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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 어디로 가고 있나
2008년 03월 06일 01시 09분  조회:2970  추천:126  작성자: 조호길

요즘 중국 어디로 가고 있나

조호길 중앙당교 교수


중국이 개혁·개방정책을 막 시작하던 80년대 초반 갓 서른 살이던 나는 네 가지 문제를 안고 고민했다. '개혁을 한다는데 무엇을 개혁하려고 하는 건지…, 무엇 때문에 개혁을 하는 건지…, 어떻게 개혁을 하려는 건지…, 개혁해서 어떤 사회를 만들려는 건지…' 등이었다. 앞의 세 가지 의문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답을 얻었으나 네 번째 문제 '개혁해서 어떤 사회를 만들려는 건지'에 대해서는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원래의 사회주의 사회로 가려는 건 아닐 것이라고 그랬지만,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를 만들려는 것은 더구나 아니라는 거였다. 이 세상은 자본주의가 아니면 사회주의인데, 그밖에 또 어떤 사회가 있다는 말인가. 그런 문제 의식을 가진 채로 나는 지금까지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강의해 왔다.

그러다가 한 가지 분명하게 깨달은 것은 어떤 주의(主義)에 관계없이 나라 관리의 기본 정책 목표는 두 가지, 인민들의 안전과 복지라는 원리였다. 나라가 부흥하면 인민들이 안전해지는 것이요, 인민들의 생활이 윤택해지는 것이 바로 복지라는 것을 깨달았다. 중국 사람들이 '개혁·개방의 총설계자'라고 부르는 덩샤오핑(鄧小平)이 제시한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은 바로 그 원리를 대변한 것이었다.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를 쉽게 표현한 '흑묘백묘론' 은 70년대 말 이후 중국 사회에 나타난 가장 큰 사상 해방의 흐름이었다. 바로 그 사상 해방의 흐름 때문에 중국 경제는 성장 일변도의 흐름을 타고 힘있게 발전해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빠른 성장을 하다 보니 성장과 함께 많은 문제점들이 뒤따라 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중국 지도자들이 요즘 새롭게 제시한 방침이 '과학발전관, 조화(和諧·허셰)사회, 신농촌 건설'의 세 가지다.

'과학발전관'이라는 것은 빠른 경제 발전을 하다 보니 자원 소모와 자연 파괴가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은 결과 나온 것이다. GDP(국민총생산)를 키우는 데 몰두하다 보니 GDP 속에 너무 많은 희생이 섞여 있는 발전이 이뤄졌고, 그 점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절약 발전, 안전 발전, 청결 발전'으로 요약되는 과학발전관이란 '무조건 발전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어떻게 발전하느냐도 중요하다'는 개념이다.

'조화사회'란 '무엇을 위해 발전하느냐'에 대한 답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을 위한 사회 건설, 인간관계가 조화로워지는 사회의 건설이 발전의 목적이지 발전을 위한 발전이 아니라는 뜻이다.

'신농촌 건설' 정책은 성장 일변도가 빚어낸 여러 가지 발전 격차 중에 도시와 농촌 격차가 가장 심각해졌기 때문에 제기된 것이다. 조화사회 건설을 위해서 해결해야 하는 급선무가 도·농 격차 축소라는 것이다.

그런 새로운 방침들에 대해 어떤 사람들은 "개혁·개방정책 시행 이래 세 번째로 진행되는 국가 관리 이념의 변화"라고 말하고 있다. 즉 1979년 말에 시작된 계급 투쟁 위주에서 경제 건설 위주로의 국가 이념 변화가 그 첫 번째 변화였고, 2001년 중국공산당 16차 당대회에서 시장경제를 중국의 기본 경제제도로 확인한 것이 두 번째 변화였다. 즉 계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의 전환이었다. 요즘 진행되는 세 번째 변화는 '투쟁철학의 전환, 건설철학의 전환, 조화철학의 전환'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렇게도 말하고 있다. "중국공산당은 1920년대에서 1940년대까지는 전쟁을 했고, 195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는 투쟁을 했으며, 1970년대에서 지금까지는 경쟁을 해왔다…." 다시 말해 충돌일로를 걸어왔지만 지금부터는 조화로 가겠다는 것이 당 기본 이념 변화의 방향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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