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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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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인심” 담긴 바가지
2014년 07월 09일 08시 13분  조회:1518  추천:2  작성자: 신연희
 

연변병원 바로 옆에 새로 들어선 유명 커피전문점 화장실에 들렸다가 무척 당황했다.

“우리 가게 오늘 날자 커피 령수증이 있으세요?”

령수증이 커피를 사먹는 손님에게만 화장실 리용을 허락하겠다는 일종의 잠금장치로 되여있다. 외부인들이 구토를 해놓는 등 지저분하게 사용해 청소비가 많이 나와 부득불 막기로 했단다.

“장사하는 곳에서 인심 한번 야박하네.” 짧은 그 순간, 요즘 트렌드에 맞게 호화롭게 장식된 가게 인테리어에 한번 놀랐고 값비싼 명품으로 꽃단장을 한 사장님의 야박한 인심에 또 한번 놀랐다.

“요즘 세월은 눈 뜨고있어도 코 베가는데…”라던 선배의 말이 스쳐간다. 무엇하나 만만한게 없는 세월에 씁쓸함이 밀려온다.

문득 두고 온 고향마을에서 이웃끼리 잔잔하게 나누던 정이 그리워진다.

“복숭아네. 맛 좀 보세. 아주 달콤하니 맛있다네.”

이웃집 아주머니가 산나물을 장에 나가 팔아 사온 복숭아를 한 바가지에 듬뿍 담아왔다. 빈 그릇을 돌려주기 미안했던 어머니는 급하게 터밭에서 오이를 따다 뚝딱 시원한 랭국을 해서 보낸다. 바가지 하나에 넉넉한 정이 오고가던 시골인심이다.

딱딱하게 죽어있는 콩크리트속에 갇혀사는 현대 도시인들의 인심과 시골사람들의 인심이 다른것은 어쩌면 당연한것일수도 있다. 산업화와 정보화로 시대가 빠르게 변하면서 생활수준은 나아졌지만 사람들은 오고가는 이웃정을 잃어가고있는듯 하다.

옆집 사람과 안면을 익히고 가벼운 인사를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어본적 있는가? 예상컨데 많은 사람들은 옆집에 누가 살고있는지도 모를것이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밤늦게야 집으로 돌아오는 딱딱한 도시의 삶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것일지도 모르지만 조금만 여유를 가지고 고개를 돌리면 누릴수 있는 이웃간의 정을 각자가 바쁘다고, 각자 할일이 많다는 명목하에 밀어낸것이라 생각한다.

이제 우리는 잃어가고있는 “시골인심”, 다시 찾아올수 있을가?


연변일보 2014-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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