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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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언씨 수상록 (10) 우주, 자연, 그리고 인간
2014년 01월 21일 19시 31분  조회:6514  추천:2  작성자: 최균선
                                                      우주,자연 그리고 인간
 
                                                                      진 언
 
    사자(尸子)가 가로사대 천지사방을 일러 우(宇)라하고 고왕금래를 일러 주(宙)라 고 하니라 하였다. 또 천자문에 천지는 검고 누르고 우주는 넓고 거칠다고 쓰고있다. 하늘은 검고 땅은 누른데 인류가 생겨났으니 분명 신의 축복인가? 그러나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면 우주도 신도 의미가 없는것이다.
    우주공간에 모든것이 돌아간다. 세월도 흘러가지 않고 돌아든다면 좋으련만. 이 지구촌에 티끌같은 세상이란 말은 우주를 념두에 두고하는 말인가? 우주법칙이란 언제 어디서나 조금 시간의 연장이 있을뿐 나고 자라고 늙고 죽는 일이 순환반복한다. 우주는 광막하게 보이지만 신비의 천국이다. 창망한 우주에 그리도 많은 항성과 행성가족들이 살아도 서로 부딪치지 않고 화목하게 운행된다. 우주는 시간과 공간속에 원인과 결과로써만 운행될뿐이다. 묻노니, 우주의 질서는 그 누가 지배하는가? 우주공간에 모든것은 구체적이지만 우리는 아직 추상으로 만족할수밖에 없다.
    우주련방공화국에 고급동물은 우리 인간들만이 아닐것이다. 수많은 은하계들로 묶인 소우주들이 모인 대우주는 무한이다. 은하계내에서도 우리의 태양계는 보일락말락 한다는데 인간이란 존재는 보이지도 않는다. 보이지도 않는 먼지만한 공간에서 티격태격하는 인류를 우주에서 본다면 얼마나 우스운 일이랴!그런데도 사람들은 하느님을 우러러 만복을 기원하니 실로  아이러니가 아닌가? 우주는 인간의 지옥이 어디에 있는지 알것이다.
    우주와 과학를 리해하지 못한 비과학적인 종교는 신도가 죽으면 하느님의 안배에 따라 천국에 간다고 설교하지만 인류의 미래에 대해 아무런 대비도 못할 무책임한 것이다. 그것은 지구를 벗어난 사고보다는 지구에 갇힌 사고, 지구전체를 보지 못하는 우물안의 개구리의 시각이다. 개인과 사회보다는 국가와 민족공동체를, 국가와 민족 보다는 인류공동체를 최우선하여 생각하고 대비하는 일이 모든 인류가 행복하게 사는 길이다. 이것이 가장 숭고한 신앙일것이며 21세기에 걸맞는 새로운 인간= 우주인간 =홍익인간이라 할수 있다.
    앞으로 10억년후에 태양계는 소멸되여 갈것이라고 한다. 태양속의 수소가 고갈되여 태양이 로화함으로써 발생하는 불가피한 일이란다. 그러나 태양은 오늘까지 밝게 웃고있다. 태양은 우주의 맏딸, 모든 생령들에게 사랑을 주는 천사이다. 그렇듯 눈부시게 찬란하여도 수집음은 잃지 않고있다. 그것은 태양의 미덕이다. 지구촌의 시궁창도 거리낌없이 비추지만 그 자신은 더러워지지 않는것은 태양의 영원한 순결이다. 해는 검은 구름속에서도 의연히 웃고있다.
    태양에도 흑점이 있고 음달을 말리지 못하지만 결코 태양의 잘못은 아니다. 그래도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것은 태양이여서 쥐구멍에도 볕을 나누어준다. 구중궁궐에 사는 자들은 찌그러져가는 농가의 창가에도 해가 웃고있다는것을 모른다. 누구에게나 솟는해는 희망에 웃고 지는해는 철학을 불러온다. 하지만 무한히 좋은 석양의 의미를 젊은이들은 알지 못하거니와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우주에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지구의 자매는 달이다. 달이 태양을 우러르는것은 섭리이지 인간들의 그것과 같은 맹종이 아니다. 휘영청 밝은달이 웃고있을 때 태양은 잠들지 않고있다는것을 누가 생각해보았는가? 달은 환한 웃음속에 비낀 그늘을 종래로 숨기지 않는다. 밤하늘을 밝게 비추면서도 어둠은 자기에게 남겨둔다.
    달은 사람들의 눈에 차일시피일시로 다른 감각을 준다. 리순신장군이《한산섬 닭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앉아/ 큰 칼을 옆에 차고 긴파람 닫는차에 / 어디서 일성호가는 단아장을 하는고》라고 읊었던것이나 한국의 춘산채지가 달노래 3에서《작대산에 달이 떠서 봉우리에 비쳤구나/성주사 늙은중이 문안차로 내려올제/ 일월가사 떨쳐입고 총총걸음 바쁘도다》라고 읊은것이 다 좋은 례로 된다.
    이렇듯 달이 유정하고 또 무정함은 인간의 마음의 눈으로 보기에 비롯되는것이 아니랴!달은 인간들을 반길 아무리유가 없다. 다만 인간의 욕심이 달을 윤색할뿐이다. 달이 둥글어지고 다시 이즈러지는 리유가 달에 있는것이 아니거늘 추석달이 둥글어지는 리유를 추석날에서 찾는것은 우스운 사유이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허무하다고 한다. 세상이 허무한가? 아니, 우리 인간들의 존재가 허무할뿐이다. 세계는 영원을 연주하였지만 인류는 한음절도 알아듣지 못할뿐이다. 세계는 무한대이지만 저마다 보고있는만큼 넓고 느끼는것만큼 다채로울뿐이다. 세계는 하나의 거울이다. 그속에 비친 인간상은 천태만상이다. 세계가 하나의 풍경으로 보이는것은 우리가 아름다운 동경을 안고 살기때문이다.
    불교의 관점에서는 이 세계라는것은 단지 땅, 물, 불, 바람 이 네가지요소로 조합된 환상에 불과하다. 하기에 부귀와 공명은 다 가짜이고 자기의 육체역시 하나의 껍데기에 불과하다. 반대로 만약 만물을 실체로 본다면 뼈, 살, 피가 그안에 있는것 으로서 천지만물은 모두 자기와 동위일체가 된다. 사람의 몸은 땅과 불과 물과 바람으로 빚어진 환상으로서 하느님이 잠시 우리에게 준 형상에 불과하다고 기독교에서는 설교하고있다. 해석이 어떻게 되든 세계는 자기 존재형식으로 자신을 해명한다.   
    이 세계에서 대자연은 우주공간의 걸작이요 만물을 키우는 어머니의 품이다. 대자연은 많은 비슷한것을 창조하였지만 꼭 같은것은 만들어내지 않는다. 대자연은 분식할줄 모르며 투기와 암해가 무엇인지 모른다. 대자연은 오는 자를 거절하지 않고 떠나는 자를 말리지 않는다. 자연은 인간의 생존무대로 제공된 조물주의 선물이였다. 대자연의 무궁한 창조력은 인류의 력량이 영원히 미치지 못한다. 대자연을 개조하자는 구호는 인류가 저지른 많은 미욱한 일중에 한가지이다. 대자연은 인류라는 령장동물의 치하에 있는것을 원치않는다.
    대자연은 악을 낳지 않았다. 다만 인류가 대자연에 악행하였을뿐이다. 세계는 인간의 의지대로 굴러가지 않건만 인간은 온 세계를 지배하려했다, 자연은 인류에게 사악을 배워주지 않았건만 인간은 자기의 가원을 망친 미욱한 동물로 되였다. 인간은 현대문명을 이룩함에서 자연이 창조한 무가지보를 사악에 써먹고있다, 자연은 끝없는 인간비극에 우울한 만가를 연주하였을것이다. 다만 우리 인간들이 그 선률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있을뿐이다.
    자연은 무정하고 유정하다. 인류가 그것을 아랑곳하지 않을뿐이다. 자연계의 약육강식은 본능의 론리이고 인간의 약육강식은 인성의 론리이다. 대자연은 선량하고 자애롭지만 때론 변화의 원리로 인간의 파괴에 대응한다. 자연은 자기를 파괴한 인간에게 보복하는 기능을 잊지 않고있다. 대자연을《정복》한다음 인간이 얻는것은 승리의 희열만이 아니였다. 환득환실은 자연계에서도 진행형이다. 대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면서까지 문명이라는 달콤한 사탕을 맛보고있는 인간들이지만 인류멸종이라는 위기에 직면할것이다. 인간은 자각했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인간은 대자연속에 한 성원일뿐 자연을 정복할수 없다. 마치 선택받은 존재라도 되는듯이 자신을 길러준 모체에 엄청난 불효를 저질렀다. 결국 인간정체성문제이다. 니체는 말한다. “신은 죽었다. 그리스도교의 신에 대한 믿음이 믿음직스럽지 못하게 되였다는 최근의 사건이 이미 그 최초의 그림자를 유럽위에 던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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