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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에 생각이 따라 (21 혈맥 외 4수)
2014년 04월 21일 18시 16분
조회:5248
추천:1
작성자: 최균선
(21) 혈맥
야 조
청산은 서로 마주보며
한번도 만나지 못해도
끈끈한 지맥으로 쭈욱
이어져 억만년 삽니다
높아서 눈뿌리 빼도
바위를 비웃지 않고
낮다고 기죽지 않는
그게 산의 덕목입니다
백두봉 거한 태백줄기
한라산 멀리 떨어졌어도
동해물과 엉키고 녹아서
한혈맥속에 굽이치나니
남북삼천리 금수강산이
허리가 부러져 피흘러도
배달의 한피줄 얽힌것을
하늘땅이 다 새겼습니다.
2007년 8월 21일 (한왕산에서)
(22) 문간방나그네
야 조
옛날 애시적 소꿉친구 하소하네
도급맡은 밭도없고 아내도 없고
아들딸을 키우며 살던집도 없고
갈곳도 올곳도 없는 백수되였소
부모는 북망산에 형제는 뿔뿔이
나혼자 바람부는 거리에 떠돌이
세집을 맡아서 거접하는데 아참
석탄살돈 없구만 인차 돌려줄게
가보니 뉘집 문간방에 홀아비집
컴컴하고 습내나고 개달아맬 집
밤에 훔쳐온 석탄덩이로 불때여
더운밥 반찬 한가지로 굼때우오
때묻은 이불속 꿈질대는 잡궁리
밭을 버린아픔 어리석음 비웃고
페우가 새김질하듯 옛생각 씹고
잠들면 어느새 눈물젖은 꿈이오
저절로 낯이화끈 궁리도 기죽고
슬픔이 후회에 짓눌려 죽을같고
한밤중 컴컴한 출입문 바라보며
새날의 행운도 묘연해 울었다오
한국돈 벌어서 춤짝에게 떼우고
늙고 병나 내 뜻이며 내 힘으로
나를 건져갈길 막막해 통탄할때
세상이 구름인가 내가 바람인가
그럭저럭 목숨은 붙어 사는동안
슬픔, 후회, 한탄마저 귀찮아져
허무만 앙금으로 덩이로 굳었소
외로움만 퍼렇게 살아 못견디오
시린무릎 껴안고 고독을 씹을때
싸락눈 창문 훓는소리 진저리나
못가는 고향땅 북망산 부모생각
나를 불러내 꺼이꺼이 울고싶소
2010년 12월 7일
23.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야 조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산골에 나서 태줄묻고
잔뼈가 굳어 살았건만
싫어서 버릴 고향일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사는게 별로 팍팍해서
산좋고 물이 좋은고향
떠나고 금방 그리울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도시에 늙은 사무한신
청산에 록수 즐긴다고
갖잖은 시줄 끄적일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명산에 대천 청정함도
개발의 발길 닫자마자
엉망에 몸살 앓을줄을
2011년 5월 10일 (모아산고개에서)
(24) 백두산정에
야 조
만년설 머리에
이였다고 장백인데
엄동에도 가슴높아
더더구나 숭엄하다
성결한 모든것
험한봉에 있거니와
인적미달 추운곳에
결빙으로 빛나더라
공과죄 가르는
단군님의 장검같은
폭포수는 격정쏟아
눅잦힐줄 모르누나
지심을 울리며
정한을 찧어내여
가장높은 그 정신을
산하천리 펼치는가
흰옷의 사나이로
우뚝선 백두산
빙설천리 차디찬데
한가슴은 뜨겁구나
설설끓는 온천수로
엄동설한 녹여서
얼어터진 산봉들의
아픈사연 씻어주네
전설의 백두산봉
은투구 쓰고나선
단군님의 위용인가
천년만년 빛나시라
천지의 맑은물에
내심혼을 정히씻어
흰바위에 걸어놓고
머리숙여 기리노라
(25) 꽃은 피여 웃는데
진 언
이른봄 3월을 지나서
만춘의 4월이 오누나
선구자 진달래 붉은혼
산하에 새봄을 불렀나
매화라 동백의 춘색에
산수유 유채꽃 벚꽃이
개나리 복사꽃 철죽이
웃으며 고움을 떨치네
춘색은 땅에서 솟는가
해동에 해토라 약동에
아씨만 가슴이 설레랴
봄날의 사연은 많거늘
봄꽃은 남녘에 북녘에
3천리 강산에 고운데
겨레의 소원인 통일꽃
그언제 가슴에 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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