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말한다면 미래란 어디까지 미만하고 보람찬 의미로 쓰이여 기대감에 부풀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들의 하나인데 “슬픈 미래”라니 어불성설이 아니냐고 왼고개를 갸웃할 소지가 충분한 화제임은 사실이다. 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래일이라는 시점에서 본다면 미래가 꼭 찬란 그자체만을 선물한다고 말할수 없다.
그 내용이 일구난설로 풍부하고 다채로운 범주적인 미래 전반은 그만두고 오로지 우리 중국조선족의 미래를 예고하는 교육현황에 대하여 생각해본다면 슬프지 않을수 없으리라. 확실한 사실적인 근거가 있다. 말하자면 11월 17일,《중국조선족소년보》 에 실린 가슴아픈 보도문이다.
기자는 산재지구도 아닌 조선족집거지구인 연변땅에서도 향진의 규모가 꽤 크던 학교들이 하나, 둘 사라져가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을 전달하고있다. 글은 비록 소년 아동들을 독자대상으로 한 신문에 실렸지만 읽은 사람은 제일독자들인 아이들에 앞서 우리 민족의 앞날을 두고 심사숙고 하지 않을수 없고 범부속자로서 별 신통한 해결책을 내놓을수 없으니 그저 그냥 서글퍼지는 가슴을 어루쓸지 않을수 없다.
지난세기 90년대, 필자가 사범졸업생들의 실습지도를 다닐때만도 왕청현에서 유서깊은 배초구향소학교에 수백명학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부해서 36명에 교원이 18명이란다. 올해 신입생도 단한명, 그나마도 부모를 따라 왕청현성으로 이사가는 바람에 일학년이 없어졌단다. 락담실망이 공연한가? 일엽지추(一叶知秋)라 다른 지방의 실정도 가히 짐작하고 남지 않을가? 천교, 대흥구, 중평 등 여러 향소학교들에도 해빛밝은 교실들에 새별눈들이 가득차서 학구욕에 불탔는데…
열심히 글을 가르치며 인생을 빛나게 장식하던 교원들의 심정이야 오죽하랴, 기자가 “혹시 학교가 문을 닫게 되면 송선생님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고 묻자 “교육국의 배치를 기다려야죠.”라고 담담한 표정으로 대답하였지만 내마음 빌어 남의 마음도 짐작한다고 그 담담한 표정속에 숨겨둔 내심은 얼마나 부글거리랴, 그리고 바야흐로 페교될 학교 선생님들의 심정이 얼마나 참담할것인가?
어찌 왕청뿐이랴, 기자가 전하는데 의하면 화룡시에서 큰진이던 서성진소학교에 도 달랑 16명이고 동성진소학교에도 고작 여덟명이 남았단다. 연길시 조양천진 팔도소학교에는 일곱명, 화룡시 로과소학교에는 단 두명뿐이란다. 오래전 일이지만 필자가 가보았던 로과소학교에도 제일 많을 때는 700여명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활기롭게 뛰놀았는데 세월의 물결에 민족교육의 호황기가 다 씻겨가고 단 두명의 학생을 두고 그냥 학교라고 부르는 처경이니 " 천하흥망필부유책(天下興亡匹夫有責)라는 고매한 차원은 아니더라도 공연히 가슴이 클클해지고 눈물이 나오려한다.
조선족의 집거지구인 연변이 이러하니 성내 각 산재지구 학교정황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또 다른 보도에 의하면 길림성 유수현 연화향조선족소햑교는 최고로 490 명의 학생이 있었고 1948년에 세워져서 60여년간 도합 203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유서깊은 학교인데 인제 전교생이라야 9명밖에 안된다 속절없는 개탄이 나올뿐,
학생래원의 고갈은 예고된 페교에 직결되는데 각 향진의 소학교, 중교학교들이 가물에 비물이 증발해버리듯 증발해버리니 기초교육 일선에서 민족교육을 이끌어나갈 생력군을 배양하는 사범학교도 련쇄반응에서 벗어날수 없을것은 두말이면 잔소리이다. 아닌게 아니라 21세기에 들어서서 사범지망생들이 해마다 눈에 확 띄이게 줄어들더니 지금은 매년 초생하는 조선족학생수가 가련할 정도이다.
매일 내집 북쪽창문으로 업간체조를 하는 전교생들을 셈세듯 살펴보게 되는데 새 세기초 돈화사범학교와 련합하여 꾸리다보니 학생수가 넘칠듯싶더니 지금은 잔뜩이나 작아진 운동장에 듬성하게 널려서 섰대야 엉성함을 감출수 없는 정황이다. 2천 대초기까지만도 사범학교를 졸업하면 성내, 주내 각학교들에 배치되여 직접 교단에 나섰는데 지금은 공무원시험인지를 쳐야 교원이 될수 있게 되였으니 사범지망생이 줄어들지 않는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고 그렇게 졸업한 예비교원들마저도 적지 않게 교직을 포기하거나 외국으로 나가다보니 후비력량의 고갈도 짐작되지 않는가?
개혁개방의 춘풍이 갈수록 훈훈하게 불어칠 때 어떤 “선견지명”이 있는 “지자” 들이 페쇄적인 농경문화에 매달리는것은 만성자살과 다름없으니 농민들은 가급적으로 도시진출을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 관내로 진출하여 삶의 질이 보다향상된 새 집거지를 창출해내고 민족교육의 새 출발을 해야 한다고 설왕설래하더니 지금에 와서 이것도 저것도 못되고 그저 무너진것은 무너지고 흘러간것은 흘러가버린 현황을 두고 자신들의 선구자적인 권장이 얼마나 고명했던가를 되돌아 볼런지 궁금해진다.
목하, 주지하는바와 같이 동북3성의 원본거지와 개혁개방후 연해지역의 대도시와 한국을 위주로 한 해외에 널린 중국조선족들을 인구통계에 넣고 세개 지역을 통합적으로 고찰하고 그 발전방향을 전망할수도 있겠지만 념원과 객관현실의 변화는 결코 일치하지 않을것이다. 물론 이땅에 남은 조선족들의 상황으로 전반 조선족의 발전과 미래를 단언한다는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명실공히 중국조선족이라는 공동체의 발전을 도모하고 미래를 열어갈수 있을것인가 하는 곤혹이 나선다.
무엇보다 민족교육의 상황으로부터 본다면 인구의 대량 류동으로 날로 위축되고 생기를 잃어가고 있는것이 사실이 아닌가 말이다. 하긴 조선족사회의 초석이고 조선족농촌의 가장 중요한 자산인 땅을 차지하고있는 한 도시로 해외로 진출했던 사람들이 언젠가는 돌아올수 있다고 기대를 가지면 조금 안위되겠지만 실상은 그땅이 이미 얼마나 타자에게 넘어갔고 남은 땅마저 얼마나 지켜갈것인가는 미지수이다.
연해지역 대도시에 조선족사회의 현황에 대해서는 언론에 많이 보도돼 널리 알려져 있는데 중국조선족의 “제2의 삶의 현장”으로 되고있는 이 지역의 가장 두드러진 현안은 민족문화를 이어가고 민족정체성을 지켜가는 기본인 우리 말, 우리 글 교육이다. 조선족이 50~60만명으로 집계되는 연해지역에 조선족학교라고는 청도에 소재한 학생이 500명정도 되는 2개의 사립학교뿐이다.
청도로 진출한 20만명의 인구에 비하면 조선족학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리고 사립학교인 관계로 국가의 의무교육 지원을 받을수 없어 학교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연해지역에 아직 조선족문화기관과 시설이 없는것도 하나의 현안으로 되고있다. 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이어갈 조선족문화기관과 시설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임은 지각이 든 사람이면 다 알수 있는 사안이지만 그 해결이 미만할것인가? 다행히 청도를 비롯한 연해지역에 조선족들의 사회단체와 친목모임이 활발해 민족문화와 전통을 이어가고있지만 그것도 거의 로세대들이 담당하고있다.
본지,국내각지, 외국지역으로 분산된 중국조선족의 미래를 과연 명랑한 시선으로 내다볼수 있을것인가? 현황을 보면 아무도 쉽게 결론을 내릴수 없을것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아야 할것은 물론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조선족사회의 현실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일부는 비관적이고 심지어 실망스러워 하는데 일리가 없을수 없다. 물론 력사적시각과 발전적시각, 보다는 전방위적시각으로 바라보아야만 중국조선족의 현재와 미래를 옳바르게 진단하고 예측할수 있겠지만 교육현황을 보면 어찌해도 암담해지는 마음을 숨길수 없으니 내사 너무 오지랖이 넓은것이기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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