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조선족의 한국진출과 더불어 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한국의 재외동포정책은 지난달의 재중, 재러 동포에 대한 방문취업제를 실시함에 따라 이제는 정리되어 가는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방문취업제와 관련하여 한국어시험도 한국어 위상을 높이고 중국조선족문화보존에 일정한 기여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질의는 있지만 별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한국어 시험장소선정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는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아래는 몇 가지 생각되는 바를 적으려 한다. 첫째, 한국어시험의 취지는 무엇인지? 만약 방문취업제에 따라 무연고 동포를 대상으로 시험을 실시한다면 그 장소를 조선족이 제일 집결된 동북지역에 대부분을 두어야 하지 않는가? 현재 국외진출과 산해관이남 진출로 동북의 조선족인구는 이전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대부분이 동북지역에 집결되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험장소를 보면 동북지역에는 장춘과 대련 두 곳 밖에 없다. 사실 동북조선족인구의 분포상황을 볼 때 연변조선족旼≠翎?제일 집결되 있는 외에 길림성의 길림지역과 통화지역, 흑룡강성의 목단강지역에 비교적 많이 집결되어 있고 도시로는 심양, 하르빈, 길림, 장춘, 대련 등 곳에 많이 살고 있다. 이렇게 볼 때 동북지역에 적어도 시험장소를 연길, 목단강, 심양, 하르빈, 길림, 대련 등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한국어시험 대상을 무연고동포라고 할 때 왜 그들이 많이 집결된 연변, 목단강 등 지역에 시험장소를 정하지 않았는지? 사실 무연고동포라 할 때 조선반도 북측출신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들이 제일 집결된 연변, 목단강 등 지역은 완전히 제외되었으니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여야 되는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셋째, 선택한 시험장소를 볼 때 이것은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시험이 아닌가 싶다. 시험장소 11곳 가운데 산해관이남에 9곳으로 북경, 청도, 연대, 천진, 상해 등 지역은 그래도 조선족이 많이 분포되어있는 곳이라고 할 수 있어 꼭 무리라고 말 할 수 없으나 남경이든가, 중경 등 곳은 원래 조선족이 많은 곳이 아니다. 그리고 이런 지역의 진출한 조선족들은 이미 어느 정도 성공한 자들이 많으므로 꼭 한국에 가려는 자들도 동북지역에 비하면 아주 적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만약 한국어시험대상이 중국인이 아니고 무연고 동포라고 하면 한국어시험장소를 동북지역에 적어도 2/3이상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정책제안을 내놓는 자에 대하여서는 중국실정에 너무 깜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시도가 있는지 질의하고 싶기도 하다. 중한 수교 15년, 더욱이 중국조선족문제로 하여 한국에서도 그렇게 많이 물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 제정자들은 중국조선족실정을 이렇게도 모르는지 참 답답한 일이다. 조금만 유의하면 위의 시행착오 같은 것은 범하지 않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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