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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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내가 좋아하는 시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시
2011년 12월 29일 12시 43분  조회:1150  추천:0  작성자: 최룡관

 

 

노벨문학상 수상자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시들

 

기억이 나를 본다

 

편집자의 말; 2011년 노벨문학상을 스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가 받아안았다. 말똥가리 시인이라고 불리우는 그의 시는 꼼꼼한 거시주의 혹은 거시적미시주의 시로서 스웨덴한림원은 아래와 같은 수상리유를 말한다. [흐리면서도 압축된 심상]으로써 [현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보여주고있다. [정체성과 구체성 그리고 신랄한 비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AFP통신은 이렇게 평하고있다. [은유와 심상이 풍부하고 일상과 자연으로부터 간결한 그림을] 그리였다. [신비적이고 융통성이 풍부하면서도 슬프다] [인간심리에 대한 초현실적인 작품세계를 구성하였다] 구체적으로 이런 평가도 있다.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침묵과 심연의 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자유분방한 상상력, 홀로 깊이 열리는 시, 심연으로 치솟기 시, 뒤집어보기의 시. 시한편한편에서 공간무한, 잠과 깨여남, 꿈과 현실의식과 무의식간의 경계지역탐구. 이미지구사의 귀재, 비유적언어구사의 마술사. 높은 곳에서 세세한 세상사를 내려다 본 말똥구리시인, 파운드의 이미지즘과 엘리어트의 몰개성론. 정치적다툼의 지역보다는 북국의 얼음이 해빙하는곳, 또는 한류와 난류가 만나는 화해와 포용의 지역으로 독자들을 데리고 간다. 북국의 투명한 얼음과 끝없는 심연과 영원한 침묵속에서 시인은 세상을 관조하며 우리가 공감하는 보편적우주를 창조해 낸다.

토마스 트란스트뢰메르의 시는 오늘의 세계시단의 흐름을 보여주는 시라고 생각된다. 한국에서 출판한 그의 시집 [기억이 나를 본다]에서 일부를 추려서 발고한다. 많은 계발이 있으리가 생각되여 여러독자들과 함께 흔상해 보고저한다.

 

 

서곡

 

 

깨여남은 꿈으로부터의 낙하산 강하.

숨막히는 소용돌이에서 자유를 얻은 여행자는

아침의 녹색지도쪽으로 하강한다.

사물들이 확 불붙는다. 퍼덕이는 종달새의 지점에서

여행자는 나무들의 거대한 뿌리체계를,

지하의 상들리에 가지들을 본다.

그러나 땅위엔 록음,

열대성 홍수를 이룬 초목들이 팔을 치켜들고

보이지 않는 펌프의 박자에 귀를 기울인다.

여행자는 여름쪽으로 하강하고,

여름의 눈부신 분화구쪽으로 낙하하고,

태양의 터빈아래 떨고있는

습기 찬 녹색시대들의 수갱속으로 낙하한다.

시간의 눈깜박임을 관통하는

수직 낙하려행이 이제 멈추고,

날개가 펼쳐져

밀려드는 파도위 물수리의 미끄러짐이 된다.

청동시대 트럼펫의

무법의 선율이

바닥 없는 심연위에 부동으로 걸려있다.

햇볕에 따뜻해진 돌을 손이 움켜잡듯,

하루의 첫몇시간동안 의식은 세계를 움켜잡을수 있다.

여행자가 나무아래에 서있다.

죽음의 소용돌이를 통과하는 돌진후,

빛의 거대한 낙하산이 여행자의 머리위로 펼쳐질것인가?

 

 

 

소로우에 부치는 다섯개의 련

 

 

또 한사람이 무거운 도시를,

굶주린 돌들이 권투장을 떠났다. 소금기의

맑은 물이 모든 반역자들의

머리위로 몰려든다

 

 

한가라운 라선 모양을 그리며, 침묵이

땅의 배꼽에서 올라온다. 이곳에 뿌리 박고

두터운 나뭇잎관을 만들어, 햇볕 더운

계단을 그늘 지운다.

 

 

 

*

 

 

생각 없는 발이 버섯을 발길질한다. 천둥 구름이

지평선에 부풀어 오르고, 흰 나무뿌리들이

구리트럼펫처럼 떠는 소리를 낸다. 잎새들이

깜짝 놀라 우수수 흩어진다.

 

 

가을의 야성의 비행은 무게 없는 망토.

망토자락 나부끼고 나부껴 서리와 재로부터 마침내

평화로운 날들의 무리가 돌아온다. 돌아와 손발을

샘물속에 담근다.

 

 

*

 

 

믿을자 없으리라, 간헐천을 보고

소로우처럼 그대가 흐르지 않는 돌우물을 등진다면.

믿을자 없으리라, 솜씨 좋게 희망 차서

내면 녹음 깊숙이 그대 사라진다면.

 

 

 

동요받은 명상

 

 

밤의 어둠속, 아무것도 갈지 않으면서

폭퐁이 풍차의 날개를 사납게 돌린다.

동일한 법칙에 따라 그대는 잠깨여있다.

회색의 상어의 배腹가 그대의 가냘픈 램프.

 

 

형체 없는 기억들이 바다바닥으로 내려가

그곳에서 낯선 조상彫像으로 굳어진다.

해조가 들러붙어 그대의 노걸이는 녹색.

바다로 가는자가 돌이 되여 돌아온다.

 

 

 

 

 

우리가 던진 돌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세월속으로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다. 골짜기엔

순간의 혼란된 행위들이

나무꼭대기에서 꼭대기로

날카롭게 소리치며 날아간다. 현재보다

희박한 대기속에서 입을 다문 돌들이

산꼭대기에서 꼭대기로

제비처럼 미끄러져,

마침내 존재의 변경지대

머나먼 고원에 이른다. 그곳에서

우리의 모든 행위들이

유리처럼 선명하게 떨어진다.

바로 우리들 자신

내면의 바닥으로.

 

 

 

사물의 맥락

 

 

저 재빛 나무를 보라. 하늘이

하늘의 나무의 섬유질속을 달려 땅에 닿았다.

땅이 하늘을 배불리 마셨을 때, 남는건

찌그러진 구름 한 장뿐. 꼬이고 엮어져

푸른 초목이 된다. 자유의 짧은 순간들이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

운명의 여신들을 뚫고 그 너머로 선회한다.

 

 

 

아침의 입장(入場)

 

 

태양선장, 검은등갈매기가 항로를 잡는다.

갈매기아래로는 넓은 물,

물속의 다채색돌처럼

세상은 아직 잠들어있다.

해독되지 않은 하루, 하루들.

아즈텍 상형문자 같은!

 

나는 음악의 고블뎅비단

덫에 걸려, 팔을 치켜들고

서있다. 원시 예술에 나오는

인물처럼.

 

 

 

크게 파도치는 배머리에 평화가

 

 

겨울날 아침 지구가 앞으로

곤두박질치는것을 그대는 느낄수 있다.

숨어있던 공기의 물결이

집의 벽들을 철썩 강타한다.

 

 

지구는 움직임에 둘러싸인 고요의 텐트.

이동하는 새떼들 속엔 비밀의 조타장치가 숨어있다.

겨울의 우울 바깥으로

숨겨진 악기들의

 

 

트레몰로가 솟아오른다. 마치 그대가

무수한 곤충날개소리를

머리위로 들으면서, 여름날

키 큰 라임나무아래 서있는것 같다.

 

 

 

자정의 전환점

 

 

소리없이 움직임 없이 숲속의 매미가

공空을 들여다 본다. 들리는것은 오직

어두운 나뭇잎 똑딱이는 소리, 여름의 협곡깊은 곳

             밤의 웅얼거림뿐.

 

 

나문비나무가 긴 시계바늘처럼 뾰족

가리킨다. 산그늘속에서 개미가 반짝 빛난다

새 한 마리의 웨침! 이윽고 , 구름마차가 천천히

             구르기 시작한다.

 

 

 

지붕위의 노래소리에 잠깬 사람

 

 

아침. 오월의 비. 도시는 산속의 작은 마을처럼

아직도 조용하다. 길거리들도 조용하다.

하늘엔 청록색 비행기의 엔징소리.

창문이 열려있다.

 

엎드려 누워 잠자던 사람의 꿈이

순간 투명해진다. 그는 몸을 뒤척이며

관심의 악기들을 찾아 더듬기 시작한다.

거이 공중속에서.

 

 

 

기상도(氣象圖)

 

 

사월 바다가 신기루등지느러미를 달고

차갑게 반짝인다.

 

 

아무것도 요트경기의

백색현기증을 기억하지 않는다.

 

 

어슴프레한 호박 (琥珀)빛이 마을위를 비추고

온갖 음향들이 천천히 날아다닌다.

 

 

개가 짖는 소리는 정원위의

대기중에 그려진 상형문자.

 

 

정원에는 노란 과일이 나무를

바보 만들며 제멋대로 떨어진다.

 

 

 

낮잠

 

 

돌들의 성령감림절. 불꽃 튀기는 혀들...

한낮의 시간 동안, 무중력한 도시.

부글거리는 빛속의 매장, 자물쇠 채워진

영원의 탕탕 주먹소리를 익사시키는 북소리.

 

 

독수리가 잠든 자들 위로 솟구치고 또 솟구친다.

물레방아 바퀴가 천둥처럼 돌아가는 곳에서의 잠.

두눈 가린 말들의 유린.

자물쇠 채워진 영원의 탕탕 주먹질 소리.

 

 

잠든 자들이 폭군의 시계속 시계추마냥 매달려있다.

독수리가 태양의 백색물결 흐름속을 죽어서 떠내려간다.

라자로의 관속에서 처럼 시간속에서,

자물쇠 채워진 영원의 탕탕 주먹소리들의 메아리.

 

 

 

길위의 비밀

 

 

한낮의 빛이 잠자는 사람의 얼굴을 강타하였다.

그의 꿈이 더욱 생생해졌지만

그는 잠깨지 않았다.

 

 

어둠이 태양의 강렬한

참을수 없는 광선속을 남들과 더불어

걷는 사람의 얼굴을 강타하였다.

 

 

갑자기 억수처럼 어둠이 내렸다.

나는 모든 순간을 담고있는 방,

나비박물관속에 서있었다.

 

 

태양은 이전이나 다름없이 강렬하였다.

태양의 참을성 없는 붓들이 세상을 그리고 있었다.

 

 

 

선로

 

 

새벽 두시. 달빛. 렬차가 평원 한가운데 멈추어섰다.

멀리 시가지의 불빛들이

지평선우에 차갑게 반짝인다.

 

 

마치 어떤 사람이 너무 깊은 잠속으로 들어갔을 때,

자기 방으로 돌아오면서 자신이

그 꿈속에 있었던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듯.

 

 

아니면 어떤 사람이 너무 깊은 병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 사람의 생애 모두가 몇 개의 깜박이는 점들, 지평선위

작고 차가운 불씨떼가 되듯

 

 

렬차는 완전부동으로 서있다.

새벽 두시. 환한 달빛속, 별이 거이 눈에 띄지 않는다.

 

 

 

키리이*

 

 

때때로 내 삶은 어둠속에 눈을 떴다.

마치 내가 투명인간인것처럼 서있는 동안

군중들이 어떤 기적을 향하여 맹목과 불안속에

길거리를 밀고 나가는 듯한 느낌.

 

 

어린 아이가 제심장의 무거운 박동소리에

귀 기울이며 두려움속에 잠이 들듯.

천천히 천천히, 이윽고 아침이 광선을 자물쇠속으로 집어넣어

어둠의 문이 열릴 때까지.

 

 

키리이; 카톨릭에서 미사의 첫머리에서 외우는 자비송으로, 그리스어로 주여 불상히 여기소서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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