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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사랑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외롭게 자란 손녀(김춘영, 15살, 룡정1중)를 키우기 힘들어 남의 집에 보내야 하지 않을가 하는 안타까운 생각에 80 고개를 바라보는 김용식(79세)할아버지의 마음은 갈기갈기 찢어지는듯싶다.
5살때 부모(둘 다 롱아)의 리혼으로 어머니사랑 못받다가 10년전 아버지마저 가출하고 행방불명이 되는바람에 날개 잃은 신세가 된 손녀를 아버지, 어머니 못지 않은 사랑으로 키워온 그들한테 있어서 춘영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한 존재였다. 그들은 금지옥엽으로 키우지는 못했어도 없는 살림에 최선을 다하여 춘영이의 공부뒤바라지를 이어왔다. 농촌빈곤가정생활보장금에 밭을 양도한 대가로 나오는 얼마 안되는 량식으로 간신히 살림을 이어오면서도 삶의 희망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런 마음을 알아채서인지 춘영이는 여느 아이보다 일찍 셈이 들었고 학교에서나 집에서나 착하고 효성스럽고 공부를 잘하는 모범학생으로 소문이 났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려고 자기 옷은 자기절로 빨아입으려 했고 연필꽁다리도 버리기 아까와 아껴 쓰고 아껴 썼으며 남이 입다가 준 옷도 불평없이 입었다. 6살 어린 나이에 학교에 붙어 여느 아이들에 비해 한두살 차이가 났지만 열심히 공부에 림하고 각종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하여 선생님의 사랑을 독차지하기도 했다. 나이에 비해 키가 크고 활달한 그는 무용에도 싹수가 보였지만 경제여건으로 포기하지 않으면 안되였다.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손녀가 잘 자라주는것이 무엇보다 고마왔던 김용식할아버지, 하지만 2004년에 골수염수술을 한 춘영이의 할머니가 요즘들어 류풍습 등 여러가지 잔병으로 시름시름 앓으며 더욱 힘들어하는 모습에 김용식할아버지는 가슴이 미여지게 아프군 했다. 게다가 본인마저 점점 귀도 잘 안 들리고 여러번 병원놀음도 하면서 앞이 허전함을 느낀 그는 손녀를 제대로 끝까지 키우지 못할가봐 근심이 태산같았다. 그래서 누군가 지금이라도 춘영이를 양딸로 곱게 키워줄수만 있다면 흔쾌히 손녀를 그들한테 맡기고 자기들은 양로원으로 들어갈 타산이란다.
7년전에도 누군가 그들의 처지를 가엽게 여겨 손녀를 고아원에 보내라고 했지만 당시 손녀를 하루라도 못보면 못살것 같아 밀막아버렸던 그는 이젠 손녀의 앞날을 위해 다시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되였다. 그래서 생각다못해 마누라와 손녀를 설복한후 얼마전 평소에 많이 관심해주고 보살펴주던 룡정시맹인협회 방천길회장을 찾아 속마음을 터놓았다.
사회 각계의 힘을 빌어 춘영이네 가정에 많은 사랑의 손길을 주었던 방천길회장은 당면 고중입시를 앞둔 춘영이의 사정이 안타깝기는 하지만 춘영이의 앞날을 위해 로심초사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가긍한 마음을 위해서라도 누군가 그한테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펼쳐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내비쳤다.
연변일보 차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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