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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그윽한 전화벨 소리
2015년 01월 30일 20시 39분  조회:1546  추천:0  작성자: 바위
여기저기에서 주고받는 전화소리는 가지가지의 사연을 담고 아름다운 멜로디가 되여 흘러간다. 인젠 사람들의 일상과 사업의 연장이 되여버린 전화소리는 현대인들의 생활을 좌우하면서 때로는 긴급함을 알리는 명령으로, 때로는 웃음꽃을 피워주는 행복의 바이러스로, 때로는 효도를 실천하는 문안이 되여 인심을 꽃피워준다.

매일 울리는 갖가지 전화소리에 습관되여 있는 나지만 유독 흥겨운 우리가락으로 설정한 전화벨 소리만은 언제나 그리움에 지친 나에게, 사랑에 목마른 나에게 감천이 되여 귀맛을 돋구어주고 굳어진 신경을 살리는 활력소와 에너지가 되여  나를 찾군 한다.

식구들이 흩어져 살아간지도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강산이 변할만도 한  오랜 세월이지만 지나고 보니 언제였나 싶게 손가락 튕기는 한순간처럼 참 빠르기도 하다.

겨울옷들 한겹한겹 벗어내고 오래동안 깊이 간직되여 있던 속마음을 들어내는 계절이라 조용히 앉어서 그리움의 실마리와 향기 그윽한 기억을 더듬노라니 행복감이 온몸을 감돌며 나를 신나게 하고 무르익은 봄향기가 소복히 쌓이기 시작한다. 은은한 미풍에 오감을 자극하는 좋은 추억들로 너무도 깊은 정 너무도 두터운 사랑이 마음의 집을 꽉 채우고 흩어질줄 모른다.

오늘도 불볕 더위는 인정사정없이 대지를 달구지만 거리는 생기넘치고 산과 들은 짙은 록색으로 자태를 뽐내느라 야단들이다. 움이 트던 나무들 어제 같은데 어느새 파아란 패션으로 변신을 마치고 자연의 극치와 순리를 어김없이 보여준다. 거짓의 허울들을 한겹한겹 벗어내고 오래동안 깊이 간직되여 있던 속마음을 들어내는 계절이라 조용히 앉어서 그리움의 실마리와 향기 그윽한 기억을 더듬노라니 행복감이 온몸을 감돌며 나를 신나게 한다. 은은한 미풍에 오감을 자극하는 좋은 추억들이 새록새록 돋아나 너무도 깊은 정 너무도 두터운 사랑으로 마음의 집을 꽉 채우고 흩어질줄 모른다.

수년의 세월에 홀로의 몸으로 살아가노라면 힘들고 외롭고 그리움에 마음도 갈팡질팡할때도 있을련만 어쩐지 우리 부부는 호언장담도 없고 열렬한 사랑이 없어도 부부의 인연을 끈질기게 잘 이어가고 있다. 남들이 의심하고 질투할 정도로 서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은 요지부동이다. 인젠 저도모르게 50대에 들어서면서  정열의 시절은 소리없이 사라져가고 있지만 서로에 대한 배려와 그리움은 오히려 나날이 짙어가고 있다.

하루멀다하게 수없이 오가는 국제전화는 돈이 얼마들든 상관없이 일상으로 되여 우리의 인연을 이어주고 그리움과 함께 마음을 따뜻이 덥혀주고 비여가는 마음구석을 사랑으로 차곡차곡 채워주는 보약이 되여 준다. 오가는 대화에는 진심어린 정감들이 살아있고 가슴 깊은 곳에 자리를 잡고 떠날줄 모른다. 진심, 방심, 안심들로 너무나 아름다웠던 지나온 세월의 흔적들을 하나하나 감미롭게 음미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상큼해 진다.

그렇다고 우리 부부의 생활은 언제나 노을 비낀 잔잔한 호수마냥 항상 황홀하고 아름다웠던것은 아니다. 남자의 자존심을 주장하는 나와 강한 녀성의 스타일인 안해 사이에는 입장차이로 티격태격 할때가 많았다. 한치의 양보가 보이지 않고 서로의 립장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을때는 자리를 뜨는것이 상책이라 훌 털고 일어나 버린다.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 난후 돌아와서는 “아직도 저기압이냐?” 말을 건네면 안해가 큰눈을 부릅뜨고 흘겨보고나면 내전은 끝이다.

동물의 본능이라 할까 아니면 계절의 변화에 따른 환경요인이라 할까 때로는 인생살이가 구불구불하기도 하고 사방의 갖가지 유혹에 갈팡질팡 할때도 있었다. 궁핍한 사색에 빠져  모댁이는 아픔을 겪기도 하였고 가지각색으로 느낄수 있는 행복한 순간들을 소리없이 흘러보낼때도 많았다. 감정은 다치면 터질듯 창문지마냥 미풍에도 애절하게 요동쳤고 령혼을 습격하기도 하였다. 그래도 다행으로 많게적게 잃고나서는 그 소중함을 깨닳았고 시원하고 터프하고 쿨함은 아무런 소용이 없음을 절감하였다. 감성보다 리성으로 인생을 주체한 뿌듯한 결단들이 있었기에 스스로 자랑스럽다.

인젠 한국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면서 견우직녀신세를 벗어날수 있게 되였다. 휴가때면 서로 오가면서 세식구가 한자리에 모여 세상부럼없는 담소화락에 빠져 가정의 행복을 돈독히 한다. 한국행이 있을적마다 안해는 무작정 나를 끌고 거리를 거닐면서 안면있는 사람에게 인사를 시키느라 바쁘다. 지어는 한사람에게 몇번이나 인사를 시키는 어처구니 없는 일까지 있었다. 이런 신난 안해를 보면서 가슴이 뿌듯해지고 휘여들기 시작한 등에 저도 몰래 힘이 불끈불끈 솟구친다.

사실 리혼한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사정이 있겠지만 별로 요란스러운 새로운 삶을 살지 못하면서 감정을 앞세운 순간적인 판단미흡으로 자신을 새로운 궁지로 몰아갈때가 많다.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될수 있을까. 새롭게 시작하는 인생이 자신에게 힘든 날들의 새로운 시작이라는것을 깊이 인식하지 못한채 자녀에게 심적불안감과 정신적스트레스를 가져다 주면서 가정위기와 해체 그리고 사회적불안의 요인을 만든다. 사실 우리민족처럼 리혼률이 높고 성생활이 혼잡한 민족은 드물것이다. 리성을 상실한 감성은 왕왕 동물의 본능으로 밖에 리해할수가 없다. 이런 민족이 과연 우수한 민족이라고 자부할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

살면서 정이 든다더니 너무도 지당한 말이다. 서로 다른 남남이 만나 두 사람의 인생에서 한사람의 인생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의 길에서 정은 때가 되면 빠드득 빠드득 움이 트고 땅을 뚫고 세상에 태여나서는 그 존재와 소중함을 보여준다. 그런 정이 있기에 인간세상이 의미있는 진화를 거듭하는것이 아닌가. 70억인구를 뚫고 맺어진 인연은 너무도 소중하지만 책임감이 없고 감성에 매달린다면 소중한 인연도 쉽게 끊어질수 있다.

지나온 세월에 우리의 사랑은 산곡간의 개울처럼 맑고 순수하여 자랑스럽다. 오수가 흘러들어도 자연의 보약으로 상처 가시며 일사천리 앞만 보고 흘러간다. 가슴아픈 상처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아물어 가고 사랑의 정은 노을마냥 아름답기만 하다. 모든 지난일들을 추억속에서 새롭게 다듬어 믿음과 정으로 가야 할 머나먼 그 길들을 밝혀준다. 아침노을이면 어떻고 저녁노을이면 어떠랴. 태양이 비춰주는 핑크빛 노을은 변함이 없다. 동산의 무지개나 서산의 무지개나 모두 칠색이 아니더냐.

인생을 빗질하고 나니 희망찬 래일에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인생은 아름답고 인생은 이렇게 사는것이 아닐까.

또 전화소리 울린다. 향기 그윽한 그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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