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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바이러스엔 백신이 없다1
김수연
가을바람의 소리
아, 멀리서 그리움이 걸어오는 소리다
가을바람의 얼굴
아, 추억이 길을 찾아떠나는 뒤모습
가을바람의 냄새
아, 네 안에서 너를 읽던 시간의 향기다
가을바람의 손길
아, 네가 내 안에 들어서던 순간의 설레임
가을 속에 세상이 익어가고 있다
아, 너라는 한 사람으로 꽉 찬 세상이
가을의 바이러스엔 백신이 없다 2
그냥
그대가 내 손을 잡아줬을 뿐인데
그게 뭐라고
그게 뭔 대수라고
가을조차 물들이지 못한 세상이
홀연 노란 금빛으로 물들었습니다
아, 대수 맞네요
그 빛에 눈이 먼 나에게
이젠,
내 손을 잡아준 그대만 보이는걸요
아무렇지 않은 가을
사랑은 딱 그 깊이 만큼 가슴을 허비는 거라고
아무렇지 않게 내 어깨를 만지는 가을비가
아무렇지 않게 내게 툭툭 던지고 갑니다
이 비가 멈추면 추위는 아무렇지 않게
이만치 더 가까이서 우리의 옷깃을 파고들 테지요
그러면 오늘 가을비 속에 흩날린 기억들은
아무렇지 않게 저만치 나에게서 멀어져갈 테지요
아, 아무렇지 않게 찾아오고 떠나갈 가을 속에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가 봅니다
열심히 태운 이 시간들이 무엇으로 남을지는
아무렇지 않게, 그냥 정말 아무렇지 않게
선뜻 하늘의 뜻에 맡기는 법을 익혀야 할가 봅니다
이제 조금 더 촉촉한 가슴으로
이 가을을, 이 시간을, 이 사랑을, 이 기억을
아무렇지 않게, 아무렇지 않은듯이 안아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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