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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하는 사람
2015년 11월 29일 15시 51분  조회:3176  추천:3  작성자: 行者金文日
   누군가와 약속을 하면 그 약속이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다. 약속이 편안해져야 하는데 약속이 부담스럽다면 삶자체가 고단해지기 일쑤다. 그러나 사업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부담스런 약속이라 할지라도 해야만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하지만 생계를 위해서 남들이 못하는 약속도, 하기 어려운 일도, 심지어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해야만 하는것이 사업가라고 하지만 그렇게 살다보면 종당에는 후회가 들거라는 생각이 오늘 아침커피를 마시면서 문뜩 들었다.
  오늘은 무척 바쁘게 보냈다. 많은 약속때문이다. 손님들과의 약속이 마냥 신나는 일이라면 참 좋으련만 그렇지 않을때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내가 사는 연길은 도시가 작고 교통이 아직까지는 용이해서 하루에 손님을 많이 만날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이나 기타 선진국에 가게되면 길이 막힌다하면 한시간정도는 보통이고 도시가 또한 국제화 대형 도시이다보니 이동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엄청나다. 그래서 출장을 가게되면 보름씩 가 있어도 실지 만나는 사람은 20명 남짓밖에 되지 못한다. 하루에 두명이상 만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길에서 나는 최고로 하루에 손님을 20명까지 만나고 다는적이 있다.  그만큼 도시가 작다는 말도 되겠지만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일의 효률을 높일수도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음만 먹으면 많은 일들을 추진할수 있는것이 중소도시에서 사업하는 사람들의 장점일수도 있다.
  오후에 중요한 비즈니스 약속을 하고 만난 사람이 한분 있다. 우리 지역에서 가장 큰 광고전문지를 운영하는 사장님이신데 정말 대단한 분이셨다. 실은 우리말로 사장님이라고 그냥 부르기에는 그분에 대한 존경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본래는 34세의 나이에 검찰원의 부원장부터 공상국 국장을 역임했고 안도현의 부현장까지 하시다가 과감히 공직을 버리고 사업에 뛰여드신분이셨다.  그분앞에 서니 문뜩 내가 작아졌다. 나는 사단법인 단체장을 맡고 있으니 사람들이 회장님이라고 불러주지만 실지 사업에서 회장님 소리 들어야할 분이 그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오후에는 잠간 그분을 만나뵙고 비즈니스관련된 일만 하고 돌아오려고 계획했었는데 정작 그분과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가는줄 몰랐다. 말씀도 구수히 잘하시지만 살아오신 년륜과 걸맞는 인생의 경험담은 나에게 큰 교과서로 다가왔다.
나도 무척이나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사람인데 이런 분이 한도시에 살고 계시다는걸 일찍 몰랐다는것이 아쉬웠다. 실은 최사장님과는 연변방송국 촬영장에서 만났었다. 약 일주일전에 <연변기업의 프렌차이즈 경영>이라는 제목의 방송프로그램을 녹화하기 위해 함께 초대되였었다. 그때 처음으로 광고전문지로서 교차로<供求世界>신문이 전국 150개 이상 도시에 프렌차이즈와 지사형태로 발전돼 있다는걸 알았다. 우리 주의 본토 기업치고는 최고의 숫자였고 자랑할만한 실적이기도 했다.
  나는 기자도 아니고 누군가에 당장 아부해야할 아쉬움도 없는 사람이지만 일기책에 이분에 대한 인상정도는 오늘 꼭 적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사장님과는 오늘 저녁식사까지 함께 하면서 기쁜 대화시간을 가졌다.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담이였고 둘도 없는 훌륭한 시간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면서 최사장님의 인상을 한마디로 평가한다면 뭐라고 표현할까고 생각해보았다.  가볍게 떠오른 생각이 있었는데 바로 <창조하는 사람>이라는 단어였다. 그분의 반백년이 넘는 삶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창조하는 삶을 사셨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왔다. 나는 한 기업인을 돈으로 평가하는것은 잘못된것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회사 규모나 직원수나, 생산량같은걸로 기업인을 평가하는것은 세속적인 사람들의 생각이다. 기업인은 그 사람의 인품과 창조성에 두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세계적인 작가 로망롤랑을 누구나 잘 알고 있을것이다. 그는 이런 말을 한적이 있다. “창조하는 사람 이외에 살아있는 사람은 없다. 나머지 사람은 모두 생명과 무관심하게 지상에 떠있는 그림자다. 생의 모든 기쁨은, 연애든지 재능이든지 행동이든지 모두 창조의 기쁨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의 대표작 <장 크리스토퍼>에서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나도 창조적인 삶을 살고 싶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들을 하면서 살고 싶지만 정작 세속의 티끌속에서 묻혀살다보니 저도 몰래 때가묻고 먼지가 올라 그 빛을 잃을때가 많다. 요즘따라 새 사업을 벌려놓고 끙끙 머리를 앓을때 그분의 조언과 말씀은 나에게는 큰 안위가되고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도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지요?’라는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사랑하는 일, 지혜를 다하는 일, 그리고 창조하는 일’ 이 있으므로 삶이 윤택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들이 없다면 ‘살아있는 의미를 잃는다’라고 대답한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창조란 단순히 무에서 유를 탄생시키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창조하는 일이란 고정관념을 벗어나서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것을 연구하고 이미 있었던것이라도 새롭게 발전시킬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연구하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나는 오늘도 내 자신이 누군가를 존경할수 있는 마음을 가질수 있다는것에 감사했다. 누군가를 존경할수 있다는것은 내가 아직 너무 오만하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고 있는것이고 오만한 인간이란 자기 중심적이고 리기적인 인간이라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존경한다는 것은 아직 내가 뭔가를 배우고자하는 겸손함을 가지고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오늘따라 아파트 단지사이에 빼곰히 얼굴을 내민 반달이 제법 아름답다. 겨울의 추위도 잊은듯 환히 웃는다. 오늘은 창조적인 사람을 만나서 창조적인 하루를 산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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