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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문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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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아: 애절함(시)
2019년 07월 11일 14시 34분  조회:346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애절함

박지아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아무 것이라는 말을

살아가면서 알았다 

  

사소하면서도 숨 쉬듯이 평범하여

홀시하기 쉽고 당연한 것들 

그 일상적인 것들이 애절하게 색바래졌다

 

밤은 깊어가지만 

잠은 늘 부족하고 몸은 지쳐만 간다

책장에 책들은 쌓여만 가지만 

몰입하는 독서시간은 줄어들기만 한다

그토록 사람이 그리워 

만남을 기대하지만 

마음의 여울을 열지도 못한 채 헤여진다

살아가면서 애틋하게 누군가를 

사랑한 적 있는지 돌이켜본다

  

아침마다 시원한 공기를 맘껏 들이켤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행복한 일인지를,

아이와 우리말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생각이나 했던가

아침식탁에 차려지는 김치와 장국이

얼마나 맛있는지를

이런 시시콜콜한 것들에 

나는 오늘도 애가 탄다

  

하루 삼시 허둥대며 배를 채우는 데만 급급해하고

그런 속절없는 일에 몸뚱아리를 지탱한다면 

얼마나 속절없이 허무할 것인가

가장 자연스러워야 할 것들에 

이 애절함은 무엇으로 채워질 것인가

편지로 쓴 이 사무침은 또 어디로 띄워야 하나

아하, 지친 이 맘 보낼 곳이 없구나

출처:<장백산>2018 제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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