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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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북방장성에 대한 단상
2007년 02월 21일 12시 52분  조회:2202  추천:119  작성자: 허동식
력사지도에 표기되는 중국의 북방장성은 기후도에 표기된 300미리 강우량선과 거의 맞먹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근년에는 지구의 온난화로 북방의 강우량이 줄어들어서 300미리 강우량선이 남하하였을 가능성도 있겠지만 먼 옛날 중국의 북방장성이 300미리 강우량선을 따라 구축되였다는 일은 우연한 일치가 아니라 북방의 300미리 강우량선이 바로 농경지역과 목축지역의 분계선이였기 때문이다.

부동한 생산방식에 따라 부동한 생활방식과 사유방식이 있게 된다.
먼 옛날 농경으로 살아가는 선인들은 농경의 주기성과 농경지의 중요성을 잘 터득하여서 장성이남에는 토지제도가 비교적 이른 발전이 있게 되였다. 하지만 장성이북의 유목민은 풀과 물을 찾아 떠돌이생활을 하였고 땅에 대한 소유권보다도 사용권에 대하여 애착이 컸다. 그래서 유목민들은 가뭄이 들거나 폭풍설에 의한 재해가 있게 되면 빈번하게 남하하여 천성적인 용맹과 뛰어난 기마술로 농경인을 대상으로 한 겁탈을 진행하였다. 그래서 농경인들이 땅문서를 내놓으며 이곳은 내 땅이요 어서 당신네 고향으로 돌아가오 하는 요구를 제출하기도 하였지만 유목민들은 종이 한장을 근거로 제 땅이라 설론하는 농경인들의 생각을 전혀 받아드리지가 않았다 . 그리하여 잇따라 농경민들의 반항이 있게 되였고 유목민과 농경민 사이에 대규모 전쟁이 발생하게 되였었다.

중국의 중세기사는 농경민과 유목민의 생존다툼이 그 축을 이룬다. 아주 오랜 세월 농경민은 화친이라든가 토벌이라든가 등 책략으로 야만적인 유목민을 상대하였다. 또 국고를 말끔히 털어내여 유목민을 대처하기 위하여 구축한 공사가 바로 중국북방의 장성이다. 먼 옛날 진, 조, 연나라가 시작한 공사가 중국력사의 유전적인 공사가 되여 거의 근세로 돌입하던 명나라까지도 만리장성이라는 막대한 공사를 하였었다. 그리하여 중국력사에는 진시황은 장성을 쌓아 이름을 날리고 청나라 강희황제와 건륭황제는 장성을 허물고 회유정책으로 몽고인을 다루어서 위업을 남겼다는 이야기와 같은 장성과 유관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북방장성이 거의 중국의 신볼로 되여있을 정도이다. 그러면 우리가 흔히 력사문화와는 조금 떨어진 미학적인 심리적인 시각에서 다루는 이 북방장성이란 도대체 무엇이였을가?

장성이라 하면 우리는 일반적으로 군사적인 방위구축으로 생각하지만 사실은 돌과 벽돌로 쌓은 국부적인 장성을 내놓고는 대부분이 봉화대와 호로 구성되였기에 방위적인 작용을 이루지못하였다. 사실 중국의 북방장성은 방위공사라 하기보다도 군사정보시스템이라 함이 더 적합하다 . 말하자면 북방장성은 유목민의 일거일동을 봉화라는 신호를 통하여 최고관부에서 정보를 알리는 시스템에 불과하다. 이러한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0여년전부터 북방의 호, 흉노, 척발, 거란, 몽고 등 유목민은 북방장성을 마음껏 뛰여넘어 남쪽 나들이를 밥먹듯 하였었다 .

물론 장성이남에 전쟁피해를 많이 주기는 하였지만 어떤이들은 유목민들이 력사적으로 중원농경문화에 많은 활력소를 입주하였음도 사실이라고 주장한다. 말하자면 세월의 거창한 흐름속에서 중원민족의 피와 사유에는 유목민들의 인자가 많이 섞이게 되였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도 다만 농경민의 시각에서만 먼 장성이북을 바라보면서 회고하고 또한 생각을 굴리고 있다. 우에서 말한 력사적인 미담이든 전설이든 그 대부분이 농경민의 생각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장성이북에 사는 유목민들은 장성이남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였을가?

훌륭한 종족은 객관적인 력사관을 소유한다는 말이 있다. 나로서는 좋은 력사공부는 하지못했다. 내가 배운 토끼꼬리만큼한 력사란 시험을 응부하는 력사였고 현세를 위하여 서비스하는 정치력사였다. 지금의 애들은 어떤 력사공부를 하고있느지? 무척 알고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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