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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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제4권 수필편 (끝) 댓글:  조회:434  추천:0  2019-04-02
제4권 수필편 끝   입술연지     입술연지는 가늘고 키가 작은 막대기 화장품이다. 하지만 입술연지는 화장품들중에서 가장 광범한 대중성을 가진 화장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처녀가 되여도 입술연지를 사용하기 부끄러워하던 20세기 5,60년대가 아니다. 유치원생으로부터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립스틱으로 입술을 장식하지 않는 사람이 거이 없고, 남자들도 입술연지를 사용하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인기물이다. 수메르에서 발견되여 5000년 력사를 자랑하는 입술연지는 영어로는 립스틱이고 프랑스 말로는 붉다는 뜻을 나타내는 루즈[rouge]라고 부른다.  입술연지는 입술과 결합하여 조화를 부리고 입술에 생기를 부어넣고 인기를 부어넣으며 얼굴을 화사하게 다듬는다. 입술연지는 곡선미와 색갈로서 사랑스러운 느낌이 들게도 하고 성스러움을 돋보이게도 하고 귀여운 맛을 보게도 한다. 입술선보다 약간 바깥으로 그리면 매혹적이고도 섹시해보이며 인상이 부드러워지지만 너무 나가면 펭귄같은 느낌을 준다고도 한다. 직선적인 느낌으로 윗입술을 각을 줘서 그리고 아래 입술을 갸름하게 보이도록 그리면 단정하고 활동적이고 샤프하고 지적인 느낌을 준다고 하기도 한다. 핑크계렬의 입술연지는 부드럽고 연약한 느낌이 들며 흰 피부에 잘 어울린다고 하고 , 오렌지나 브라운 계렬의  입술연지는 황인이나 백인이나 흑인에게도 잘 어울린다고 하고, 퍼플계렬의 입술연지는 침착한 느낌이 드는 보라색이 섞여있으며, 흰 피부나 붉은 피부에 잘 어울린다고 하고, 화장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려하여 섀도 립스틱. 메니큐어는 색상이 조화되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고도 한다. 아무튼 입술에 연지를 바르는데는 여러가지 학문이 있는 것 같다. 연지로 입술을 그리면 꽃이 된다. 하얀 살구꽃이 되기도 하고, 빨간 장미꽃이 되기고 하고. 모자같은 나팔꽃이 되기도 하고, 노란 호박꽃이 되기도 하고, 민들레꽃이 되기도 한다. 연지입술은 별이! 별이 되기도 한다. 동서남북의 새별이 되기도 하고, 은하수속의 하나의 별이 되기도 하고 사자별자리 한 별이 되기도 하고, 소별자리 한 별이 되기도 한다. 보는 사람의 맘에 따라, 느끼는 매혹에 따라 이런 꽃이 되고 저런 꽃이 되고 이런 별이 되고 저런 별이 된다. 실로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키고 많은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연지입술이다. 아마 당사자들도 이러한 신선하고 기의한 환상을 하면서 입술을 그리는지도 모른다.  빨간 입술은 해볕에 반짝이면서 무수한 쥬피터화살을 쏜다. 화살에 맞으면 황제도 장군도 무릅을 꿇고 녀성을 태양신으로 모시게 된다. 그래서 녀성의 부드러움이 강철도 녹인다는 말이 있는지도 모른다. 녀성을 하나의 바다라고 한다면 빨간 입술은 하나의 신비한 섬이다. 파도는 섬두리를 찰삭이면서 노래 부르고 물새들은 섬을 넘나들며 섬의 향기와 싱그러움을 페부로 느끼면서 혹독한 매혹에 빠진다. 이 섬에 오르는 일은 쉽지 않다. 한번 오르려면 배도 갖추어야 하고 섬둘레를 막고 있는 바리케트도 넘어야 한다. 그외에도 얼마나 많은 방위시설이 있는지 모른다. 섬에 오르기만 하면 기이한 꽃들을 만날수 있고, 신비한 새들을 만날수 있고, 우중충하고 푸르싱싱한 정글이며 무지개 폭포며를 만나게 된다.  섬의 태양은 각별히 둥글고 섬의 달도 각별히 둥글다. 태양의 빛은 유난히 따사롭고 달의 빛은 유난히 행창하다. 별랗게도 이 섬의 태양은 밤에만 뜨고 이 섬의 달은 낮에만 뜬다. 밤해의 따사로움을 만끽하면서 서로 손을 잡고 거닐면 서로의 유혹에 취하고, 낮달의 화사한 빛을 온몸에 바르고 마주 앉아서 담소하노라면 녀성은 남성의 향기에 전률을 느끼고 남성은 녀성의 향기에 전률을 느끼게 된다. 신성하고도 위대한 감각과 감성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그지없는 황홀속에서 둘은 하나가 되여 꾀꼴새처럼 버드나무 휘초리에 보시기같은 둥지를 틀고 바람을 따라 흔들리면서 환상의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게 된다. 입술연지는 아담과 이브가 녀성들을 위하여 내려보낸 초창기의 치 장품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인류의 문명사와 더불어 5000년의 기록을 갖고있다한들 누가 나무리랴,  입술연지! 그것은 우리들에게 없어서는 아니되는 사치품이고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이고 아름다움의 모태라고 하겠다.                                  2013.1.2. 서재에서       진달래     사월이 돌아오면 나는 며칠에 한번씩 산으로 간다. 목적은 하나 진달래꽃이 피였는가보러간다. 특이한 연분은 없지만 어쩐지 4월이 오면 진달래가 어느만큼 피였는가 하는 궁금증이 나를 산으로 가게 한다. 어릴 때 로인들이 진달래꽃살이 많으면 풍년이 든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산으로 진달래보러다닌 것이 이제는 버릇처럼 되였다. 꽃살이 열살이면 흉년이 들고 꽃살이 열한살이면 평년이고 꽃살이 열두살이면 대풍이 든다던 그 말씀이 아직도 귀에 못박혀있다. 농군의 아들인 나는 그해그해 작황이 궁금해서 그냥 산으로 다녔던 것같다. 우리 마을 뒷산 양지쪽에는 살구꽃이 구름처럼 피여나고 앞산 응지쪽에는 진달래꽃이 온산에 불길로 타오른다. 그 연분홍 꽃잎을 따서 이마에다 붙이고 코등에도 붙이고 볼에도 붙이면서 짱들끼리 호호하하 웃음을 터뜨린던 일은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신이났던지 모른다. 그러다가 진달래꽃을 꺾어 모닥불을 만들어 산에서 와야ㅡ 내려와 시내가에다 꽂아놓고 봄불을 지핀다고 야단치였다. 너는 내 색시하고 향녀의 손을 잡고 빙글빙글 꽃무지 불무지를 돌아가던 소굽시절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에 달콤한 달이 뜬다. 진달래는 한두송이만 피여나는 외로운 꽃이 아니다. 진달래꽃은 핀다하면 무리로 피여나 온산에 바알간 불길이 훨훨 타오르게 한다. 그래서 그 불길에 굽히는 겨울의 고소한 냄새와 그 불길에 굽히는 봄의 향기로운 냄새에 목이 멘다. 그런 향기에 취하여 화살처럼 하늘에 오르고 돌덩이처럼 밭에 떨어지는 노고지리의 우지짓는 아름다운 노래에 취한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했던지 모른다. 아마 그 행복을 근으로 뜰수 있다면 적어도 열톤은 되였으리라. 진달래는 우리 배를 불려주는 밥이고 반찬이였다. 배를 곯으면서 학교에 다니던 그 시절, 점심시간이 되면 산으로 올라가 우리는 진달래꽃을 뜯어먹으며 주린 창자를 달래기도 하였다. 그것을 뜯어다 떡도 해먹고 찌개도 끓여먹고 헤식도 담그어먹었다. 진달래 뿌리는 자연의 조각품으로써 가꾸기만 하면 벼라별 형상이 다 나온다. 새가 앉아서 고개를 갸웃거리는가 하면 곰이 앉아서 꾸물거리고, 노루가 뛰여가는가 하면 매미들의 울음소리도 들리고, 깍깍거리기는 까치도 보이고 까욱거리는 까마귀도 보이고, 꼬르르 울면서 날아다니기는 꾀꼬리도 보이고, 나플거리는 나비의 날개짓 소리도 들린다. 사람이 사랑하는 덕도 있겠지만 실은 신과 통한 진달래의 신통력이 아니랴. 신과 통했기에  혜안이 있는 조각가들은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을 뿌리로 만들고  그 녀석들과  대화를 하는 것이리라. 진달래는 무더기로 피여나 여러가지 도안을 그린다.  어떤 도안은 애급의 금자탑을 닮았고, 어떤 도안은 중국의 만리장성을 닮았고, 어떤 도안은 태국의 불상을 닮았고, 어떤 도안은 프랑스의 파벨탑을 닮았고, 어떤 도안은 …    도안구경을 하던 나는 갑자기 두눈이 휘둥그래 진다. 꼬옥 연변땅을 닮은 진달꽃래무지를 만나지 않았겠는가. 돈화의 사찰로부터 연변의 여기저기에 있는 사찰들이 보이고, 연변의 변경을 흐르는 두만강이 보이는가 하면 해란강 가야하도 보인다. 이건 하늘아래 첫동네라는 숭선의 대동이고, 이건  화룡시의 평강벌이고 이건 로씨야와 조선을 한눈에 바라볼수 있는 방천의 망원초… 연변에서 첫항일 유격대가 탄생했다는 개산툰학성이 보이고, 돈화, 왕청, 연길, 훈춘, 도문, 룡정, 화룡 연변의 어느 시가지나 모두 이 진달래의 도안속에 각인되여 있다. 여기 연길을 좀 보자. 이게 모아산이고 이게 부르하통하에 놓여있는 토끼다리, 갈매기다리가 아닌가 연변일보, 국제호텔, 연변대학이. 자치주정무중심. 연길백화 ㅎㅎ 내 친구가 있는 주공증처도 보이고 …. 와하! 인제 알것같네 연변이 왜 진랄래꽃으로 불리는가를. 하늘의 사랑과 대지의 사랑을 함뿍 안고 송이송이 피여난 진달래꽃! 하늘의 사랑과 대지의 사랑을 아름아름 전해주는 진달래꽃! 너는 연변의 딸이고 연변의 아들이면서 또 연변의 상징이다.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구름 별곡   나는 지금 비행의 날개를 벌리고 하늘을 날고 있다. 일망무제한 우주는 무한히 열려있다. 나의 발밑에 구름의 세계가 펼쳐져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수 없는 구름의 세계! 그 세계는 북빙양의 눈얼음 세계이다. 무한을 자랑하는 이 세계의 저 빙평선(冰平线)에서 눈보라가 허리를 폈다가 구부리기도 하고 솟구쳐 오르기도 하고 직선락하기도 한다. 백색의 북극곰무리들이 왕왕 소리치며 어디론가 달려가고 있다. 하얀 수풀의 무리가 앞으로 날아오며 뒤로 서서히 사라지기도 한다. 북국의 변화는 더더욱 가관이다. 어허, 저기서는 얼음이 패이고 꺼지며 파란 호수가 나타난다. 물새떼들의 울음소리, 물고기들이 여유작작한 헤염이 방불히 들리는것 같고 방불히 보이는것 같다. 그것도 잠간, 성에장들이 흘러들며 무대의 막처럼 모든 것을 가리워버린다. 갑자기 전률이 온몸을 습격한다. 근육들이 부르르 떤다. 아니 글쎄 북빙양얼음세계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서 180도로 뒤번져진다. 나는 얼음밑으로 급강하한다. 얼음밑은 차디차고 파아란 바다물이다. 온몸이 찬 바다의 기습을 받아서 나의 살이 죄여들고 뼈가 심하게 저려난다. 숨은 각일각 더 가빠지고 이렇게 죽는구나 하는 상념이 혼미상태로 나를 질질 끌고 들어간다.  여보 하고 옆에 앉은 마누라가 엽꾸리를 지르는바람에 정신이 펄쩍 든다.. 이윽고 나의 발밑에 북빙양의 광활한 얼음세계가 또다시 펼쳐진다. 그위에  거대한 루각이 나타난다. 금빛이 번쩍이는 문학관이라는 세글자가 해빛에 반짝인다. 나는 두팔을 벌린다. 나의 몸에서 날개가 태여난다. 나는 날개를 훨훨 저으며 문학관으로 들어갔다. 휘둥그래진다. 그래 두눈이 휘둥그래진다. 눈 언저리뒤로부터 머리를 부시시 불궈놓은 [베니스의 상인] [햄리트]등 명작을 쓴 쉐익스피어, 목에 레스를 두룬 [동끼호떼]의 작가 쎄르반테스, 하얀 속옷에 분홍마노핀을 꽂고 날카로운 눈길을 한 [파우스트]의 시인 괴테. 석자수염을 기르고 책을 들고있는 [부활]의 작가 톨스토이. 허벅지에 두손을 깍지고 한점을 응시하고 있는 [죄와벌]의 작가 도스토예프스끼. 손으로 얼굴을 받치고 번대머리를 한 [좁은문]의 작가 앙드레지드. 푸른 창공을 바라보는 [데미안] 작가 헤르만 헤세, 길지 않는 털로 얼굴을 장식한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의 작가 헤밍웨이, 가슴에 훈장을 달고 검은 옷 검은 머리로 [적과 흑]을 쓴 스탕달, 아롱아롱한 파마머리, 가발같은 머리를 어깨 아래까지 드리운 [로빈손쿠루소]의 작가 디포와 [걸리바려행기]를 쓴 작가 스위프트, 검은 눈섭, 파마머리를 한 [포걸작모음 의 작가, 호돈과 미녀같은 얼굴의 눈을 말똥하게 뜬 [주홍글씨]의 작가 포, 하얀 수염 푸른 머리를 한 [처녀지]작가 투르게네프, 청자기에 박힌 측면초상화같은 모습을 한 [폭풍의 언덕]을 쓴 브론데. 처녀애같은 아릿다운 얼굴을 보이는 [맨스필드걸작모음]을 내놓은 캐서린 맨스필드. 하얀 코수염을 기르고 넙적한 번대머리를 선보이는 [보바리부인]의 작가 플로베르, 검은 코수염에 청춘의 패기가 넘치는 [여자의 일생]을 쓴 작가 모파상, 오른쪽에 줄이 드리운 안경을 건 [6호실]의 작가 체홉, 뻔뻔한 얼굴에 코수염만 기른 [첼카쉬]작가 고리끼, 처녀애들 머리처럼 단발을 한 [외투]의 작가 고골리가 보인다. 그외에도 이마에 주름이 많은 번대머리로 [테스]를 쓴 작가 토마스 하디, 녀자들처럼 머리를 길러넘긴 [마농레스코]작가 프레보, 입을 꾹 다물고 쏘아보듯한 눈길을 가진 [의사기온]을 쓴 작가 카로사, 형형한 눈길로 나젊은 모습을 보여주는 [말테의 수기]를 쓴 릴케, 붉은 머리 붉은 수염 투성이 [체텔리부인의 사랑]을 쓴 작가 D.H. 로렌스, 팔장을 끼고 군얼굴살로 앉아있는 [달과 6펜스]의 작가 S. 몸, 빨죽한 귀 정기 넘치는 눈길로 바라보는 [성]의 작가 카프카, 흰 와이셔츠에 점박이 넥타이를 맨 [개선문]의 작가 레마르크, 젊은 패기가 넘치는 얼굴을 한 [아Q정전]의 작가 로신, 람색채양모를 쓰고 목걸이를 건 [대지]를 쓴 펄벅, 잠옷바람으로 안경을 걸고 서있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남긴 작가 J. 조이스가 보인다.  또있다. [인형의 집]을 남긴 입센, [나나]를 남긴 졸라며, [의자지바고]를 남긴 파스테르나크, [인간의 조건]을 남긴 앙드레 말로며, [이방인]을 남긴 카뮈, [어린 왕자]를 남긴 생텍쥐페리며, [권력과 영광]을 남긴 그린, [파리대왕]을 남긴 월리엄 골딩이며, [음향과 분노]를 남긴 포크너, [구토]를 남긴 사르트르며, [어느 어릿광대의 견해]를 남긴 하인리히 뵐이며, [이반데니소비칭의 하루]를 남긴 솔제니친, 설국을 남긴 가와바다 야스나리, [생의 한가운데]를 남긴 루이젠 린저며, [동물농장]을 남긴C. 오웬이며, [빵만으로 살수 없다]를 남긴 두진체프, [분노의 포도]를 남긴 스타인백,,,,,, 문학관 외에도 또 있다. 과학관이며 미술관이며 력사관이며 의학관 이며 하는 으리으리한 빌딩들이 줄줄이 서있었다. 이 북국의 빙하우에 인류의 력사가 조각되였고, 인류가 쌓아온 보물들이 전방위적으로 배렬되여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인류의 고금중외가 여기서 숨쉬고 있는것이 아니 겠는가 구름의 세계는 얼음의 세계이기도 하고 인간력사의 사책이기도 하다. 나는 력사가 빚어놓은 꿀을 맛보는 한마리 까만 개미가 되였는가, 자연의 위대함과 성스러움을 우러르는 한 신도가 되였는가   나는 지금 비행의 날개를 벌리고 하늘을 날고있다. 일망무제한 우주는 무한히 열려있다. 나의 발밑에 구름의 세계가 펼쳐져있다.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수 없는 구름의 세계! 그 세계는 북빙양의 눈얼음 세계이다. 무한한 공간이 펼쳐져있고 무한한 시간이 쌓여있고 무한한 문명과 죄악이 쌓여져있다.     안개     6월의 이른 새벽이다. 하늘이 서서히 서서히 내려와 산을  품었다. 봉우리들은 걸음발 타는 아이들이 되여 자박자박자박 하늘속을 걷는다. 나무들은 안개의 샤와를 한다. 아아히 솟구친 미인송도, 언덕의 떡갈나무도 . 바위에 뿌리를 박고 자란 느릎나무들도. 터슬터슬한 줄기도 일매지게 빠진 가지들도, 여러가지 풀들도 벼랑이나 돌들도 안개의 샤와속에서 어제의 먼지때, 묵은 해살 때를 벗기느라 여념이 없다. 나무잎들은  겉의 때도 안의 때도 뻔질나게 닦아내느라고 종알거릴 사이도 없다. 샤와를 하고 나면 한결 정신이 드는가보다. 색갈들은 반짝이고 모양들은 신선하다. 그것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청청한 하늘아래 자기의 모든 것을 청신하게 드러낸다. 안개샤와를 하는 것은 식물들만이 아니다. 바위들도 돌들도 하고 산토끼나 노루나 메돼지들 같은 짐승들도 샤와를 한다. 귀 기울이면 쫍쫍쫍 입질하는 소리가 고요를 물들인다. 나무의 줄기들이랑, 가지들이랑, 잎들이랑, 풀들의 줄기들이랑 가지들이랑 이파리들이랑, 꽃들의 꽃잎들이랑, 꽃살들이랑, 바위들이랑, 돌들이랑 그 모든 것들의 입들이 겨끔내기로 안개를 빨아먹는다. 그때 안개의 하나하나의 방울은 뽀오얀 젖방울이지 수중기방울이 아니다. 사람은 밥을 먹어야 살고 녀석들은 안개를 먹어야 사는가보다. 그 달콤한 젖을 먹고 나무들은 한결 살이지고 꽃들은 한결 향긋한 향기를 풍기고 바위들은 한결 깨끗한 몸들을 자랑스럽게 드러낸다. 실로 자연의 섭리, 우주의 섭리를 터득한 짬짜미들이 아니랴. 안개는 산에다 티끌이 한알도 없는 그 순한 옥비단으로 지은 옷을  입힌다. 해살은 그 옷들은 한벌한벌 벗겨낸다. 두루마기도 적삼도 런닝구도 팬티도 한견지두견지 다 벗겨낸다. 산의 알몸은 그렇듯 부드럽고 그렇듯 푸르르고 그렇듯 다부지여 얼마나 순박하고 대견한지 모른다. 하지만 때론 안개는 산사이의 골연에 자기의 하얀 살점을 남긴다.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안개의 조화에 찬탄을 금치 못한다. 푸른 수림과 안개가 한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를 그려놓았다고 할가, 학무리가 내려 앉았다고 할가, 목화무지가 하늘에서 내렸다고나 할가, 하얀 돛을 단 배들이 푸른 바다에 무리로 떠있으며 출정을 기다린다고 할가, 푸른 가슴을 드러낸 파도가 물바래를 부셔낸다고나할가! 아무리 해도 여실하게 그려낼수 없는 언어의 빈곤을 사무치게 느끼지 않을 수 없고, 자연의 미묘한 조화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만물의 어머니이신 물의 몸에서 태여나고, 하늘이 내리시는 사신의 아름다움 몸짓의 기기묘묘한 신비를 바라보면서 나도 그 일속으로 살아 있다는 것으로 하여 다함없는 행복을 만끽하게 되는 것은 또 무엇 때문 이라고 말해야 하는가! 옷깃을 여미고 6월의 안개에 사설시조 한수를 올린다      대지와 하늘을 이어놓은 안개여   그대는 하얀 날개 그대는 하얀 다리 그 날개를 달고 하늘을 훨훨 날아올라 별들의 세계를 유유히 유람하다가 그 다리를 처억처억 디디며 한발작 두발작 하늘을 밟으면서 땅에 내리는 날들이 올 수는 없을가   신비를 그리여주는 오색안개 안개여                          2013년 3월 14일 이른 아침 서재에서     련꽃 이야기     7월하순의 연길공원으로 가면 크지도 않는 손바닥만한 못에서 피여난 련꽃들이 손님들의 발을 묶어놓고 손님들이 눈에 복을 부어준다. 푸른 련이파리 바다우에다 기다란 목을 빼들고 란만하는 련꽃들을 보노라면 가슴에서 감회가 술렁거린다. 파아란 수면을 뚫고  갓 솟아오른 꽃봉오리는 몽당 붓이다 연한 갈색과 푸른색이 물든 이 몽당붓은 이제 무슨 글을 쓸려고 솟아오르는 것이며 누구를 위하여 마련된 것일가? 며칠이 지나지 않으면 몽당붓은 우산같은 잎사이를 지나 쑤욱 키를 돋구며 연분홍 초롱으로 변한다. 참 자연이란 야릇하기를 이를데 없다. 꽃봉오리가 태여날 때 연분홍 빛갈 이라곤 전혀 없던 꽃봉오리 , 해빛과 이슬과 바람을 먹더니만 선연한 연분홍으로 변하지 않았는가. 해살에도 이슬에도 바람에도 다 련꽃 봉오리가 연분홍 색갈로 변하게 할 색갈들이 있었단말인가. 꽃봉오리는 봉오리마다 초롱불이다. 누구를 들고 가라고 이렇게 많은 초롱불들이 총총총 널려있단 말인가. 하늘의 칠선녀들이 무지개를 타고 내려와 어서 가져가라는 말씀인가 시집가는 누이가 밤길을 걸을 때 들고 가라고 마련한 마음인가  천진란만한 애들이 밤에 뛰놀 때 돌에 채워 이마를 쪼을가봐 환하게 길을 밝히려 태여난 사랑인가…. 공원못의 얼음이 풀렸을 때에도 나는 여기로 왔다. 수면은 고요한것 같았지만 귀를 기울이면 대패소리, 톱질소리, 망치소리가 귀바퀴를 간질렀다. 그 썩은 흙속에서, 여러가지 오물이 물과 한덩어리가 되여 구린내를 피우는 물속, 련은 거기에서 집을 짓고 있었다. 썩음과 오물이 한방울도 묻지 않는 청정한 집을 말이다. 맨 밑층에는 실닷타가 산다는 방이였고 그우에는 미륵이 산다는 방이였고 그우에는 아마 현장이 사는 방이라고 들었다. 지붕에는 푸른 기와를 얻는다는 것이였다. 물속에서 솟아나와 수면에 찰싹 붙어서 동그란 몸으로  온 못을 덮은 첫세대의 잎들은 푸른 기와였으리라. 하지만 첫세대 잎들은 기와 작용만 하는것이 아니다. 녀석들은 두번째 세번째 세대를 위하여 그리고 꽃들의 탄생을  위하여 길을 닦은 것이였다. 그뒤를 이어 두번째 세번째 세대들이 겨끔내기로 앞을 다투어 쑤욱 물위로 길죽한 얼굴을 내민다. 녀석들은 첫세대가 닦은 길로 걸어나오는 것이 부끄럽기라도 하듯 제몸들을 량쪽으로 도르르 말아가지고 속이 보이지 않게 나오다가, 공원산에서 흘러내리는 솔바람을 먹으며 크다가,  때가 되면  자신의 둥그런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며 푸른 우산도 되고 푸른 양산도 돈다. 보슬비 오는 날이면 활짝 피여난 련잎들은 수은을 몸으로 또르르 또르르 쉼없이 굴리여 옥빛구슬을 빚는다. 빚어서는 아래에 있는 형님 누나들에게 보내준다. 형님 누나들은 그 구술로  몸을 치장한다. 볼수록 눈시린 눈시린 은구슬들이다. 후둑후둑 열콩알같은 비방울이 떨어지면 련밭에서는 북소리 징소리가 우렁차고 소나기가 쏟아지면 뽀얀 물안개가 인다. 물안개속을 대달리는 천군만마의 발굽소리가 천지를 진감한다. 진승오강, 리연, 홍수전… 24사의 영웅들의 얼굴이 언뜰언뜰 언뜰거리기도 하고, 량산박의 108두령들의 얼굴이 반짝이기도 하고, 중화인민공화국의 10대원수들의 얼굴이 올인되였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콜롬보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러 수평선을 향하여 올린 돛도 보이고,  정화가  첫사람으로 钓鱼岛에 올라서 날리던  채색기발들의 펄럭임도 보인다… 아늑한 아침이 밝아온다. 련밭에서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울린다. 새날의 밝음을 감축하는 현악의 무대가 열린다. 바이올린소리, 거문고소리 앵금소리, 컴퍼스소리,가야금소리들이 서로 몸을 어울려 향기롭고 아름다운 선률을 엮는다. 새들의 울음소리, 솔바람소리, 시내물의 조잘돼는 소리, 이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들만이 흐른다. 그 속에서 채색의 구름이 무럭무럭 피여나기도 하고 칠색의 무지가 여기저기서 련줄련줄 머리를 들기도한다. 선녀의 하르르한 치마자락이 날리도 하고 선남의 의젓한 관들이 클로즈업되기도 한다. 앙징스러운 련꽃열매도 기이하다. 사우나꼭지라 할가 어린이들이 겨울의 얼음판에서 즐기는 팽이라 할가 소학교를 다닐 때 교정에서 울리던 종이라 할가. 금빛오리로 지은 레스를 목에 걸고 동글납작한 정수리에 뱅글뱅글 돌아간 자잘한 구멍들은 할락할락 숨을 쉰다. 대기에 쏘다니는 티끌을 마시고 신선한 공기를 뿜어낸다 열매속에는 알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각시가 시집 오는날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선물로 쓰기도 하였다나. 하하… 련꽃은 전설도 많다. 동양의 불교에서는 오물속에서 싹터도 청정함을 잃지 않고 아름답게 피여난다고 하여  불교상징의 꽃이라 하였고, 이집트에서는 해뜰 때에 피였다가 해질 때에 지는 꽃이라고 숭상하면서 태초의 물에서 태여난 최초의 꽃이기에 태양은 련꽃에서 탄생하였다고 한다. 화가들은 련꽃을 그리기에 붓을 아끼지 않았고 조각가들은 련꽃을 조각함에 칼끝을 아끼지 않았고 도자기장인들은 련꽃을 수놓음에 조예를 아끼지 않았고, 시인들은 련꽃의 신비를 노래함에 필묵을 아끼지 않았다. 작자가 기억 안 나도 글귀는 남아있다.   고울사 련꽃이여, 향기도 기이하다 표묘히 단장하고 몇사람을 반기였뇨 아마도 화중군자는 너뿐인가 하노라                       내가 돌이 되면 돌은 련꽃이 되고 련꽃은 호수가 되고 내가 호수가 되면 호수는 련꽃이 되고 련꽃은 돌이 되고…   어찌 이런 시조, 시들을 한두편 뿐이라고 하랴. 시조는 꽃중에서 련꽃의 빼어남을  노래한 것이고 시는 이 세상사물의 서로의 화합과 변화를 노래한 오행설이라고 할가. 련꽃들이 만개한 공원 못의 련꽃밭은 별유천지이다. 송이송이 화사하고 호함지게 피여난 꽃봉오리들은 현란하다.  어찌보면 어제밤 밤하늘에서 왕별들이 내려온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분홍빛 호랑나비들이 모여들어 날개를 파닥이는듯. 어찌보면 연길의 가로등들이 낮에는 여기에 모여와서 불들을 켜고있는 듯 하기도 하고 어찌보면 미니봉황들이 모여와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듯하다. 실로 련꽃들은 송이마다 환상의 덩어리 꿈의 덩어리이다. 그래서 련꽃은 매화, 모란과 더불어 티끌만한 손색도 없는 꽃들의 3군자가 되였으리라. 벗이여, 당신이 새로운 당신으로 태여나고 싶거든 공원 못의 련밭에 와서 한식경만 흔상하시라. 당신도 새로운 당신을 만날것이다.     2013.7.27-28.         시에 대하여   시인은 시에 충성해야 한다. 시에 충성하는 것은 언어에 충성하는 것이며, 언어에 충성한다는 것은 민족에 충성하는 것이며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며 인류에 충성하는 것이다.   시는 사상으로 쓰는것이 아니라 상상( 想象)으로 쓰는 것이다. 어떻게 상상하는가를 장악하는 것이 시의 기교이다. 기교가 없으면 우연히 좋은 시를 쓰는 수도 있겠지만 그냥 좋은 류형의 시는 쓸수 없을 것이다. 인간이 만든 모든 문화는 기술의 산물이다. 황차 시야 더 말할나위 있으랴.   류협은 시를 쓸 때 기성관념을 깨끗이 버리라고 하였다. 얼마나 잘 말하였는가. 이 말은 오늘에도 유용한것이며 미래에도 유용한것이리라. 기성관념을 버리는가 버리지 않는가는 시인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엘리어트는 시적상관물을 설정하는 것이 예술의 둘도 없는 유일한 길이라고 하였다. 당신이 시를 쓸 때 시적상관물이 떠오르지 않으면 필을 들지 말라. 왜냐하면 그것이 유일한 길이기 때문에.   시를 쓸 때 세가지 사유방법이 있는같다. 하나는 현실관념을 그대로 적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억을 더듬어 내는 것이고, 세번째는 무의식으로 쓰는 것이다. 말그대로 무의식속에는 아무것도 없는 같지만 무의식속에는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다 들어있다. 그것을 꺼내여 보여주는 자가 시인이 되는 같다.   원사물을 그대로 쓰는것이 아니라 원 사물을 그와 다르기도 하거니와 맞지도 않는 다른 사물로 둔갑시킬 때에 이미지란 것이 산생된다. 그것이 바로 현대예술이라고 한다. 이미지를 떠난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시란 언제나 새롭게 쓰는 일이다. 처음 새롭게 쓴자는 천재요 두번째 답습한자는 둔재요 세번째 답습한자는 바보라고 한 명언은 영원히 시인의 거울이 될것이다. 시를 쓴 다음 흥분에만 들뜨지 말고 내가 천재인가 둔재인가 바보인가를 한번쯤은 자성해 볼 일이다.   한국의 정끝별은 모방에 대한 여러가지 경우를 말하였다. 남의 언어를 차용하는것, 남의 시줄을 따오는것, 남의 시 한개 련을 가져오는것, 남의 시전부를 가져오고 제목을 바꾸어 주제를 다르게 하는 방법까지 도합 네가 지 방법을 례를 들었다. 첫째와 둘째는 써볼 필요있겠는지는 모르겠으나 세째와 네째는 삼가하는 것이 좋을 같다. 색채가 짙은 모방은 절대 명작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이 시를 가리는 자대가 되여야 하지 않을가..   하나의 조약돌이 새로 될수 있고 강물로 될수 있고 해로 될수 있고 인간으로 될수있고 호랑이로 될수 있다는, 한 사물을 이 세상의 모든 사물로 자유로이 둔갑시키는 상상을 가질수 있을 때 시인의 자격을 획득할 수 있을 때가 아닐가   시의 예술에는 지역이 따로 없고 국경이 따로 없다. 우리로 말하면 조선어로 쓰는 시이면 무슨 기교로 썼든 시가 좋으면 그만이다. 이건 서양식이요 이건 동양식이요 하는 말들은 믿을바가 못된다. 우리 민족의 언어에는 우리 민족의 얼이 숨쉬고 우리 민족의 전통이 숨쉬고 우리 민족의 문화가 집대성해 있고 우리 민족의 소리가 있다…   시는 무엇을 위한다는 목표를 세우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해서 독자에게 보여주는 것이 시이지 어떤 의미를 선전하는 시는 좋은 시로 될 수 없다. 그래서 류협은 사상과 감정이 시에 나타나면 골수가 흐르는 것이라고 하였을 것이다.   시는 총통이 보나 감옥안의 죄인이 보나 다 어떤 즐거움을 줄 때 비로소 가치가 있고 품위가 있는 시라고 할 수 있을 것같다.   시인은 절대적인 자유를 향수하면서 시를 써야 한다. 그 어떤 철학도 관습도 도덕도 리성도 시를 지배하게 해서는 아니된다. 시인은 음과 양의 기의 어울림과 분리로 이미지를 만듬으로써 자연의 섭리로 시인의 상상을 촉구하여야 한다. 이 세상에서 시인만이 하느님과 대화한다는 말은 백번 옳은 같다.   시는 무엇을 썼는가가 주요한것이 아니라 어떻게 썼는가가 중요하다. 무엇을 썼는가를 론하는 것은 중학교 어문 선생들도 쓸 수 있는 글이라고 할 수 있는 말이다. 어떻게 썼는가를 론하는 것은 전문가가 할수 있는 일이다. 시에 대한 조예가 깊지 못한 사람은 무엇을 썼는가를 론하게 되는데 이런 론은 시의 연구에도 발전에도 가치가 없게 된다.   그림을 모르면서 그림을 평하고 음악을 모르면서 음악을 평하고 시를 모르면서 시를 평하는 것은 다재가 무재라는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파운드가 말했던가 주목할만한 작품을 쓰지 못한 평론가의 말은 듣지 말라고. 참 잘 말했지.   올챙이는 꼬리를 자르고 개구리가 되고 새새끼는 둥지에서 떠나야 새의 이름을 가질수 있고 호랑이새끼는 절로 사냥을 하여 먹거리를 마련할 때만이 명실에 부합되는 호랑이가 된다. 시인도 자기절로 꼬리를 자르고 둥지에서 나오고 먹이 사냥도 해야 존재가치를 가지게 될 같다.   정치인은 맞으면 죽지만 문학인은 맞으면 살아난다. 글이 나갔는데 말이 없으면 죽은 글이 되기가 일수이다. 진정 출중한 시인은 맞아대는 시인이다. 최남선도 그러했고 정지용도 그러했고 리상도 그러했다.  실락원 복락원을 쓴 J.밀턴이나 신곡을 쓴 단테는 자기작품은 100년후에야 알아볼 것이라고 하였다. 읽자마자 다 알리는 시는 탄생하자마자 생명력을 상실하는 작품이리라.   리해되지 않으면서도 통하는 시가 좋은 시다. 시가 몽롱하다면서 부인하 는 것은 리해력이 약한 사람이다. 그것은 시의 새로운 기교를 장악하지 못한 사람의 말이다. 몽롱한 것은 워낙 시 특성의 하나이다. 시에 몽롱성이 없다면 누가 시를 쓰겠는가? 차라리 산문을 쓰고 말지. 그래서 류협은 지인은 천년에 한번씩 통한다고 하지 않았을가? 시인은 이미지로 말하는 사람이지 론설로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몽둥이로 종을 쳐봐라 나무는 탕 소리나게  종을 치지만 종의 소리는 떵 하고 멀리 퍼지여간다. 한 사람이 이 시는 모르겠소 하는 자체가 감동을 받은 것이며 공명이 일어난 것이다. 공명이란 작자와 독자의 생각이 다 같아야 한다는 말만은 아니다. 독자에게 어떤 자극을 주면 공명인것이다.   시인에게는 언어를 새롭게 만들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한수의 시에 한마디 언어도 새로운 것이 없다면 그 이상 슬픈 일은 없을 것이다.     연이네 늪을 읽어보다     덴마크에 있는 나의 딸 연이네 집앞에는 늪이 있다. 너비가 50메터 좌우되고 길이가 100메터 됨직한 늪인데 바로 그 늪으로부터 차가 두대 통할만한 길을 사이에 두고  딸집이 있다. 그림이라고 하자니 그림보다 아름답고 책이라고 하자니 책보다 많은 사연이 적혀있는 같았고 보물이라고 하자니 보물보다 귀한 것이 많은 같아서 나 역시 어느새 정이 들었다.   늪의 오른쪽 기슭에는 커피색머리를 한 광주리나 떠인 총각나무가 서있다. 총각은 늪 건너를 응시하고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 바로 그가 서있는 대안에 금방 목욕을 하고 나온 하얀 몸매의 봇나무 두그루가 머리발을 엉덩이까지 치렁치렁 드리우고 서있다. 총각은 바로 그 녀인들을 뚫어지게 바라보고있다. 나는 나무와 언어가 통하지 않아서 아직 총각과 이름이 뭐냐고 묻지 못했다. 늪 둘레에는 한쌍의 처녀와 총각이 있을 뿐만아니라 버드나무아저씨도 있고, 헤아릴수 없이 많은 팔들을 하늘로 치켜들고  서있는 이름 모를 나무 사이에는 파아란 주단을 깔아놓은 듯한 잔디밭이다. 나는 어결에 " 님과 함께" 라는 코노래가 나간다.   저 푸른 초원우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백년 살고싶어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되여 겨울이면 행복하네 ………    아니, 내가 아니라 목석이  와서 이 늪을 보아도 이렇게 흥얼거릴것이다. 나는 이 이름도 없는 늪을 "연이네 늪" 이라 부르고 싶다. 물을 것도  없다. 늪은 연이네 집앞에 있으니까.   연이네 늪은 사랑이 데이트하는 곳이다. 야생오리들이 쌍을 지어 날아온다. 이따금 갈매기들도 쌍을 지어 날아온다.  암컷과 수컷. 수컷은 앞에서 길을 인도하고 암컷은 조르르 수컷을 따른다. 언제 만날지 기약도 없이 더벅머리 총각은 멍청하게 처녀를 바라보고만 섰다. 등 돌린 처녀 둘은 부끄러워 감히 몸을 돌리지 못하고 금방 분통에서 나온듯한 하얀 몸을 머리채로 가리고있다. 그외에도 아름 모를 나무들과 풀들이 늪과 조용히 교감하고있다.   연이네 늪은 작아도 허구  많은 것들을 품고 산다. 두리의   나무며 강이며 집이며를 품고 있을 뿐만아니라 하늘의 바람과 구름과 해와  달 그리고 무수한 별들을 품고 산다. 그 모든 생명들을 품고 있으면서 연이네 늪은 잔소리 한마디 없다. 하늘이 흐리거나 밤이되면 늪이 품었던 생명체들이 다 멀리로간 것 같지만 연이네 늪은 그 모든것들을 하나도  보내지 않고 있다.  바람과 구름과 해와 달, 별들이 모인 다정한 집이 연이네  늪이다. 하늘의 이러한 생명체들은 때론 집을 떠난 것 같지만 때가  되면  다시 돌아와 늪의 품에   안겨 소곤거리기도 하고 새근새근 달콤한 잠을 자기도 한다. 오붓하고 앙증스럽고 아늑한 집을 누군들 좋아하지 않으랴. 그래서 연이네 늪은 물밑에도 하늘이 있고 물우에도 하늘이 있어 마냥 하늘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랴.    연이네 늪은 장백산의 천지에 비할만한 장려함과   웅위로움과 숭고함과 신비한것은    없다. 강남의  호한한 태호에 비길만한 그런  무한함도 물론 없고, 서호처럼 황홀한 풍경도 없지만 연이네   늪은   한없이 매혹적이고  한없이 인자하고  한없이 살 뜰하다,   연이네 늪은 "ㄷ "형이다. 자음 “ㄷ”와 모음 "ㅏ "가 어울리는 것만 하여도 그 함의가 헤아릴수 없이 다양하다. 다 하면 오늘의 시대를 말하는  다국부대, 다민족국가, 다문화가정과 같은 싱싱한 내용들을 나태내는 개념들이 떠오른다. 또 그런가 하면 인류의 대가들인 다윈, 다빈치도 떠오른다. 다! 현대의  철학과 문학을 대변하는 질 들뢰즈와 가타리의 다양체도 있다. 다! 입맛을 돋구는 구미료 다시마, 다! 창고로 쓰는 다락, 다! 다각사랑 ... 하하 많기도 하다.   해빛이 쨍 하고 비추면 연이네 늪 저쪽에서 물이 하얀 머리들을 송송 내밀며 쏠라닥거리다도 미풍이 살랑거리면 잔잔한 물주름을 늘이기도 한다. 그 물주름을 다리미질하여 반듯하게 펴는 고즈넉함은  또 흔상해 볼만한 일품이라고 하지 않을수 없다.   살얼음이 살짝 간 물우로 눈이 내린다. 뒤에 오는 눈송이들은 이미 내린 눈들에게 소리친다. 얘들아 어깨를 세워 내가 간다. 우리도 자리를 잡아야지. 그러면 먼저 내린 눈들이 어깨를  치키느라고 모지름을 쓴다. 드디여 눈이 자리잡기 시작한다. 햐얀 눈의 세계, 티끌 한알도 묻지 않은 순하디 순한 세계가 연이네 늪에서 새로이 탄생한다. 한해에 한두번 태여나는    새 세상이란다. 이 은은한 새 세계를  하얀 백지라고 하자. 시인이 달려와서 시를 쓰려다 얼떠름해 서있을 것이다.   화가가 달려와서 그림을 그리려다 얼떠름해 서있을 것이다.  설계사가 달려와서 설계도를 그리려다 얼떠름해 서있을 것이다. 서법가가 와서 명필을 날리려다 얼떠름해 서있을 것이다.   너무도 깨끗하고 순해서 눈이 시리다. 감히 필끝으로 오물을 떨어뜨릴 수  없다.   연이네  늪 주위에는  우물 정자 같은 길이 있다. 이 길은 경도와 위도처럼 온 세상과 통한다. 연이네 늪은 길을 통하여 세상과 소통하고 함께 어우려져 외로운 것 같아도 외롭지 않다. 산과 들과 강과 바다와 하냥 손을 잡고 있으므로 연이네 늪의 사전에는 고독이라는 낱말이 적혀있지 않다.  그래서 그리우면서도 그립지 않는 연이네 늪이다.   연이네 늪이 세상과  대화하는 언어가 바로 이 길이 아니랴!     작자소개   최룡관 1944년 1월 22일 생. 대학졸. 중국작가협회 회원, 한국 현대시인협회 회원. 연변일보 문화부 주임, 연변작가협회 부부석 등 력임. 현임: 연변 동북아 문학 예술 연구회 고문, 명예회장. 저서: 등 시집 6권, (4권), , ,(련재중) 등 시론. 도합 18권. 수상경력: 중국작가협회 제11기 전국 소수민족문학상,   등 다수.  
6    제4권 수필편 1 댓글:  조회:547  추천:0  2019-03-29
제4권  수필편 1   차례 사람.동식물.언어/오솔길의 고백/함박눈/살아있는 혼의 뼈다귀/ 얼음꽃/환상의 성ㅡ시/입술연지/진달래/구름 별곡/안개/ 련꽃 이야기/ 시에 대하여/연이네 늪을 읽다/   사람. 동식물 . 언어   필자는 지금 세느강반을 걸어가고 있다. 여긴 파리의 노란 자위이다. 세느강에는 채색 기발을 날리는 유람선들이 물결에 새하얀 여덟 팔(八)자를 쓰면서 오간다. 뒤에는 파벨탑이 소소리 하늘 찌르고 서있고, 파벨탑과 나의 중간의 하늘에서 원으로 된 유람기구가 돌아가고 있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으로 걸어가던 필자는 이따금 발길을 멈춘다. 길좌우에는 유명한 조각품들이 줄느런히 서있다. 한조각앞에서 나의 발은 길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참 희한한 조각상이다. 사자의 몸뚱이에 미녀의 상반신이 붙어있는 조각상이다. 사람과 짐승이 한몸이 되여있다. 야릇함이 묻어나는 조각상이다. 조금 가다가 또 발이 땅에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번에는 범과 사나이가 붙은 조각상이다. 저도 모르게 하고 찬탄이 나간다. 필자의 머리속에는 얼결에 단마르크 해안에 있는 미인어조각상이 떠오른다. 물고기 몸뚱이게 배뿍이 보이는 미인이 붙은  조각상이다. 또 고루려 벽화에 그려진 미인새도 떠오르고 싱가포를 잉어사자가 한몸이 된 머라이언도 떠오른다.   사람과 짐승이 하나가 되고 물고기와 사람이 하나가 된 조각상이고 새와 사람이 하나를 이룬 그림인가 하면 잉어와 사자가 하나로 된 조각상이다. 그러니까 사람과 짐승, 사람과 물고기, 사람과 새가 물고기와 사자가 같다는 말이 되겠다. 사람이 범이 될수 있고 사자가 될수 있고 물고기가 될수 있고 새가 될 수 있고 잉어가 사자가 될수 있다는 의미이고,  범이 사람이 될수 있고 사자가 사람이 될수 있고 물고기가 사람이 될수 있고 새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자가 물고기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또 짐승이 물고기나 새가 될수 있고, 물고기가 짐승이나 새가 될수 있다는 의미도 있겠다. 이 성질이 완연히 다른 사람과 짐승, 물고기 짐승 및 새가 하나로 될수 있다는 경의로움이 필자의 뇌리를 아프게 촉동한다. 이런 촉동을 받아보기는 처음이다. 파리에서 많은 명승을 구경하였지만 이렇듯 사이비하고 황홀한 촉동을 받아본 적이 없다. 세상만물이 서로 어울릴 수 있고 하나로 될수 있다는 증언이 아니겠는가!   필자의 사유는 날개를 펼치고 번개의 속도로 중국 고대로 날아간다. 중국 고대 당나라 때, 사람을 열두개 띠로 나누어 표현하였다. 열두개 띠에는 쥐띠, 소띠, 범띠, 토끼띠, 룡띠, 뱀띠, 말띠, 양띠, 원숭이띠, 닭띠, 개띠, 돼지띠가 있는데 이 열두가지는 짐승과 사람이 같다는 말이 되겠다. 열두가지 띠는 또 열두가지 사물로 변한다고 한다. 쥐는 봉황으로, 소는 사자로, 범은 꾀꼬리로, 토끼는 꿩으로, 룡은 제비로, 뱀은 기러기로, 말은 사슴으로, 양은 공작새로, 원숭이는 비둘기로, 닭은 참새로, 개는 송학으로, 돼지는 앵무새로 변한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사람이 24가지 동물로 변할수 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은 쥐, 소, 범, 토끼, 룡, 뱀, 말, 양,원숭이, 닭, 개, 돼지로 변할수 있을 뿐만 아니라 봉황, 사자,  꾀꼬리. 꿩, 제비, 기러기, 사슴, 공작새, 비둘기, 참새, 송학, 앵무새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렷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은 모든 동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며 변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동질성이나 동일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은  사람과 짐승(모든 동물 포함), 사람과 물고기뿐 아니라 사람과 곤충까지도 동일성이나 동질성이 너무나 많다. 모두가 입으로 먹고, 홍문으로 싸고,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를 맡고, 소리로 말한다. 물론 사람들은 녀석들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자식들 언어를 모르니까. 이렇듯 동물과 사람, 사람과 물고기 및 곤충류가 서로 전의할 수 있는 조건이 있는데 사람과 식물은 동일성이 없을가? 있다. 사람이나 식물이나 다 세상에 태여났다가 죽는다. 다 물을 먹어야 산다. 다 해빛과 달빛 솟에서 산다. 다 짝짓기를 하여야 후대를 번식한다. 사람과 식물의 짝짓기는 방법이 다를 뿐이다. 사람은 여러가지 식물을 먹어야 살 수 있다. 어떤 식물은 곤충을 먹고 사는 것도 있다.  식물의 뿌리에 시체를 묻으면 그 식물이 왕성하게 자라는데 그것은 식물이 사람을 먹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따지고 보면 사람도 식물도 동질성이나 동일성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죽어서 련꽃이 되였소, 죽어서 나비가 되였소 하는 옛말들은 다 이런 도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겠다.   명나라의 유명한 철학가 왕양명이 세상사물은 다 형제간이라고 하면서 모든 사물들의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이라고 하였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곤충이나 물고기나 이 세상 모든 사물은 다 땅에서 태여나고 하늘을 쓰고 산다. 그러니 다 아버지는 하늘이고 어머니는 땅이 아니랴. 다 하늘과 땅의 똑 같은 자식이 아니랴.   고대로 갔던 사유는 이번에는 현실문학으로 돌아온다. 문학에서 특히 시에서 한 사물이 다른 사물로 변하였을 때 어떤 사람들은 이게 어디 리치에 맞는가? 시인의 미친 소리다 라고 한다. 시란 사물들의 새로운 관계를 밝혀내고 사물변화로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여는 상상적 언어작업이다. 무의식속에서 새롭게 사물이 산생된다는 것이 시적 사유의 근본이다.  자기가 가지고 있는 의식에 맞추어 시를 써야지 초월하면 안된다는 독단주의 견해를 내세워선 안되는 것이 아닐가! 세상 사물은 모두 한집안 식구라는 개념이 똑똑하게 박히지 못한 실례가 아닐가! 필자는 사유를 부단히 해방하면서 세상 사물은 한 집안이란 사유로 모든 문제를 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사물은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한다고 하였다. 변하는 데와 통하는 데는 조건이 없다. 시에서 사물의 동일성을 사유하는 시간은 몇십분의 1초 내지 몇백분의 1초라고 한다. 사물사이에 몇십분의 1이나 몇백분의 1이 비슷하기만 해도 서로 소통할수 있고 서로 전의할수 있다는 말이 되겠다. 실은 모든 사물은 동일성이 있고, 모든 언어는 자유로운 결합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매우 바보스러운 말이지만 자못 중요하다. 이 말이 통하는가 통하지 않는가는 기성관념을 버리는가 안 버리는가와 관계되며, 무의식으로 사물을 대하는가 안 대하는가와 관계된다.    문학은 언어 조합작업을 한다. 언어나라에는 왕이 없고 일률 평등하고, 법이 없고 자유만이 존재한다. 낱말들은 언제나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고 조합될 수 있는 것이다. 돌과 모든 명사, 수사, 대명사, 접두사, 동사, 형용사, 부사가 아무 때나 자유로이 어울릴 수 있는 것이다. 믿지 못하겠으면 마음 속으로 한번 실험해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어느 것이나 다 말이 맞고 어느 것이나 다 순하게 통하기 마련이다. 이것이 바로 언어자유의 본질이고 기능이라겠다. 낱말들은 사물들보다 더 가까운 한혈통이고 한집안이라고 할 수 있다. 문학은 언어를 가지고 쓰는 것이지 원 사물자체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지구는 사물의 대동세계이고 문학은 언어의 대동세계이다. 어허, 말이 길어졌네. 저 삼층집이 디긋자로 둘러 앉고 유리 피라밋으로 출입구를 만든 루브르 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겨야지. 하고 나의 뇌가 명령한다.     오솔길의 고백       나 오솔길이야. 아라비야수자로 말함 내리금 1자이고. 한자로 말함 –자 건너금, 훈민정음으로 말하면 ㄹ자. 영어로 말함 S. 내리금은 추락이요 건너금은 횡단이고, ㄹ나   S는 꼬불랑. ㅎㅎ꼬불랑은 횡단도 있고 추락도 있고,  동서가 갈라졌어. 동양은 왼쪽 오른쪽, 서양은 오른쪽 왼쪽, 지도를 보면 서양은 왼쪽, 동양은 오른쪽, 아마 서로가 통하고 싶어 그런가보지. ㅎㅎ   산의 오솔길에 네각을 뻐드리고 뫼부리를 머리에 베고 누우면 가관이야. 하늘에 구름이 흐르고 바람이 설렁거리며 내 몸을 쓰다듬어 주지. 좌우에서 꽃들이 풀들이 싱그러운 향기도 풍기고 아름다운 풍경도 만들어주지. 참나무 자작나무 고로쇠나무들이 기립하여 나의 호위병으로 대렬을 짓기도 하지. 맞아. 이 산의 왕이야 나지. 왕이라고? 추한 생각. 응당 왕이 아니라 자연의 일속이라고 해야지.   앞내는 뱀이야. 구불구불구불, 어디서 기여오고 어디로 기여가는지 나도 몰라. 내물에선 물방울들이 돌을 넘으며 퐁퐁 뛰고 , 물속에선 피라미들이 꼬리로 물을 흔들어도 보고 쏭쏭 하늘에 대가리를 내밀며 점프를 하지. 내가의 버드나무 잎들은 눈이 퀭해서 녀석들 놀음구경에 해가 지는줄도 모르고, 내물이 때론 바이올린을 켜고 때론 손풍금을 치고, 때론 색스폰을 불어, 소리 - 소리들의 경음악에 몸을 흔들어대면서 날가는 줄도 모르지뭐야.   그래 맞아 난 상형문자야. 두만강을 건너 살길을 찾아오던 당년의 사람들 발이 써놓은 상형문자. 쪽지게에 솥을 지고 오던 미투리들이 써놓은 상형문자. 무명저고리 등에 애기를 업고 건너온 아줌마들의 고무신발이 써놓은 상형문자. 나는 오르며 희망을 새김질 했고, 나를 만들며 꿈을 바라보았지. 하지만 그래 하지만 그 꿈과 희망은  1자도 아니요 – 자도 아니요 ㄹ자!  S자! 그 울음과 피와 한이 내게 있어. 해밝은 천당을 바라고 왔건만 달죽은 지옥의 그 길을 억척스레 헤쳐야 했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들! 할머니의 할머니들!   내 발끝엔 신작로. 탈구지소리로 점철되던 날은 언제던가?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트럭이 달리던 날은 언제였던가? 보송보송한 아스팔트길위로 달리는 매미들 꼬리엔 먼지 한알 아리숭하다. 해방이 되면서 나는 막치기에 담구었던 내 몸을 잘라버리였다. 사회주의 서러운 나날 나는 내 몸을 버덕으로 옮기여 놓았다. 개혁개방이 되면서 나는 내 몸을 하늘길에 바다길에 옮겨놓았다. 이제 내 몸밖에서 피던 꽃이 내 몸에서 피고 내 몸밖에서 자라던 풀이 내 몸안에서 자라고 내 몸밖에서 나를 보호하던 나무들이 내 몸에 집을 잡고 산다. 나는 서서히 서서히 사라진다. 이 슬픔 , 이 행복을 어떻게 말로 다 표현한단 말인가! 그럴 랑그도 그럴 빠롤도 나에게는 없다. 나는 메투리자궁에서  태여나서 자랐고, 컴퓨터의 탄알에 맞아 죽는다. 하지만 죽어도 살아있는 내가 아닌가? 죽어서 살아가는 내가 아닌가? 천당이래도 좋고 지옥이래도 좋지. 천당이라면 그 리유가 있을 것이고 지옥이라면 그 리유가 있으리. 누가 뭐라든 나와 무슨 상관이랴. 지금 나는 내 몸위에다 천당도 아니고 지옥도 아닌 내 집, 내 궁전을 건설하고 있는데야. 무슨 소리냐고? 그것도 몰라 자연. 하늘이 주는 자연……   그런데 인간사회에는 영원히 죽지 않는 오솔길이 있어. 언제나 소수인들이 걷는 길. 과학자가 이 길을 걷고 문학가가 이 길을 걷지. 그들은 창조와 발명으로 느을 새길을 닦으며 걷는 장인바치지, 마냥 고독하게 외롭게 살면서. 그들이 있어 인간문화와 세상이 발전도 하고 번영도 하지. 그들은 낡은 것을 불사르는 불씨. 그 불씨가 불길로 타오르면 세상은 새로워지 는거야. 그래 내 몸엔 언제나 그늘이 들기 쉬워. 하지만 그 그늘속에서  나, 나는 시원히 자연욕을 하며 투지를 련마하고, 그 그늘속에서 나는 뫼부리와 대지를 이어놓는 걸 항시 잊지 않고 있어. 나는 하늘과 땅을 이어놓는 다리야. 하늘의 말씀이 다리를 타고 땅으로 내려오고 땅의 숨결이 다리를 타고 하늘 세상으로 올라가는거야. 알겠어?!. 2015. 4.9.       함박눈【연변일보】     눈이눈이 내린다 함박눈이 내린다. 누가 하늘을 찢어서, 찢어도 하얗게 찢어서, 찢어도 산산이 찢어서 대지에 휘뿌리는가. 하늘의 쪼각들이 하얗게 하늘을 메우며 쏟아져내린다. 하늘도 숨을 죽였다. 대지도 숨을 죽였다. 고요, 아늑한 고요가 하늘과 땅사이를 고즈너기 흐른다. 함박눈은 눈잎마다 하얀 실오리를 뽑으며 내린다. 그래서 하늘에 잉아를 건 은실오리들이 씨실을 늘인다. 가느다란 바람이 은실오리 사이를 솔솔 빠지며 날실을 늘인다. 잘칵잘칵 바디질소리가 은은한 속에 얇디얇은 옥색비단이 해설프게 펴진다. 한벌두벌, 열벌백벌이 덧펴지면서 두터운 비단실이 이불을 짓는다. 바디질소리가 자장가를 부르는 속에 대지는 비단 이불을 덮고 달콤한 꿈나라로 간다.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함박눈이 오는 날은 하늘에서 먼곳 녀인의 옷벗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참 그 시인의 귀는 밝기도 하다. 하늘이 옷벗는 소리까지 다 듣고. 아니 시인은 소리를 들었을뿐만 아니라 보기도 하였으리라. 인자하신 어머니가 아이 옷을 벗기는 소리와 캐드득거리는 아이의 웃는 모습을. 아니, 청춘들이 옷벗는 소리와 모습은 아니였을가! 중년이나 늙은이들의 옷벗는 소리 나 모습을 보고 들은 것은 아니였을거야. 선녀가 옷벗는 소리나 모습이 아니 면 천사의 옷벗는 소리나 모습이였으리. 눈은 구름의 아들이고 비는 구름의 딸이다. 구름은 여름이면 딸을 낳고 겨울이면 아들을 낳는다. 구름이 아들을 낳든 딸을 낳든 그건다 우주의 질서에 속한다. 우주의 질서에 의하여 대지에서 구름이 생기니 구름은 대지의 자식이고 눈은 대지의 손자이고 비는 대지의 손녀가 되리라. 아들은 겨울에 딸은 여름에 할배 할매네 집으로 놀러온다. 손녀는 여름에 놀러와서 나무며, 풀이며, 열매며, 땅이며를 살지운다. 삐리리 우는 새들의 목청을 틔워주기도 하고, 천만 봉오리 꽃봉오리들이 속살을 열어보이게도 하고 골짜기를 누비는 농오리라기 같은 가냘픈 시내물에 전례없던 생기를 불어넣어 재잘거리게 한다. 손자는 겨울에 놀러와서 할배할매품에 꼬옥 안겨 꿈을 빚다가 간다. 손자들이 빚는 꿈은 무슨 빛일가? 당연히 채색이다. 하얀 꿈도 빚고 파란 꿈도 빚고 빨간 꿈도 빚고 노란 꿈도 빚는다. 락하산을 띄우는 꿈도 꾸고 반들거리는 조약돌의 꿈도 꿈도 꾸고 엉성한 억새의 꿈도 꾸고 두귀 빨죽한 짐승들의 꿈도 꾸고. 시골아낙네의 꿈도 꾸고 도회지 대학생들의 꿈도 꾸고…  수천수만가지의 꿈을 꾸거늘 어이 한입으로 그 꿈들의 이야기를 다 말하랴. 한잎한잎의 눈은 홍모처럼 가볍다. 하지만 그것들의 모이고 뭉치면 대단한 힘이 된다.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날 산에 가면 이따금 신다리같은 소나무허리 부러지는 소리가 산을 쩌렁하게 울린다. 바람에 하얗게 눈보라를 날리는 것은 할배 할매품에서 강동질하며 노는 눈들의 재롱이요 땅에 하얗게 쌓여있는 것은 눈들의 몸이 서로서로 엉키여 한덩어리가 되여 꿈을 가꾸는 중이요. 그래서 적설은 오색의 령롱하다. 따슨 해살들이 살금살짝 밟고 지나가면 적설들은 오색을 고아서 , 자기의 살과 뼈를 야금야금 녹여서 한방울 두방울 젖을 빚는다. 온몸을 다 녹여서 빚는 젖! 만물은 그 젖을 먹고 다시 소생하기도 하고 다시 생기를 찾아 새라새로운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젖향기는 만리에 향기로와  먼곳의 철새들이 그 달콤한 향내를 찾아 북으로 북으로 새살림을 꾸리러 날아온다. 함박눈의 몸짓은 우아하기 이를데 없고 함박눈의 꿈은 우주의 신비이다. 그래서 이 세상에 눈을 반겨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눈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없으리라. 함박눈은 대지에 하얀 종이장을 펼쳐놓았다. 사람마다 하얀 종이우에 자기의 꿈을 그려놓으라고 . 애기는 애기의 꿈을, 소녀는 소녀의 꿈을. 청년은 청년의 꿈을. 장년은 장년의 꿈을. 로인은 로인의 꿈을, 70은 고래희란데 머리에 서리 앉은 나에게 무슨 꿈이 더 있을가만은 그래도 살아있는 한 꿈을 꾸는것이 인간이 아니던가. 빠드득빠드득 발밑에서 울리는 발과 눈의  연주를 들으며 나는 내가 그릴 꿈을 구상하고있다.                                     2012년 12월하순. 소흥에서     살아있는 혼의 뼈다귀     참 이상스럽다. 제목을 살아있는 혼의 뼈다귀라고 다는 내가 참 이상스럽다. 뼈다귀가 혼을 품고 살아있다는 말인지 아니면 혼이 있는 뼈다귀인지 아니면 살아있는 뼈다귀에다 그저 심심풀이로 혼이란것을 부여하는지 나는 지금 한 뼈다귀를 보고있다. 사막에서 뼈다귀를 보고있다 일색으로 누우런 망망한 사막이다. 사막의 배 락타의 방울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바람처럼 질주하는 말 발굽 소리도 보이지 않는다. 고슴토치같은 락타풀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 사막 한곳에 나와 뼈다귀가 있다. 가는 바람이 불어온다. 가루같은 모래알들이 날려가다가 뼈다귀주위를 뱅글거린다. 모래에 깔린 뼈다귀는 창살같은 뼈를 내밀고 바람에 항거한다. 모래에 항거한다. 뼈다귀가 울부짖지만 나는 뼈다귀 소리를 알아듣지 못하고 처연하게 서있다. 알지 못할 감정의 회오리가 나를 휩싼다. 내몸의 피와 함께 온 몸을 휘돈다. 나는 뼈다귀 진면모를 봐야겠다는 의식의 도가니에 빠진다. 와락 업드렸다. 두손으로 모래를 와락와락 파헤친다. 땀이다. 얼굴에 모래 벙거지를 들쓴다. 그래도 기를 쓰고 판다. 드디여 커다란 골격이 눈앞에 나타난다. 아, 그 창날같은 뼈다귀는 갈비대였다. 후 한숨을 내쉰다. 그것이 무슨 동물의 뼈다귀일가. 순간 내 앞으로 한무리 짐승들이 질주하고 있다. 고비사막을 달리는 령양의 무리! 어느때였을가? 여기에 푸른 초원이 있고 령양의 서식지가 되었을 때는. 하지만 나는 이런 질문을 해답할만한 학식이 갖추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오직 눈앞으로 당년의 령양들의 생활이 영화의 화면처럼 흘러갈 뿐... 이른 봄이면 령양 수놈은 수놈들끼리 무리지어 어디론가 간다. 암놈은 암놈들끼리 무리지어 어디론가 간다. 두무리는 서로 딴길로 가지만 모이는 곳은 한고장이다. 거기서 암놈과 수놈들은 서로 짝짓기를 하고 또 갈라져서 수놈은 수놈들끼리 암놈은 암놈들끼리 무리지어 갈라져 간다. 암놈들은 수놈들이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 모르고 수놈들은 암놈들이 어디로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다. 만나기 위하여 오고 , 와서는 짝짓기 하고. 헤여지기 위하여 가는 족속들이다. 만나는 것은 후대를 위하여 짝짓기를 하는것이고 헤여질 때는 수놈들은 살기 위하여 헤여지고 암놈들은 새끼를 배고 낳고 살기 위하여 헤여진다. 하느님이 왜 이놈들을 이렇게 살게 하였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나 하느님이 아니니까 알 수도 없다. 그래서 령양은 걸으면서 사는 족속이 되었다. 무작정 걸어야 먹을수 있고 무작정 걸어야 살게 되어있는 이 신비를 아마 하느님밖에 모를것이다. 그들이 서로 갈라져가고 모이러오는 길은 지금도 누두도 그 경로를 체크해 본 일이 없다하니 신비스러울 수 밖에. 천년만년을 그렇게 모이기 위하여 험악한 령을 넘고 산비탈과 초원을 누비며 신고스레 왔다간 짝짓기만 하고 갈라져서 또 그렇게 헤여져 가는 하나의 스토리. 눈보라도 비바람도 그들의 모이고 헤여짐을 막지 못하는 본능적인 스토리. 신비스러움 속에 처절함이 묻어나는 헤여짐과 해후! 가는 모습이나 오는 모습이나 장사진인데 창날같은 쌍뿔을 하늘에 비껴들고 당당히 걷는 수놈들의 대렬, 그 먼먼 길을 지겹게 여기지 않고 척척척 발을 내딛는 암놈들의 모습. 이쁘다면 이쁘고 슬프다면 슬픈 대렬의 대 장정이다. 짝짓기전, 수놈들은 서로 안해를 많이 차지하려고 싸운다. 힘 센자가 당연히 안해를 많이 차지하기다. 허나 힘장사도 영원한 힘장사로 될수는 없다. 후대가 자라나 선배를 제치고 안해들을 차지한다. 강자의 위엄은 한시기요 약자의 떨림도 한시기다. 세월은 그들에게 나이를 선사하면서 약자를 강자로 만들고 강자를 약자로 만들어 만들어버린다. 강자가 되려면 적수를 젓치는 수고가 많지만 일단 강자로 되면 당당해지며 하늘을 향하여 효용하기도 하고 뿔을 휘저으며 원을 돌기도 한다. 처녀 령양들이 부끄러워 말을 듣지 않으면 힘껏 쫓아서 힘이 빠지게 한다. 그런다음 다리로 처녀 령양의 엉덩이를 두드리고 더 반항하지 않으면 올라타기를 한다. 그 순간의 오르가즘을 치르기 위하여 얼마나 신고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한 순간이였어도 그것은 순결하고 고상하고 위대한 시간이였건만 그것들은 그것이 아마 무엇인지도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해후의 본능이니까. 약자로 된 다음은 다시는 강자로 될수 없는 고독과 허무를 감수하게 된다 해후의 종말은 걷기다. 걷는 생을 살아야 하는 족속이기에. 약자는 걷다가 지치면 무리를 떠나 한 초지의 한구석에서 쉼을 한다. 걷는 생을 마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무리들은 그가 떨어졌건 말건 저 멀리로 서서히 사라지고 약자는 누워서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구름을 바라본다. 저 멀리서 오는 날카로운 부리를 가진 독수리 떼나 까마귀 떼를 바라본다. 그 번쩍이던 어제의 눈빛이 서서히 빛을 잃으며 감긴다. 약자는 두다리를 하늘에 대고 강잉히 흔들다가, 온몸을 부르르 떨다가 숨쉬는 생명을 마친다. 남은 것은 헌신의 생명이다. 독수리나 까마귀들이 모여와 날개를 퍼덕이면서 하느님이 마련해준 진수성찬을 만포식한다. 마지막 고기 한점까지 남을 위하여 선사하는 약자의 운명은 가엽기보다 장엄하고 무위여도 위대하다. 강자였던 약자의 뼈다귀가 오늘 부드러운 모래바람 부는 내 앞에 이렇게 타나나 나를 울리는 것은 우연일가 필연일가. 귀 기울이니 뼈다귀를 스치는 바람소리가 실오리 같은 가는 소리로 아름다운 곡을 연주한다. 천상의 곡인지 지상의 곡인지 지옥의 곡인지 알 수 없는 환상곡이 나의 귀바퀴를 쓰다듬는다. 나는 눈을 지그시 감는다. 령양 떼들이 장사진을 이루어 걸어오고 있다. 메마른 산기슭을 에돌아 피둥피둥한 엉덩이를 흔들며 나를 향하여 걸어오고 있다. 나는 이 환영을 마음갈피에 록화하고 있다. 왜서일가? 나도 모른다. 목적이 있는 것은 목적에 도달하면 사라지는 것이 많지만 무욕은 언제나 자연스럽고 사랑스럽고 신비한 것이 아니랴. 나의 뇌리에 록화된 이 한폭의 아름다움은 그림으로만 남아 이따금 흔들리리라. 그림이 흔들리면 나는 신령의 소리도 들을 것만 같다. 령양은 죽어 뼈다귀를 남겼는데 뼈다귀는 다시 령양으로 부활하여 나의 혼과 삶을 같이 하고 있다. 먼 훗날, 나의 뼈다귀도 누가 불러다 함께 삶을 살아가게 될가!       얼음꽃     아직도 세월이 겨울 옷을 벗지 못한 때, 아직도 응지에는 하얀 빛이 석연할 때, 적설 위의 여기저기에 새노란 꽃이 대여섯송이 피여난다. 만나는 사람을 깜작 놀라게 하는 이 꽃을 우리는 얼음꽃이라  불렀다. 그래 얼음 꽃이지. 실오리만큼 가느라단 파아란 줄기가 새노란 꽃송이를 소담하게 이고 서있다. 하나, 둘, 셋, 넷 꽃잎이 동서남북으로 활짝 열렸다. 하나의 꽃잎은 살가운 처녀애들의 새끼손가락 손톱만하다. 요리 보아도 조리 보아도 앙증스럽기 짝이 없는 황금의 꽃이요 황홀의 덩어리이다. 노란 꽃  속에는 꽃살이 일곱개다. 칠성별! 일곱대의 황금의 화살이 팽팽한 줄에 메워져있다. 주위에는 떡갈나무가 하얀 눈에 발을 묻고 앙상하게 서있고 연푸른 빛이라곤 찾아볼 길이 없는데 눈시린 눈우에 동안뜨게 피여 있는 얼음꽃. 돌처럼 땅땅하게 얼어있는 땅속에서 씨앗은 어떻게 싹이 텄으며 그 가늘디 가는 줄기로 적설은 어떻게 뚫고 나왔으며 차디찬 바람속에서 꽃은 어떻게 피여났을가? 기이하기만 하고 야릇하기만 하다. 진달래 꽃처럼 온 산을 발갛게 불태우며 요란스럽게 피여나는 꽃이 아니여도, 배나무 꽃처럼 어느날 아침 흰구름 덩어리를 산기슭에 끌어온듯이 희한하지 못해도, 련꽃처럼 커다란 잎우에 초롱같은 꽃봉오리를 터지우지 않는 꽃이여도, 접시꽃처럼 한대에 여러송이를 호함지게 피우지 못했어도 얼음꽃은 그 여느 꽃보다도 더 화사하고 더 눈부시다. 눈속에서 피여나는 신비함과 추위를 이기는 강의함 그리고 몇 송이만으로도 너무 당당한 그 기세를 여느 꽃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리라. 얼음꽃은 들숨으로 령하의 찬바람을 마시고 날숨으로 령상의 따스함을 뿜어내고 송이마다 금방울이 되여 자르릉거리며 봄이 온다고 알린다. 얼음꽃은 송이마다 금빛 열쇠가 되여 봄의 대문을 빠금히 열고 아득히 머나먼 곳에서 굳잠을 자고있는 아지랑이를 어서 일어나라고 깨운다. 얼음꽃은 금빛 찬란한 리정비가 되여 겨울의 종말을 고하고 새봄의 서곡을 은은히 엮어간다. 우주는 한창 희곡을 연출하고 있다, 얼음꽃은 그 희곡에서 선구자 창조자의 배역으로 출연하여 우리들의 가슴들이  새로운 감동을 뿜게 한다. 얼음꽃은 봄의 창조자이고 선구자이다. 그래서 그는 외롭고 고독하다. 여느 꽃들은 피여나기 바쁘게 나비도 날아들고 벌떼들도 날아와 반기지만 그에게는 그런 반려나 친구가 없다. 찬 바람의 짓밟음을 헤치며 이 땅에 아름답고 장쾌한 봄의 서곡을 쓰고 있을 뿐이다. 그는 머나먼 남방에서 보내오는 메시지, 제비나 기러기들의 속삭임을 미소 속에서 듣는다. 우리 갈게요! 근심말아요! 얼음꽃은 단순하지만 아름답다. 그는 꽃대도 꽃잎도 꽃살도 어느것 하나 부드럽지 않은 부분이 없고, 유연하지 않는 부분이 없다. 그는 부드러움으로 유연함으로 강한 겨울을 이긴다. 한없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꽃이지만 한없이 강한 지조를 갖고 있는 얼음꽃을 보며 나는 우리의 녀인들을 떠올린다. 우리들의 할머니, 어머니, 처녀들 모두가 겉으로는 유연하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속은 송죽같아 외유내강한 강자들! 특히 얼음꽃과 같은 노랑 저고리들의 랑랑한 웃음소리만 생각해도 가슴이 뿌듯하게 벅차오르는 감격으로 하여 얼굴이 뜨거워난다. 조무래기들이 털옷바람으로 산에 오르다가 이따금 얼음꽃을 발견하고 얼음꽃에 취하다가 우르르 달려내려온다. 어떤 애들은 목수건을 휘두르고 어떤 애들은 털모자를 하늘에 하늘 공중에 뿌려올린다. 애들도, 애들의 흔드는 목수건도, 벗어뿌리는 털모자도 , 애들의 찍는 발자국들도 죄다 노란 얼음꽃으로 피여난다. 겨울은 얼음꽃을 창조한다. 하지만 얼음꽃은 겨울의 심장을 향하여 쏘는 탄알이다. 겨울은 자신을 죽이기 위하여 탄알을 만든다. 와야 할 때를 알고 찾아오고 가야 할 때를 알고 탄알을 만드는 겨울은 얼마나 장려하고 거룩한가!     환상의 성- 시(诗)     가스통 바슐라르는 플로콩의 조각을 보고 [환영의 성]이라는 이름을 달아주었다. 나는 시에 대하여 [환상의 성]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 이 [환상의 성]은  세상에 없는 것들만 모여서 오롯이 살아가고 있는 도시이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인은 미친놈이라고. 그렇다. 시인은 미친놈이다. 시인은 현실세계를 그대로 시에 담는 똑똑한 인간들이 아니다. 그들은 현실세계를 비틀어서 짜낸 술을 시에 담는다. 그것도 주르르 흘러나오는 술이 아니라 한방울 두방울 떨어지는 술이다. 오로지 시인만이 이 술을 담글 줄을 알고, 오로지 시인만이 이 술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보고 듣는다. 저 혼자 보고 저 혼자 들으면서 희열을 느끼는 시인이니 [미친놈]이란 말을 골백번 들어도 싸지. 시인은 현실에다 현실적인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상상으로 신기루같은 집을 지어서 내여놓는다. 푸른 바다에 배가 떠있고 갈매기가 날아예는 진실인 것이 아니라 하늘에 배가 떠있고 땅속으로 갈매기가 날아예는 환상이고 환영이다. 그러니 어이 미친놈이 아닐수 있으랴. 사람들은 말린다. 귀신이 씨알 까먹는 소리를 작작 줴치라고. 그렇다. 시인은 귀신이 씨알 까먹는 소리를 한두번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소리를 하는데 완전히 습관되여 있고 그런 소리에 젖어있다. 이 젖음은 오늘의 시인들이 발견한것이 아니다. 보들레르는 [돌속에서 오리가 헤염친다]고 하였고. 랭보는 모음A를 [윙윙거리는 굉장한 파리떼들의 털투성이의 검은 ‘코르셋’]이라고 하였고, 발레리는 파도를 보고 [표범가죽]이라고 하였고, 2011년 노벨문학상수상자시인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는 [10월바다가 신기루 등지느러미를 달고]라는 표현으로 [기상도]라는 시를 시작한다. 리백은 피리소리에서 꽃이 떨어진다고 하였고, 정지용은 바다가에 가서 푸르른 [도마뱀떼가 재재 발렀다]고 하였고. 문덕수는 원을 [신의 눈알]이라고 하였고, 서정주는 쪼각달을 보고  님의 눈섭을 [하늘에 심어놓은]것이라고 하였다. 엉터리라면 엉터리이고 나발이라면 나발이고 황당무계하다면 황당무계하다. 하지만 이런 엉터리, 이런 나발, 이런 황당무계한 이미지가 없으면 결코 좋은 시가 못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귀신이 씨알 까먹는 소리를 한다는 것을 어떻게 나무리랴. 이 세상에 괴짜가 많다지만 시인같은 괴짜는 별로 없으리라. 시인은 새까만 곳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새까만 곳으로 들어가기를 즐긴다. 먹물처럼 새까만 그 곳에서 시인은 피아노소리를 듣고 번개의 울부짖음을 듣는다. 꽃이 속살을 드러내는 것을 보고, 새가 그 작은 부리로 우는 소리를 본다. 시인은 돌속에서 휘몰아치는 바람도 보고, 여름에 푸른 잎에서 굴러다니는 얼음덩어리도 본다. 시인은 바다에서 물장구치는 태양도 보고 하늘에 걸려있는 별초롱도 본다. 시인은 배고파 우는 태양도 쓰다듬어 주고 배불러 씩씩거리는 달의 비만도 다이어트시켜 준다. 그러니 괴짜라도 이 세상에서 으뜸으로 가는 괴짜가 아니고 뭐랴. 아하, 괴짜들이여! 더욱 우람하고 아름다운 환상의 성을 쌓으라 지으라. 오로지 그런 짓만이 당신을 구할것이리.                                                 2012.12하순 소흥에서  
5    제 3권 민조시편 (끝) 댓글:  조회:373  추천:0  2019-03-25
제3권 민조시편 끝     제4부 상가집 개로부터 성인으로     머리 시   은과 주* 등에 지고 머리에 이고 허리에 감고 리상을 위해 호호탕탕 떠나 이야기 엮었네 불후의 이야기   두바퀴 삐걱삐걱 처량한 노래 부르고 부르고 수레는 털컹털컹 돌마당지나 진흙탕 지났네 가는 길 산이 막혀 강물이 막혀 더 갈수 없어도 등으로 수레 밀며 가고가고 또 갔건만 누가 그를 반겨맞나 열네해 류랑아로 상가집개의 처참한 신세를 면할수 없었네 이 시의 주인공 위대한 성자가   1   니구산 올라가서 하늘 우러러 메아리 들으며 기도를 드렸네 아들을 점지해 달랬네 백날을  남자는 홀아비 예순안팍 공흘이였고 녀자 스물안팍 어여쁜 처녀라 안으면 부서질가 놓으면은 날아날가 온 밤을 알몸 한쌍 뒹굴었다 남자가 기둥이면 녀자는 꽃뱀 엉퀴고 감기며 달가는줄 몰라 녀자가 기둥이면 남자는 꽃뱀 엉퀴고 감기며 해가는줄 몰라 드디여 태여났네 이 시 주인공 천하의 성인 유가성자 공구     으아아 고고성 울린지 열다섯해 되던 해에 공구는 학문에 뜻세워 첫째로 관리로 기량 쌓고 둘째로는 은주의 전통 이어가리라 다지고 다졌네 은나라 주나라 본받아서 이 세상에다 락원을 세우는 원대한 리상을 심었네 은행나무 꾸리였네 은행학당을 열꿰미 건육이 행당의 학비라 존비도 귀천도 아이도 어른도 마음대로 공부하라고 문을 활짝 열어 제자들 구름처럼 모여들었네 행당은 여름날 풀처럼 우거져 공자왈 제자 복창, 글읽는 소리 하늘 흔들었네.   인이란 사랑하는 것이노라 사람이 사람 사랑하여야리 받아라 제자들아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듣지도 말고 예가 아니면 말하지 말고 예가 아니면 행동하지 말라 얘들아 깨쳐라 군자는 군자고 신하는 신하니라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자식은 언제나 자식될지어다   랑랑한 글소리 날아가던 새도 들으려 은행가지에 날개를 접더라 삼천여 제자들 여기서 태여났고 그중 출중한 인물 이른둘이 덕높은 자로 , 안희 ,민자건, 중궁.  염백우 그리고 정치에 밝은자 염구, 자로, 달변의 능수  재여와 자공 꼽을수 있었네 그뿐이 아니여라 력사연박한 자유,자하를 빠뜨릴수 없지 …   수림은 기둥들이 우중충해야 무성도 하나니 밤하늘 달따라 별들이 총총하네 공자 두리에 유명한 인재들 삼밭 이뤘어라   2   칠색의 기발을 날리며 한무리 대오가 노나라를 떠났어라 공자의 리상 이 땅에 세우려 그때에 쉰다섯살 호호탕탕한 기세 하늘 찔러 수레에 앉은 건 공자네 둥그런 얼굴엔 혈기철철 선량함이 넘치고 넘쳐 태양 방불하고 형형한 눈길에선 도량과 지혜 찰찰 넘치였네 뒤를 따른건 한무리 제자들 공자는 구름 타고 하늘에 나는 코기러기이고 공자를 태양으로 모시고 가는 제자들의 마음 떠가는 구름떼 서쪽에 흘러가 닿은 곳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위나라 땅이라   염구 왈 스승님 어떻해야 되나이까 공자 가로되 잘 살게 해야지 염구 왈 사람들 모두가 잘살게 되면 어떻게 하이까 공자가 가로되 교육시켜야지   드디여 위나라 도성(지금의 하남성 박양현)에서 위령공 만나 어허허 공자님 환영환영 노나라에서 받으셨던 복  주겠소이다 예 하지만 위령공은 미풍에도 흔들거리는 호수가의 갈대 저렇게 많은 사람 이끌고 오니 필시 꿍꿍이가 있음직하외다 한 수하 쐐기 박자 위령공은 공손여더러 살피라 하였네 공자는 뒤꽁무니 하나 생기여 머리를 뱅뱅뱅 열달을 지내다가 별 볼 일이 없는데다가 뒤꼬리까지 붙어다녀서 위나라 떠났네   3   공자가 광이라는 곳에 이르자 안각이 여쭈네 그전에 양호함께 여기에서 성안으로 들어간적이 있었나이다 안각의 여쭘이 돌연적인 공격 받을 줄 그뉘 알았으랴 와와와 광사람 무리지어 여기저기서 뛰쳐나왔다네 양각을 내놓아라 내놓지 않음 가려니도 말아 공자넬 포위하고 호통치고 으르대며 닷새나 되게 꼼작도 달싹도 못하게 하였네 여기를 뒤져라 저리도 뒤져봐라 두령의 호령 번개 번쩍번쩍 이쪽을 찌르고 저쪽을 찔러대며 양각 찾느라 혈안이 되였네 아무리 찾아봐도 양각이 없자 광무리들이 썰물이 되여 사라지였다네   공자의 눈에 안회 보이지 않아 공자가 가로되 안회가 없구나 찾아봐라 공자 령이 떨어지는데 안회 나타났네 어디로 갔댔냐 죽는줄 알았다 스승님이 계시는데 제가 죽다니오 하늘 무너져도 그리 못하이다 살벌한 기세에 주눅 들어 벌벌 떠는 제자들에게 공자가 가로되 주문공 갔었어도 주대의 문화 우리들에게 살아있느니라 하늘의 뜻따라 우리들 행하자   공자의 옳은 말씀 나무가 듣고 어엿이 서있고 새들이 날개에다 그 말씀 싣고 하늘 공중에 날아올랐다네 리상아 너는 어디? 공자는 너를 찾아서 험난을 겪고겪는단다 리상아 너는 무엇? 공자는 물불 가리지 않노라   4   공자의 기발들이 진나라 변경 휘날리였다네 대부인 조간자 정권쥐고 흔들어대는 진나라 변경에 지금의 산서성 하북성 하남성의 세성 접경지 이름 사라진 곳 황하는 사품지며 도도히 흘러 동으로 달리고 독수리 나래펴고 푸른 하늘을 비잉 도는 고장 어질고 착하고 지혜로운 사람 명독과 두주를 죽였단 소식이 바람에 실려와 귀전 때리는 곳   공자는 하늘을 우러러ㅡ 도도히 흐르는 황하수여 아름다와도 내 건널수 없음 운명이로구나! 자룡이 두손을 맞잡고 가로되 스승님 지금 바로 무슨 말씀을 하신거오이까 공자가 량미간 찌프리며 한숨을 쉬고 쏟아내는 말씀 명독과 주주는 조간자를 도와나서서 견마지성을 다하였으나 처참히 죽었다 충성을 다한자를 죽였으니 명독주주께 명복을 빈단다 연못의 물고기를 죽였다면 기린(麒麟)은 다시오지 않을거고 교룡도 두번다시 비를 내리지 않을것이니라 새알을 새집에서 버린다면 봉황도 다시 날아오지를 않을 것 아니냐 세상의 도리가 이러한데 내가 어떻게 진나라로 들랴   가파른 숭산을 넘어넘어 구불구불한 구곡을 지나 표효하는 황하 리상을 향하여 달려가는 공자의 기백 공자의 웅심 공자 기치더라   5   그날의 처참하던 경상 떠올라 공자는 몸을 바르르 떨었네 멍석에 시체말아  거리에 놓고 어엉 황소울음 열일곱 어린 공구 어머니 시체 모시여 놓고 어엉 황소울음 세살에 아버지 여의여서 아버지 묘소 모르는 공구가 엄마를 아버지와 합장하여야 하는데 묘소 찾지 못해서 어헝 황소 울음 사흘이 되는날 한사람이 지나다가 공자를 보고 가르쳐주었네 너 애비 산자리가 저기저 동산 기슭에 있네라   그제야 엄마시체 수레에 싣고 엉엉 사라진 당년 고아 공구 오늘은 성인되여 제자들을 거느리고 리상실현에 나섰네 당당히 그런데 어디로 가야할고? 황하가에서  머나먼 하늘만 바라고있었네   때마침 필힐이 하남의 탕음현 부근에서 반란 일으켜 진나를 쳤다네 공자가 조간자와 모순이 있음 알아낸 필힐이 공자 모시려고 사람을 보냈네. 공자가 필힐따위 범죄자 요청 받으려할 때에  자로가 나서서 날카롭게 묻다.   스승님 그 요청  왜서 받으시죠 공자가 가로되 그래그래 받자했지. 그러나 너는 왜 모르느냐? 진짜인 금강석 갈아내려해도 얇아지지 않고, 진짜인 백옥은 더럽히려 애를 써도 더럽혀지지 않는단말이다.   공자가 이윽히 황하를 휘둘러보나니 황하가의 산들은 천년 변하지 않고, 황하의 거세찬 흐름이 만년을 변하지 않거니 내 어이 반란자의 품속에 안겨 행세한단말가 마침내 필힐의 초청을 길바닥에 내여던지고 발로 짓밟았네   6   공자는 차머리를 위나라로 다시 돌리려 작심하였다네. 위나라 위령공이 포학하여도 중숙이 외교를 틀어쥐고있고 군정은 왕손가가 차지하고, 종묘까지 관장하기에 정치적 리상을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곳이 위나라 아니랴 위나라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위령공은 몸소 마중을 나왔네 두손을 합장하고 환영합니다 성인님이시여 하지만 얼굴에다  웃음 바르고 뒤로는 호박씨 호박씨 까대기   공자가 어이하여 위령공 수작 알지 못했으랴 세상이 공자리상 모른다해도 백절굴불 공자 속탄 맘 달래려 방석돌에 놓인 거문고 열두줄  뜯고 또 뜯었네. 그 소리 꾀꼬리가 울음을 푸는 봄날 서정인가 그 소리 호랑이가 울부짖는 우르렁소리 하늘땅도 떠네 그 소리 하늘을 쪼개는 엄청난  벽력소리였네. 희망과 울분이 점철되여 웅장한 웅심 세상을 떨치네 제자들 모두가 숨죽이고 귀 도사리고 한음 놓질세라   벼슬길 더듬다 머리에 묘한수가 떠올랐어라 자색을 떨치며 위령공 총애를 독차지한 남자위령공의 부인 그녀를 만나서 연줄을 달면은 앞길이 펴이지 않을가 그런 사이비한 생각을 하는데 남자가 공자를 만나자는 청이 들었네 공자는 날아서 남자보러갔네.   남자는 장막에 가려져 얼굴도 제대로 볼수 없는 모습이였네. 그래도 공자는 정중하게 허리를 굽혀 인사를 올렸네. 남자도 공자의 인사를 공손하게 받아들이며 사례를 하였네. 그녀는 갈포로 된 장막안이라 아물아물아물. 공자는 남자의 얼굴을 끝끝내는 보지 못하고 찰랑거리는 악세사리 소리 들었을뿐이네.   공자가 돌아와 가로되 난 워낙 그녀를 만날생각 없었노라 하두 청해서 인사로 한번 다니여왔노라   거칠고 강직한 자로는 보리먹은 황소처럼 씩씩거리며 노발대발하네. 스승님! 녀인의 치마폭에 놀아주다니 말도 안되는거 아니오리까요. 공자도 울화 울컥 치밀었으나 자로의 성난 기색 보고는 중얼거리였네. 나에게 추호의 사악한 마음이 있었다면 천벌을 받아 죽었을것이다.   하늘에 큰 맹세를 하였으나  다시 남조의 올가미에 걸려 봄놀이 간다나 대문에서 서성. 화려한 마차 한대 대문으로 방울 울리며 절렁절렁 오네 눈부신 얼굴에 오색옷을 입은 남자는 이나라의 봉황 황포로 온몸을 가리운 위공령머리 관도 황금관 그위풍 천하를 진동하였다네     남자의 손짓따라 공자는 뒤차 타게 되였다네. 남자와 위령공은 공자 딸리고 저자거리를 순례하였네. 광고하였네 서민들아 보라 우리도 공자와 가까이 지낸다.    자기가 광고된줄 공자가 어이 모르랴 모르랴 자신이 사람들의 구설거리가 되였다는 생각 떨칠수 없었네 공자는 모멸감을 삭일수 없어 위령공 향하여 삿대질삿대질 여색을 탐하면서 후안무치도 모르는 당신과 다시는 만나지 않겠소! 위령공.   울분을 삭이러 황야에 나와 공자는 춤췄네 발뒤축 들고서 쫑쫑 걷는 그 모습이 백학 쭈우웅 하늘 오르는가 도도리 빙글빙글 산 함께 돌고 구름 함께 도네. 하아얀 팔깃으로 창공 젓어 외무지개 쌍무지개 서로 섯도네. 예술의 극치 아름다움 극치 대붕이 나래펴서  푸른 하늘을  가리우려는가 그누가 그의 리상 꺾는다하랴 무너지는 하늘 받치고 남으리.   그래도 성정이 풀리지 않아서 혼자 집에서 경을 치고쳤네. 때마침 한사나이 지나가다가 침울한 경소리 듣다가 한마디 경치는 사람맘이 울분이구려 어쩜 저럴수가 냇물을 건널 때는 바지 걷우고 건너야 하구요 강물을 건널 때는 바지를 벗고 건너야 하지요.   길손의 말씀이 고집쟁이 공자에게 새로운 깨침 번뜩 주었다네 공자가 가로되 정말로 옳은 말씀 하였소이다. 그렇게 한다면 나에게 그 무슨 어려움있겠소. 하지만 공자는 리상을 버릴 생각 꼬물만치도 없어서 멍하니 하늘의 목화구름 바라보면서 휴-한숨 토했네.   때마침 그때에 위령공 난사를 겪었네. 아들이 남자를 살해하려 칼을 뽑았다 성공을 못하고 진나라로 도주 위령공 공자를 찾아와서 방법을 대라 간청하였다네. 공자는 정치리상 실현할 수 없는 자라고 청을 거절했네. 제사에 대한 일은 제가 알아도 전쟁은 모르네.   다음날 공자는 위령공을 다시 만났네 위령공 하늘의 구름만 보면서 공자지껄이는 마이동풍으로 공자가 탄식조로 날 임용하여 나라일들을 맏겨준다면 한해 다스려 효과를 보고 삼년 다스려 온나라 잘살게... 그래도 위령공 두터운 입술은 열리지 않았네.  .   7   공자네 일행은 위나라를 버리고 떠나 기발을 날리며 정착한 고장이 위송 접경지대 그 곳의 관리가 공자와 만나보자고 기별 전해왔네. 만나서 하는 말 당신들 관직을 얻지 못해 급해할 것은 없지 않는가 이제 암흑들은 영영 사라지고 하늘이 당신께 새길 열어 당신 리상을 펼치게 하리다   대박이 터질듯한 말씀이여도  밑바닥 벼슬 변경관리에겐 의탁키 어려워 공자네 일행은 위나라 넘어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게 되였네 여기는 송나라 땅 하늘 흰구름 가는듯 조는듯 숲속엔 새소리들 우거지여서 도원같은 고장. 한그루 나무도 한포기의 잡풀들도 정다웁게만 안기여 왔다네. 조상의 봉지로, 영광스런 가문의 첫장 열었던 나라 송나라였거니 공자의 온 몸에서 시원한 물결 설렁거리였네.  . 만약 이 지역에서 정치적 리상 펼칠수 있다면 구천에 계시는 조상들도 아아 얼마나 즐거워하시랴 공자와 제자들이 푸른 소나무 그늘밑에서 행단시절을 그려보면서 춤노래 흥날 때 떨어지는 벼락 송나라 군사를 관활하는 시마환퇴가 군사를 몰고와 나무를 베면서 공자 죽인다고 으르렁드르렁.   죽어도 영원히 남으려 삼년이나 석관 만들고 있는 사마환퇴 량볼은 수염투성 살기가 펑펑 날리는 얼굴 늑대의 한쌍눈 당년에 사마환테 무용으로써 주례 짓밟다가 공자의 불호령 받은적 있었지 그후부터 내내 공자에게 앙심 품은 사마환퇴 나무를 마구잡이 찍어내면서 두눈에 불 펄펄. 왜 왔지? 송나라에 정치적 리상 주례 문화전통 부활시키려고, 흥 퉤퉤 뜻대로 절대 안될거야.   머리끼 곤두서는 살벌한 정경 제자들 모여와 공자를 피하라 너나 없이 권장 공자는 손장을 내번지며 환퇴따위가 먼데 날 어쩌지! 큰 소리 쳤다네. 그러나 제자들 달려들어 평민옷으로 갈아입히였네 안희와  염구가 두팔 잡고 재여 자하가 뒤등 밀면서 줄행랑 놓는데 두눈에 쌍불 켠 사마환퇴 무리들이 짓쳐왔다네 제자들 뿔뿔이 흩어지였다네 공자네 대오가 풍비박산났네. 공자는 외로이 밤길을 헤치며 단숨에 정나라로 달려갔는데 옆에는 제자 한사람도 없는 외기러기 신세 외기러기 신세                            정나라 동문에서 제자들을 기다리느라 바장바장바장     자공은 스승님 찾아서 동분서주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공자 못보았나 물어물어보네 마침내 한사람이 정중한 말투 공자 있는 곳 똑똑히 밝히네. 동문에 어떤사람 서성거리데 요임금 두뺨에 목은 대법관인 고요와 같으며 어깨는 정치가 자상 비슷하고 땅 밟은 두다린 치수왕 대우와 엇비슷하였네. 생김새 멋져도 너무 랑패해서 얼이 나간 사람 멍하니 하늘만 쳐다보는 모습 초상집의 개와 하나도 다르지 않아서 공자라 할수야 없겠지.   자공은 아래말은 물리치고 정나라동문 달려갔다네 공자를 찾았네. 자공이 전하는 말 들은 공자가 하하 앙천대소   외양만 보고서 말하는건 부족하지만 초상집 개와 같다 허허허 틀림 없으렷다 하나둘 제자들  모이여 공자네는 대오를 다시 결성하였다네. 제자들 다시 모인 공자네 대오  또 진나라로 발길 옮겼네 호호탕탕히 채색기 날리며.   8   송나라 남쪽에 진나라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수도는 완구. 지금의 하남성 회양현이였네 초나라 오나라의 사이에 끼여 두 강국 기시 받아야하는 진나라는 약국 진나라 군주인 진민공은 두손 들어서 공자를 정상에 높이 모시였네. 어절싸 진민공은 성문밖으로 달려나왔네 공자 맞으러 옛날의 정객 가면구  많아 때에 따라서 바꾸어썼네 진민공이라 다를바 없어 공자의 박식 존중하였을뿐  정사엔 입 뻥긋 못하게 하였네. 때로는 공자 불러 고고학이나 고대문물에  관한 일들을 물었을 뿐이라 한번은 화살맞은 새끼독수리 떨어지였는데 돌화살 길이는 한자 팔치 되였다네. 진민공은 공자한테 사람을 보내 모셔오게 했네. 어떠한 화살이냐 공자와 묻자 공자가 가로되 화살은 이 화살은 북방숙식국(지금의 길림성) 화살이오이다 주무왕 중국을 통일하자 각국에서 례물 보낼 때 숙신국에서 이런 돌화살  보내여왔수다.   진민공 사자를 파견하여 조사해보니 공자의 말씀 틀림이 없었네. 공자의 정치적 리상이 주은같은 나라인걸 모르는 진민공 그러한 대왕님을 믿을수 없어 공자는 세해를 머물다떠났네. 황차 초, 진, 오 사이 전쟁으로 세상이 온통 뒤죽박죽이라 어이 엉덩이를 붙이고 있으랴   9   가다가 초나라의 군사들에게 잡혀 진퇴량난 식량도 굽이나 지치고 병이 나서 쓰러지고 온세상 액운 공자넬 덮쳤네. 했건만 공자는 시읊고 노래하고 거문고치며 야단법석했네.   자로가 성나서 이게 다 무슨 소용? 도덕과 학문 있다고한들 곤경에 빠지면 아무 방법 없네. 공자가 차분하나 강경하게 닦아세웠네 충성 일인자를 도덕과 학문이 있는자는 곤경 처해도 언제나 스스로 드팀이 없는 법 그렇지 못한 자만 기개를 잃어 사람을 웃기지   사악한 와중에 공자는 제자들과 정치적 리상 세미나 벌렸네   자로왈 아마도 우리들의 인덕 부족해 사람들 우리 정치적 리상 너무 신봉하지 않는 같나이다 공자왈 그러면 인덕 있는 백이숙제가 왜 수양산서 굶어죽었겠나 해밝은 지혜가 통용되면 지혜로운 비간*이 심장 도리웠겠느냐 자공왈 스승님 리상은 너무 높아 어디를 가도 용납되지 않아 리상을 좀 낮추어 행하여야 할것 같다고 보이다 공자왈 성실한 농군은 땀을 흘려 농사지으나  꼭 많은 수확을 거둔다 못하지 성실한 장인이 좋은 물건 만들려해도 사람들 맘에 꼭 든다고야 말할수 없니라 안희왈 스승님 리상은 너무 높아 어디를 가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나이다. 그래도 스승님은 게으름을 멀리하고 극성스레 분투하고 있나이다 사람들이 용납하든 하지 않든 무슨 상관이 있다고 하리까! 명확한 정치리상 없다는 것은 우리 치욕이고 명확한 정치리상 받아들이지 않는다는것은 집권자 치욕이 아니겠나이까!   안희는 스승이 득이양양할 수 있는 대답을 하여 공자의 얼굴엔 환한 보름달이. 리상을 위해서면 화살처럼 곧추 날아가 심장에서 피가 흘러나오는것 보아야 할 공자 제자들 권해도 자신의 리성적 사고만을 고집하는 아집쟁이며 독불장군인 공자의 얼굴에 둥근 달이 떴네   10   공자는 제자들께 무조건 복종 복종은 없었다.  언제나 나름대로 깨치게하는 공자 공자였네 공자는 자공을 파견하여  초나라 군영 들어가 포위를 해제시켰다네 오늘을 거슬러 옛것을 부활시켜 은주시대를 만들려는 공자 공자가 설계한 궁궐의 별돌장은 한장 또 한장 빠져달아났네   염구가 떠났네 로나라 왕 계광자의 소환을 받고 공자를 떠났네. 자공도 떠났네 로나라 왕 계광자의 발탁을 받고 공자를 떠났네. 그때에 초소왕이 7백리 봉지 떼여주겠다 약속이 왔다네.  하지만 그일도  초나라 영윤자서  막아나서서 물거품 되였네. 재수도 물거품 요행도 물거품 운수도 물거품 리상도 물거품 가을에 초소왕이 죽어나가고 자서가 정권 이어받았으니 공자는 초나라 변경에서 좀처럼 발을 뺄수가 없었네   어느날 법여라는 초나라 사람 공자 수레옆을 스치여가면서 노래를 불렀네 봉이야! 봉이야! 왜 그리도 재수 없을가 과거는 과거요 미래는 지금도 피할수 있으리 지금 권력자는 모두 악당일세!   노래를 들은 공자  그를 만나러 수레서 내렸네. 그러나 법여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맹랑해진 공자  표연히 사라진 건너편을 바라보며 얼떠름해진 공자 생각 깊어 경의도 있지만 야유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현실의 불만들을 헤아리여 내 힘 만들어 갈고 닦으리라  새로운 출발 삼아 기어이 나의 정치적리상을 이룩하고 말리! 마음은 송죽이요 의지는 강철 하지만 어쩌랴 끝끝내 끝끝내는 어느 관리도 공자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네. 은주의 문화를 부활시켜 세상 다스릴 꿈을 꾸는 공자 몰랐네 몰랐네 까맣게 몰랐네 력사의 수레바퀴  뒤로 굴릴수 없다는것을, 하늘의 신선도 못한다는것을.    11.   기원전 484년 공자는 예순여덟 백발되여 로나라인 고향으로 돌아왔다네. 열네해나 여러 나라 두루돌면서 상가집 개처럼 쫓겨다니였던 영광스럽고도 비참한 력사에 종지부 찍었네. 공자는 이른살, 찬란하고 처량한 만년 시작하였다네. 부인이 사망하고 아들이 죽는 참변을 겪었네 안희가 저승가고 자로가 뜻밖의 화를 당하여 공자의 얼굴엔 눈물이 마를새 없었네 하루도   무엇을 할것인가 무엇부터 해야 하는가 고향산봉에서 사면팔방 두루 부감하노라니 청산은 그대로고 사람만 늙어 백발을 날리네. 그렇지 청산처럼 하늘처럼 변함이 없는 일을 하여야지 붓대를 휘둘러 문장 지어 천세만세 보게 하리라 이제 이 일만 내 할 일이노라!   새벽에 목욕재게 몸과 마음을 깨끗이한 공자 하늘을 우러러 산밑에서 제사상을 차리였다네  너래방석에 돌세개 받치고 그위에 삶아놓은 돼지대가리 중간에 놓고 간편한 제물을  백발을 풀어풀어 얼굴 가리고 마음을 비웠네   오십개 산가지중 한개를 뽑아 산통속에 세워 신령이 깃드는 태극으로 삼고 나머지 산가지는  왼손에 쥐고 부채꼴처럼 펼치여 놓았네 정신을 가다듬어 두쪽으로 나뉘여놓네 좌측것은 천책 양효 하늘이요 우측것은 지책 상위에 놓았네 상위의 산가지중 한가치 뽑아 왼손 새끼와 약손가락사이 끼고 인(人)으로 정중히 모셨네 천책을 두개씩 네번 세여 빼여버리네 나머지 천책과 약손가락 산가지를  합치니 일곱 일곱개 남으니 칠괘로서 산이 되였네 공자는 머리를 조아려  념불을 ㅡ너에게 늘 있는 태서를 빌리노라 공구가 하늘을 대신하여 귀한 천서를 쓰려하오이다 그 성사 여부를 알려고저 머리 조아려 회음 바라이다 신께서 아무쪼록 길흉득실을 밝혀주시기 바라옵나이다   이때다 이때다 갑자기 하늘에서 번개치다가 사라져버리고 무지개 비낀다 하늘이 내뜻 알고 정고 지키라 여쭈어주는구나 공자는 하늘의 번개와 무지개 머리에 새기며 천서를 써가는 애로와 희망과 황홀을 보았네   공자는 죽간에 피땀으로 한자한자 글 써올려 성인의 길을  거듭나는 길 걸싸게 걸었네 죽간의 소가죽 끈 세번이나 끊어지면서 죽간 무너져도 공자는 우뢰뒤 무지개 그리며  붓끝의 달림을 멈추지 안았네 공자의 붓끝에서 바람 일었네 광풍도 울고 폭우도 울었네 공자의 붓끝의  쪼각달은 둥그러졌네 마냥 둥둥 떠서 공자의 붓끝이 태양을 떠올려 찬란하게 빛발치게 어느새 손목 퉁퉁 부어나도 얼굴빛은 싱싱  염천의 땀방울은 꽃으로 피고 몰부운 심혈은 열매로 익었네. 눈꽃은 하얀 나비 물소리는 거문고소리 지팽이 짚어도 꿈은 푸르청청 산더미 이루는 죽간은 공자일생 태양과 달로 빚어놓았다네   는 홍보석이요  은 황금 는 록보석 는 청산이요 은 황화장강 은 히말라야 하늘의 양기와 땅정기 공자 꿈이 서로 섞이여 영원히 찬란할 무지개 비꼈네 반에 반 만년전     꼬리 시   한가위 한가위 날 곡부에 가면 중국 방방곡곡 사람뿐 아닐세 국적 다른 사람 공자 제사지내   한국의 공씨도 필리핀 공씨도 일본의 공씨도 타이, 비르마도 ...... 공자는 중국의 력사상에 가장 위대한 문헌정리가! 위대한 대성인! 공자의 일생은 상가집 개로부터 성인으로 태여나는 설음의 인생, 위대한 인생, 영광스런 인생! 공자는 중화민족 모두의 조상!  동양의 조상!  하늘 무너져도 땅이 꺼지여도 영원히 후세와 나란이 살아갈 산일세 강일세 땅일세 천(天)일세 령혼 공정사여!     *은주 ; 은나라 주나라를 부활시키것은 공자의 리상이였다. *비간(比干):은나라 사람으로 주왕의 숙부인데 주왕의 악정을 비판하다가               심장을 도려내는 형벌을 받았다.    
4    제3권 민조시편 1 댓글:  조회:540  추천:0  2019-03-19
제3권  민조시편   나붓기는 그림자들     들머리   민조시는 한국의 신세훈사백이 발견한 시의 한 쟝르이다. 민조시를 쉽게 말하면 3,4,5,6이라고 한다. 3,4.5.6이란 민조시 음수률로서 석자부터 시작하여 넉자, 다섯자, 여섯자로 되여야 한다는 것이다. 3,4.5.6은 각각의 음수률을 중복할 수는 있어도 일단 넘어가기만 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다. 신세훈 사백은 민조시는 고려가요나 신라향가에 뿌리를 두고있다면서 3,4,5,6을 배달민족 언어의 기둥수리라고 하기도 하고, 고유장단이라고 하기도 한다. 필자는 민조시를 배우고 쓰다가 민조시의 수리가 에도 있다는 것을 보아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민조시의 3,4,5,6음보가 주역에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깜짝 놀란 새로운 깨침이였다. 세계가 움직이는 이치를 알려주기도 하고, 세상의 움직임의 법칙으로 되여있는 이라고들 한다. 현대 한국의 주역권위라는 김승호선 생의 고증에 의하면 은 10000 년전에 창제 되였다하고, 현대 중국의 주역권위라 할 수 있는 傅惠生선생의 고증에 의하면 7000년전에 창제된 것이라고 한다. 은 인류의 첫 철학이며, 글이며 우리의 인문학의 뿌리가  아니겠는가! 이 세상의 최초의 경은 주역, 성경, 이슬람경 세가지가 있다고들 한다.  성경은 기원전 1500-400 년경에 나왔다하니 길게 봐야 3500여년이고, 이슬람교는 기원전 1228년에 나왔다하니 길게 봐야 3000여년으로 봐야 할 것이다. 불경은 썩 그후의 일이니 참고할바가 못된다. 그러니 인류문명사의 첫시작은 동양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 이 시작을 대표하는 것이 이 아니랴. 그런데 주역이란 중국 상고사 일이다. 중국 상고사란 어떤것인가? 필자가 알건대는 (맞는지 모르겠지만) 동아세아 상고사라고 생각한다. 특히 우리 배달민족과 주역은 피와 살처럼 대단히 밀접한 관계이다. 우리의 성씨들이 중국 한족의 성씨들과 같은 것이 너무나 많다.  그것은 단적으로 중국 한족과 우리 조선민족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부모가 같다는 의미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 민족을 동이족이라고 하는데 중국에서는 공자를 동이족에 속한다고 한다. 우리 민족의 공씨들은 다 공자의 후손이라고 한다. 일본에 있는 공씨도 공자의 후손이라고 하고 동남아의 공씨들도 다 공자의 후손이라고 한다. 그러기에 중국 밖의 공씨의 지성인들은 해마다 공자의 고향인 산동성 곡부에 가서 공자제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로부터 공자는 중국 한족의 조상일뿐만 아니라 중국 여러 소수민족의 조상이라는 결론이 나오는 것은 당연지사라겠다. 중국 조선족 남영전이라는 시인이 토템을 연구하고 토템시를 쓰면서 민족은 혈통에 의하여 갈라진 것이 아니라 문화에 의하여 갈라지였다고 하였다. 필자는 이 결론이 정확하다고 생각된다. 조선민족을 단군의 후손이라고 하는데 고대에는 조선민족이라는 명칭이 없었다. 불민한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리성계가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세종대왕이 훈민정흠을 창제한 이후로부터 우리 민족은 점차 조선민족이라는 명칭을 가지게 되였고 오늘에 이른 것이라는 생각이다. 만약 조선이라는 나라가 없었고, 훈민정흠이라는 글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냥 한문권에 속해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 민족을 조선민족 이라고 부르지 않을 지도 모른다. 이 중화문화의 뿌리라는 것은 지인이라면 다 승인하리라고 생각한다. 중국고대 복희씨로부터 창제되였다는 주역의 핵심은 8괘이다. 후에 감옥에 갇혀있던 주문왕이 8괘를 64괘로 발전시켰다고 한다. 8괘에는 건(乾:☰) , 곤(坤:☷),진(震:☳),손(巽:☴), 감(坎:☵), 이(離:☲),간(艮:☶),태(兌:☱) 가 있다.   8괘는 하늘[天]· 땅[地]· 우뢰[雷]· 바람[風]· 물[水]· 불[火]· 산【艮】· 연못 [澤]의 8가지 사물을 상징하며, 8괘의 2괘씩(가령 건·곤)은 서로 대립된다. 음(--)과 양(―)은 태극의 근본이며,  8괘의 근본인데 음양의 결합이나 교감에 의해 만물이 생성된다고 한다. 8괘는 양을 대표하는 부호와 음을 대표하는 부호로 조성되여 있다. 건너금 하나인 양부호(남자의 성기라고도 한다)와 건너금 둘로 이루어진 음부호(녀자의 성기라고도 한다)를 각각 효라고 한다. 이 두효는 인류 최초의 문자라고 할 수 있다. 세상만물은 양과 음의 정기에 의하여 탄생하고 성장하고 소실된다고 한다. 8괘의 문자를 다시 보자. 건(乾:☰)은 양이 세개로 된것으로서 천인지를 말한다고 한다. 민조시 시작이 석자이니 바로 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을 같다. 곤(坤:☷) 은 음이 세개로 된 것이지만 점선 6개로 구성되였다. 그러므로 민조시의 마지막구 6음보와 맞먹는다. 건과 곤은 하늘과 땅을 지칭하므로  민조시의 핵심이라고 해야 할 것같다. 손(巽:☴)과 이(離:☲)와 태(兌:☱)는 각각 4로 되였으니 민조시의 4음보와 같다고 볼 수 있겠다. 간(艮:☶)과 진(震:☳)과 감(坎:☵)은 5로 볼수 있는데 그것은 민조시 3,4,5의 5음보로 봐야 할 것 같다. 6은 또 3음보의 두개의 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모두가 천인지 3에 어울리니 그 오묘함은 이를 데 없다.  손인 바람, 이인 불, 간인 산, 태인 연못, 진인 우뢰, 감인 물은 다 하늘과 땅사이의 만물의 대표들이다. 그러니 민조시 음보라는 것은 하늘과 땅의 만물을 가리키며 우주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을 해석함에 있어서 음효를 6으로 하고 양효를 9로 한단다. 에서 출간한 28쪽에는 이런 해설이 있다. 에 벌써 디지털이 있었다는 숭엄한 사실이나 론의는 제쳐놓고 이런 수자들이 민조시와 어떤 관계인가를 말해보자. 민조시 창시자 신세훈사백님은 민조시에서 를 강조한다. 6자계렬은 상육이 제일 높은 수자니까 민조시의 음보와는 아무런 문제도 생기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6,1은 일곱자니까 민조시의 3,4음보에 해당되고, 6,2는 여덟자니까 민조시의 4,4음보에 해당되고, 6,3은 아홉자니까 민조시의 4,5음보에 해당되고,  6,4는 열자니까 민조시 3,3,4나 5,5음보에 행당되고, 6,5는 열한자니까 5,6음보나 3,4,4음보에 해당되고, 상육은 6,6이니까 열두자에 해당 되는데 민조시의 .마지막 음보인 6의 거듭나기가 되겠다.  9자계렬은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고 봐야겠다. 초구는 3,3,3음보라고 말할수 있고, 4음보와 5음보의 합이라고도 말할수 있고, 6(33)음보와 3음보의 합이라고도 말할수 있으니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 구이는 열한개인데 5음보와 6 음보의 합이거나 3,4,4음보의 합이기도 하다. 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구삼은 열둘인데 민조시 마지막 음보인 6음보의 추임새나 거듭장단이라고 할수 있다. 그러니 문제가 있을 같으면서도 없다. 구사는 열셋인데 4,4,5음보의 합이라고 할수 있다.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구오는 도합 열넷인데  4,5,5음보와 맞아떨어진다.그러니 문제가 있는 같으면서도 없다. 3,5,6,이나 4,4,6이면 맞아 떨어지는데 이러한 음보는 민조시음보가 아니라 잡종이라고 할수 있다. 물론 다른 경우에도 이러한 잡종이 더러 있을수 있다. 마지막으로 상구라는것이 있는데 이는 9,6에 해당되는 열다섯이라고 볼 수 있다.  5,5,5음보나 4,5,6음보가 상구가 된다. 이렇듯 수리와 민조시의 수리가 맞아떨어진다. 상고사로부터 내려온 수리를 리용한 것은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민조시를 발견하고 창도하는 신세훈사백님은 정말 ‘소수파’라는 생각을 다시 느끼게 된다.  민조시는 기필코 번영발전할 것이며 앞으로 점차적으로 처럼 퍼져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2016.11.4.           차례               제1부 붓끝의 령혼들   로마시초 (2014.8.ㅡ)   1소나무   파아란 양산 들고 기다란 허리 로마 비너스가 뚜욱 땅에 섰다   금방 땅에 내린 푸르른 락하산 떠돌이 향수의 길다란 목수건 푸름이 넘치는 선녀 파마머리   폭포는 안개를 게우는 바위가 싸갈리는 오줌 새소리 우거지는 선경 숲이여 하늘 메아리여   2014.8.24. 2베네치아   앗! 아앗!! 어디서 날아내린 비행접시냐?! 무수한 새언어 왈칵 토해내는 와- 베네치아여 2014.9.6.   3격투장   생명을 갈아갈아 붉은 가루 낸 크나 큰 매돌   뚜꺼비 뚜꺼비야 너를 먹이려 날마다 장사진 똥집이 어떻게 생긴 놈이기에 아무리 주어도 그냥 배가 홀쪽   2014.9.2-9.6.        4바디칸   바디로 2천여년 짜고짜서 칸칸마다 보석을 쌓아 황홀한 눈복을 아름차게 주네   노아의 방주여 오늘도 피난민을 꼭 박아싣고 누런 물결위에 하아얀 갈기를  힘차게 날리네 2014.9.6-10,3.   첫 나비   언 하늘 가르는 나비나비 날개를 저어 단비 뿌리여 씨앗 눈 틔우네     지하철입구   볼롱롱 오색물이 끓어번지다 후룩 사라지다     조각달   하늘이 혀끝으로 은빛 분수를 솨ㅡ솨솨 뽀얗게     아침해   무수한 해살침 어둠을 찔러 깨갱 깨개갱 살아나는 새날     우뢰     하늘이 기총소사 뚜드뚜드드 하얀 탄알 억수           담배   담배에 불 붙이면 바람이 먼저 빨아대네 뻑뻑 입에 물었다가 나는 뽑아내도 바람 한번 물면 꼬투리끝까지 다태워버리네             별   별들의 노란 부리 하늘을 물고 산너머 너머로 잉잉 끌어내려   이슬   눈물로 부시워진 하늘 한끝이 풀잎끝에 대롱   이슬.1   하늘의 매돌질에 바사져내린 은싸락 금싸락 실바람에 톡톡       반지1   반지의 너머에는 해도 땅도 다 있지야 부러워도 반지구멍 넘지 못할 때 탓하지마 남을   반지2   언약을 주고 받은 맹세이건만 반지 닳기전에 다 닳아버리네 강물 떨어지는 갈색의 나무잎   반지3   동그란 동그라미 핸가 달인가 동그라미는 돌고 도는데 난 머니 넌 머니 개민가 새인가.     나무아미타불   지구가 성내네 누군가 보았네 땅쪼각들 펑펑 튕겨 반란 일으켜 집을 삼키네 산을 허무네 산이 바다요 바다가 산되네 나무아미타불 바다가 용을 쓰네 쓰나미는 입도 크고 배도 커서  집을 삼키네 산을 삼키네 사람도 후루룩 나무아미타불 폭풍이 몰아치네 돌개바람 휘파람부네 모래가 하늘을 삼겨버린다네. 인간 지프라기 공중려행 가네 궁궐은 나무잎 세상 뒤죽박죽 허허 벌판에는 새로운 산무지 새로운 묘지속 뭐가 들어있나 생각만 하여도 가슴이 떨리네 나무아미타불. 집에도 쓰레기 거리도 쓰레기 하늘도 쓰레기 쓰레기 속에서 살거냐 죽을거냐? 쓰레기가 도시를 먹네 하늘도 아찔해 나무아미타불. 문명은 나날이 발전하며 묘소를 파네 우리들 묘소를 어쩌면 좋아 물어도 무대답 나무아미타불       진달래   제몸을  다 태워서 여름 구워내 시간 바곤이 넘치게 싣는다     도서관1   령감들 숭얼숭얼 무슨 말 하나 깨닫는자 천재       도서관3   오묘한 수수께끼 모아놓은 집 열면 해 달 바람   도서관 4   열쇠가 두룽두룽 하나만 들고 열어도 새천지.       도서관 6   탱탱한 젖무덤 천년 먹음 홀쪽해질가 만년을 먹음 홀쪽해질까 탱탱한 젖무덤              민조시 3     착착착 발을 맞춰 3456 우릴 부른다 큰 날개 펼치고 날아나 보자야     민조시4     민조시 열두고개 고개마다 무지개라 무지개 타고 천궁을 갈까나        민조시6   세상에 민조시꽃 만발하라고 하늘도 우수수 단비를 뿌리네 단비를 머금고 온 세상에 어거리 풍년 너넘실너넘실.    민조시7   새로운 향기로 세상에 출렁거려 21세기가 새꽃다발을 엮어서 놓는다     민조시10   수천년 땅속에서 잠을 자던 황금씨앗 천산 뿌린 단비 머금고 새싹으로 싹터 하늘 우러러 푸른 잎이 패고 새꽃을 피웠네   자화상2   나는야 쇠덩이 심상들이 모여들어 나를 달구고 뚜드려뚜드려 호미를 만드네 그러면 나는 밭고랑 타고 기음을 맨다네   나는야 쇠덩이 시들이 모여들어 나를 달구고 뚜드려뚜드려 낫을 만드네 그러면 나는 낫가락되여  이미지 풍작을 거두어들인다   시인1   괴상한 놈이시데 고양이 쥐를 한침대 재우네     시인6   매돌에 언어 갈아 오색가루 내 떡 빚고 국수도 누루고 연들도 하늘에 띄우고     시인2   시인은 웃기지 돌속에서  까치가 나와 방글 웃게 하지 시인은 마술사 돌속에서 메뚜기 나와 톡톡 뛰게 하지   시인3   시로써 현실을 깨는 사람 새로운 샘물 흘러나오게 새로운 길이 환히 뻗어가게     시인4   언어야 언어야 새롭게 나오라 아침해 나올 때 머리 빗고 바람 불 때 가슴 열고 비가 오면 맨발 뛰고 눈이 오면 활개치며 언어 언어야 새롭게 나와서 새세상 만들라   시인5   지워라 현실을 날아라 창공을 새이미지 만나거라 폭풍 불어도 움쩍하지 않고 눈비 속에서도 당차게 서있어 눈부신 빛으로   시인6   소나기 동반자 바람이요 바람 동반자 푸른 숲이요 푸른숲 동반자 물이요 산이라 세상은 사슬로 이어져있다네 시인은 새로운 사슬의 발견자   시인7   붓끝에 령혼을 불어넣어 새사물 그려 사물의 오묘를 말하네 시인은         제2부 열여섯잎  련꽃     하늘 봉우리   하아얀 두루마기 자락 날리는 옥빛 신선이오 손에는 부채를 펴들구요 앞가슴에는 념주 걸었다오 부채를 흔들며는 서기 섯돌며 애환 다스리고 념주알은 풍운 다독여 세상이 화애로 넘치게     천지    먹물이 가득 고인 태백산천지  천만명 시인이 천만명 화가가 천년만년 써도 다 쓰지 못하리     태산자작숲   허리는 굽히여도 푸르른 자작 험한 세월 이긴 칠절팔기 기상     백하수   오늘도 물대패로 바위를 밀어 곬을 파는 소리 구슬땀 흥건히 바위를 적시네      금벽옥벽   금벽이 옥벽이 아찔 솟아 허리에 해가 걸려 우왕좌왕     모아산.3   부처님 두손 잡고 좌정하여 연길 외우며 기도기도기도     모아산길     금빛 룡 구불구불 천궁 오르는 모아산 등산길 볕들이 나비되여 나플거리는 솔향기 솔숲길   숲위서 바람들이 솔랑거리고 길바닥에서 신바닥 개구리 폴짝폴짝 뛴다                                                 연길 뾰족산   종소리 사면팔방 메아리쳐서 연길은 마냥 끓어번지는 솥     부르하트강.3   연길이 멜대를 메고 가네 한광주리엔 금덩이 가득 다른 광주리엔 은덩이 가아득       렬사릉원   영령의 굵은 뼈들 기둥이 되여 하늘 무너져도 받치고 있으리     연길   세계의 탐욕들이 낚시줄 늘여 낚으려는 진주.     만리장성   옛날엔 국계라고 피를 부르던 니가 아니던가 오늘은 안도 밖도 한나라이니 력사도 우습지   오대산   산들은 절에 덮혀 소나무숲도  념불만 외우네   운강석굴   온산에 닫집이라 벌둥지라네 그런데 벌들은 다 어디로 갔나 한생의 불심으로 력사를 새긴 고대중국의 첫 불심 언어여.   룡강석굴   강에선 안개 몰몰 피여오르고 닫집의 나라 벼랑에 살고야 세상에 첫손 꼽힐 인자한 얼굴 보고 싶거든 룡강으로 오라   밀짚석굴   미륵도 두눈 판들 석가모니 하시는 말씀 귀바퀴 스치데 웬일에 발바닥이 찡찡 거리여 두다리 호도도   막고굴   천녀는 하늘에서 이쁘게 날고 라한들 부릅뜬 두눈이 형형해 신되는 석가모니 열반하는 길 한 눈에 보이네. 예술의 전당이 여기있어 니 발 안오면 중국을 안다마.   태원 쌍탑사   하늘은 파란 종이 두자루 붓이 시를 짓고 있네    12월 고르라크   천년을 푸르르고 천년 마르고 천년 썩으며 일생을 산다는 사막의 나무야 절세의 녀인아 노오란 치마자락 둥그렇게 펴놓고서 누굴 기다려 여기 서있는가 한무제 당태종도 흙이 된지가 아득한 옛말이 무측천 주원장도 뼈가 썩은지 아득한 옛말이 어허허 날 보자고 여기에 섰나 반가워 반가워 그 손 잡아보자 그 손을 잡으려니 뿡 하늘 날아 달나라로 가네 두눈 퀭해지네.     타클라마칸사막.1   사갈이 쪼르르르 굴러다니며 그림 그리고요 락타의 방울소리 떨렁떨러덩 서정시 읊어라 물고기 무리지어 꼬리 흔들며  새풍경 펼치네   타클라마칸사막.2   하느님 온 세상의 모래 실어다 여기에 쌓았네 바람은 조각가라 천만가지의 작품을 새겼네   타클라마칸 사막3   한줄기 비단길은 강물이 되여 사막을 흐르네 자동차 돛배되여 흔들거리며 물결따라 가네   반월담(半月潭)   사막에 파란 물 반달되여 자리잡고서 기슭에 갈대를 키우고 있다네 바람이 모래 싣고  동 서남북 쏘다니여도 반월담에다 한알도 안 뿌 려 야릇한 반월담 신비한 자연의 동화 엮는다.   카스바자회   바다다 사람바다 머리마다 물방울이다 오색물결이 출렁출렁출렁   소림사점경   곤봉이 윙윙 울고 고함소리 우뢰소리 하늘도 와뜰  멀리로 뛰는 마가을 소림사   소림사 탑림   옛탑은 뒤에서 쪼그리고 앉아있고 근대의 탑은 허리펴고 앞에 천년의 불사(佛师)를 하나하나 보여주네 해맑은 가을  귀중한 소설책   화염산1   불꽃도 튕기잖는 번들번들한 번대머리라네 전설이 쌓여쌓여 명산 되였네 불산이 되였네   화염산2   뉘 입는 치마인가 줄줄이 잡힌 주름이 열두폭 뉘 입은 치마인가 치마위에 안개구름이 뽀얗게 서리여 얼굴도 안 보여   필림산   주르르 필림을 늘여놓고 오늘은 무슨 영화 돌리느냐     진시황릉   진시황 죽어서 산되였네 산을 오르는 발자국마다 백원짜리돈 떨어진다네 살아 통일황제 죽어죽어서는 중국을 위하여 돈버는 장사군.   병마용1   옛날이 오늘에 와 도사리고 있는 병마용 유람객들 두눈 화등잔 화등잔.   병마용2   먼지를 휘감아 구름으로 일으키며 전차군단은 천리를 달리고 적진을 짓쳐가는 기병대군의 말발굽 소리 벽력이다 벽력   병마용3   창검이 울부짖어 하늘쪼각이 억수로 쏟아져 창과 둔 손에 들고 유람객들도 자칫하면 싸움 뛰여들 태세다 제3부  옛말만 찧는 방아       장군묘   선인들 세워놓은 피라밋이지 팽팽히 둥근 보름달이였지   새하얀 함선이 천년세월 달려왔건만 오늘도 그 기세 꺾이지 않았네     태왕비   태왕이 열반하여 살아 숨쉬며 력사를 밝히네     돌무덤앞에서   련꽃을 피워서 황제를  하늘에 올리던 돌 어느 돌이냐 한번 보자꾸나     오녀봉   시들줄 모르는 련꽃이 피여나서 그윽한 향기 천만년 풍기네 단한번 빛을 잃고 스러진 후에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가버린 눈물방울이여     국내성2   어제날 태양성에 잡초 우거져 뭇꽃들 피는데 애달픈 옛곡조가 돌무덤에서 솔솔 피여나네     경박호폭포   누우런 사자떼들 마구 쏟아져 쏟아져내리는 말발굽 편자야     흑룡강   하늘서 내려와 하늘위로 다시 오르는  신선강 신선강 아버지 떼를 몰다 주무셨다는 물결은 어디냐         물레방아1   삐이익 삐이익 돌고 돌며 시골 돌리고 하늘도 돌린다   물레방아2   쿵더덕 쿵더덕 방아 찧네 쌀은 안 찧고 옛말만 찧고야   풍차1   풍차가 돌아가네 광야에서 저홀로 돌며 휘파람 분다네     풍차2   팔 셋을 휘저으며 구름 오라고 손짓하는데요 구름은 빙그레 웃기만 하네요     강가의 돌     물줄로 쓸어쓸어 바람 대패로 밀고 밀어서   반지르르한 돌   반자짝 빛이다가 방글 꽃송이 한송이 꺾어 수첩에 끼운다     새     저 붓끝 누가누가 쏘았을가 연빛 종이에 갈기는 글자 쓰면서 지우고 지우며 쓴다네       태양   어둠을 다 걷어 살라먹고 젖무덤되여 빛젖 먹이는 태양태양태양   풀잎들 먹여서 빨강 노랑 꽃을 피우고 새들을 먹여서 뜸북의 날개도 흰 구름 스치다              맹인의 눈     열손가락 끝이 다 눈들이라네 또 지팽이도 눈 맹인들의 눈은 열하구도 한개 보통 사람 눈은 어둠에 멀어도 맹인들의 눈은 어두워도 밝네   엇박자.1   개발(狗脚)도 개발(开发)하면 사막에 록음 하늘 찌른다나        엇박자.3   말(言)들이 말(马)을 타고 천리 달리다 말이 뚝 뛰여 군 떼려다가 말(未)에 이르러도 말(斗)에 쌀 넘쳐 말(村)마다 웃음꽃     법률   소나기 윙윙 울 때 비옷 입으면 옷이 아니 젖지 자칫 선 넘으면  검 눈초리 당신 노리고 찌를 태세란다    소망   총칼이 코를 골면 하늘이 맑아 흰 구름 흰 구름 총칼이 불 토하며 고함지르면 세상 뒤죽박죽 바람아 흰구름아 하늘 닦아라 파랗게 차랗게      시내물    바위를 떨어지며 짜는 은비단 소녀의 치마감 천만리 가고가도 발바닥이 다슬지 않는 시골의 나그네    바람이   바람이 분다분다 벼바다 푸른 바다 줄넘기하며 은빛 비늘 번쩍   바람을 실로 꼬아 인생 고개를 재고 재여도 뉘라서  알더냐 몇장이 되는지   갈바람 소리소리  강물에 꽃잎 배놀이 신났네       사단 가락     우리고 우리네요 사단네알을(仁议礼智)   인알은 손녀께 의알은 아들께 례알은 꽃에게 지알은 새에게   사단은事端 어떻하지 손톱으로 뜯어서 푸나 가위로 베여서 던지냐 아니면 대답해 아해야     사단社团은 무슨 사단 멋대로 살지 묶어봐 묶어 자유가 살창에 갇히게 돼지야   스르릉 사르릉 사단丝缎이 흘러나와 애 옷감 베나 할배 옷감 베나   니 사단师团 내 사단 우리 사단 한맘으로 똘똘 뭉치여 나라 지평에 철옹성 쌓아라   사단词团이 출렁이네 물결이 이네 파란 시는요 빨간 꽃 피우고 새하얀 시는요 열매를 익히고 새노란 시는요 눈물이 피잉글     노을풍경   기러기 날개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황금기러기네 구름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붉은 보자기네 강물에  붉은 물이 들어들어서 붉은 띠 되였네     비방울소리     하늘서 떨어지는 비방울소리 무지개 짜는 이슬 소리인가 비단꽃 피우는  바디 소리인가   처마서 떨어지는 물방울소리 피아노 건반 두드리는 소리 음표 한들한들 새 선률 느리네     하늘   산모의 배를 가린 푸른 치마 치마밑에서 요정들 쏟아져           산.4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니여라 모두 여기 와 살고있어라 나도 죽으면 여기 여기 와서 한알의 흙으로 살아야 하는가 한포기 풀잎이 되여야 하는가 차라리 한마리 파랑새 되여서 해종일 파아란 휘파람 불리라.    해가 먼저   강따라 천리 가도 발도 없는 해 먼저 와서 있고 산따라 만리 가도 날개 없는 해 먼저 와서 있네    식당광고     하늘에 그물 느려 별고기 잡아 국을 끓이고요 은하수 독에 부어 우리고 우려 흰술을 빛고요 바람을 베여다가 냄비에 닦아 명채를 볶아요      2017.7.9.
3    제2장 하이퍼 동시 창작방법 댓글:  조회:631  추천:0  2019-03-16
제2장 하이퍼 동시 창작방법     현대 동시와 하이퍼 동시는 창작방법상에서 한가지 공동성과 여러가지 구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가지 공동성은 이미지로 말한다는 것입니다. 구별이 있다는 것은 필자의 견해로는 아래와 같은 일곱가지 구별이 있습니다. 첫째 현대 동시는 단일체이지만 하이퍼 동시는 다양체입니다. 둘째 현대 동시는 중심이 있지만 하이퍼 동시는 중심이 없는 무중심 입니다. 세째 현대 동시는 의미를 강조하지만 하이퍼 동시는 의미를 강조하지 않는 무의미 시입니다. 네째 현대 동시는 한가지 이미지가 고정되지만 하이퍼 동시는 그냥 변화됩니다. 다섯째 현대 동시는 일정한 질서가 있지만 하이퍼 동시는 뛰기라는 수법으로 현대 동시 질서를 파괴하고 하이퍼 동시 질서를 건립합니다. 여섯째 현대 동시는 자아를 강조하지만 하이퍼 동시는 자아라는 것을 모르는 무아이며 타자입니다. 일곱째 현대 동시는 련결과 원인을 강조하지만 하이퍼 동시는 단절과 링크를 내세웁니다. 아래에 하나하나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절 단일체와 다양체     현대 동시를 단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단일체와는 방법이 다르게 쓰는 다양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일체라는 것은 이미지가 하나라는 말과 통하고 다양체라는 말은 여러가지의 이미지라는 말과 통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러가지 이미지라도 원인과 결과의 식으로 써내려가면 단일체에 속하고 다양체의 이미지들은 각각 자기의 독립성을 갖고 있으므로 원인과 결과로 련결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채취된 것으로서 단절되고 절편되는 이미지들이라 하겠습니다.   중국 조선족의 문학에서 하이퍼 동시는 윤동주시인으로부터 시작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봄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발치에서 코올코올//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나뭇가지에서 소올소올//아저씨 해님이/하늘 한 가운데서 째앵째앵   아마 이 동시는 중국조선족시단에서 가장 일찌기 나온  하이퍼 동시 한수라고 생각됩니다. 이 시의 구성의 특점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겠습니다. 첫째로 시의 이미지가 네개 단위로 되여있다고 하겠습니다. 애기의 활동, 고양이 활동, 바람의 활동, 해님의 활동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 사물들 활동은 실제상 어떤 련계를 갖고 있는 것들이 아니며, 한 활동이 다른 활동의 원인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결과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세째로 이미지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집성에 참가하였다고 하겠습니다. 이미지마다 절편되고 단절된 상태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동시를 필자는 하이퍼 동시라고 합니다. 이런 동시는 과거에도 많지 않았고 지금도 많지 않습니다. 이런 동시를 각광받게 하려고 제가 아는 것 만큼 론하려고 합니다.  이런 동시의 이미지 특성은 또 있습니다. 이미지마다 사물운동의 중간에서 채취된 것입니다. 1련에서 애기는 아래 발취에서 잘 때를 채취한 것으로써 애기 생활의 한부분 그것도 한 순간을 채취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고양이도 가마목에서 잘 때의 순간을 채취한 것이고, 바람은 나무가지와 부탁쳤을 때만 채취한 것이고, 해님도 하늘 한 가운데서 떠있을 때를 채취한 것입니다. 모두가 그 사물의 어느한 장소 어느한 순간을 채취해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동시는 사물의 몇십분의 1초거나 몇백분의 1초의 시간을 이미지화한다는 말이 성립되는 같습니다. 계속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 있습니다. 이미지들은 순간에 나타났다가 위치를 바꿉니다. 애기가 나타났다가 밀려나고 고양이가 나타나고, 고양이가 나타났다가 밀려나고 바람이 나타나고, 바람이 나타났다가 밀려나고 해님이 새롭게 등장합니다. 이렇게  하이퍼 동시의 사물들은 나타났다가 밀려나군 합니다. 이것은 사물이란 그냥 변화발전하고 그냥 새것이 낡은 것을 밀어내면서 세월이란 것이 흘러가는 것과 같은 맥락을 가진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윤동주시인은 사물의 산생되면 사멸한다는 것을 념두에 두고 이런 시를 썼는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자연의 리치에 부합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동시를 필자는 다양체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성질이 다른 사물들의 이미지가 한수의 시에 모인 것이기 때문에. 성질이 다른 사물들의 이미지가 집성된 시를 다양체라고 합니다. 윤동주 하이퍼 시에 조금은 애석한 점이 있습니다. 각 사물들을 변형시킴이 약하다는 점입니다. 하이퍼 동시는 되였지만 사물들에게 은어를 주지 못해서 아쉽다면 아쉽겠습니다. 아래에 김봉순동시인이 쓴  하이퍼 동시 한수를 더 봅시다.   그늘    김봉순   그림자는 그릇이래요//동그란 그릇에/은행나무 나오고//네모난 그릇에 아빠트 나오고//세모난 그릇에/앞산이 나와요//그릇들 모여/구름도 해도 다 주어담는다   김봉순 동시의 전문입니다. 시인은 을 첨부터 이라고 새롭게 상상하고 있습니다. 의 이미지가 이 되였습니다. 당돌한 표현인것 같습니다. 그늘에는 여러가지 형태가 있는 데 김봉순시인은 동그란 그늘은 동그란 그릇이라 하면서 은행나무가 나온다고 하였고, 네모난 그늘은 네모난 그릇이라고 하면서 아빠트가 나온다 하였고, 세모난 그늘은 세모난 그릇이라고 하면서 앞산이 나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림자 그릇에서 은행나마무가 나온다, 아빠트가 나온다, 앞산이 나온다고 한것은 역사유입니다. 역사유로 썼기에 야릇한 감이 듭니다. 야릇한 감은 언어의 새로운 감각의 표현으로서 시에서 종종 쓰는 아름다운 수법이라 하겠습니다. 마지막에는 그릇들이 모여 해와 달을 주어담는다고 합니다. 그늘에 대한 상상이 아주 새롭고 형상적이고 생동하다고 하겠습니다. 련마다 한개 이미지단위인데 하이퍼 동시에서는  각각의 이미지가 대등한 관계로 라렬되는 경향을 갖고 있기에 어느 이미지도 다른 이미지와 종속관계를 가지거나 주인과 하인관계를 갖고 있는것이 아니랍니다. 그래서 각 이미지를 바꾸어 시를 구성해도 모순이 생기지 않는다는 겁니다. 의 각련을 아무렇게나 바꾸어 놓아도 시의 흐름에 손상이 없고, 시의 정체에도 손상이 가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또 독자들이 보다가 맘대로 한련을 써넣어도 됩니다. 례하면 가운데다 고 써넣어도 될 수 있고, 마지막을 더 연장하여 고 해도 될 수 있겠습니다. 윤동주시인이 쓴 도 같은 방법으로 한다고 써넣을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독자를 사유하게 하고 참여하게 하는 시가 하이퍼 동시라고 하겠습니다. 누구나 보다가 (응 ㅡ, 나도 써넣어도 되겠네!) 라고 생각되면 절로 써넣으면서 시를 읽는 재미를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다음 외국 동시 한수를 봅시다   핀은 머리가 있는데 머리카락은 없어요                     크리스티나 로제티   핀은 머리가 있는데 머리카락은 없어요/시계는 얼굴이 있는데 입이 없어요 바늘은 눈은 있는데 볼수는 없어요/날벌레는 잠을쇠 열쇠 없이 트렁크를 갖고 다녀요//시간은 빼앗길 수 있지만 빼앗아 올수는 없어요/옥수수 밭은 턱이 없어도 예쁜 보조개를 짓지요/산은 다리가 없는데 발(산기슭)이 있지요/유리잔은 줄기예요 뿌리가 아니죠//시계에는 손이 있는데 손가락은 없어요/장화에는 혀가 있지만 가수는 아니예요/강은 달립니다 다리가 없지만/톱은 이가 있어도 먹지 않아요//물푸레 나무는 열쇠를 갖고 있지만 잠그지 않아요/아기들은 삐악삐악 하지만 닭이 되지는 않아요.   이 하이퍼 동시는 긍정과 부정의 방법으로 씌여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14행시라는 서구의 시법을 사용한 시로써 앞의 열네가지 사물들은 서로 련계가 되는 사물이 아니라 질이 다른 이색적인 사물들로 구성되였습니다. 이런 시를  다양체라고 하겠습니다. 내용을 리해하는데는 별무리가 존대하지 않기에 해석을 가하지 않겠습니다. 크리스티나 로제트의 시를 보면 다양체를 만들려면 우선 그냥 딴 사물을 변형시켜 써야 한다고 하겠습니다. 긍정으로 표현한 열네가지 사물들이 다 다른 사물들일 뿐만 아니라 부정으로 표현된 사물들도 다 다른 사물들입니다. 그래야 다양체가 형성된다는 것을 우리는 에서 느끼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다양체는 산을 쓰다가 별을 쓰다가 호랑이를 쓴다든가, 잔디를 쓰다가 강을 쓰다가 태양을 쓴다든가, 쥐를 쓰다가 진달래를 쓰다가 지렁이를 쓴다든가 아뭏든 그냥 딴것 딴것 또 딴것...을 변형시켜야 하겠습니다. 이렇게 쓰는 것이 다양체의 비법이라겠습니다. 단일체는 그리하여, 그래서의 대답으로 이미지가 련결될 수 있지만 다양체의 이미지는 그리고의 대답으로 되거나 또, 또의 대답으로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2절 중심과 무중심   현대 동시는 일반적으로 하나의 이미지를 둘러싸고 쓰는 동시이지만 하이퍼 동시는 다양체라고 했습니다. 다양체이기 때문에 중심이 없는 무중심이 되겠습니다. 이미지 만들기에서 많은 동시를 례로 들었는데 그런 현대 동시들은 다 중심적인 이미지가 있습니다. 중심적인 이미지를 둘러싸고 이야기가 벌어지고 흘러내려가게 되여있습니다. 그래서 탑처럼 모양이 되여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양체는 이와 반대로 중심이 없고 이미지와 이미지가 평등하고 높고 낮음이 없게 됩니다. 하이퍼 동시는 탑처럼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평행으로 널어놓는 작업이라 하겠습니다. 아버지 아들 손자가 한가정 식솔되여 산다면 아버지가 제일 권위가 있고, 그담 아들이고 아들 밑에는 아무런 맥도 못쓰는 손자가 있습니다. 하나의 중심을 설정하여 시를 쓰게 되면 이런 집안꼴이 되게 됩니다. 다양체시는 이런 집안의 꼴인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횡적으로 집성되였기에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어느 것이 더 차요한 것이란 것이 없게 됩니다. 중요하다면 다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다면 다 중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두 평등하니까.   나무이파리 하나 똑 따서 혹 불었다/하늘로 노란 기러기 훨훨 날아올랐다//시내물 한줌 꼭 쥐여 살살 만졌다/조약돌 등에 파란 산이 퐁퐁 올라탔다//구름부채 쪼옥 펼치며 춤 추었다//코스모스 손가락 박자가 엉덩이 흔들었다            ㅡ한설매 > 전문   이 참 재미있는 같습니다. 제목부터 신선한 같습니다. 바람도 꿈이 있을까요? 일상적인 사유로서는 떠오르지 않을 오직 시인의 상상에 의해서만 가능한 야릇함이 묻어나는  하이퍼 동시의 제목이라 하겠습니다. 세개의 이미지단위로 세개의 련을 구성하였는데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에는 아무런 공동점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각성받이 같은 이미지들입니다. 나무이파리를 따서 부니 노란 기러기가 태여나고, 물 한줌을 만지니 조약돌우에 산이 퐁퐁 올라타고, 구름부채 춤을 추니 코스모스 손가락 박자가 엉덩이를 흔든다는 것이 시의 내용이자 이미지입니다. 이 세가지 이미지로 한설매시인은 이라는 시를 직조하였습니다. 시를 직조한다는 것은 사물의 명사를 씨실로 하고, 기교를 즉 변형이라는 수법을 날실로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문제는 이 세가지 이미지가 각성받이여서 완연히 다른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서로 련계되지도 않는 불연속이고, 각각 자기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는 상태라는 것입니다. 동서남북이 다른 것처럼 다르다는 말이 되겠습니다.이런 시를 필자는 하이퍼 동시라 이름을 짓습니다. 의 다른 하나의 특점은 운문처럼 쓴 것이 아니라 산문투가 짙어 딱딱한 맛이 없고 부드럽게 시줄이 흘러내려 간다는 점도 있겠습니다. 모든 문장이 여섯줄의 단일문으로 되여서 시인가 하면 산문 같고 산문 같은가 하면 시입니다. 운문과 산문을 중화시킨 하이퍼 동시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서 친절하게 다가오면서도 문장마다 변형이 되여서 야릇하고 아리숭한 감이 없지 않습니다. 천천히 새김질해 보면 시에서 고소한 맛이 우러난다고 하겠습니다. 1련에서 나무잎과 기러기가 조화를 이루고, 2련에서는 물 한줌과 산이 조화를 이루고, 3련에서는 구름부채와 코스모스, 손가락과 엉덩이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여섯줄로 된 이 시는 자연의 조화를 보여주는 하이퍼 동시라고 하겠습니다. 언어면으로 살펴보면 세부를 포착하는 눈길이 례사롭지가 않습니다.  각련에 배치된 ,, 언어들은 새로운 조어로서 빛이 반짝인다고 하겠고, 다는 바람의 행동이 재미있고도 형상적으로 안겨와서 감칠맛이 돌고,  는 시구들은 창조적인 새로움을 기의하고도 확연하게 보이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은 중심이 없는 이미지 라렬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느 련이나 중심이 아니고 겉이나 곁이라고 하겠습니다. 1련을 중심이라고 하면 2,3련이 노여워하고, 2련을 중심이라고 하면 1,3련이 억울하다고 삿대질 할 것이고, 3련을 중심이라고 하면 1,2련이 주먹을 메고 달려들 것입니다. 중심이 없기에 각련을 아무렇게나 바꾸어 놓아도 시에 손색이 가지 않는다고 하겠습니다. 중심이 없는 시, 그런 시를 놓고 다양체는 무중심이라는 말이 되겠고, 그런 시가 바로 라고 하겠습니다.   나비 2 강려   나비는/노트북이야//꽃바람/도그닥/키보드두드린다//나비는/만두껍질이야/개나리/하얀만두/통통빚는다//나비는/책가방이야//이슬비/지퍼(拉锁)/쪼로로잠근다. 이 시는 강려의 동시 의 전문입니다. 강려동시인은 에서 세가지 사실 즉 세가지 이미지를 쓰고 있습니다. 첫째로는 나비를 노트북이라 하고, 둘째로는 나비를 만두껍질이라 하고, 세째로는 나비를 책가방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세가지 이미지는 성질이 다른 서로 련계되지 않는 이미지로서 어찌보면 세수의 시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시는 이미지마다 자기의 주제가 따로 있다고 할 수 있을 같습니다. 이미지를 한 단위로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합시다.   나비는/노트북이야//꽃바람/도그닥/키보드두드린다. 나비의 첫 두 련입니다. 하나의 이미지 단위라고 하겠습니다. 강려시인은 나비를 노트북이라고 합니다. 노트북은 접었다 폈다하며 쓰는 컴퓨터입니다. 나비는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며 날아다닙니다. 이런 현상을 포착하고 시인은 나비를 노트북이라고 한것 같습니다. 움직임으로 동일성 을 찾은 같습니다. 그런다음 >고 합 니다. 이 노트북의 주인이 꽃바람이라고 합니다. 꽃바람은 노트북을 리용 하는 사람의 은어라고 하겠습니다. 나비가 노트북인데 꽃바람이 열어놓고 키보드를 두드린다고 합니다. 의인화 수법이겠습니다. 시의 주제의 핵심은 어떻게 변형시키고 변형물이 어떻게 움직이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나비를 노트북이라면서 꽃바람이 두드린다는 것은 시인이 창조한 하나의 새로운 세계이며, 이 새로운 세계가 시의 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미지 자체가 시의 주제로 되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주제의  말대로 하자면 나비가 노트북이 되여 꽃바람이 키보드를 두르린다는 것을 노래하였다고 하겠습니다 . 제2련에서는 나비를 만두껍질이라고 하면서 개나리가 만두를 빚는다고 하고,  3련에서는 나비를 책가방이라고 하면서 이슬비가 내리니까 지퍼를 잠근다고 하였습니다. 왜 잠글가요. 책가방속의 물건들이 비에 젖을 가봐 잠그겠죠. 이러한 시구의 자체가 주제겠습니다. 2련에서는 만두껍질이라고 하였는데 껍질이라니까 얇다란 것을 나타내므로 나비와의 동일성이 보이는 같은데, 3련에서는 나비를 책가방이라고 하였으니 동일성이 보이지 않는 같습니다. 나비도 날개를 접으면 네모꼴 비슷하고 책가방도 네모꼴 비슷한 모양입니다. 여기에서 시인이 동일성을 찾았으리가 생각됩니다. 이것은 사물들의 모양의 동일성으로 찾아보는 것이 되겠습니다. 실제상 시는 이런 동일성이 어떻게 왔는가를 고려하지 않아도 통한다고 해야 할것입니다. 언어속성을 말할 때 언어는 아무렇게나 자유로이 어울리 며 조합된다고 하였습니다. 나비가 책가방으로 된 자체가 언어기능에 의하 여 된것이라고 봐도 별문제 없을 같습니다. 나비라는 글은 나비라는 원사 물의 상징일 뿐 원사물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면 통하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변하면 통한다고 하였고, 서양의 당대  철학가들 즉 후기구조주의 철학가들은 그것은 필연적으로 맞으므로 왜 그렇게 변하느냐를 묻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ㅎㅎ 아다모끼 같지요. 아다모끼가 아닙니다. 덴마크에 가면 미인어가 있고, 파리의 부르그 박물관으로 가노라면 사자 몸에 녀자의 상반신이 붙은 조각상이 있는가하면 범의 몸에 남자의 상반신이 붙은 조각상이 있습니다. 이런 조각상은 짐승과 사람이 같다는 말이 아니겠습니까! 중국 명나라 때 왕양명이란 철학가가 있었는데 세상사물은 다 형제간이다. 땅이 어머니이고 하늘이 아버지라고 하였습니다. 시는 사물과 사물의 새로운 관계를 밝혀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위 새로운 관계란 사물들이 어떻게 서로 어울리고 조화를 이루는가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것으로 글을 쓰는 것이 시라고 하겠습니다. 한 사물이 성질이 다른 여러가지 사물들과 어떻게 어울리는가를 쓰는 글이 하이퍼 동시의 한가지 수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신현득의 하이퍼 동시 한수를 봅시다   시인의 손에 놓이면 신현득   돌멩이 한개라도/시인의 손에 놓이면 달라/시가 되거든//몽당연필이라도/ 시인의 손데 잡히면 달라/시를 쓰거든//흔한 해빛이라도 /나무잎이 받아지니면 다르듯이/과일이 살이 되듯이//흔한 물방울이라도/나무잎이 받아지니면 다르듯이/초록빛 피가 되듯이//버릴  만한 생각이라도 /시인의 마음에 잡히면 달라/시를 빚거든. 신현득의 하이퍼 동시는 다섯개 이미지단위로 씌여진 동시입니다. 이미지 단위마다에 등장하는 돌멩이, 몽당연필, 해빛, 물방울, 생각 따위들이 어느 것도 동시의 중심이 못되고 있다하겠습니다. 그래서 한개련쯤 삭제하여도, 또 다른 이미지를 첨가하여도 시는 손색도 없고, 변하지도 않습니다.왜 그럴가요. 이미지가 다 변두리고 겉이고 곁이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중심 이미지가 없는 동시, 대등한 자격으로 나타나는 이미지로 된 동시, 그런 동시가 바로 하이퍼 동시라 하겠습니다.   제3절 의미와 무의미   현대 동시에서는 일상적으로  의미가 알리게끔 시를 써야 한다고 합니다. 하이퍼 동시에서는  의미를 강조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시에 무슨 의미를 말했는지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의미를 알려면 시를 분석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라겠습니다.  중국의 시전통은 적어도 1500년전부터 시인은 자신의 뜻을 직접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에 의탁한다고 하였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바로 이런 전통을 계승하여 새롭게 발전시키고 있다하겠습니다.  하이퍼 동시인은 시를 쓰면서 이 시에서 어떤 뜻을 말하겠는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하겠는가를 생각합니다. 시인의 추구하는 것은 의미인 것이 아니라 이미지라겠습니다. 나비를 이렇게 쓴 시인이 있습니다.   가지 없이도/노랗게 피여나고//뿌리 없이도 /하얗게 핀다. 김철호시인의 동시 대표작이라는 의 전문입니다. 이 시는  하이퍼 동시입니다. 혹자는 왜  하이퍼 동시인가 반문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 시의 이미지단위들은 원인과 결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각각 독립성을 지니고 있어서 두개련을 바꾸어 놓아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또 같은 맥락으로 꼬리 없이도 까맣게 피여난다고 더 써넣을 수 있는 여지도 있는 시이기에 하이퍼 동시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뿌리와 가지는 별개의 사물로서 성질이 다른 사물입니다. 마치 사람의 얼굴의 눈과 입처럼 얼굴에 있지만 성질이 다른 사물인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시인은 시에 자신의 어떠한 주장도 개입시키지 않고 그저 가지도 없이 뿌리도 없이 노랗게 하얗게 피는 것이 나비라고 하였을 뿐입니다. 시인이 추구한 것은 가지 없이 노랗게 핀 것과 뿌리 없이 하얗게 핀것을 추구 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마 어느날 나비에 대한 상상이 섬광처럼 번쩍 머리에 떠올라서 이렇게 썼을 것입니다. 필자의 생각에는 이 시는 순간에 탄생하여 일필휘지된 것이라고 보아집니다. 좋은 시는 낑낑거리며 씌여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떠올라서 씌여지기가 일수입니다. 시는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면 다른 이미지도 련속적으로 떠오를 때가 많습니다. 열달 잉태요 하루아침의 해산이란 말이 시를 두고 하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가 지  없이도 노랗게 피고 뿌리 없이도 하얗게 핀다니까 그것은 잎일 수도 있고 꽃일 수도 있겠습니다. 김철호동시인은 그것이 무엇이라고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서 말하지 않을가요. 독자가 생각해 보라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 니다. 제목과 련계시켜 보면 나비를 말했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무시하고 이미지만 생각한다면 시문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더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얼핏 생각해도 구름이 떠오릅니다. 구름도 가지 없이도 노랗게 피여나고 뿌리 없이도 하얗게 피여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태양도 달도 가지 없이도 노랗게 피여나고 뿌리 없이도 하얗게 피여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뿐이 아니랍니다. 새들도 가지 없이도 노랗게 피여나 고 뿌리 없이도 하얗게 피여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비행기 도 가지 없이도 노랗게 피여나고 뿌리 없이도 하얗게 핀다고 할 수 있겠습 니다. 가지와 뿌리라는 것도 그렇습니다. 시인은 무슨 가지인가 무슨 뿌리 인가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가지는 나무의 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풀의 가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구름의 가지라고 생각할수도 있습니 다. 뿌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나무의 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풀의 뿌리 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구름의 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외에도 바위 뿌리 바위 가지 등등 많고도 많겠습니다. 시는 문맥에 표현된 것보다 엄청 많은 상상을 떠올리게 하는데 이렇게 새로운 상상을 부여할 수 있을 때 황금량이 많은 시라고 생각하게 되겠습 니다. 시는 이렇게 어떤 뜻을 부여하여 교육적 가치를 토로하기 보다 상상 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하는 글이라고 생각해 야 하지 않을가요. 여기에 시의 매력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어찌보 면 시는 새로운 상상을 만드는 글이랍니다. 김철호시인은 시에서  나비가 아름답다는 표현을 한것 같습니다. 나비는 삼척동자도 아름다운 사물이라 고 생각할 것입니다. 나비의 아름다움으로부터 출발하여 우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나비를 통하여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다고도 말할수 있겠습니다. 문제는 심리세계를 어떠한 표현으로 보여주는가가 시에서는 중요하지 무엇을 노래했는가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시인은 무슨 의미를 갖는가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겠는가를 추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지속에는 스스로 뜻이 담겨져 있게 마련입니다. 뜻이라는 것은 시가 된 다음에 론할 일로서 시인의 몫인것이 아니라 독자들이나 평자들의 몫이라는 것입니다. 독자들이나 평자들은 나름대로 뜻을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므로 하이퍼 시는 한가지 뜻으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뜻으로 나뉘여지게 됩니다. 한수의 시가 여러가지 뜻으로 나위여지거나 여러가지 상상을 불러올 때 그런 시가 좋은 시라 하겠습니다. 성인시도 동시도 다 이러합니다. 그래서 시의 뜻이 문면에 드러나면 피가 나오거나 골수가 나 온다는 끔찍한 말이 있겠습니다. 김철호의 이 시는 아이들 언어인가 하면 성인들 언어이고 성인들의 언어인가 하면 아이들 언어로써 동시라고 보면 동시이고 성인시라고 보면 성인시입니다.   발볌발볌           단풍잎 내려놓은 가을 /발볌발볌 간다. //눈송이 실은 겨울 /발볌발볌 온다 별빵 먹은 조각달 /발볌발볌 둥근다.    재미 있는 동시 은 윤옥자동시인이 쓴 하이퍼동시 전문입니다. 가을, 겨울, 조각달의 이미지를 한수의 시에 집성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을과 겨울은 성질이 다른 사물이라는 의미도 있겠으 나 세월이란 각도에서 보면 가을이 가고 겨울이 오니까 련계성도 없지 않 은 같지만 실은 가을과 겨울은 각각 성질이 다른 계절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조각달은 불쑥 튀여나온 질이 다른 이미지여서 하이퍼 동시로 되기에 손색이 없는 같습니다. 지금 론하는 문제가 의미와 무의미이므로 이 시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하여 론해보도록 합시다. 윤시인은 1련에서 가을의 단풍이 어쩌는가만 쓰고, 2련에서는 눈송이 날리는 겨울이 어쩌는 가만 쓰고, 3련에서는 별빵 먹은 달이 어쩌는가만 썼습니다. 시인의 심정 이나 말하려는 어떤 뜻을 한글자도 내비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시는 무의미시라고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사물의 운동만 썼지 시인의 감정이 나 서정을 토로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인의 감정이나 서정은 시의 문맥속에 녹아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 시에 이 련마다 씌여있는데  하이퍼 동시에서 이런 언어를 링크라고 합니다. 여기서 링크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은 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은 의 사투리라고 합니다. 은  발길이 가는 대로 목표 없이 천천히 걸어가는 모양이라고 사전이 해석을 붙이고 있습니다. 언어적으로 말할 때 사투리가 알맞는 곳에 씌였을 때 그 사투리를 문화어로 승격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며 언어를 풍부하게 다루는 작용도 하게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을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천천히 걸어간다, 겨울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천천히 걸어간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가을과 겨울을 의인화하여 표현한 매짠 표현이라고 하겠습니다. 3련은 1,2련보다 더 매짜다고 할 것 같습니다. 고 합니다. 시인은 여기서 이라는 새로운 언어를 창출 하였고 조각달이 아무런 목표도 없이 천천히 걸어가면서 고 하였습니다. 가히 절창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각달에 대하여 쓴 이미지는 수없이 많지만 이렇게 조각달을 표현한 시구를 필자는 첨으로 대하는 같습니다. 그래서 기분이 짱입니다. 시의 마지막에 홱 돌아서서 앞과는 아무런 관계 없이 새로운 이미지가 불쑥 튕겨나오는 것을 영어로 위트라고 하고 우리 말로는 재치라고 하는 같습니다. 위트나 재치는 언어의 탄력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하겠습니다. 탄력이란 어떤 언어를 말하는가? 탄력이란 일상적으로는 어울릴 수 없는 단어를 조합시켰을 때 하는 말이 되겠습니다. 과 은 어울릴 수 있는 낱말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어의 속성 으로 어울리게 하여 별과 빵이 간과 슬개처럼 불가분리의 관계를 맺고 서로를 끌어당기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탄력이라 하겠습니다. 미안하게 되는 군요. 본제로 돌아가야겠습니다. 무의미로 쓰는 시는 왕왕 사물과 사물의 련관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것을 시화할 때 나타나게 된다고 하겠습니다. 시화한다는 것은 새롭게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새로움이 없는 것은 시화인 것이 아니라 구태의연한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됩니다. 무의미시는 그 원천을 사물시에 두고 있다고 하겠습 니다. 사물시란 시인의 의사를 배제하고 사물들의 관계와 사물들의 운동 만으로 쓰는 시라하겠습니다. 윤옥자동시인이 쓴 이 바로 이러한 시인것 같습니다. 중국 시인 우씨엔의 하이퍼 동시를 한수 봅시다.   해빛 우씨엔   해빛이 창문을 기여오르고 있다/해빛이 꽃잎에 앉아 웃고 있다/해빛이 시내물을 따라 흐르고 있다/해빛이 엄마의 눈에서 빛나고 있다.   의 전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짧은 넉줄입니다. 하지만 해빛을 여러가지로 변형시켰고 해빛이 여러가지 움직임으로만 씌여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해빛의 따슨함과 사랑스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느낌은 이미지에서 받은 느낌이지 시에서 말하는 느낌이 아닙니다. 시속엔 이런 말이 한마디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 시를 무의미 시라고 할 수 있겠 습니다. 무의미시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의미가 이미지와 혼연일체를 이루었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시인은 의미를 발굴하기 위하여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하여 시를 쓴다고 하겠습니다. 시에는 새로운 사상이나 새로운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표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인은 사상을 발견하는 자인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발견하는 자입니다.       제4절 고정과 변화      세상에 고정된 사물이란 없습니다. 모든 사물은 그냥 변하고 있습니다. 동물도 변하고 식물도 변하고 곤충도 변하고 사람도 변합니다. 산생도 변화이고 성장도 변화이고 죽음도 변화라고 하겠습니다.이런 변화들은 모두 무에서 시작되여 무로써 끝나기 마련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변화를 상상이나 환상으로  쓰는 것을 시라고 하겠습니다. 왜 환상인가구요?  상상의 최고봉은 환상이라 할 수 있기때문입니다. 옛날에 사람이 날아 다닌다고 하면 환상이라고 했을 겁니다. 옛날에 사람이 달나라로 간다면 환상이라 했을 겁니다. 달에 계수나무가 있고 옥토끼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말이 처음 나왔을 때는 누구도 승인하지 않는 것이여서 환상이였을 겁니다. 상상은 일정한 근거를 요구하나 환상은 아무런 근거도 요구하지 않는 허망생각이라 하겠습니다. 시는 상상에 의한 꿈이고 환상에 의한 몽 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필자는 상상보다 환상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 다. 물론 상상과 환상은 아빠트처럼 어느것이 일층이고 어느것이 십층이라 는 엄격한 구별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에서 두 사물을 비교하여 비유를 유출하였을 때 근거가 알리면 상상이고, 근거가 알리지 않으면 환상이라 할 수 있을 같습니다. 이미지는 터무니 없는 대상을 재구성한 다고 합니다. 이 터무니 없는 사물이 아마 환상에 속할 것입니다. 바위가 뱀이 되여 기여간다, 뱀이 바위로 불쑥 솟는다 하면 아무런 근거가 없으므 로 환상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같고, 강물이 뱀이 되여 기여간다든가 뱀 이 강물이 되여 흘러간다 라고 할 때는 상상이라고 하겠습니다. 강물과 뱀은 다 기다랗고 땅우에서 구불구불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시는 상상과 환상으로 반죽되여 태여나는 사물을 생성하기에 그 사물은 천변만화하게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이퍼 동시를 다양체라고 하였 는데 그 다양체는 상상과 환상에 의한 여러가지 변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 니다. 이런 다양체를 만드는 방법을 령토화ㅡ탈령토화ㅡ재령토화라고 말합니다.  시를 보도록 합시다.   차창의 비방울 황희숙     쬐꼼한 굴렁쇠 /또르르 /굴러간다 //하얀 지렁이 /꼬불꼬불/오솔길낸다 //은빛 방울 /따르릉/종소리 울린다.   황희숙동시인이 쓴 전문입니다. 비방울이 굴렁쇠로 변하고 비방울이 지렁이로 변하여 오솔길을 닦고 비방울이 은빛 방울이 되 여 종소리를 울린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차창에 떨어지는 비방울은 동그래 지니까 굴렁쇠라고 하고 구불구불 흘러내리니까 꼬불거리는 오솔길을 닦는 다고 하고 방울이라는 언어와 종을 치는 종이 모양이 비슷하니까 종소리 울린다고 한것 같습니다. 새김질해 보면 제2련이 희한하다고 하겠습니다. 오솔길을 낸다고 하였으니까 차창이 산이 되고 들이 되였다는 것이 아니겠 습니까! 오솔길은 산이 아니면 들판에 있으니까요. 마지막련도 이에 못지 않습니다. 차창에 떨어지는 비방울을 방울이라고 하였는데 동음의이어로 매방울이나 소방울이 동그란 것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시인은 남다르게 방울의 소리를 파보면서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꼬리, 대가리, 허리가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시에 집성된 이미지가 어느것이 대가리고 어느것이 허리이고 어느 것이 꼬리 인지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이미 말했듯이 이미지단위를 마음돼로 바꾸어 놓아도 아무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하이퍼 동시의 구성형식의 특성이라겠습니다.하이퍼 동시의 이미지는 사물 운동의 중간에서 채취한 것이므로 해석이나 설명이 필요 없이 변형된 결론만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에서 필자가 말하려는 것은 령토화 ㅡ탈령토화ㅡ 재 령토화입니다.황시인의 이 시가 바로 령토화ㅡ탈령토화ㅡ재령토화의 한 보기라 할 수 있겠습니다.령토화는 일반적으로 제목이 되겠습니다. 탈령토 화는 상상이나 환상의 과정을 말한다고 하겠습니다.그러므로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추상적인 사유과정이겠습니다. 재령토화는 사물이나 사물의 움직임이 되여 우리 눈앞에 영상으로 떠오른다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시의 첫련입니다. 을 라고 하였습니다. 은 제목이므로 령토화라고 하겠습니다.세상의 많고 많은 사물들 중에서 시인에게 선택된 사물이자 언어인 은 이 시에서 대단히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첫령토로 되였으니까요. 시인은 을 은유의 수법으로 라고 하였는데 는 변형되여 나온 재령토화에 속하겠습니다. 비방울이 변하여 굴렁쇠가 되였기 때문에 재령토화라는 것입니다. 이 굴 렁쇠는 상상이라는 과정을 거쳐서 된 굴렁쇠입니다. 어떻게 변해서 비 방울이 마지막으로 굴렁쇠가 되였는지 하는 과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과정을 탈령토화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수법을 은유라고 하는데 은유는 사물의 변화를 완성하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고, 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수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2련에서는 이 이 되고 3련에서는 이 이 됩니다. 오솔길과 방울은 재령토화 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는 굴렁쇠로 변하고 두번째는 오솔길로 변하고 세번째는 은빛 방울로 변하였습니다. 이렇게 련속 성질이 다른 사물로 변하는 것을 하이퍼 동시라고 하겠습니다. 프랑스 앙드레 이베르노 이란 하이퍼 동시 한수를 봅시다.   지나가는 시간   앙드레 이베르노   회색의 월요일/수국의 분홍색 화요일/파란색 수요일:/ 너 다시 올거지? 주중 다른 날들은//나무아래서 티티새와/놀이하는 초록색 목요일//그리고 당근의 빨간 색 토요일//일요일 그는/두팔사이 줄기위에 태양을/붙들고 있을 것이다.   의 전문입니다. 월화수목금토일 일주일의 날마다 색갈의 변화를 썼습니다.사실 월화수목금토일도 시간의 변화를 알리는 거라고 하겠습니다. 중국의 해설로 말하면 월은 달, 화는 불, 수는 물, 목은 나무, 금은 쇠, 토는 흙, 일은 태양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시간은 고정되여 있는 사물이 아니라 늘 변하고 있는 사물이라 하겠습니다. 실은 시간은 정지되여 있는 것이 아니라 각일각 변화되고 있으며 한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이미지가 그냥 다른 이미지로 변하게 되여있다고 하겠습니다. 월화수목금토일처럼. 월화수목금토일은 중복되는 같지만 실은 그냥 새로운 시간을 나타낸다고 말해야 정확하겠습니다.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어느 시간들이나 다 한번밖에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시간이 변하는 것처럼 하이퍼 동시에서의 사물의 변화를 뛰기라고 말하기도 합니다.이런 련속적인 뛰기는 하이퍼 동시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 니다. 뛰기가 없으면 하이퍼 동시가 안됩니다.이런 뛰기를 통하여 하이퍼 동시는 다양체를 이룬다고 하겠습니다. 하이퍼 동시에서 뛰기는 끝없이 무한히 계속 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인은 그런 뛰기 중의 일부만을 선택하게 됩니다.   제5절 질서와 뛰기   제4절에서 뛰기에 대하여 말하였는데 이번에는 질서와 뛰기가 어떻 게 다른가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질서라는 말은 차례대로, 순서대로 라는 말 이라는 것을 다 아는 해석이겠습니다. 하이퍼 동시 뛰기는 순서고 차례고 없다고 하겠습니다. 하이퍼 동시에서 이미지가 뛴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 이겠지만 어떤 때 어디로 뛰는 지는 시인 자신도 파악이 없을 때가 많습 니다. 시가 상상이나 환상에 의하여 씌여지니까 시인도 자기의 상상이나 환상이 어떻게 어디로 뛰는가를 생각할 사이가 없고 또 그런것을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상상이 가는 대로 환상이 떠오르는 대로 이미지를 써놓 으면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령혼에 령토가 떠오르는 것도 시간 과 장소의 약속이 없는데 하물며 뛰기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습니까. 하이 퍼 동시에서 뛰기는 어떠한 속박도 없이 제멋대로 뛰기, 아무런 구속이 없 이 자유로 뛰기라 하겠습니다. 날벼랑이 평원이 되여도 좋고, 하늘이 땅이 되여도 좋고, 물이 불이 되여도 좋고,흙덩이가 수리개 되여도 좋고, 산이 술이 되여도 좋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다음 하이퍼 동시 두수를 보도록 합시다.     첫수    미끄럼   출렁출렁/떼목들은/강물미끄럼 타고//또르르 또르르/이슬은/풀잎미끄럼 타고   //빵 ㅡ 빵 ㅡ/뻐스는/눈길미끄럼 타고//우르릉 우르릉/비행기는/구름미끄럼   탄다. ㅡ김봉순 전문     두번째 수   단풍잎   다이빙 선수들 //노란선수 두팔 벌려 /물위에 살짝//도토리/대굴대굴  /돌 이마와 딱!//빨간선수 공중 삼회전 /땅우에 착 //바람 호각 쏴--/단풍눈 펑펑.   ㅡ윤옥자   상기한 두수의 이미지들은 뛰기가 된 보기라고 하겠습니다.  에서는 떼목, 이슬, 뻐스, 비행기 등 부동한 사물들이 뛰여나오고, 에서는 노란 선수, 도토리, 빨간 선수, 바람호각과 단풍눈이 뛰여나옵니다. 이질적인 사물들의 집합이라 하겠습니다. 첫수에는 네가지 이미지가 집성되여 있고, 둘째수에는 다섯가지 이미지가 집성되여 있습니다. 첫수에선 네번 뛰기를 하였고, 둘째수에서는 다섯번 뛰기를 하였 습니다. 그런데 하나도 같은 이미지가 아니고 죄다 차원이 다른 이미지들 입니다. 하이퍼 동시의 이미지들은 뛰지 않으면 못사는 놈들이라고 할 수 있습 니다. 그것들은 개구리이며 노루이며 사냥개입니다. 개구리가 폴짝 폴짝 뛰여 여기저기로 뛰여다니는 것처럼 그냥 장소를 변경하고 대상을 달리 하려고 합니다. 노루처럼 이산에서 저산으로 뛰여갑니다. 산을 옮기지 않 으면 못사는 노루처럼 령을 넘어다닌다 하겠습니다.그냥 자신의 시간을 달리하고 공간을 달리하려 합니다 사냥개라도 굶주린 사냥개입니다. 아무 것이나 사냥해야 합니다. 사냥한 것은 재령토가 되겠습니다. 또 개구리가 노루되고 노루가 사냥게로 되기도 하고, 사냥개가 노루로 되고 개구리로 되기도 하고,개구리가 사냥개로 되기도 한답니다.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 하는 놈들,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놈들이랍니다. 변해서 생긴 놈들, 변한 놈들도 수시로 변하기를 작정하고 있는 놈들이랍니다.어디로 어떻게 튕겨 나가 무엇으로 변할지는 그것들도 모른답니다. 돌연적이고 기습적인 것으 로 변하는 것을 최대의 영광으로 생각하고 있는 놈들이랍니다. 지적인 질 서따위는 근본적으로 모르는 놈들이랍니다. 곽해룡의 이라는 하이퍼 동시를 한수 더 보도록 합시다.   매미가/나무둥치를 빨며/매음매음/쓰디쓰 쓰디쓰/시어이 시어이// 오목눈이가/나무를 비켜가며/비리비리 비리비리.   에서 처음에는 매미가 나무맛을 보는 것을 쓰고 두번 째 는 오목눈이 나무맛을 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것을 썼다고 하겠습니다. 매 미는 나무맛이 맵고 쓰고 시쿨다고 하지만 오목눈은 맛도 보지도 않고 비 리다고 합니다. 매미와 오목눈이 등장이 련계성이 없이 뛰기가 되였는가 하면 나무맛도 매미와 오목눈이 보는 맛이 완전히 다른 뛰기라고 하겠습 니다. 현대 동시는 차례대로 순서대로 나아가는 질서가 있지만 하이퍼 동시는 이런 차례와 질서를 무시한다고 하겠습니다.사물들은 질서가 없이 자유로 뛰여다니지만 그로서의 질서는 따로 있습니다. 뛰여다니기는 현대 동시구 성에 대한 파괴이며,그 질서에 대한 반역이며 그 질서에 대한 변혁이겠습 니다.  뛰여다니기는 하이퍼 동시에의 건설이며, 다양체에 대한 수립이며, 재령토화의 동시 질서를 건립하는 것으로 되겠습니다.   제6절 자아와 타자   오리오리 물오리/우리집 귀염둥이//오리오리 물오리 /하늘 나는 비행기.   이런 동시가 있다고 합시다.여기서 1련은 라고 합니다. 우리라는 그속에 나라는 것이 포함되여 있으므로 타자인 것이 아니라 자아입니다. 그러나 2련에서는 라고 썼으니까 나라거나 우리라는 인칭이 들어가지 않고 있습 니다. 이런 시구는 자아인 것이 아니라 타자라고 합니다. 자아와 타자의 구별은 인칭이 어떻게 사용되였는가를 가지고 판단한다고 하겠 습니다. 시는 보통 1인칭이나 2인칭이 직접 들어가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동시를 자아의 동시라고 하겠습니다. 3인칭으로 씌여진 동시는 타자의 동시, 혹은 무아의 동시라고 하구요.실은 시를 쓰는 사람과 시는 구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시의 이미지는 시인과 한장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인과 떨어져있습니다. 시인이 쓰는 시는 상상이나 환상이기에. 하이퍼 동시에서는 1인칭이나 2인칭을 요구하지 않고 3인칭만을 요구한답니다. 그래서 하이퍼 동시는 자아의 표현이 아니라 타자의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왜 이런 구별을 요구할가요? 1인칭이나 2인칭은 현대 동시로서 결국에는 제자랑을 하는 것이 되고, 주관성을 강조하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3인칭은 남의 자랑을 하고 남을 존경하고 자신을 낮추는 것이므로  객관적인 것을 강조하게 됩니다. 1인칭, 2인칭은 자기 제일이 되고 3인칭은 남이 제일이 되므로 시인의 겸손과 겸허를 나타낸 다고 하겠습니다. 중국 청나라 때에 왕궈위란 문학가가 있었는데 유아경의 시는 아무나 쓰지만 무아경의 시는 아무나 쓰는 시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1,2인칭은 유아경에 속하고 3인칭은 무아경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아래에 하이퍼 동시로써 좀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호수   쌍둥이 버드나무/초록색 물 바줄/당기기 한다//구름 한점 개나리 꽃 한점/ 참새 한점 초가집 한점/골고루 얹어 해빛에 잘 구운/피자 한장을/바람이 조르르 말아간다//물새 들어갔다/붓꽃 들어갔다/다람쥐 들어갔다/해님 둥근 손이/찰칵 문 잠군다   나비3   하늘강에 조개 한마리/빠꼼문열고/까꿍//할미꽃 한송이/하얀 가발 쓰고/해해// 꼬리 없는 하얀 연/나들이 행차/나폴나폴.   첫수는 한설매동시인의 의 전문이고, 둘째수는 강려동시인의 의 전문입니다. 의 1련은 버드나무 두그루와 호수물의 조화를 쓰고,  2련은 둥근 호수를 변형시킨 내용이고,  3련은 석양을 맞이 한 호수와 호수에 비낀 사물의 조화를 썼다고 하겠습니다. 에서는 나비 나들이를 환영 하는 것을 1,2련에 쓰고 3련에서는 날아예는 나비 본신을 썼다고 하겠습니다.  이 두수의 시에는 나나 우리라는 말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아의 시라고 할 것이 아니라 타자의 시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유아경의 시인 것이 아니라 무아경의 시라고 하겠습니다. 타자의 시의 특점은 객관사물 들이 변형되여 움직이는 것을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에서는 물바줄 당기기를 하는 한쌍 버드나무를 썼는가 하면, 여러가지 사물을 넣은 맛갈스러운 피자를 바람이 말아가는 것을 쓰고, 3련에서는 호수우에서 움직이는 여러가지 사물들의 놀이를 쓰다가 해님이 꼴깍 넘어간 것을 썼습니다. 어디에도 1인칭이 작용하지 않았고 어디에도 1인칭 냄새가 풍기는 곳이 없는 입니다. 도 이와 같은 수법이겠습니다. 나비가 탄생하여 날아다니 니까 조개가 문을 열고 까꿍 반기는가 하면 할미꽃이 하얀 가발을 쓰고 천진란만하게 웃기도 하는데 나비자신은 꼬리 없는 연이 되여 나플거립 니다. 이 하이퍼 동시의 어디에도 1인칭 그림자가 비치는 곳이 없다고 하겠습니다. 이렇게 3인칭으로만 씌여진 하이퍼 동시를 무아의 동시 타자 의  동시라 하겠습니다. 하이퍼 동시에서 타자(무아)를 추구하게 되는 것은 객관적 존재에 대한 추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시에서 객관적 존재의 추구를 하게 되는 것은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사물에 닿아보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욕망이기도 합니다. 인간은 어디서 왔는가 하는 질문을 늘 가지게 됩니다. 바로 그런 스트레스를 풀기 위하여 동시, 특히 하이퍼 동시로써 해결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추구해 볼 수 있을 뿐 정확한 답안을 찾지 못하게 되는 안타까움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하이퍼 동시는 여러가지 차원으로 이를 구명해 보려고 애를 뜯는다고 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하이퍼 동시라고 깔볼 것이 못되며 비하할 것이 못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 아니 겠습니까! 물론 소유의 동시독자들이 이렇듯 엄숙한 문제까지 파고 들리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습니다. 그들 절대 대부분이 자연사물의 변화와 서로의 조화를 알아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모리스 카레(프랑스) 이라는 하이퍼 동시를 한수 더 봅시다.   색갈들 모리스 카레   ㅡ난 말이야 보라색을 좋아해/7월달 색이거든//원귤이 흰 족제비에게 말한다/ㅡ난 말이야 주황색을 좋아해/게다가 난 절대 반대하지 않아 오렌지가 자랑스럽게 대답한다//ㅡ난 빨간색이야 딸기가 말한다/ㅡ난 말이야 노랑색이야 참외가 말한다//사과는 몹시 으시대며 /난 빨간색이 아니면 노란색/ 난 경우에 따라 달라//연못은 파란색으로 옷 입고/ 벗 꽃나무는 한얀 꽃으로 옷 입고/초록잎은 나무가지들을 즐겁게 하고/금은 불에게 마술을 건다 모리스 카레의 에서는 나라는 언어가 마지막련을 제외하고는 그냥 나오는데 여기서 지칭하는 나라는 언어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지칭하는 나입니다. 이 시에 나오는 나는 자아인 것이 아니라 무아이며 타자라고 하겠습니다. 인간을 지칭하는 나와 사물을 지칭하는 나는 근본적 구별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물을 지칭하는 나가 시행에 있으면 친절감이 나지만 사람을 지칭하는 나가 있으면 고리타분한 감이 나게 됩니다. 사물을 지칭하는 나가 있으면 시의 구성의 신선성을 더하게 되지만 인간을 지칭하는 나가 있으면 어쩐지 고린내를 더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동시 독자들을 어린이들에게만 국한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어른들도 동시를 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시를 사랑하거나 동시를 쓰는 어른들은 동시를 읽습니다. 동시문화는 인류문화의 한부분인 것이지 어느 한 부분의 사람들의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시를 대중화할 것이 아니라 대중을 시화하여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동시도 대중의 의식에 머물을 것이 아 니라 시라는 예술로 점진적으로 대중을 동시화하여야 합니다. 부단히 대중 을 동시쪽으로 끌어들이고 동시의 예술로 이끌어가고 감화시켜 동시를 깊 게 리해하면서 살아가게끔 하는 것이 동시인과 동시평론가들의 사명이라고 생각됩니다.   제7절 단절과 링크 하이퍼 동시는 사물의 생성을 씁니다. 잠재의식의 반영을 쓰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생성을 씁니다. 그것은 하이퍼 동시의 생성은 무의식의 생성이여서 잠재의식이란 무엇인지 모른답니다. 무의식이란 사물을 생 성하는 빈장소이고 잠재의식이란 과거의 기억이 저장되여 있는 창고같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나무가 슬금슬금 걸어간다 잠자리가 십자가 되여 하늘 난다 민들레 꽃새들이 모이를 쫏고 있다 땅거미가 야금야금 산을 먹는다 이렇게 사물이 현재라는 시점에서 가상현실(허상, 허구)로 변형되여 씌여진 것은 잠재의식의  작용이 아니라 빈장소에서 련속 생성되는 시적현실인 것입니다. 무의식(아무런 리해관계가 없는 순수한 의식)의 빈 장소에서는 늘 새로운 사물이 무수히 태여날수 있지만 잠재의식에서는 잠재된 기억 만큼한 사물이 태여날 수 밖에 없다고 하겠습니다. 아래에 단절과 링크라는 본문으로 들어가기 위한 동시 두수를 보도록 합시다. 우주의 만리장성(외1수) 방산옥   은하계가/우주 만리장성 쌓아요/자리 빼앗는 별들을 막으려고//사막은 지구만리장성 쌓아요/날아갈려는 모래들을 막으려고//바다는 바다 만리장성 쌓아요/도망치려는 물방울들을 막으려고.     연(1) 북두칠성/천지에 내리니/지구는 길 잃고 헤매요//갈매기/바다 뺨 때리니/ 해일이 일어나요//병아리/안개말 타고/쪼각달 따와요.   방산옥동시인이 쓴 두수의 시에는 언어중복이 있는 과 언어의 중복이 없는으로 씌여여졌습니다. 두수의 하이퍼 동시는 그냥 차원이 다른 이미지가 태여나는데 그것들이 아무런 련계도 없이, 언어 중복도 없이 단절상태로 된 이 있는가 하면 이미지마다 란 이언어가 중복되면서 단절상태로 된 도 있습니다. 그저 단절상태로만 씌여진 은 초링크(초월적인 련계)라 하고,  이란 언어가 중복으로 씌여진 것은 링크(련 결) 라고 합니다. 링크나 초링크는 두가지이상의 이미지로 동시가 씌여졌을 때만 살펴보는 수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우에서 많은 동시를 례로 들었는데 링크와 초링크 관점으로 다시 살펴보기로 합시다. 윤동주시인의 하이퍼동시 에는 같은 언어 중복이 없습니다. 그래서 초링크 하이퍼 동시라 하겠습니다. 김봉순시인의 에는 이라는 언어가 중복되여 씌여졌습니다. 그래서 링크가 있는 하이퍼 동시라 하겠습니다. 윤옥자시인이 쓴
2    제2권 시론편 현대동시창작방법 댓글:  조회:493  추천:0  2019-03-13
제2권 시론편 동시창작방법   여는 말 차례 제1장 현대동시 창작방법   1. 현실과 실재 2. 직설과 은어 3. 인식과 상상 4. 일상어와 시어 5. 동시와 이미지   제2장 하이퍼 동시 창작방법   1.  단일체와 다양체 2.  중심과 무중심 3.  의미와 무의미 4.  고정과 변화 5.  질서와 뛰기 6.  자아와 타자 7.  단절과 링크   닫는 말     여는 말   세상의 모든 사물은 어떤 구성을 가지고 있다하겠습니다. 새들은 대가리와 몸뚱이와 다리,날개 및 꼬리로 구성되였다고 할수 있고, 짐승들은 다리와 몸뚱이 대가리로 꼬리로 구성되였다고 할 수 있고, 나무들은 뿌리 줄기 가지로 구성되 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동시는 어떻게 구성되였을가요. 동시는 종적인 구성과 횡적인 구성으로 나뉘여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종적인 구성은 현대 동시에 속하고 횡적인 구성은 하이퍼 동시에 속하겠습니다. 현대 동시는 기승전결에 속하는 동시라고 할 수 있을 같습니다. 사물이나 사건의 발생을 쓰고(시적 계기라고도 하지요) 승화시키고, 돌리고(과도시키는 것) 종결하는 따위를 현대 동시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현대 동시와는 다르게  하이퍼 동시는  한가지 사물이나 사실을 쓰는 것이 아니라 한수의 동시에다 여러가지 사물이나 사실을 가로 배렬하여 쓰는 것을 말하겠습니다.   이제까지 많은 동시들은 종적구성의 동시 쓰기를 하였습니다. 그건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문학이 처음에는 하느님 제일주의를 선양하였고 그담에는 인간 제일 주의를 선양하였습니다. 아마 이런 사연들이 현대동시를 낳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하느님 제일주의나 인간제일주의는 중심 제일주의와 통한다고 할수 있습니다. 하느님 제일주의는 모든 사연을 하느님과 련계시켜 쓰는 시이고, 인간 제일주의는 모든 사연을 인간이 제일이라는 중심을 둘러싸고 쓰는 시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던 것이20세기 중반부터 자연 제일주의가 주목 받게 되였습니다. 자연 제일주의는 모든 사연을 자연을 중심으로 쓰는 생태 제일주의가 되겠습니다. 인간은 자연속에서 살며 자연의 일속으로 산다고 하겠습니다. 자연속에는 사물이 수천수만가지가 있습니다. 이런 사물들은 서로 련계되면서도 각각의 특성이 있는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이런 사물들은 지구라는 밭에서 살거나 우주라는 집에서 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연 제일주의는 자연속의 모든 사물들의 평등을 주장하면서 중심이라는 것을 수용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하이퍼 동시가 새롭게 각광을 받게 되는 같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자연에 순응하는 시적 창작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컴퓨터의 발견과 사용은  하이퍼 동시에 문을 활짝 열어놓았습니다. 마우스로 클릭하면 여러가지 사물이 나옵니다. 말이 나왓다 산이 나왓다 태양이 나왓다 물이 나왓다 불이 나왓다 합니다. 성질이 다른 이런 사물들이 마우스클릭에 의하여 산생됩니다.  하이퍼 동시는 바로 이런 특성을 살리는 시라고 하겠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것저것 뛰여가며 쓰는 동시를  하이퍼 동시라 하겠습니다.                      사물 하나에도 순수한 한가지로 구성된 것이 없다고 할수 있습니다. 사람의 얼굴이라는 이 사물에도 성질이 다르고 작용이 다른 눈, 코, 입, 귀, 살, 뼈, 피들이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사물이 모여 얼굴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우리 학교도 그렇습니다. 선생님, 학생, 책상, 흑판, 벽보... 등등 여러가지 같지 않은 사물들의 집합터라고 할수 있습니다. 책가방을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천으로 만든 가방이 있다고 합시다. 가방속에는 책이 있고, 필이 있고, 고무지우개, 콤파스가 있고 자대가 있습니다. 이런 여러가지 사물들이 그것도 성질과 작용이 다른 여러가지 사물들이 모여서 책가방이라는 이름을 만족시켜 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우리는 여러가지 사물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하이퍼 동시는 자연에도, 과학에도, 생활에도 부응하는 동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찌보면 지금까지의 거이 모든 우리 동시들이  현대 동시로 되여 활개쳤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이퍼 동시는 한쪽 구석 에 쳐박혀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이퍼 동시가 새롭게 각광을 받을 때가 되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럼 현대 동시는 어떻게 쓰고, 하이퍼 동시는 어떻게 쓰는 가를 여러가지 방법으로 담론해 보고저 합니다.    제1장  현대 동시 창작 방법   제1절 현실과 실재   여기서 말하는 현실이라는 것은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하는 것을 말합니다. 실재라는 것은 우리의 다섯가지 감각 즉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에 의하여 감각 받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제 6감각ㅡ 마음의 감각에 의하여 감각된 것으로서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제6감각은 현실적인 다섯가지 감각을 승화시켜 새로운 비현실적인 다섯가지 감각을 만들어 냅니다.   먼저 시각적인 사물이 어떻게 실재로 되는가를 봅시다. 강물이 구비구비 흘러간다고 하면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강물이 뱀이 되여 구불구불 기여간다 하면 이건 실재라고 하겠습니다. 하얀 구름이 하늘에서 떠간다 하면 현실이라고 할수 있고 흰 구름은 흰 적삼이다 라고 하면 실재라고 하겠습니다. 여기서 강물을 뱀이라거나 흰 구름을 흰 적삼이라고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비유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강물은 강물이지 뱀이 아니고 흰 구름은 구름이지 흰 적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를 쓸 때는 반드시 이렇게 한 사물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사물로 만들어 쓰게 되는데 이것을 심상이라고 하고 이미지라고 하고, 또 변형물이라고 하고 또 실재라고도 한답니다.  다음 청각이 어떻게 실재로 되는가를 보도록 합시다. 돌이 짜르릉 운다 하면 새로운 청각을 만들어 낸것이 되겠습니다. 왜냐하면 돌은 짜르릉 울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이것은 시각적인 사물(돌)에서 새로운 청각(짜르릉)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청각적인 사물이 산생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종소리에서 파랑새가 날아난다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종소리는 청각이고 파랑새는 시각인데 청각에서 새로운 시각물이 탄생하였다고 할수 있는데 종소리는 절대적으로 파랑새가 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파랑새는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혹은 가상) 즉 실재라고 하겠습니다. 이처럼 한 감각이 성질이 다른 감각으로 전의되는 것을 공감각이라고 하겠습니다. 공감각에서 새로 산생되는 사물은 다 실재라고 할수 있겠습  니다.  다음은 촉각이 어떻게 실재로 되는가를 살펴봅시다. 뼈의 아픔에 불꽃이 튕긴다. 살이 찢기는 고통이 망치로 뒤골을 친다. 여기에서 뼈의 아픔과 살이 찢기는 고통은 촉각이고 현실이라고 할 수 있지만 불꽃과 망치는 존재하지 않는 실재라고 하겠습 니다.   다음은 미각이 어떻게 실재로 되는가를 봅시다. 쓰거운 맛이 입안에 불을 지른다. 달콤한 맛이 노란 꽃으로 피여난다. 이런 문장에서 쓰거운 맛과 달콤한 맛이 미각에 속하지만 불을 지른다와 노란 꽃으로 피여난다는 상상이나 환상에 의하여 나타난 문구로서 실재에 속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은 후각이 어떻게 실재로 되는가를 봅시다. 비린내가 콧방울을 만든다. 고린내가 맴돌면서 울바자를 세운다. 비린내, 고린내는 코로 맡는 후각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코방울을 만든다와 울바자를 세운다는 상상이나 환상적인 사물의 움직임 으로서 실재에 속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엘리어트는 이런 수법을 시적상관물을 설정한다고 하면서  예술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하였습니다. 김춘수라는 시인은 이런 수법을 짝을 찾는다고 하였고, 1500년전에 을 쓴 류협은 사물과 사물을 비기여 심상을 창조한다고 하였답니다. 실재를 찾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한가지는 상상적 방법이겠습니다. 소리나, 성질이나, 색갈이 나. 움직임이나, 모양이나,사물법칙이나, 혹은 이름이 비슷한 것으로부 터 출발하여 한사물의 실재를 추구하는 방법이 있겠습니다. 우에서 강물을 뱀으로 한것은 모양이 비슷하기에 찾은 실재이고, 흰 구름을 흰 적삼으로 한것은 색갈이나 모양을 보고 설정한 실재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런 작법은 상상에 의하여 쓴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 한가지는 그어떤 비슷한 점도 고려하지 않고 자유로 실재를 만드는 일이겠습니다. 소나무가 독수리되여 날아간다. 돌이 휙 별이 되여 하늘에 뜬다와 같은 것들이겠습니다. 소나무와 독수리, 돌과 별은 아무런 비슷한 점이 없는 사물들입니다. 하지만 소나무는 독수리로 탈바꿈하였고, 돌은 별로 탈바꿈하였습니다. 왜 이렇게 될수 있는가? 그것들이 무슨 공분모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소나무가 독수리로 된다는것은 둘 다 지구우의 사물이라 할수 있고 , 돌이 별이 된다는  것은 돌도 별도 다 하나의 우주속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나무와 독수리는 지구가 공분모이고, 돌과 별은 우주가 공분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변할수 있는 겁니다. 이런 작법은 환상에 의하여 쓴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촉각, 미각, 후각에서 례를 든 것들도 환상의 산물이라고 하겠습니다. 확연히 알리는 비슷한 점을 노리면서 실재를 만드는 상상적인 수법보다 아무런 비슷한 점도 없는 것을 가지 고 실재를 만드는 환상적인 수법은 한수 높은 동시작시법이라 하겠습니다. 현실은 현실이고 실재는 현실을 재구성한 추상이며 존재하지 않는 시적 현실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언어기능에 의하여 발생한다고도 할 수 있는데 언어에 대하여 말할 때  다시 구체 적으로 이야기 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렇게 마치겠습니다. 실재는 이미지를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미지를 언급할 때 실재를 다시 살펴보도록 합시다.     제2절 직설과 은어   한석윤시인님이 쓴 시부터 볼가요   해님 한석윤   하늘은/둥지/파아란 둥지//무슨 새 /낳아놓고 /날아갔을가// 둥지속에 /번쩍이는//금빛 알 하나.   의 전문입니다. 이 짧고도 짧은 한수의 동시속에 은어가 련마다 존재하고 있습니다. 은어란 감춤의 언어이며 대체의 언어입니다. 그래서 시속의 은어는 그 언어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다른 뜻을 가진 언어로 전이 됩니다.  직설이란 보이는대로 말하는 언어입니다. 시는 감추는 언어, 대체의 언어로 쓰는 문체로서 의사를 완곡하게 드러내는 언어 입니다. 직설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하여 사물의 그대로나 의사의 그대로 쓰는 언어입니다. 직설인가 은어인가에 의하여 시가 되는가 안되는가가 판정될 뿐만 아니라 좋은 시인가 아닌가도 판정되게 됩니다. 이 시에는 은어가 있기 때문에 시가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하겠습니다.  하늘은 /둥지/ 파아란 둥지/ 이것이 첫련입니다. 이 첫련에서 하늘을 둥지라고 한 둥지가 핵심적인 언어입니다. 이 둥지라는 언어가 은어입니다. 한석윤시인은 은유적인 수법으로 하늘을 둥지라고 하였습니다. 은유란 한 사물을 다른 사물로 이동시키 는 방법으로서 변형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늘은 둥지라는데는 또 과장수법이 작용한것입니다. 과장수 법은 확대하는 방법과  축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하늘은 둥지라는 것은 축소하는 방법에 속한다고 하겠습니다. 하늘이란 한없이 큰 것입니다. 그것을 쬐꼬만 둥지로 축소한 것입니다.  하늘을 둥지라고 하였으니 이 둥지속에는 구름도 있고 바람 도 있고 해도 있고 달도 있고 뭇별들도 있고 많고 많은 은하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둥지는 무엇을 말하겠 습니까? 이 둥지는 우주를 말한다고 하겠습니다. 이로부터 보아 둥지는 새둥지나 닭둥지와 같은 것을 말한것이 아니라 우주를 대체한 말이며 둥지라는 언어속에는 우주가 감추어져있는 은어 라고 하겠습니다.  이것이 두번째 련입니다. 여기서 무슨 새라는 새자가 은어입니다. 시인은 무슨 새라고 할 뿐이지 새의 이름을 찍지 않고 있습니다. 반문구를 던져주고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새가 낳아놓고 날아갔으니 아래에 무슨 새일가 하는 의문을 던져주고 주고 있을 뿐입니다. 그럼 무슨 새인가 아래련을 보도록 합시다. 라고 씌여있습니다. 결국 새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3련이 종련인데도 말입니다. 제목이 해님이니까 금빛이 번쩍이는 가 해님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새가 낳은 것이 금빛 알이 된것입니다. 그러 므로 금빛 알은 해의 은어로 되겠습니다.  문제는 새입니다. 금빛 알을 낳는 새, 해님을 낳는 새가 무슨 새일가 하는 의문은 아직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새란 것이 새가 아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해님이 금빛 알이 된 것처럼 새도 어떤 새로운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은어겠습니다. 그것은 무엇을 말하는 은어일가요. 해님은 동산에서 솟아올라 서산으로 넘어가는 우주속의 한 사물입니다. 그러므로 새는 시간이라고 풀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뿐이 아닙니다. 우리가 태양을 보게 되는 것은 태양을 에워싸고 도는 지구의 운행과 자전에 의하여 보게 됩니다. 새란 언어가 또 이런 것을 말하지 않을가요!  그것뿐이 아니랍니다. 시인은 우주의 도를 말하고 있는 같습니다. 도란 세계가 돌아가는 리치이며 사물의 운동법칙 입니다. 해님에서 시인은 해님이 뜨고 지는 리치와 법칙을 말하고 있는 같습니다. 이렇게 풀이 해보니 엄청납니다.  현대 동시도 성인시처럼 흔상해 보아야 하는 문학입니다. 흔상 가치가 있어야 동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흔상해 보게 되는 것은 동시에 은어가 있기 때문이라겠습니다. 은어가 있는 동시라야 예술적인 현대 동시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속에 예술이 있어야 진실한 현대 동시라는 말을 듣게 되며 차원이 높다는 말을 듣게 되겠습니다.     제2절 인식과 상상     인식이란 사물에 대한 이미 가지고 있는 기성적인 견해이고 상상이란 기성적인 견해를 넘어서는 새로운 인지이겠습니다. 인지란 인식하여 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저 아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안다는 것입니다. 새롭게 아는 것이 상상이 되겠습니다. 새롭게 안다는 것은 이제까지 누구도 모르던 것을 시인이 새롭게 밝혀낸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인식은 사유의 범위가 결정된 것으로서 닫힌 생각이고, 상상은 사유의 범위가 열린 것으로서 무한하다고 하겠습니다. 현대 동시는 인식에 의거하여 씌여지는 글이 아니라 상상에 의거하여 씌여지는 글이라고 하겠습니다. 소위 상상이란 탈관념이란 말이 됩니다. 탈관념은 원래 있던 관념을 떠난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동시가 상상이 없거나 탈관념이 안된다면 호랑이 가죽에 어룽어 룽한 무늬가 없어 소가죽과 다를 바 없다는 말이 되겠습니다.    5월의 구름을 반죽하여/하늘이 국수를 누른다/해님 분틀에 누른건 /금빛 오리/달님 분틀에 누른건/은빛 오리.   필자의 졸작 라는 시의 전문입니다. 졸작이여도 인식과 상상이란 제목으로 해석을 할 수 있을 같습니다. 는 첫머리부터 이상스럽게도 구름을 반죽한다고 합니다. 하늘이 구름을 반죽하여 국수를 누른다고 합니다. 이 언어들의 흐름은 일상적인 언어들인 것이 아니라 조금은 이색적이고 상상적이라 고 하겠습니다. 왜냐하면 구름을 반죽하여 국수를 누른다는 건 아마 새로운 발상 즉 상상에 의한 새로운 발상이 아닐가 생각됩니다. 아래에는 해님 분틀, 달님 분틀이란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명사가 불쑥불쑥 튀여나옵니다. 이런 언어들의 새로운 조합은 아마 시인의 새로운 언어발견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 국수오리를 금빛 오리, 은빛 오리라고 합니다. 현실에서 옥수수가루를 반죽하여 누른 국수오리를 금빛 오리라 할 수 있고, 감분가루를 반죽하여 누른 국수오리를 은빛 오리라 할수 있겠습니다. 비가 온다는 것을 옥수수 국수오리나 감분 국수오리가 나온다는 것으로 시인은 상상하고 있다고 하겠습 니다. 총적으로 라는 시는 현실에서 받은 감각을 감각 그래로 쓴 것이 아니라 현실을 상상으로 승화시켜 새로운 감각 으로 새로운 실체(사물)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하고 있다하겠습니다. 이런 동시는 하늘과 인간과 땅이 련계되여 있다고 하겠습니다. 왜냐구요. 하늘과 구름이 하늘을 대표하고 국수는 땅에서 생산한 농산품으로 누릅니다. 국수를 누른다는 것은 실제는 사람의 행동인데 시에서는 해님 분틀과 달님 분틀이라고 하였습니다. 해님 분틀, 달님 분틀은 사람의 은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천인지합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같습니다. 상상은 문학의 모체이며 시의 모체입니다. 상상이 작용하지 않는 시는 시라고 말하기 어려울 것으로 알고 있는 필자입니다. 성인시만 이런 것이 아니라 현대 동시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제4절 일상어와 시어   어떤 언어가 일상어인가? 우리가 의사를 전달하기 위하여 꾸밈이 없이 말하는 언어를 일상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떠 한 언어가 시어인가? 우에서 시를 보았다시피 상상으로 창출한 언어를 시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 동시 언어는 주요하게 명사와 동사로 씌여지기가 일수입니다. 그런데 이런 언어들은 상상에 의하여 변형에 의하여 조합된 언어들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석윤 시인에 의하면 해가 금빛 알로 되거나 필자의 시처럼 말하면 비가 국수로 되는 것입니다. 한사물이 다른 사물로 대체되여 버린다는 실재인 겁니다.  시어는 왜 이런 변화를 그것도 왕청같이 꿈같은 사물로 변화를 일으키게 될 수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언어란 것은 어떤 사물의 명칭이거나 어떤 사물의 행동이나 모양을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수천년 동안 언어는 입놀림에 의하여 발전하여 오늘의 언어로 되였고 앞으로도 계속 변화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나무, 강, 산이라는 언어가 있는데 언어자체가 그 사물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언어는 그 사물을 지칭하는 상징적 표기나 부호일 뿐입니다. 나무라고 할 때 우리는 숲의 영상을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가지 나무의 총칭이 나무입니다. 그래서 보통명사라고 하지요. 만약 소나무 하면 우리들 머리에 사철푸른 소나무의 형상이 떠오르고 백양나무 하면 학교두리에 서있는 커다란 백양나무의 형상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사물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동사도, 사물의 모양을 나타내는 형용사도, 사물의 수량을 나타내는 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다 어떤 사물의 움직임이나 모양이나 수량을 머리에 떠올리게 할 뿐이지 그 사물이 글로 표현한 것처럼 직접적으로 원사물이 행동하는 것은 아니랍니다.  만약 누가 최초에 소나무를 백양나무라고 이름 지었더라면 우리는 지금 소나무를 백양나무라고 할 것입니다. 만약 최초에 사람을 돼지라 하고 돼지를 사람이라 했더라면 우리는 지금 사람을 돼지라고 명명할 것이며 돼지를 사람이라고 부르게 될 것입니다. 부모가 이름을 지을 때 지금의 순이를 굴뚝이라고 지었더라면 순이를 순이라 부르지 않고 굴뚝이라고 부를 것이 아니겠습니까! 지금 또 순이라는 이름을 꽃이라는 이름으로 바꿀 수도 있는 것입니다. 왜 이런 말을 하는가구요? 언어라는 것은 그 사물의 호칭일 뿐이지 그 사물이 아니라는 것을 꼭 리해해 달라는 부탁이라고 하겠습니다. 쉽게 말하면 실물과 언어는 사람과 사진과의 관계입니다. 한 사람의 사진를 송곳으로 찌르거나 가위로 베여던져도 본신은 아프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사람이란 실물과 사진이란 실물은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언어의 다른 특성에 대하여 말해 보도록 합시다. 언어는 일률 평등합니다.  언어의 나라에는 법이 따로 없고 언어사이에는 급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언어들은 자유롭게 서로 어울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모든 품사들은 서로 자유롭게 어울려도 틀리지 않는다는 겁니다.  우선 명사와 명사의 어울림을 봅시다. 소나무 돌, 돼지벼랑, 강물범, 사람꽃, 지렁이 막대기... 보는바와 같이 아무렇게나 조합되여도 말이 되고 뜻이 해석될수 있습니다.  명사와 형용사를 봅시다. 빨간 강물, 네모난 하늘, 파란 송아지, 동그란 벼랑.... 아무렇게나 어울려도 말이 되고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명사와 동사도 마찬가지로 되겠습니다. 새가 긴다, 산이 뛰여간다, 해가 웃는다, 지렁이가 날아간다... 아무렇게나 어울리여도 말이 되며 해석될 수 있습니다. 수사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수자에 명사가 어울리면 수량을 타나내는 것 같은 것은 말씀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겠으니 수사와 형용사 어울림부터 보도록 합시다. 셋이 빨갛다. 셋은 동그랗다. 셋은 기다랗다. 셋은 뿌죽하다...  수사와 동사도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습니다. 둘이 뛰여간다, 열이 그림 그린다.... 이러한 례는 보는바와 같이 시시하게 많습니다. 풀이도 어려움이 전혀 없다고 하겠습니다. 형용사와 동사도 제멋대로 어울린다고 하겠습니다. 빨갛게 뛰다, 동그랗게 모이다, 가맣게 엎어지다... 통하지 않는 언어가 전혀 없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언어의 자유로운 어울림을 언어 의 속성이라고 하겠습니다. 시는 이런 언어의 속성을 리용하여 언어를 새롭게 만들며 갈고 닦는 작업이라고 하겠습니다. 때문에 시를 언어의 집이라고 일컫게 되여있는 것이 아닐가요. 또 시인을 언어의 마술사라고 하는 원인도 여기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성인시가 그럴 뿐만 아니라 동시도 그렇겠습니다. 언어의 속성을 리해하 는 것은 시(동시포함)창작에 무한한 경지를 열어놓게 된답니다. 언어의 속성에 의하여 조합된 새로운 언어들은 문법규정 같은 것을 무시하는 틀리는 말이라고 할 수도 있고, 기성의 문장결구 와 맞지 않는 병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들 이 모인 것이 시이며 아름답게 틀린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아름답게 틀린 말들은 자연에 부합되는 말이며 문학에도 부합되는 말이라고 할 수있겠습니다. 자연의 모든 사물들 다시 말하면 성질이 완연히 다른 사물들이 모두 지구라는 고장의 형제간들이 아니면 우주라는 고장의 형제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모두 지구나 우주라는 공동체를 가지고 련계되는 사물들인 것입니다. 서로가 의존되고 서로가 조화를 이루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물이 안개와 련계되고 안개는 구름과 련계되고 구름은 하늘과 련계되고 해나 달과 련계되는 것처럼 서로 련계되는 것입니다. 구름에서 내리는 비는 산의 동물과 식물과 곤충과 련계되는 것처럼 세상 의 모든 사물들은 다 일정한 련계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바탕에 의하여 언어의 속성도 산생하였을 지도 모릅 니다.  중요한 것이 또 있습니다. 성질이 다른 사물들이 세상에 많습니다. 하지만 이 성질이 다른 사물들이 서로 전이하며 어울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사물에는 식물, 동물(사람도 동물의 일종), 곤충, 미생물,,, 존재한다고 하겠습니다. 사물들 사이에 통일성과 동일성이 존재합니다. 모두가 이 땅이나 우주에서 사는 것은 물론이지만 그것들은 다 해빛속에서 달빛속에서 비와 눈과 공기를 먹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 같은 환경에서 산다는 것도 통일성과 동일성에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생활하는 습관도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모든 사물들이 다 짝짓기를 하여 후대를 번식합니다. 동물은 물론,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꽃들은 식물의 성기이며 수분작용을 하여 씨앗을 받아 후대를 번식하는데 수분작용이 바로 짝짓기가 아닐가요? 더 말한다면 모든 동물과 곤충들은 다 눈, 코, 입, 귀, 홍문이 있습니다. 모두 자기의 언어가 있고 성역이 있습니다. 이런것들도 세상사물의 통일성과 동일성으로 되겠습니다. 사물들의  순간의 순간을 채취하여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시인데 한사물이 왕청같은 다른 사물로 변화하였다고 하여 나무릴 것이 없다는 겁니다. 시인은 상상이나 환상으로 한사물을 다른 사물로 변화시켰는데 그런것을 실제와 맞는가 안 맞는가를 따지는 것은 어페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기성의 인식으로 이미지를 맞는가 안 맞는가를 판정하면 다 틀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성관념을 깨끗이 청산하고 보면, 무의식으로 보면, 초월의 관점으로 보면 맞지 않는것이란 있을 수 없는 것입니다. 한 사물을 다른 사물로 변형시키는 일은 시인의 자유이지 독자의 인식의 틀에 맞추는 작업이 아닙니다. 빨리 접수되게 시를 쓰는 것은 보통수준에 가까운 것으로서 평범한 시가 나오게 되고, 리해의 몽롱성을 띠는 시는 한급 높은 예술적인 우수한 시나 명작이 나오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는 기의함으로 엉뚱함으로 독자의 의식을 돌연습격하여 아찔하게 만들 수록 생명력이 강하게 된다고 생각됩니다.  왜 시를 쓰는가? 시인이 쓰고 싶어 쓴다고 하겠습니다. 목적이 무엇인가? 시를 위하여 쓰는 것입니다. 시를 위한다는 것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여 낯설기를 한다는 말이겠습니다. 시인의 목적은 시일뿐 다른 목적을 내세우는 것은 불순물에 해당된다고 하겠습니다.  현대시 시조라고 불리는 보들레르는 “알바틀로스”(102페지)라는 저서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시의 목적은 어떤 교육적인 것에 있고, 시는 때로는 의식을 강화시켜야 하고, 때로는 풍습을 향상시켜야 하고, 또 때로는 어떤 유용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는 자기자신 밖에는 다른 어떤 목적도 가지지 않는다. 시는 다른 목적을 가질수 없다. 단지 한편의 시를 쓰는 즐거움을 위하여 씌여진 시보다 더 위대하고 고귀하며 진실로 시라는 이름에 값하는 시는 없을 것이다” 보들레르의 이 말은 오늘에도 유용하며 앞으로도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의 (569 ㅡ573페지)이란 책에 엥겔스의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작품제작에 재주 업는 것을, 이목을 끌게 마련인 정치적 의미로 벌충하는 것이 특히 열등한 문인들이 버릇으로 점점 굳어졌다. 시, 소설, 평론, 희곡 모든 문학생산품이 이른바 경향으로 가득차게 되였다. ...재주가 없기 때문에 자신의 확신을 드러내려 극단적으로 경향성 쓰레기를 보여주는 하찮은 친구가 있는데 사실은 독자를 얻기 위해 그러는 것이다. …경향문학은 …정치적 제휴로서의 참여였다. 인간을 위해서로부터 인민을 위해서로 다시 혁명을 위해서로, 당을 위해서로, 그리고 변화하는 당로선을 위해서로 협소해져 간것이다…참여는 이데올로기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것이다.”   보들레르와 엥겔스의 말을  듣는가 안 듣는가는 시인이나 작자나 독자의 몫이겠습니다..   동시 언어는 어린이들의 상상의 말들로 이루어진 것이고, 성인시는 성인들의 상상의 말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의 언어와 성인들의 언어가 칼로 두부모 베듯이 짝 갈라져있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경우엔 혼용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제일 처음 소제목의 의 마지막에 이런 말을 하였댔습니다. 앞으로 언어기능에 대하여 말할 때  다시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이렇게 마치겠>> 다고 말했습니다. 시를 쓰면서 사물의 성질을 뛰여넘어 언어를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성질이 다른 사물들로 실재를 만든다는 것은 언어의 자유로운 결합이라는 언어속성에 의하여, 시어는 본의가 아니게 씌여진다는 시어의 기능에 의하여 의하여, 또는 사물들은 통일성과 동일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의하여  실재가 태여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동시든 성인시든 시어는 꿈꾸는 언어여야 하겠 습니다. 꿈꾸는 언어란 상상과 환상을 표현하는 언어라 겠습니다.            제5절 현대 동시와 이미지    이미지는 성인시에서만 중요한것이 아닙니다. 이미지는 현대동시를 씀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창작방법의 하나입니다. 현대 동시와 이미지동시란 같은 말이 되겠습니다.이미지는 동시의 창조성을 살리고 동시의 언어의 속성과 기능을 새롭게 발휘함 에 있어서 없어서는 아니될 필수적인 방법입니다. 우에서 은어,실재, 상상, 언어에 대하여 말하였는데 결국은 이미지를 만들데 대한 준비 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동시에도 이미지시 예술수법을 도입하면 동시의 현대적표현을 한층 풍부하게 할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변형으로 이룩되고 변형은 시적상관물로 이룩되고 시적상관물은 색갈, 모양, 움직임, 소리, 성질, 의인화, 사물의 법칙,이름, ...등으로 설정 한다는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라는 책의 이란 장절에서 한 말들이지만 현대 동시 창작방법에서 필수적인 환절이고,하 이퍼 동시의 필수적인 환절이도 하기에 약간 다듬어 다시 이미지 만드는 여덟가지 방법을 올립니다.     (1)색갈로 이룩한 이미지    색갈로 이미지를 설정하는것은 현대동시를 새롭게 좋게 쓸수 있는 한가지 방법입니다. 천차만별의 색갈은 천차만별의  이미지를 낳을 수 있고 천차만별의 현대동시를 낳을 수 있다고 하겠 습니다.    동시 한수를 봅시다.          꽃 밭        위영남    대낮에 장미꽃도 /등불을 켜들고 /푸른 꽃밭을 태웁니다// 오뉴월 태양이/지구를 태우듯이 /채송화,백일홍이 /노란 등 빨간 등 켜들고// 꽃밭 가득 환히 /꽃밭을 태웁니다 //소식 듣고 찾아온 /범나비 한쌍 /불타는 꽃밭을 둘러봅니다 //뜨거워 뜨거워 /앉았다가 날아보고 /새로 타는 새불길에 /마음까지 빨려들어 /나래 접고 달콤한 /꿈과 함께 탑니다.    동시 에서 시인은 장미꽃, 채송화, 백일홍이 빨간 노란 등불을 켜들고 꽃밭을 태운다고 합니다. 그래서 날아온 범나비 한쌍도 불타는 꽃밭을 둘러보면서 고 하였습니다. 꽃밭에 불이 난것은 꽃들이 등불이 되였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꽃이 어떻게 등불이 되는 가? 꽃은 색갈에 의하여 꽃으로부터 등불로 변형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때 등불은 꽃의 새로운 이미지로 된것입니다.    이 동시에서 이란 시구는 새로 피여나는 새 꽃이란 뜻으로 씌여진것입니다. 이만큼 해석하면 이 동시가 풀렸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동시 한수를 더 봅시다.   단 풍 잎               리창건    빨간 노랑 단풍잎은 /금붕어 //바람 불 때마다 /꼬리를 흔들며 헤염치는 /금붕어 //그럼  가을산은 /금붕어로 가득한/강.   이 동시에서 단풍잎이 어떻게 금붕어로 둔갑하게 되였겠습니까? 그것은 빨간 단풍이나 노란 단풍이 빨간 금붕어나 노란 금붕어와 색갈이 비슷하기때문이라 하겠습니다. 그래서 단풍은 금붕어로 변할수 있는것입니다. 그럼 가을산은 어떻게 강이 된단말입니까? 단풍은 가을산에 있는데 단풍이 금붕어로 되였으니 금붕어가 사는 곳은 물이여야 합니다. 노란 금붕어 빨간 금붕어들이 헤염치는 곳이니 산은 그만 강물이 되여버린 것이 아니겠 습니까!     (2)움직임으로 이룩한 이미지   현대동시에서 움직임으로 이미지를 이룩할 수도 있습니다. 사물의 움직임이 천만가지여서 움직임으로 이미지를 찾아 동시를 쓰는것도 천만가지의 현대동시 이미지를 얻을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겠습니다.    참새     윤동주    가을 지난 마당은 하얀 종이/참새들이 글씨 공부를 하지요//  째액째액 입으로 받아읽으며 /두발로는 글씨를 련습하지요//  하루종일 글씨 공부하여도 /자 한자밖에 더 못쓰는걸    윤동주의 이 동시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미지를 찾아서 쓴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우선 동시가 의인화의 방법으로 씌여졌다고 할수 있습니다. 참새가 애들처럼 공부를 한다는 것이겠습니다. 두번째로 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눈이 온 가을마당을 색갈을 보고 변형시킨 표현이겟습니다. 이런 표현들보다 더 중 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움직임으로 이미지를 찾은 것입 니다.  참새들이 눈 내린 마당에서 짹짹거리며 모이를 찾느라고 발 눈을 파헤치는것을 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움직임으로 이미지를 찾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시인은 하루종일 공부하여도 >고 참새와 롱지거리를 하고있습니다.  다음은 최장길시인이 쓴 동시를 보기로 합시다.    줄장미에 핀 아침     최장길    바알발/바알발 //줄줄이 줄을 타고 /기여간다 //꽃게/꽃게가 //엉금엉금 /아침을 밝히려 /하나씩 /해를 업고 //하늘로/뛰여오른다 //풍덩! /풍덩! //출렁이는 /하늘에 //드리워진 /해들.    시인은 줄장미꽃이 가득 피여난 아침에 줄장미꽃을 보고 이 동시를 썼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줄을 타고 올라가면서 피여난 장미꽃을 꽃게라고했습니다. 두번째로는 색갈이라면 색갈, 모양이라면 모양으로 꽃을  게로, 또 해로 둔갑시켰습니다. 그래서 게가 해를 업고 엉금엉금 하늘로 오른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게는 바다나 강에서 사니까 하늘은 또 물이 되여 출렁입니다. 뒤이어 띠염띠염 피여있 는 꽃들은 게가 되여 풍덩풍덩 물에 뛰여든다고 하였습니다. 이렇게 작자는 피여있는 줄장미꽃에 대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좋은 동시 한수를 창출하였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모양으로 이룩한 이미지    사물은 모양으로 자신의 존재를 나타냅니다. 사물의 모양이 천만가지입니다. 모양으로 이미지를 이룩하여 현대동시를 쓰는것도 한가지 비결이라 하겠습니다. 사물과 사물의 모양을 비교하면서 이미지를 찾아쓰면 깜찍한 현대동시가 만들어지기도 한답니다.    별바구니   방원조    련못은 /별을 담는 바구니 //밤마다 /별들을 하나 가득/별애기도 /하나 가득 //별이 되는 생각도 /하나 가득 담아두는 련못 //꿈을 담는 바구니 /그리움을 담는 바구니.    방원조시인은 련못을 라고 변형시키면서 깔끔한 동시 한수를 썼습니다. 어찌하여 련못이 바구니가 되는가가 여기서 문제입니다. 련못도 모양이 둥그렇고 바구니도 모양이 둥그렇다고 할수 있겠지요. 그러니 련못이 바구니가 된것입니다. 시인이 밤을 설정하여 련못을 바구니라고 이미지화한 것은 밤에 별들이 련못에 비치기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므 로 별들이 자연적으로 바구니에 담기게 되는것입니다.  문삼석시인이 쓴 를 한수 더 보기로 합시다.    손톱깎개   문삼석    손톱깎개는 /앞이 두대뿐이죠/앞이 두개로/또각또각 먹지요//또각또각 앞이로/손톱도 먹고/또각또각 앞이로/발톱도 먹지요.   이 동시를 읽어보면 손톱깍개가 앞이 두개라는것이 생동하고도 새삼스럽게 안겨옵니다. 시인은 앞이 두개라는것을 손톱깍개의 모양을 보고 추출해내였다는 것을 우리는 어렵지않게 보 아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이 이미지를 설정한 다 음 어떻게 전개시키는가 하는 한가지 방법을 알려주었다고 할 수 있겠 습니다. 손톱깍개가 발톱 과 손톱을 먹는다는 것으로 부터 원사물과 가깝거나 관계있는 사물들과  련계시키면 현대동시가 태여난다는 점이겠습니다.    (4)소리로 이룩한 이미지    세상에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잎소리, 말소리 … 하여튼 세상은 소리로 가득 차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소리에 천착하여 이미지를창출하여 동시를 쓰는것도 하나의  훌륭한 방법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시를 보기로 합시다.    귀뚜라미          김구연    따르르따르르 /비켜나세요 /별님 달님 //캄캄한 /밤중에 귀뚜라미가 /자전거를 탑니다.    정말 깜찍한 현대동시라 하겠습니다. 처음에는 귀뚜라미 가 우는가 하였더니 마지막에는 는 엉뚱한 이미지를 끄집어내지 않았겠습니까. 소리로 이룩한 이미지의 아름다운 결정이라고 하겠습니다.   귀뚜라미가 또르르 우는 소리는 자전거의 방울소리와 비슷한 점이 없다고 할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귀뚜라미가 자전거를 탄다고 하였을것입니다. 시인이 밤을 배경으로 현대동시를 쓴것은 밤이면 귀뚜라미가 울기때문이라고 해야 할것입니다. 밤에 자전거를 타니까 달과 별을 피하라고 한 시인의 상상은 기발한 환상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내 물     유경환    내물이 손풍금치며 흘러간다 /도레미 도레미 노래한다 /노래도 내물처럼 흘러간다 /쏠라시 쏠라시 노래한다 /언젠가 노래를 멈춰야 할것을 /내물은 멀잖아 알게 되리라.       한마디로 잘된 현대동시입니다. 내물이 어찌하여 고 하게 되였는가가 문제죠. 이것은 소리의 비슷함으로 이미지를 찾은것입니다. 물론 내물의 소리와 손풍금의 소리는 비슷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내물은 흐르며 소리를 내고 손풍금은 치면 소리를 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내물을 손풍금이라고 한것인지도모릅니다. 소리로 이미지를 이룩하는데는 두가지 방법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한가지는 한소리를 다른 소리로 옮겨놓는 방법이고, 다른 한가지는 한소리를 다른 한 사물로 옮겨놓는 방법이다. 는 후자에 속한다고 할수 있고, 은 전자에 속한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5)속성으로 이룩한 이미지    속성을 특성이나 성질이라고 할수도 있습니다. 사물에는 여러가지 속성이 있고 이 속성은 때에 따라 변하기도 한답니다. 속성의 다양성은 이루 헤아릴수 없이 많은것으로 알고있습니다. 이러한 속성을 리용하여 사물을 변형시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내여 현대동시를 창작하는것도 한가지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색갈이나 모양, 움직임은 시각으로 볼수 있지만 속성은 시각으로 볼수 없는 추상입니다. 또 귀로 들을수 있는 소리와도 다른것이 속성이라겠다. 속성은 마음의 감각이며 추리된 관념이지 오관을 통하여 반영된 감각이 아니라겠습니다.  동시로 말해 봅시다.    우리 선생님        김운일    우리 선생님 /털빛 고운 /자상한 암탉 /암탉이  /어린 병아리들을 키웁니다 //꼬꼬 꼭꼭꼭 말하면서 /어린 병아리들과/숨박곡질을 하면서 /다정한 친구가 됩니다 /. . . /털빛 고운// 자상한 암탉이 /마당을 돌아다니면 /병아리들이 /쫄쫄 따라다닙니다.    우의 시에서 4, 5, 6련을 삭제하였습니다. 4, 5, 6련은 암탉이 병아리들에게 걸음마를 가르치는것이며 먹이를 줍는것이며 비가 오면 병아리들을 품어주는것이며를 쓴것입니다.  이 시에서 중요한것은 암탉이 어떻게 선생님으로, 선생님이 어찌하여 암탉으로 되느냐입니다. 그것은 사물의 성질로부터 착안하여 이미지를 추출한것이라겠습니다.  암탉이 병아리들을 거느리고 모이찾기, 모이쫏기 등 여러가지를 배워주면서 병아리들을 키우는것이나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글을 배워주고 노래를 배워주고 생활을 가르쳐주며 키우는것을 비해보면 성질상으로 별 차이가 없기때문이라고 단정할수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선생님을 암탉이라고 하였을 것입니다.  김진태시인이 쓴 동시 한수를 더 봅시다.    온 실  김진태     봄은 큼직한 온실을 만들었다 /집보다도 /공원보다도 /산보다도 더 큰 온실이다 /유리로는 덮개를 할수 없다 /하늘도 파아란 뼁끼칠한 /하늘로 덮었다 //때 맞추어 물을 준다 /새순이 상하지 않게 /고이고이 보슬비를 내린다 /엄마젖 같은 단비를 //싹이 튼다  촉이 솟는다 /아가도 덩달아 큰다.    이 동시에서의 핵은 이라는 언어입니다. , 이 온실은 대지와 하늘로 구성된 온실입니다. 봄이 오면 대지에는 봄비가 내리고 봄비를 머금고 새싹들이 대지를 파아랗게 단장하지요. 그것은 온실안에서 분수로 뿌려주는 물을 먹고 새싹들이 싹트고 자라나는것 과 같은 성질을 띠였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대지를 변형시켜 온실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겠다고 생각됩니다.     (6)의인화 (의물화)로 이룩한 이미지  의인화(의물화 포함) 수법은 문학을 하는 작자들이 제일 즐 겨 쓰는 수법의 하나라 하겠습니다. 의인화수법으로  이미지를 만드는것은 아마 큰 발견은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의 많은 작자들이 리론상에서, 실천상에서 이것을 너무 분명히 알고있다고 생각되면서 간단히 설명을 하려고 합니다.  현대동시로 말하면 의인화는 좀 다른 의의도 있다고 하겠습니다.  어린이들은 세상사물 모두가 친할수 있는 대상이라고 여깁니다. 그들은 무서운 범이나 사자도 친구가 될수 있다고 생각하는 천진성이 있을뿐만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사물이 친구라고 하는 환상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의인화의 수법으로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은 어리이들에게 가장 친절하게 다가가는 수법 의 하나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폭포 정춘자   떠밀지마!!/겁먹은 소리로/애원을해도//사정없이/떠밀어대는 /장난꾸러기들.//우아아!/아이쿠!//엎어지고 자빠져도/아파할 사이도 없이//산이 떠나갈듯한 웃음/하얗게 부서지는 웃음.    의인화수법으로 쓴 이 동시는 넘 매력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폭포를 아이들 장난처럼 변형시키여서 재밋고도 생생하게 폭포 흐름이 보이게 썼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지막 웃음이라는 은어는 새로운 상상을 우리들에게 부여하는 언어라고 하겠습니다. 폭포는 폭포의 언어를 썼다고 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의물화로 쓴 동시 한수를 봅시다. 의물화 수법은 의인화와 반대로 사람을 사람외의 사물로 만드는 것입니다.   아가 입은 앵두                  서정숙   아가 입은 /앵두//엄마가 /똑 /한개 따먹어도 /그대로 있고 //아빠가 /뚝 /한개 따먹어도 /그대로 있고.   아기 입을 앵두라 하였으니 의물화의 수법으로 변형시킨 현대동시라 하겠습니다. 물론 여기는 색갈이 많은 작용을 하였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따먹는다는 의미는 아빠 엄마가 아가와 뽀뽀를 하는것을 말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7)사물발전법칙으로 이룩한 이미지    법칙이란 말은 꼭 그렇게 변화되여간다는 뜻이겠습니다. 한 사물의 필연성적인 발전을 법칙이라고 할것입니다 . 성질과 법칙 은 좀 다른 함의가 있는 같습니다. 성질에는 일반적으로 한 사 물이 고유한 특성을 말하는 경우가 많고, 법칙은 성질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하겠지만 사물의 발전의 필연성을 지칭하는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하면서 법칙으로 이룩한 변형을 이야기하고저 합니다. 올챙이가 크면 개구리로 되는데 이것은 올챙이의 법칙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이 법칙을 리용하여 김선홍시인은 라는 동시를 이렇게 쓰고있습니다.    태양 줏는 올챙이      김선홍    꼬리만 있는 올챙이 /도랑물 올챙이 /태양 주으러 /꼬리를 흔들흔들 /까불며 간다 //가다가 가다가 /뒤발 두개를 줏고가다가 가다가 /앞발 두개를 줏고 /가다가 가다가 //청개구리 한마리 주었다 //가다가 가다가 /태양은 못 줏고 /가다가 가다가 /자기를 감쪽같이 잃어버렸다.    참 재미있는 현대동시라 하겠습니다.  를 여러번 반복하지만 한번 반복할 때마다 올챙이가 변하므로 싫은 감 대신 생동한 감이 넘칩니다., ,는 등 의인화와 유모아가 결합된 언어를 구사함으로써 동시의 매력을 돋구었다 하겠습니다.  김삼진시인은 이라는 동시를 이렇게 쓰고있다    법 칙        김삼진    토란잎에 마알간 /이슬방울은 /실에 꿰여 놀고싶은 /옥구슬 금구슬 //바람이 가만히 /건드리면 /간지러워 또로록/ 굴러내려요 //아이들이 조금만 건드려도 /대굴대굴 /또로록/굴러내려요    긴 설명이 필요없겠습니다. 이슬은 건드리면 떨어지지요. 이것은 이슬의 특성이라면 특성이고 법칙이라면 법칙이겠습니다. 이슬의 이런 필연적인 변화를 틀어쥐고 김삼진시인은 현대동시 한수를 창작하였습니다.    (8)사물의 이름으로 이룩한 이미지    현대동시에서는 사물의 이름으로 변형을 이룩하면서 동시를 쓰는 때가 흔히 있습니다. 실은 이름 자체에 이미지가 내포되여있는 사물들이 있기 때문이겠습니다. 제비풀은 제비로 쓰면 되 고, 초롱꽃은 초롱으로 쓰면 되고, 버들강아지는 강아지로 쓰면 되고, 할미꽃은 할미로, 독수리바위는 독수리로, 인삼은 사람 으로 쓰 면 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실례를 들어보면 설명 할 필요없이 알게 될것입니다.    방울꽃       림교순    조롱조롱 /방울꽃 피였습니다 /산바람이 살짝 /건드리며는/조롱조롱 /소리가 쏟아지겠지 //조롱조롱/방울꽃 피였습니다/고 방울을 따다가/아기 주며는/조롱조롱 소리를 /좋아하겠지.    볼우물        조상국    아가가 방긋 웃는 얼굴에 /볼우물이 옴폭 패였습니다 /아가가 방긋 볼우물속에  /웃음이 가득 고였습니다 //아가의 방긋 고인 웃음을  /엄마와 아빠가 퍼냈습니다.    첫 시에서는 방울꽃을 방울로 생각하고 두번째 시에서는 볼우물을 볼에 패운 우물로 생각하고 동시를 썼다고 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어 말하면 한 사물을 변형시켜 그 사물과 다른 새로운 사물을 창출해 내는 것을 이미지를 만들기라고 할 수 있겠고, 또 한사실을 이동시켜 다른 사실로 말하는 것도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겠습니다. 간단해도 아주 간단합니다. 하지만 매우 중요한 건 동시를 쓰는 이런 방법을 장악하고 쓰는 것이랍니다.  이것은 기술입니다.  기술은 인간의 모든 생활에서 작용합니다. 어머니가 밥을 지어도 쌀과 물의 비례를 맞추는 기술이 수요되고, 차를 몰거나 만들어도 기술이 수요되고, 집을 지어도 기술이 수요되고...정 치,경제, 문화의 모든 분야가 기술을 수요합니다. 기술을 다 버리면 인류가 류인원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현대 동시를 써도 기술이 수요되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겠습니다.  시의 기술을 어디가 배울가요? 시 기술은 중국고전에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필자가 시 기술책을 몇권 소개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文心雕龙)이란 책을 봐야 합니다. 1500여년전에 류협이란 중국 사람이 쓴 것인데 시를 쓰는 의식이 어떤것인가? 시는 어떻게 시작해 쓰는가? 어떻게 쓰면 좋은 시가 되고 어떻게 쓰면 좋지 않는 시가 되는가를 낱낱이 말하였습니다. 필자는 세계의 시 교과 서중에서 가장 중요한 교과서의 한권이 이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케케 묵은 책이 아니라 오늘에 막대한 현실적 의의가 있는 교과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그외 청나라 왕궈위의 (人间词话)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양책도 몇권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을  읽는 것이 좋을 같고, 자크 라캉의 을 읽는 것이 좋을 같고, 롤랑 바르트의 를 읽는 것이 좋을 같고,질 들뢰즈와 필릭스 가타리 저서 을 읽는 것이 좋을 같습니다. 시의 기술들이 동양과 서양의 이 여섯권의 책안에 다 있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시는 자기의식에 의하여 쓰는 것이 아니라 시적 기술의 지도하에서 써야 합니다.기술을 배우고 기술을 써먹으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 훌륭한 시인이 되리라고 믿는 필자입니다. 그외에도 많지만 이 여섯권만은 누구나 다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한번 도전해 보시죠. 도전한 것만큼 꼭 효력을 보게 될 것입니다.    
1    제1권 하이퍼동시편 댓글:  조회:511  추천:0  2019-03-11
최룡관 작품집     최룡관   .       제1권 하이퍼 동시 편    해를 까서 달을 낳네   차례 반짝. 하늘.1/1  강물. 무지개/2  바람. 바람이야기/3  아파트. 도회지 거리/4  가람 뫼 바람. 먹물 한방울/5  조화. 어떤마을/6  우뢰. 새무리/7  꽃들 잔치.퐁퐁퐁/8  맞춰봐. 책.2/9  동시에서. 비, 나무 및 기타/10  시계. 하늘은…/11  해 달 지구. 배가락/12  민들레. 돋보기 안경/13  물도랑서. 나비동네/14  무엇이라 속살거리지. 어떤 동네/15  호케이. 나무의 조화/16  락수물 소리. 라이타/17  원주필. 호박꽃/18  사전. 구름다리/19  배낭. 쉰번째 동시/20  화산. 평균새/21  해님. 보름달/22  별. 작은 늪 풍경/23  그림자. 거미줄/24  시내물 노래를. 바다에/25  암초가. 일송정/26  해란강. 동시 언어/27  빨간 토마토. 어떤 골짜기/28 클락새야. 종다리 자르릉/29 명함장 내밀기. 첫비/ 30선풍기. 력서/31  함박눈. 책.3/32  양떼. 하이퍼 동시/33  통통이들. 말놀이/34  련꽃. 핸드폰/35  이슬. 이슬.2/36  태산폭포. 풀잎/37  하늘. 사막/38 태양 스케 치.수박/39 가랑비.장례식/40어머니.포도송이/41 잎공장에 서.지구의 다른 이름/42.  밥상.까치둥지/43                    반짝   꽃향기 반짝 새 소리 반짝 바람이 반짝   2018.2.12.     하늘.1     해님 해해해 글자 쓰는 곳   새가 새새새 글자 쓰는 곳   달님 달달달 글자 쓰는 곳     강물   산이 빙빙 현금줄 감고   물오리 뿡뿡 손풍금 치고   바위가 쟁쟁 징 두드린다      무지개   샘터에 드리운 우뢰 딸 댕기 해나라 가는 오솔길 히히호호들 쏠라닥거린다  2018.4.24.          바람   볕분수를 뿌려 제비들 오는 길을 열다가  빠알간 단풍이다가 하아얀 함박눈이다가 구름마차 몰아 하늘과 땅에 다리 놓다가        2017.7.10    바람 이야기   바람(盼)이 바람(风) 일으켜 바람(盼)꽃 피운다야   바람(风)이 바람 줄 꼬아 언덕길 잰다야   바람(望) 신고 달리다가 바람에 채여 넘어져도…      아파트   꺽다리 별무리 사다리 네모골 벌둥지 사과 먹기     도회지 거리   시내에 친 그물에 고래랑 참치랑 정어리랑 우글우글 걸렸다   대낮에 은빛 별들 줄지어 해해해   자동차 공장이야 동서남북 출구로 차들이 꼬리물고 나간다   외다리 소녀들 푸른 치마 날린다        가람 뫼 바람   가람은 밤낮 베짜기만 하고 뫼는 밤낮 연만 띄우고 바람은 밤낮 휘파람만 분다             먹물 한방울   영차영차 산을 쌓네   딸각딱각 말들이 뛰여나오네   포롱포롱 새를 날리네   동ㅡ동ㅡ 해를 띄우네 2018.5        조화   이슬은 해살 꿰여서 무지개 만들고 풀잎은 소리 꿰여서 구슬 빚는다   가지는 바람 꿰여서 궁궐 짓고 언덕은 구름 꿰여서 풍차 돌린다    어떤 마을.4   나무초리 토닥토닥 하늘 두드린다야   병아리 삐야띠야 구름다리 놓는다야   비방울 뱅그르 바레무 춘다야      우뢰   우뢰는 빨간 지렁이 검은 밭을 밭갈이한다 태양은 빨간 보물상자 무엇이 들었을가 구름들 열쇠 들고 달려온다    새무리     후르르 산을 그리다가 후르르 풍선 그리다가 후르르 구름 그리다가 후르르 강을 그리다가...    꽃들 잔치   진달래는 빠알간 가마 노란 꿀을 지진다   해바라긴 해가마 가만 지짐떡 굽는다   민들레는 파종기 하늘 밭에 씨앗 뿌린다        퐁퐁퐁   샘물이 퐁퐁퐁 하얀 양산 판다 다람쥐 퐁퐁퐁 줄뛰기 한다 토끼 퐁퐁퐁 길닦이 한다 딱다구리 퐁퐁퐁 꽹과리 두드린다      맞춰봐   무슨 책 보면 물새가 될가 뻐꾸기 될가 해오라기 될가   무슨 책 보면 배꽃이 될가 튤립이 될가 찔레꽃이 될가   무슨 책 보면 새별이 될가 해왕성 될가 칠성이 될가      책.2   달달한 사탕 나온단다 날마다 가서 먹자야   씽씽  자동차 나온단다 날마다 가서 타자야   부르릉 비행기 나온단다 날마다 가서 몰아보자야     동시에선   물방울 휙 비행기   돌이 휙 호랑이            나무 휙 원숭이   새가 휙 타래떡   풀잎 휙 태양이   휙휙휙…        비  나무 및 기타     나무 말한다 나는 하늘에 집을 짓는 건축가 물고기 말한다 나는 노없이 달리는 매생이   고양이 말한다 나는 놀고 먹는 땅딸보 비가 말한다 나는 젖 먹이러 다니는 보모        시계   똑딱똑딱 해를 까서 달을 낳는다 달을 까서 해를 낳는다   똑딱똑딱 별을 까서 꽃을 낳는다 구름 까서 방울(铃) 낳는다    하늘은...   비행기 하늘을 갈라도 생채기 하나 생기지 않고   해오라기 바다를 갈라도 금 한오리 생기지 않고   돌이 꽃잎 편지 받아서 하얀 나비 한마리 날린다      해 달 지구   해는 적토마 달은 백마 지구는 수레 백마 적토마 수레 끌고 간다   해는 진달래 달은 돌배꽃 강물은 기차 진달래 돌배꽃 기차 싣고 간다      배 가락   배(梨)가  익어 하늘을 높이 걸어놓는다 배(船)가 흰 날개 펴고 구름위를 난다 배(布)가 짱짱 무지개 띄운다 배(肚)가 플럭플럭 풍구질 한다    민들레   민들레마다 하얀 모자 썼지 뭐야   민들레 비행장서 쬐만 은빛 비행기 뜨지 뭐야   파아란 풀밭 쏭쏭 눈송이 쏘지 뭐야          돋보기 안경   현미경 망원경 늪 두개 사과 두알 해와 달            물도랑에서   돌쫑개 수염을 비비 꼬며 빨래돌 밑은 내 집이야 물방치 짝자그르 장단 소리나 들어봐   올챙이들 꼬리 한들 여긴 신선 놀이터야  쪼르르 꽃뱀이 건너며 여긴 바람 쐬는 정자야            나비 동네   하얀 나비 하하하 웃음 보따리 헤치고요 노랑나비 노노노 쪽배 달리고요 호랑나비 호르르 피리 불어요          무엇이라 속살거리지     조약돌 무엇이라 속살거리지 제몸에 꽃도 물도 다 있다 속살거리지 개미들도 제 친구라 속살거리지   조약돌 무엇이라 속살거리지 물새가 가려운데를 긁어준다 속살거리지 별들이 밤마다 놀러온다 속살거리지.      어떤 동네.3   꿀벌이 붕붕 색스폰 분다 소곰재 쌩쌩 여름 편지 나른다 귀뚜라미 또르르 가을 밤 짠다          호케이   호랑이와 곰들 별따기 한다 관람석이 후르르 하늘 날아오르고 네모난 가마에서 쇠물이 부글부글 끓어번진다              2017.6.      나무의 조화   아롱다롱 꽃비단으로 코트 지어 산에 입힌다   태양의 딸 불의 엄마 푸르른 분수   푸른 살로 피둥피둥 산을 살지운다   2017.7.10.      락수물소리   콩콩콩 방아찧기 뚜두두 지통 터치기 통통통 북 두드리기          라이타   라이라크 꽃이 뽕뽕   꾀꼬리 소리 꼬르르    향기 돌돌 구워 하양 파랑 연 띄워   크레용이 쪼르르 콩새무리 호르르   .        원주필     간들한들 디스코 춘다 기관차 드르릉 레루장 먹는다 고래가 까드득 꽈리를 분다   .      호박꽃     호박꽃은 노란 금덩이 왕벌이 금캐러 온다   호박꽃은 노란 젖무덤 애기 호박 젖 먹인다.                        사전     쪽배가 살고  구름이 산단다   별들이 살고 노루가 산단다   뽐벌레 살고 나무가 산단다 풀꽃이 살고 메묵이 산단다          구름다리     구름 다리 건넘 어디지 손오공네 집이야   구름다리 위로 가면 어디지 해님 뜨락이야   구름다리 내리면 어디지 박쥐네 동굴이야            배낭     등에서 잠만 자는 아기 배 고프면 해를 먹고 배 부르면 달을 눈다   배를 뱅뱅 깍아라 손끝에 하얀 달이 뜨고 사라에서 따발사탕 큰다           2017.6.17      쉰번째 동시   쉰번째 동시는 쥐와 고양이가 가지런히 누워 도릉도릉 코 고는 가마목   쉰번째 동시는 산이 되였다 구름 되였다 산과 구름 노는 놀이터   쉰번째 동시는 해가지에 함박꽃 열리고 달치마서 올빼미 운다                  화산     빨간 꽃들 피우는 꽃샘 까만 머리채 날리는 소녀 풍풍 포탄을 쏘는 포아구리 빨간 쇠물 쏟아내는 용광로 산도 쩍쩍 베여내는 신선칼 지구가 울컥울컥 토하는 피ㅡ피       평균새     등에다 검은 외투 입고 다닌다   눈보라 이를 갈면 새까만 지도 그린다   바다 가면 매생이 뭍에 오름 오또기         해님     날마다 하늘 재이는 둥근 자 시간 알리는 목탁 두드린다   드르릉 무인 흡진기 하늘 먼지 빨아먹는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달리여도 숨 차 하지 않는 마라톤선수             보름달     동그란 빵 시간이 야금야금 먹는다 동그란 북 바람이 동동 두드린다 동그란 고무배 별들이 종무먹 쥐고 달려온다          별     하늘엔 학교가 많은 가봐 빨간 초인총 단추 많기도 많아   하늘 사과밭에 풍년 들었나봐 빨간 사과들이 주렁지였네   선녀들 추석놀이 하나봐 빨간  등불 가득 켰구나            작은 늪 풍경     잉어는 꼬리 휘저어 금싸락  튕긴다 조약돌 입에서 이들이 반짝거린다 물새들 날개 펴 쬐만 소(小)자 쓴다      그림자     그림자에 구멍이 숭숭 잠자리 구멍 나들며 숭숭 구멍 꿰맨다   나무 초리 물고 나무를 자꾸 늘군다   오비오비 산을 파먹다가 해를 꼴깍 먹고 제 죽는다              거미줄   하늘에 박힌 까만 짐 가지사이에 걸린 노란 빵 2018.3.12       시내물 노래를   갑옷 입은 물벌레 자갈에 붙어  니 노래 먹고   기다란 붓이 된 파란 샛잎 니 노래 카세트 만드느라 한들거린다   물새가 발가락으로 퐁퐁 니 음표 차다가 호륵 날아간다     .      바다에     하늘이 빠져서 한들한들 산이 빠져서 너울너울 해오라기 빠져서 끼르르 꽃망울이 빠져서 까르르              암초가     하얀 머리카락 날린다 암초가 거먼 귀신으로 살아있다 암초가   쇠라도 뚝 베여먹을 이빨이   어뢰정도 뚱 빧아버릴 이마  태양도 퉁 차버릴 발이     파도가 쏴쏴 은별들을 쏜다쏜다          일송정     옛말이 두룽두룽 매달려 종소리 울린다   언젠가 날아가려고 날개를 활짝 편 푸른 새   눈이 오는데 파란 우산 그냥 폈네             해란강     잘칵잘칵 옥색 비단 짜는 직포기 아롱다롱 칠색 무지개 느리는 달인 자장자장 비바람 잠재우는 침대 빤자작 빤작 별 낳는 마리아   2017.6.      동시언어     낱말이 모여서 기차놀이 한다 레루장 없어도 절로 왔다갔다 역전 없어도 아무때나 바곤 서로 바꾼다   낱말이 모여서 바람 일으킨다 방향 없는 바람 제멋대로 왔다갔다 산 되고 새 되고 구름이 되고 …        빨간 토마토     푸른 나무에 빨간 뽈이 앉아 두눈 말똥거린다   원숭이 홍문에 빨간 불이 켜졌다 비행기 홍문에 빨간 사과 끼웠다   사과 과원은 해를 파는 장마당           어떤 골짜기   개나리꽃 한송이 빨간 불 켜고ㅡ 가까이 오지마 널 불사르겠다   납작한 돌에서 쪼옹 떨어지는 시내물 하얀 빨래 넌다   꿀벌들 윙윙윙 기차놀이 한다          클락새야     클락새 딱딱 못 박느라 딱딱 별 파내느라 딱딱   클락새 딱딱 꽃 피우느라 딱딱 집 짓느라 딱딱          종달이 자르릉     하늘 솟으며 자르릉 땅에 떨어지며 자르릉   새하늘 켜내느라 자르릉   손풍금 타는 소리 삐리리 꽃나팔 부는 소리 삐리리   풀노래 짓느라 삐리리            명함장 내밀기     해가 명함장 내밀며ㅡ 내 명함은 돌이야 돌이 명함장 내밀며ㅡ 내 명함은 꽃계야   꽃계가 명한장 내밀며ㅡ 내 명함은 사슴이야 사슴이 명함장 내밀려ㅡ 내 명함은 기러기야   기러 명함장 내밀며ㅡ 내 명함은 해님이야    첫비   바람이 딸랑딸랑 은빛 방울 울립니다 나비 팔랑팔랑  연두빛 향기 나릅니다            선풍기   바람의 칼로 무더위 비늘 살살 벗깁니다 버드나무 키로 시간 지프라기 솔솔 날립니다            력서       730개 바곤에 해와 달 싣고 기관차가 달리기 시작합니다 동산역에 오면서 달바곤 떼여버리고 서산역에 가서는 해바곤 떼여던집니다   비가 실오리로 하늘 땅을 꿰냅니다 눈이 실오리로 하늘 땅을 꿰냅니다       .    함박눈     누가 하늘등 긁어주나봐 은빛 비늘들 떨어집니다 누가 별지각질 하나봐 별 짜투리들 쏟아집니다 누가 달을 빻나봐 은빛 달부수러기 우수수             책.3     동동 뜬다 해가 빌빌 운다 달이   바람이 산들산들 초원 다리 쭈욱 펴준다   빨강 노랑  파랑 선 서로 엇갈려 증편도 빚고   불꽃 튕기며 령혼을 쫄쫄 빨아먹는다.          양떼     하얀 강물 유유히 흘러간다 땅구름 동동 떠간다 은빛 해무리 초원에서 콜콜  잔다             하이퍼동시     폴짝폴짝 잘도 뜬다 청개구리야 한삽두삽 잘도 판다 새도랑이야 방글방글 돌도 웃고 새도 웃는다       통통이들     통통 통통배 파도 끌고 다닌다 통통 봉우리 바람 끌고 다닌다 통통 배구뽈 선수들 팔이 만세 부른다       말놀이     쥐가 뛰다가 포르릉 새가 뱀이 기다가 부르릉 기차가 원숭이 뛰다가 스르릉 사과가   산이 구불거리다가 강물이 하늘이 하늘거리다가 바다가 비가 빌빌거리다가 꽃이      련꽃     련꽃이 호롱불 켜들었다   바람이 팽그르르 잎위를 돌며 은단을 구워낸다   잠자리 꽁꽁 앉아도 날아도 십자가란다     핸드폰     발도 없는 말이 깜박 천만리 가고 온다 날개도 없는 사진이 깜박 천만리 가고 온다   뱅그르르 세상 돌린다 포르르 뽈이 나온다 뽀르르 제비 나온다 또르르 오소리 나온다                   이슬   풀잎들 쬐만 고무풍선 쥐고 있다 똥똥한 배에 태양이 골독 차있다 바람이 발가락으로 해를 톡톡 튕긴다   2017.7.2.       이슬.2     이슬 한 방울에 꽃 한송이 이슬 두 방울에 꽃 두송이   이슬 한 방울에 별 한 알 이슬 두 방울에 별 두 알       태산폭포   하늘의 선녀가 등에다 흰 머리 드리우고 서있다 벼랑 직포기가 옥색비단을 짜고 있다 우주에 구멍 뚫렸나 하나둘 떨어지 는 별들이 하늘에다 바둑알 널어놓는다             풀잎     달콤한 젖만 만들어 엄마를 먹입니다.풀입은 시계바늘이랍니다. 그림자로 때앵 시간을 알 립니다. 바람이 풀잎을 줄로 잡고 씽씽 그네 뜁니다. 개미들이 줄을 지어 쪼르르 오르고 또르르 내리며 종일 미끄럼질 신나게 합니다.           하늘     하늘은 사막이다 별들은 사막의 모래알 태양은 사막을 달리는 백마 달은 사막을 달리는 락타 구름은 하늘을 닦는 넝마 바람은 하늘의 귀여운 딸                  사막     황충떼들 후루룩 하늘을 누렇게 익힌다   뼈만 남은 나무 한그루 락타의 방울소리 엿듣고 있다     태양 스케치   까만 태양은 재처리 파란 태양은 련잎 노란 태양은 소똥무지 빨간 태양은 목단꽃 남색 태양은 호수 갈색 태양은 기러기 2018.5.9.               수박     딱 쪼개면 아침 해 뜨고   딱 쪼개면 노란 보름달 뜨고   깜장 별 네댓개 반짝반짝     가랑비     손오공이 하늘 구술뀀 풀었나   별들 목걸이 줄 끊어지었나   가랑가랑 천진한 하늘 웃음소리             장례식     버드나무 가지  꺾어 땅에 묻는다 파란 혀가  빼꼼 나온다   시를 써서 땅에다 묻는다 찌르르 띠리리 꾀꼬리 포르릉 날아나온다              어머니     긴 다리 너울거리는 문어이다가 제일 깨끗한 물 찾아가는 연어이다가 그물을 늘여 하늘 낚는 거미이다가   .     포도송이     깜장 별들 덩어리 해빛 별빛 녹아있다   개눈깔 사탕 덩어리 비와 눈 맛이 달다   동그라미 덩어리 알알마다 바람이 옹송그렸다       잎공장에서     잎 공장에서 해빛을 슬슬 모아 파란 젖 을 만듭니다. 잎 공장에서 달빛을 살살 벗겨서 노란 꽃을 벼립니다. 잎 공장에 서 구름 솔솔 몰아다 드론을 만듭니다.     지구의 다른 이름   팽글팽글 절로 돌아가는 팽이 범도 나비도 새도 돌도 앉아쉬는 걸상 풀도 낳고 물방개도 낳고 오소리도 낳는 산모   태양만 쳐다보며 따라가는 멍청한 해바라기   20016.2.21.     밥상     해살들 동그라미 동글동글 여물었다 달빛의 치마자락 솔솔 나붓긴다 개울물 돌돌 돌아다니고 있다 2016.3.17.     까치둥지     해살이 조롱조롱 열려있다 바람이 모롱모롱 돌고있다 구름이 가릉가릉 살고있다 별들이 오롱오롱  속삭인다. 20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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