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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백산》문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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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개구리(시, 외5수)
2019년 07월 12일 19시 16분  조회:425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개구리(외5수)

우도

 

혀가 길어

해를 감아삼키는 종이여

매머드의 오한을 잠재우고

이제 너는 동토의 뚜껑을 

열어젖혀도 된다

 

주머니가 커

뻥이 화려한 종이여

춘몽을 여는 너의 열창은

아직은 빈 들을 꽈악꽈악

애드리브로 채워버려도 된다

 

목이 없어 

정이 깊은 종이여

명낭에 풀어논 목걸이 구슬은

마른 풀 적시는 사랑의 세레나데로

깨여나는 새싹의 고막을 간지럽혀도 된다

 

고무줄이 싫어

팬티마저 벗어버린 종이여

불가항력의 떡판

지조 높은 너는 하늘 높이 날아올라

불시착한 그 자리에 이부자리를 펴도 된다

 

첫사랑             

로포수에게서

일곱가지 참새 사냥법을

전수받은 소년은

그 해 겨울 슬그머니

그중 착한 방법 

하나를 뽑아들었다

랭동 빼갈백반 먹이기였다

절반의 성공이였다

재잘거리며 맛있다던

공 들인 첫사랑은 

그렇게 남 집 부뚜막으로 

제풀에 취하여 날아가고 말았다 

 

수상한 부부                                       

바람 난 울 아부지

돼지 팔러 가신 날

맞바람 선포하고 

집 나가신 울 어무이

 

아아 어이하여 그 시절

사냥을 접어야만 했던 고양이들의

부언랑설은 가난을 릉가하여

인심을 수런수런 설레게 했던가여

 

하늘은 또 어이하여 우리 집에

열두마리의 소를 내려주시고

어무이 파마기술은 어이하여

시골 아낙네들을 줄 서게 했던가여

 

아아 이제는 

천千의 바람이 되여

티없이 해맑은 우리 어무이

빠알간 머플러만 만지작이시는

 

대책 없는 령감탱이와

그 부름소리에 속아넘어가려는

못난 할망탕구를 고발합니다

수상합니다 사랑 때문인가 봅니다                                               

85년 가을

그 해도 물을 뗀

강바닥에는 기름진 풀들이

봄날처럼 솟아올라있었고

그 날은 소년이 고삐로

마구 소를 때리고 운 날이였다

벼 한이삭 훔쳐먹은 리유로…

오늘도 나는 

땅에 엎드려 새김질하며 

먼산만 바라보던

그 날의 소를 불러내 화해중이다

그 날 산너머 하늘은 그렇게 푸르렀다

 

락엽                 

락엽 지는데

비와 눈물도 

섞여내리는 날이면

그 속에서

나와 같은 얼굴의

잎새를 찾아낼 일이다

한치 오차 없이 술량도 같고 

황소 고집도 닮아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해야 한다 

나 대신 많은 비와 바람을

맞아주어 고마웠다고…

계절이 실어오는

메시지는 엽편에 저장하고

내 마음도 지그시 

흙 속으로 자맥질할 일이다

다시 봄이 오기 전에 

나의 색갈은 좀더 진한 원색으로 

화알화알 불타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폰생폰사                   

폰도 자고 

바람도 엎드린 밤은 

호젓한 방

어둠이 깃든 내 마음에

작은 호롱불 하나 밝힐 일이다

백년 후를 마실 나가

오십년 전을 되돌아볼 일이다

 

내가 도착한 천국에는 

선택받은 인체기관들이

둥실둥실 부유하고 있었는데

면목 있는 그 목사님은 예상 대로

입만 오고 몸은 오지 못한듯했다

찰나에 나는 저만치서 

솟구쳐오르는 뱀장어가

나의 몫임을  감으로 찰지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십색찬연한 자궁을 비롯한 

기타 부위들이 의기양양 

열을 내며 모여들고 있었다

사무치게 인간이 그리웠나보다

남녀합일의 인간으로 합쳐본다나 뭐라나

 

그 다음은 나도 모를 일이다

거품 찬란한 새벽 쉬 타임

애써 상쾌한 척 빠꼼히 깨여보니

불감의 휴대폰은 랭증에 울고 있고

그래도 그만하면 쓸 만한 아침이였다

일어나자 오줌도 싸고 물도 먹고

마실도 겸해 충전기도 찾아와야겠다

출처:<장백산>2018 제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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