃밭속에서 향기의 노래를 한껏 음미한다

저 강은 너의 가슴에서 굽이치는 정이요

저 자갈돌은 너의 가슴이 씻어내리는 

향토의 숨결이다, 자연의 연장이다

그래서 나는 너의 품에 얼굴을 묻고

어제도 오늘도 하많은 그리움의 수풀속을 누빈다…

 

봐라, 저기 굽이돌아 길섶에 새빨갛게 물든 단풍을

올해의 첫서리에 씻긴 저 가장 아름다운 기본 색갈을

저것이 바로 네가 한생동안 휘날리던 그 기발이다…

 

 

 

석마돌

 

타작마당앞에 묵묵히 침묵으로 굳어진, 이지러진 돌

나의 가난을 갈고갈아 가루내여 떡으로 굽게 하던 돌

어마이 아바이 하냥 품고 살던 내 맘속에 드리운 무게

그 무게를 안고지고 한 세상 다 돌다 왔어도

가볍지가 않은 석마돌

나귀가 끌고 돌고 돌아 한세상

사람이 밀고 돌고 돌아 두세상

종내는 굽이돌아 안아온 아침

태양은 오늘도 동산마루에 둥근 석마돌되여

무겁게 이글이긁 타고 있다…

  

수레바퀴

 

 

낡은 건조실 한쪽벽에 향토에 잘 구워진

뼈처럼 걸려있는 누우런 수레바퀴

둥그런 지구를 한바퀴 다 돌고오느라

휘여져 둥그러진 마을의 력사

오토바이가 논배미까지 달려들어가고

울바자안에 자가용이 반짝이는 오늘도

낡은 벽에 걸려 세월을 우두키 내려다보는

거미줄에 묶여 살아있는 견증자,

싱싱히 숨쉬며 사설하시는 나의 조상

 

 

 

 

너는 그대로 나의 몸뚱아리다

나의 겨드랑이에 푸른 잎을 돋쳐주고

나의 팔다리에 날개를 달아주고

나의 머리칼에 몰-몰 꿈을 부어넣어주고

나의 눈동자에 초롱초롱 별을 띄워준

너는 그대로 나의 몸뚱아리다

언제부터 불어치던 바람이냐?

나의 마음에서 시작하여 기슭의

봇나무아지에까지 꿈을 달아주고

낮은 하늘 한자락 베여내여

나의 두손에 저고리처럼 하얀 기발을 날려주던 때가,

그래서 나는 이제껏 그 휘날리는 기발을 들고

남방에도 달려갔고 해외에도 날아갔지

이제금 그 깃발은 많이 해여졌어도

나의 주머니엔 꿈이 꼴똑 차있다

이제 그 꿈을 다시 저 앞산더기에

새 기발로 하얗게 꽂는 날 고향아, 너는

정녕 눈물로 안아일으키리라, 너의 아들딸들과

이 하늘아래 제일 이름높은 나의 어머니대지를!!

 

 

2015년 3월—5월
(<연변일보> 2015년 8월 4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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