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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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취제시험 아무래도 부당하다 (정신철11)
2007년 05월 03일 20시 32분  조회:4342  추천:114  작성자: 정신철
방취제시험 아무래도 부당하다 

정신철 중국사회과학원 교수


  동포들의 고국방문취업을 자유롭게 한다는 취지의 한국방문취업제가 시행초기부터 많은 문제점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즈음하여 <흑룡강신문>은 “한국방문취업제 어떤 파장 몰고 올가”라는 주제의  시리즈기사를 8차로 나누어 실었다. 기사를 본 필자는 마음이 많이 아팠고 또 많이 혼돈스러웠다. 왜 동포을 생각해서 제정 실시한다는 방문취업제가 이렇게 많은 물의, 불만과 불신을 초래하고 있는지? 한국의 해당 정책제정자들은  중국실정 및 조선족사회에 대하여 왜 이렇게도 무지하고 무감각인지? 참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방문취업제의 취지와 동기에 대하여서는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제정과 실행에 관하여서는 많은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이 사실이었다. 이 가운데 소위 무연고 동포 대상으로 시행하려는 “한국어시험”이 제일 큰 문제로 되고 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처음에는 필자도 한국어시험이 민족언어, 문자장악에 일정한 기여가 되리라고 기대하면서 꼭 반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한국어시험을 둘러싸고 너무 많은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방문취업제에 한해서 한국어시험이 꼭 필요한지 의문이 갈 수밖에 없다. 그것은:

  첫째, 한국어시험자체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동북지역의 조선족들은 거의가 우리말을 구사할 수 있기에  특별히 한국어시험은 치르지 않아도 취직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가령 한국어시험을 통하여 일차적으로 한국에 꼭 나간다고 보장하면 시험준비, 과정에서  좀 어려움을 당하여도 사람들은 감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시험합격후에 또 무작위 추첨을 받아야 한다. 다시 말해서 소위 한국어시험자체에 큰 기대를 걸지 못하는 한편 신청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많이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둘째, 시험장소선정에서 조선족이 제일 집결된 동북에 중점을 두지 않은 것은 절대적으로 틀린 처사이다. 여기서 전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시험과 방문취업제에 따른 한국어시험을 분명히 갈라놓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방문취업제에 따른 한국어시험을  중국고시중심에 위탁한 것은 완전히 무리인 것이다. 

  셋째, 한국어시험에 따른 소위 한국어학원, 훈련반 및 각 종 브로커들의 성행은 조선족사회에 많은 혼란을 초래하는‘악’의 장본인으로 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자는 방문취업제에 따른 한국어시험시행은 이득보다 폐단이 더 크기에 아직 때가 이르다고 본다. 한국어시험을 치르지 않고 직접 신청자에 대한 무작위 추첨으로도 선정할 수 있다. 우리는 신청자에게 있어서 일차적 무작위 추첨이나 한국어시험이후의 2차적 무작위 추첨이나 그 결과는 마찬가지이지만 지불한 대가는 천지차이라는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방문취업제 실시초기에 신청자들의 쇄도를 감안하여 꼭 조건부를 단다면 우선적으로 한국에 한번도 가지 않은 자, 가정상황이 아주 어려운 가정의 중, 청년 등 신청자에 한해서 우선 무작위 추첨을 통하여 선정할 수도 있다. 그리고 만약 한국어시험을 꼭 실시한다면 동북지역위주로 시험장소를 정하고 그 지역 민족교육기구을 통하여 진행하는 것이 리치에 맞는 처사일 것이다. 

  총괄적으로 지금까지 한국의 중국조선족에 관한 일련의 조치에서 보면 행동보다 말이 많이 앞섰으며 “빛 좋은 개살구”마냥 보기는 좋지만 하등의 실리도 없는 저급적인 시행과오를 많이 범하였다. 이 자리를 빌어 한국당국의 해당자들에게 제언하고 싶은 것이 있다. 하나는 재외동포정책, 특히 중국조선족에 대한 정책 등을 제정실행 할 때  꼭 사전에 세밀한 조사를 거쳐 중국실정과 조선족사회실제에 부합되는 정책을 제정실시하여 될수록 시행과오를 피면 또는 적게 범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조선족문제는 항상 조용히 “내부”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로 이를 가지고 중국정부 상대로 협상한다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조선족사회에서도 “한국행”을 단지 생활향상의  하나의 기회로 간주하되 절대로 모든 희망을 “한국행”에 걸어서는 안 된다. 과거 우리 선족들이 중국 이주초기 땅도 없고 집도 없었지만 그들의 불굴의 의지로 중국 동북땅을 삶의 터전으로 개척하였고 우리민족은 중국 기타민족 못지 않게 또는 더욱 풍요스러운 생활을 누리면서 우수한 민족으로 중국에서 기타민족의 부러움을 받고 살아왔다. 이러한 성과는  우리민족 전체의 피 타는 노력으로 이룩한 것이다. 이전에 비해 더 유리한 여건을 갖춘 우리는 왜 중국에서 더 튼튼한 기반을 닦고 더 우수한 민족으로 발돋움하지 못 하겠는가? 현재 중국은 분초를 다투며 성장발전하고 있으며 세계 각 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의 발전은 이미 중국땅에 튼튼히 뿌리를 내린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와 발전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며 노력만 하면 중국땅에서 우리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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