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25일 규모 7.9의 강진이 발생해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외신은 1000명 이상 사망하고 80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직원 1명도 부상했다. 미국 CNN 등은 “카트만두에서 북서쪽으로 81㎞ 떨어진 람중지역에서 오전 11시56분(이하 현지시간) 강진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진원의 깊이는 11㎞로 비교적 얕은 편이다. 인구 250만 명이 거주하는 카트만두 시내의 건물과 가옥들이 대거 붕괴돼 사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카트만두에 거주하는 아식 쓰레스타(44)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전부 다 무너졌고 전부 다 끊겼다.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며 “현지 뉴스에서는 오후 9시 현재 1120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100여 명이었던 사망자가 분 단위로 계속 늘어났다”며 “정오부터 이곳까지 심한 진동이 느껴졌다.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 무너졌다”며 “여진이 계속되서 아직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강진이 발생한 뒤 네팔에서는 규모 6.6의 지진 등 수십 차례의 여진이 뒤따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당초 지진 규모를 7.5라고 밝혔지만 이후 7.9로 상향 조정했다. 네팔 지진은 인도판과 유라시아판의 충돌로 일어났다. 히말라야산맥은 두 판의 충돌지역에 생성된 지형이다.
외신들은 “이번 지진이 80년만의 최악의 참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988년 네팔 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으로 721명이 숨졌다.
락스미 프라사드 다칼 네팔 내무부 대변인은 “인명 피해는 카트만두 등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며 “현재 매몰된 사람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건물 밑에 깔린 사람이 많아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진의 여파는 점차 확산하고 있다. 이 지진으로 1832년 건립된 62m 높이의 카트만두 빔센(다라하라)타워도 무너졌으며 타워 주변에 있던 50명 이상이 매몰됐다. 카트만두의 ‘랜드마크’인 이 타워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빔센 타워는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번 지진으로 에베레스트산 지역에서는 눈사태가 발생해 10여 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
네팔 주재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네팔 어퍼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한국인 직원 1명이 다쳤다”며 “숙소 건물이 무너지면서 부상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네팔에 거주하는 한국인은 약 650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지 대사관은 비상연락망 등을 통해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네팔 내 한국 국민은 약 650명이 체류하고 있다. 외교부는 “현재 부상자 신고를 받고 있다”며 “한국인 피해 규모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건설현장 부상자와 별개로 1명의 한국인이 네팔 수도 카트만두 북쪽 70㎞ 지점 어퍼트 리슐리 지역에서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도 있다. 현재 네팔 한국 대사관 측은 추가 인명 피해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네팔 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교민 피해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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