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syj 블로그홈 | 로그인
신연희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작품

마음이 고프지 않는 세상 원한다
2014년 08월 26일 15시 06분  조회:2146  추천:1  작성자: 신연희
 

시골집 터밭에 심은 옥수수가 가뭄에도 오동통 살이 잘 올랐다. 옥수수가 잘 달리는 이맘때 여름이면 온 집구가 마루에 앉아 삶은 옥수수를 먹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밖에서 실컷 놀다 해가 져 집으로 달려가면 어머니가 집앞 땅가마에 한가득 삶은 옥수수가 노오랗게 익어갔다. 여름철이면 거의 매일이다싶이 먹던 옥수수를 나는 아주 싫어했다.

그러면 어머니는 이런 말을 한다.

“예전에 보리밥을 많이 먹은 사람은 보리밥이 싫고 국수를 많이 먹은 사람은 국수가 싫어 어른이 되여서도 별로 즐기지 않지”

먹거리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은 때였으니 감자나 옥수수를 삶아 간식거리로 때우는 살림이였다.

하지만 그때가 더 사람 사는것 같았다. 대문을 활짝 열어놓고 오는 사람 막지 않고 남의 집에 불쑥 들어가도 흉이 아니였다. 집집마다 다 먹는 옥수수도 사람이 찾아오면 꼭 쥐여주며 먹여보냈지 그냥 보내는 일이 없었다.

지금은 먹을게 넘쳐나 너무 먹어서 맹꽁이배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또 될수 있으면 안 먹는 련습을 하면서 살을 빼느라 고생이다. 이 넘치는 풍요속에 인심은 가난해져만 간다.

이웃과의 문제만이 아니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아이들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의지하는것도 마음 붙일데가 없어서이다. 부모들은 돈 버느라 아이들과 눈 맞추고 놀아줄새가 없고 친구들은 방과후 끝나면 각기 다른 학원에 가느라 놀새가 없고 집에 가면 형제가 없어 놀아줄 사람이 없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 마음을 뺏기지 않을수 없다.

예전엔 학교 갔다 오거나 밖에서 놀다 돌아가면 엄마가 계셨다. 엄마가 기다리고 계신다는것은 큰 위안이였다. 엄마가 계시지않으면 집안이 텅빈것 같아 온 동네를 찾아 다녔다. 요즘은 엄마도 바쁘다. 그러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엄마삼아 놀게 된다. 엄마를 대신하는것들은 시간이 갈수록 발달하는데 그 문명속에서 인간은 점점 소외되여가고있다.

이제 여름방학도 지나갔다. 아이들은 방학동안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란다. 윤이 반지르르 흐르는 옥수수 하나를 먹으며 배부른 세상에서 아이들이 마음이 고프지 않도록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고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는 그런 방학이였기를 기대한다.

연변일보 2014-8-26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 우리네 결혼방정식 2014-09-09 0 4913
12 마음이 고프지 않는 세상 원한다 2014-08-26 1 2146
11 대학시절 교수님이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2014-08-19 2 2059
10 따뜻하게 보듬는 진정한 친절을 원한다 2014-08-13 0 1806
9 불편도 즐길수 있는 “여유” 2014-08-06 0 3100
8 필요한건 나눔에 동참하는 용기 2014-07-22 2 1578
7 “시골 인심” 담긴 바가지 2014-07-09 2 1517
6 추억의 빨래터 2014-07-02 5 1910
5 새벽을 알리던 두부장수 2014-06-11 3 1782
4 단오의미 색바래져간다 2014-06-04 3 3197
3 헌책방은 그자리에 있을가… 2014-05-27 1 1688
2 “어머니의 날”이 기다려지는 리유 2014-05-08 3 1656
1 안녕, 엄마의 밥상 2014-05-08 2 2992
‹처음  이전 1 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