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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자의 게트림과 못가진자의 뇌까림
2015년 03월 29일 08시 44분  조회:4762  추천:0  작성자: 최균선
                         가진자의 게트림과 못가진자의 뇌까림
 
 
   대저 랭수를 마시고 이발을 쑤시거나 갈비트림하기는 심히 뇌꼴스러운 짓거리로서 진수성찬으로 배불리고 “껄ㅡ”하는 게트림지른 확실히 부한자의 일종 자기과시이 리라. 한편 속으로는 경이원지(敬而远之)하면서 “제길헐, 껄껄거리긴! 사레든 돼지 처럼…”하고 게두덜거리는것은 심기가 비탈린 빈자의 속절없는 뇌까림일 하리라.
   인류가 가진자와 못가진자로 나뉘여진 그때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진자의 게트림질과 못가진자의 뇌까림은 줄곧 사회의 불협화음을 이루어왔다. 두보의 “부자 집엔 술고기 썩어나건만 길가엔 얼어죽은 시체 딩구네.”란 시구는 당시 사회의 최강 음이라 할수 있겠다. 시인자신이 평생 불우하였기에 더구나 절치부심(切齿腐心)하여 주린자들을 두고 애를 끓였던것은 눈물겨우나 결과적으로는 역시 빈자의 속절없는 뇌 까림에 그치고만것이다. 아니면 어쩐단 말인가? 부익부빈익빈(富益富贫贫)의 불공평 한 사회현상이 궁한 문인의 뇌까림으로 변하였던가.
   하지만 부귀빈천도 반복무상(反复无常)하다. 아사지경의 주린자로부터 득세하여 가진자의 행렬에 끼이면 누구보다 “껄ㅡ”하는 게트림소리를 내기에 서두르는것도 인 지상정(人之常情)이니까, 력사의 하늘아래 류성처럼 흘러간 진승, 황소, 주원장도 다 그랬다. 태평천국을 펼친다던 홍수전도 궁궐에 깊숙이 들어앉아 주지육림에 롱탕지며 “껄ㅡ”하기에 급급하다가 내홍과 외력의 강타로 말미암아 훼멸되고말았다.
   봉건사회에서 절대 대부분의 사회재부를 소수인이 점유한것이 사회성질과 정권의 성질에 의해 결정되였다면 오늘날 빈부의 차이가 현격해진것은 무엇때문인가? 개체적 인간의 근면과 라태, 총명과 우직함에서 기인된것인가? 차지한 위치나 행운때문인가? 아니면 사기협잡, 횡령인가? 그 모두가 요인이 될수도 있겠다.
   아무튼 가진자가 어떻게 가졌고 못가진자는 어찌하여 못가지게 되였든간에 당대 중국공민들의 빈부의 차이는 사회여론의 초점이 되였다. 물론 국민수입의 격차는 산업화과정에 경제장성에 따라 증대되는것으로서 단지 중국에만 존재하는 불합리한 사회분배현상은 아니다. 다른 국가들에 비해 더 복잡한 문제가 존재한다고 해당 전문가들이 분석하고있다.
   1998년 전국 국민의 저금총액이 5.4억만원이였는데 10%의 저금호가 80%에 달하는 4032억만원을 점유하고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거기에 해외의 저금액까지 합하면 소수인이 점유한 사회재부는 5.5억만원이라는 국민수입총생산액과 맞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날 가진자의 게트림질은 갈수록 요란해지고있는것이다.
   광주에서 가치가 6,000~7,000원에 달하는《황금연》이 한달새에 100여찬 팔렸다는 뉴스가 파다했다. 말로는《황금연》의 목적이 중화음식문화를 널리 발양시키는데 있다고 했다. 중국사람들속에는 확실히 벼락부자가 많다고 믿어야겠다. 그리고 확실히 지혜가 넘치는 국민이다. 황금료리가 무슨 맛인지 알바없지만 분명 돈내를 피우는 일종의 게트림이 틀림없다.
    웃물이 흐렸는데 아래물이 맑으랴. 남경의 모중점학교의 한 1학년 학생은 대변을 보고 휴지가 없으니 100짜리 지페넉장으로 뒤를 닦고 여유작작하게 일어섰다는 사실이 한때 남방뉴스로 전해졌다. 수림이 깊으면 벼라별 새가 다있다고 부호들이 서로 백원짜리 불태우기. 고가의 외제고급술병을 깨뜨리기로 자기 재력을 뽐내는 등 행위는 다 비릿한 게트림질이다.
    그러나 그 모든 짓거리들은 새끼무당의 푸닥거림에 지나지 않는다. 광동성 순덕시의 모은행 행장은 기분이 뜬 김에 안마아가씨에게 한번 팁으로 10만원을 던져주었다고 한다. 이 돈은 인구당 년평균수입이 500~600원좌우밖에 안되는 중원지구의 편벽하고 빈궁한 농촌에서의 천여호의 년말상납금에 해당된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국민이 먹고입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얼마나 많은 학령아동이 교문밖에서 헤매고있는가? 이런 자들의 게트림질과는 다리 악연히 놀랄 기문이 있다. 독일총리였던 콜이 한번은 친구를 초대하였는데 식사가 끝날무렵 접시에 국물이 좀 남아있는것을 보고 빵으로 그것을 묻혀서 먹었다.그래도 말끔히 가셔지지 않은것을 보고 아예 접시를 들고 혀로 싹싹 핥았다고 한다.이 얼마나 격세지감을 주는 유모아인가!하지만 우리 중국국민들의 가치관념,소비관념에서 출발하여 볼 때 천하에 웃음거리가 될 이야기이다.
    자고로 부자가 못가진자의 찌그러진 삽짝문안을 살펴본 일은 없다. 그네들은 자선보다는 자기 향락이나 유산에 더 신경을 써왔다. 부귀하고 교만하면 스스로 재화를 불러오건만…현재 부한자의 눈덩이처럼 커가는 재부의 위력앞에서 조금 가졌던것마저 지켜내지 못하는 빈자의 뇌까림은 동시적현상이기에 더욱 절실해진다.
    빈부의 현격한 락차는 또 그만큼의 심리락차를 동반하는바 그 불평등을 뼈저리게 체험할 때 사회의 불협화음은 더 심각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심리상태를 그저 사촌이 기와집 지어도 배아파한다는 전통적인 시기심리로만 일축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준엄한 사회문제이다.
    어쨋거나 진짜 배불러서 하는 게트림질은 왈가왈부할것이 없다쳐도 같잖게 흉내 내는 게트림질은 보기가 정말 꼴불견이다. 언젠가 식도락과 유흥으로 연길의 밤은 불 야성을 이루고있어 몇시인가 물을 필요가 없다는 요지의 글을 읽은바 있다. 글에서 이르되 주말이면 주안상에 빙 둘러앉는것을 일과로 삼는 미식가들이 이젠 느끼한 료리에는 싫증이 나서 서양음식에 매달려 만포식하는가 하면 맛과 여유와 멋으로 어우러지는것이 시체멋이 되였다던가, 읽고나서 저도모르게 선망감이《맙시사》로 번져져 나왔다.
   《어ㅡ쩌ㅡ엄?》우리 연길이 이같은 복지사회가 되였나싶어 눈이 다 올롱해졌다. 기업이 겨끔내기로 파산을 선고하고 실업대군이 거리에 밀려나왔는데도 이 무슨 게트림질이냐?부끄러운 자랑거리를 부득부득 내세우자면 택시 잘 타고 식당, 노래방, 사우나, 안마방이 많고 배동아가씨가 많은게일가?
     백열화된 연길의 밤에 류행되는 멋과 여유를 선양하기는 아무래도 싱거운것 같다. 몇해전 연길에서 하루밤 유흥업에 흘러드는 돈이 200만~300만원이라는 통계가 나왔는데 이에 “긍지감”을 느꼈다면 지금은 더구나《장부의 호연지기》에 놀라리라. 한때 노래방마다에서 울려나오던《아니놀지는 못하리라. 챠챠챠…》가 진정 연길시민의 식후대합창이 옳기나  할가?
    잘살고 못살고가 불야성의 밤시간을 모르고 흥청거리는데서 갈라질지라도 게트림질은 아직 이른것같다. 기실 우리 민족군체속에는 난부자 든거지가 너무 많은게 탈이다. 혹시 동정칠백리 내 당나귀 타고 가는데 웬 훤화(喧哗)사설이냐고 까박줄이도 있겠지만 이젠 조금 먹고 살만하니까 제세부린다면 맹동이 아닐수 없다.
    연길은 겉도는 모양은 알락달락하다. 그러나 연길의 밤이 정녕 몇시인가는 멋과 여유로 사는 복받은이들의 시계에 시침을 맞출것이 아니라 생계문제로 한숨 태우는 실업자들에 묻는게 량심적이요, 대학입학통지서를 받고도 돈이 없어 속썩이며 눈물흘리는 가난한 집 녀고중생에게 묻는것이 더 실제적일게다.
    진잎 먹고 잣죽트림한들 누가 대견해할손가? 이 사회는 아직 여유로운 멋과 맛이 무엇인지 모르고 땀흘리는 보다 많은 생활의《약자》들의 어깨에 받들려 둥글어지는게 아닐가? 발달국가들에서도《한탕주의》를 수치로 알고있다.《리기와 향락이 삶의 진실이 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소란스러워지 마련이다》라고 서구의 한 지성인이 말했다.
    물론 자기 향락외에 더 흥미로운것이 없는것이 바로 가진자들의 보편적인 심리상태라 할 때 그만 심기만 비틀어져 뇌까리기만 하는 못가진자의 마음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워낙 부조리가 곧 조리이기도 한 현대사회라 하지 않는가. 두보의 “최강음” 도 이 시대엔 크게 도움이 못된다. 동정이 필요한가? 동정심을 갸륵한것이지만 종래로 부러진 다리를 이어주지는 못했다. 저주로운 뇌까림으로 마음만 주름잡지 말고《나도 가져보자 !》하고 열심히 뛰여보라. 그러나 부디 게트름질은 급해말고…
 
                      2003년 2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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