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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순리따라
2017년 02월 13일 16시 07분  조회:2085  추천:0  작성자: 바위
겨울의 정상에 올라서보니 겨울의 모든것을 다 몸으로 느낄수 있다. 땅에서는 매서운 칼바람이 인간을 유린하지만 하늘은 그래도 여유있는 모습으로 푸른색이 더욱 짙다. 어쩌다 몰려오던 흰구름은 방향없이 헤매다가 란무하며 흩어진다. 거리의 사람들은 칼바람과 싸우며 꽁꽁 싼 몸을 더욱 움추리며 가던 길을 재촉한다.

솔로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글로 모든 상처를 어루만지고 그리움으로 외로움을 달래며 반복되는 음악의 선률에 취해 돌아가는데 습관되여 있다. 마음속에는 숨겨둔 이야기를 가지고 있고 지난 세월의 흔적들을 더듬어 가슴에 닿는 이야기를 끄집어내 쓰군 한다. 지난 세월을 들추기 좋아하는것은 늙어가는 징조라더니 안타깝지만 나도 어쩔수 없는 세월의 강세앞에서 순리에 따라 인생을 맞춰가는수밖에 없다. 외로움을 즐겨서가 아니라 외로움에 습관되여 말을 꺼내기가 싫을 따름이다.

매서운 칼바람은 창가에서 맴돌더니 방안의 온기와 호흡을 맞추며 얼음꽃을 수놓고 있다. 해빛에 눈부시게 황홀함을 선사하다가 강한 해빛에 소리없이 사라진다.

하루하루가 소리없이 지나고 매일 찾아오는 밤은 끈질기기도 한다. 새하얀 적삼은 새하얗다 못해 인젠 투명하기까지 하다. 숱많던 머리카락은 빛을 잃어가고 외투소매끝에는 세월의 애환이 담겨있다. 무정한 세월은 한가득 인생을 꽃병마냥 부셔버리고 흩날리는 눈송이는 꿈마냥 순간의 황홀함만 안겨주고 가뭇없이 사라진다. 어느것이 꿈이고 어느것이 진실인지 공중루각으로 느껴질뿐이다.

연분이여서 잡은것을 놓을수 없다. 네가 없으면 나의 세상은 비만 올것 같고 그리움의 아픔은 심장이 알것 같고 밤이 알것 같고 눈물이 알것같다. 머나먼 거리는 발이 알것이고 꿈이 알것이고 시간이 알것이다.

눈송이 날리고 산과들이 백설로 뒤덮힌 날, 친구와 함께 정겨운 술잔을 들고 담소화락하는것도 락이 아닐까. 찰랑대는 술잔은 포근한 마음이고 소리없는 아름다움이다. 은은한 광택이 넘치고 은은한 노래소리가 되여 천리만리 흘러가고 순결한 정감이 되여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자연의 아름다움과 함께 인간의 마음도 진화한다.

꽃보라 눈보라 날리는 랑만만을 집착하지 않으며 하늘땅을 삼킬듯 요란하지 않으며 서로 달아오르는 열망의 사랑을 바라지 않으며 다만 진정한 미소, 부드러운 목소리, 뼈아프도록 후회함이 없는 인생을 바랄뿐이다. 세월이 가져다주는 모든것을 받아들이고 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떻고 가질것은 가지고 버릴것은 버리고 담담히 눈이 꽃으로 변신할줄도 아는 그런 인생의 로맨스에 빠져보자. 세월따라 인생따라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가는 인생을 살아보자.

심령은 들볶는것이 아니라 조용히 기다리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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