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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2017년도 -> 2017년 제1기
마늘
리상학
마늘을 보면
어머니가 생각난다
사랑손에 뜯기워
한쪼각 마늘이 된 당신
그리움을 세워서
울바자 두르고
고독함을 뒤번져
밭고랑 내시고
사랑의 패말 단 터밭에
자신을 심어
여린 싹 하나 손에 든채
세상을 살아온 당신
당신은 검은 흙으로 사라졌지만
당신이 계셨던 곳에는
오붓한 둥근달동네 살고있다
마늘을 보면
어머니가 그리워진다
비 내리는 날
비 내리는 날
강변을 거닐면
물결을 두드리는 비방울
다듬질소리 물안개로 펼친다
강물도 두드리면
파도의 구김살 펴지는걸가
강물도 두드리면
살갗에 부드러움 심어주는걸가
강물도 두드리면
하얀 마음이 물드는걸가
투닥투닥
투닥투닥
옥구슬로 부서지는
비방울의 다듬질소리
세월의 강 저편에서
추억의 비줄기
고향집 창문 두드려
메아리 부른다
저녁 강
죽은듯 숨어있던 불빛
창문으로 뛰여내려
더위를 씻어내느라 몸을 비틀어댄다
수영선수가 된 차들은
눈에 불을 켜고
다리가 그어놓은 코스 따라
등수를 다투기에 여념이 없다
석양이 풀어놓은 붉은 물속에
화사한 꽃은 허리 굽혀
머리 염색에 바쁜데
짝을 찾은 물새 한마리
수면을 가르는 즐거움
뾰족한 화살로 달려간다
엉덩이 반쯤 드러낸 아낙네
세월을 두드리는 방치소리 타고
어둠이 전하는 별의 종소리
수심속에 수놓이에 바쁘다
지게
지게는 둘
사람이 둘
사람이 둘이건만
바로 설수가 없어
언제나 막대기에 의지해야
엎어질듯이 설수 있고
다리가 둘이건만
걷지를 못해
아버지 등에
업혀다녔다
언제나
마을 북망산 기슭에
울음소리가 흙무지를 이룰 때
주인 잃은 지게는
헛간 깊숙이 자신을 묻었다
지게는 둘
사람이 둘
하나는 나
그리고 하나는…
쓰러진 백양나무
간밤에 하늘이 울었다
땅을 치며 울었다
그 모진 슬픔의 몽둥이에
자식들을 주렁주렁 키우던
직장앞의 백양나무가 쓰러졌다
아픔이 바늘로 돋아난 곳에
집 잃은 개미들의 아우성 새까맣다
쓰러진 생명의 마지막 숨결
허공속으로 시나브로 사라진다
배고픔을 달래는 잎새들
싸늘한 시체의 젖줄기 물고
미풍속에서 바들바들 떨고있다
겨울산
폭삭 늙은 겨울산
치매를 앓고있다
싱싱한 채색 기억들
고향을 등진채
타향에서 부서지고
하늘 향해 뻗은
수많은 추억의 말초신경
정을 찾아 울부짖고
엉치에 청진기 꽂은
다람쥐 한마리
이 나무 저 나무 오르내리며
병진단에 드바쁘다
문병 온 까마귀떼
꺼억꺼억 괴로움 울며
우정을 한소끔 쏟고있는데
말없는 소나무
파란 빗 들고
겨울산의 흩어진 머리
빗고 빗는다
출처:<장백산>2017 제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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