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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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카테고리 : 《하이퍼시창작론》

하이퍼시의 고리는 다선. 불연속.
2017년 06월 01일 23시 44분  조회:619  추천:0  작성자: 최룡관
하이퍼(hyper)시의 리해
 
1. 하이퍼시의 고리는 다선불연속.
 
하이퍼시란 어떤 시인가?  무의식으로 쓴 시이다. 고리는  다선. 불련속, 이것은 하이퍼시의  가장 독특한 핵심적 특성이다. 다선이란 개념을 어떻게 리해할것인가? 다선이란말그대로 여러개의 선이란 말이다. 한수의 시에서 한가지 이미지를 둘러싸고 쓰는 종적구성의 시인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차원이 다른 이미지로 구성된 횡적구성으로 된 시이다. 그런데 그 이미지들이 서로 련결되는것이 아니라 불연속적이라는것이다. 다선이란 말은 한국의 심상운시인이 하이퍼시를 론할 때 한말이다. 필자가 알건대는 서양에서다선시를 제일 처음으로 왕성하게 쓴 시인은 프랑스의 S.J 페르스이다. 전문적으로 다선으로 시를 쓰고 시집을 내고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은 생종.페르스(1960년노벨문학상수상)다.  독일의 석학 후고. 프리드리히는 당년의  다선시를  파편문체시라고 했고 , 데드넬슨은 하이퍼텍스트라고 하였고, 한국의 심상운은 하이퍼시라고 하였고, 프랑스의 질 들뢰즈와 필릭스 가타리는 다양체라고 하였다,
  이 모든 명제들이 죄다 무의식에서 발상되는것들이다.
  2011년 수웨덴의 시인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시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는데 그의 시도  하이퍼시였다. 그러고 보니 21세기 시의 시대는 하이퍼시 시대가 도래한것이 아닐가 하고 필자는 생각해본다.어떤 시가 하이퍼시인가를 알기위하여 그들의 시부터
보자.

 

생종 페르스

비의 용수(榕树)는 거리에 뿌리 내리고
때이른 호수가의 탁한 물속의 벌레들,
산호의 혼인을 향해 솟아오르고
그물로 싸우는 투우사와 같이 벌거벗은 ‘사고’

공중의 뜰에서
헝클어진 녀인의 머리카락을 빗긴다.
파도의 웨침에 주제의 절박함을 노래하라 시여,
파도의 출렁거림에 도망하는 주제를 노래하라 시여
예언하는 처녀들의 허리에 지나친 애욕

밤에 황갈색의 늪에서 부화하는 금빛의 알
오 기만이여! 이같은 꿈의 기슭에도
나의 정돈된 잠자리
그곳에서 음란한 장미는 시로 선명히 자라
바퀴되여 돌기 시작한다.

나의 비웃음인 무서운 주여, 여기에 있는것은
짐승의 고기맛에 김 뿜는 땅과 처녀수밑의 과부의 점토,
잠 못 이룬 내 사내의 발에 다져진 땅이니
포도주처럼 가까이 가 냄새를 맡을 때
그 땅은 진정 기억의 상실을 시인할것인가?

주여, 내 비웃음의 무서운 주여!
여기에 있는것은
층을 이룬 바다의 겹쳐진 부분의 높은 모래언덕의
응답과 같은, 지상에서 표현되는 꿈,
여기 이곳에 있는 땅은 모두 씁쓸한 땅
새로 태여남의 시간,
그리고
알수 없는 모음의 방문을 받는 나의 령혼.

생종페르스의 [비]를 읽노라면 무엇이 무엇인지 알수 없다. 시내용마다 거이 모두가 이질적인 이미지로 라렬되였다고 할수 있겠다.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는 련계되는것이 아니라 서로 단절되여 있고, 그런 단절들이 모여서 한수의 시를 구성하고 있는것이다. 시인은 독자에게 어떠한 통일적인 해석을 요구하는것이 아니라  의식에서의 생성의  흐름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있는것이다. 프랑스의 외교관이였지만 시에서 그가 추구한것은 어떤 윤리도, 사상도, 철학도 아니다. 그저 그의 령혼에서 생성되는 이미지들을 집합
하여 한수의 시로 만들었을뿐이다. 한국 태학당에서 출판한 생종페르스의 시집은 [이국의 녀인에게 바치는 시]라는 제목으로 되였는데 모든 시가 다 이런 하이퍼시 즉 이미지가 련결되지 않고 분리된 무의식시다.  주문처럼 흘러나오는 생소한 이미지들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진다. 그것은 상상력에 대한 자극으로써 반짝이는 이미지들이 장엄한 소리를 내면서 독자들을 아연해지게 한다.이미지들은 조밀하게 배렬되여 어느 한 이미지도 부정할수도 없다. 령혼속에서 끓고 있는 이미지들은 낯설고도 환각적이여서 이색적이고 괴상한 사물들의 움직임이며 언어들의춤이라고 할수밖에 없다.

아래에 2011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시를 한수 보기로 하자

기상도

토마스 트란스 트뢰메르

시월 바다가 신기루등지느러미를 달고
차갑게 반짝인다.

아무것도 요트경기의
백색 현기증을 기억하지 않는다

어슴프레한 호박빛이 마을위를 비추고
온갖 음향들이 천천히 날아다닌다

개가 짖는 소리는 정원위의
대기중에 그려진 상형문자다

정원에는 노란 과일이 나무를
바보 만들며 제 멋대로 떨어진다.

  [기상도] 전문이다. 기상도란 날씨를 알려주는 도해라고 해석할수 있다. 그런데 날씨를 알려준다는것이 오늘은 몇도며 바람이 몇급이며 구름이 어쩌며 하는 말은 한마디도없다. 비가 오는가 눈이 오는가 하는 말따위도 물론 없다. 기상도를 보면서 10월의 바다, 요트경기, 호박빛, 개짓는 소리, 정원의 과일나무들과 만나게 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또 너무 낯선 사물들로 변형되고 있다겠다. 10월의 바다는 신기루등지느러미로, 요트경기는 백색현기증으로, 호박빛은 음향으로 , 개짓는 소리는 상형문자로, 과일은 나무를 바보로 만드는것으로 변형되고 있다. 각련들은 하나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데 이미지들마다 어떤 련계성도 보이지 않는다. 각자는 독자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런 각자의 독존이 집합되여 한수의 시를 구성하고 있는것이 하이퍼시다.

한국의 조향의 시 [바다의 층계]도 이러하다.

바다의 층계

조향

낡은 아코오뎡은 대화를 관뒀습니다
--여보세요!
<<뽄 뽄 다리야>>
<<마주르카>>
<<디젤엔징에 피는 들국화>>
왜 그러십니까?
모래밭에서

手话机
녀인의 허벅지
낚지 까만 눈동자
비둘기와 소녀들의 랑데부우
그웅에 손을 흔드는 하얀 기폭들
나비는
기중기의
허리끝에서
푸른 바다의 층계를 헤아린다

 조향의 <<바다의 층계>>의 전문이다.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는 단절되여 있고 아무련 련계성도 없다.. 우리는 아주 괴상하고 기이한 그림앞에 서있게 된다. 여러가지 기이하고 괴상한 사물들이 모여 한수의 시를 구성하고 있다겠다. 여기서 그 어떤 사상을 추구한다는것은  불가능하다. 시인의 의식이 뛰여다니고 있다는것을 알수 있을뿐이다. 의식은 그 어떤 장애도 받지 않고 한순간에 자유자재로 번개처럼 하늘을 가를수도 있고, 산처럼 솟을수도 있고, 물처럼 흐를수도 있고, 천년만년을 거스를수도 있고, 고금중외를 빛의 속도보다도 더 빨리 날아다닐수도 있는것이다. 조향의 <<바다의 층계>>가 바로 이런 시라고 볼수 있을것 같다. 그래서 프랑스의 생종페르스의 <<비>>나, 스웨덴의 토마스트란스 트뢰메르의 <<기상도>> 와 맥을 같이 하고 있는 시라고 볼수 있겠다.
 
이제까지 프랑스, 스웨덴, 한국의 시를 례로 들었는데 중국에는 이런 시가 없는가? 있다. 원나라의 마치원의 시 <<추사>>가 바로 이런 시다.
 
추사(秋思)
마치원
 
메마른 넝쿨
앙상한 고목
황혼의 까마귀
 
쪼끄만 돌다리
흐르는 시내물
한적한 농가집
 
청태 낀 길
스산한 서풍
빼빼 여윈 말
 
석양은 서산으로 기우는데
천애지각의 나그네
애간장만 끊어지네
 
 

<<추사>>의 련마다에서 부동한 사물의 라렬로  되여있다. 1련에서는 메마른 넝쿨,앙상한 고목, 황혼의 까마귀 등 사물이 대등한 관계로 라렬되여있고 , 2련에서는 돌다리, 시내물, 농가집이 대등한 관계로 라렬되여있고, 3련에서는 길, 서풍, 말이 대등한 관계로 라렬되여있고,마지막련에서는 석양과 나그네가 라렬되여있다. 모두 열한가지 사물들이 나타나는데 어느한 사물도 다른 한 사물과 직접련계를 가지고있지 않고 어느한 사물도 다른 사물때문에 존재하고 있는것이 아니다. 각 사물들은 모두 독립성을 갖고있다. 열한가지 사물은 등장하여 농촌의 풍속화를 그리고있다.각각의 사물은 풍속화의 한구도로 되고있을뿐이다.마치 참대와 같다. 참대는 속이 빈 껍질로 된것이다. 껍질의 어느 부위나 다 중심이라고 할수 없다. 그러므로 중심이 없는 참대라고 할수 있다.하지만 참대
는 언제나 꿋꿋하게 잘 자란다. <<추사>>의 각련은 하나의 참대마디라 할수 있고  각련의 사물들은 바로 참대를 이룬 참대의 껍질이라고 할수 있다.어느것도 중심이 아니고  어느것이나 다 변두리다. 이러한 시를 우리는 하이퍼시라고 한다.  한수의 시에서 련계도 되지 않는 여러가지 사물들이 활동한다고 하겠다. 과거에 우리는 이러한것을 구성이 흩어졌소 째이지 못했소 이런 시가 어떻게 시로 되오 하면서 나무리였다. 그런데그런 비난을 받아야 할 시가 오늘은 탐구되고 있다.

김춘수시인이 <<꽃의 서시>>에서 너의 이름을 불러주니까 너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였다는것처럼 데드넬슨이 하이퍼텍스트라고 불러주자 <<비>>도, <<기상도>>도, <<바다의 층계>>도, <<추사>>도 우리에게로 와서 하이퍼시로 되였다.
마치원의 <<추사>>는 <<元代散曲集>>에 실려있는 시다. 원나라때에 이런 시가 있었다는것은 지금으로부터 700여년전 일이다.  그러니까 중국문학에서 700년전에 하이퍼시가 있었다는것으로 풀이 된다. 오늘의 하이퍼시는 중국<<추사>>보다 약 650년후에 탄생되였다고 할수 있다. 이것만이아니다. 중국의 고대로부터 당대에 이르기까지 시를 섭렵해보면 하이퍼시가 한줄기 산맥으로 이어져왔다는것을 알수 있다. 고대의 맹호연으로부터 오늘의 뻬이도나 망커에 이르기까지 하이퍼시작법을 쓰지 않은 시인들이 없으며 그것도 명시에 속하는시를 썼던것이다. 물론 파편문체요 하이퍼요 하는 이름을 달지 않았을뿐이다.필자는 부록에다 중국하이퍼시의 명시들을 편집해 놓았다.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한번 잘 읽어보기를 바란다. 그러면 하이퍼시작법이 우리의 전통이라는것이 환히 알게 될것이다.  필자가 올린것이 모두가 아니다. 그외에도 많고도 많을것이다.하이퍼시의 전통은 서구에서 찾을것이 아니라 중국고전에서부터 찾아야 할것이라는것을 시들이 말해주고있다겠다. 한마디로 말해 하이퍼시는 중국시문학의 한줄기대간 그것도 중요한 대간을 이루고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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