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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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퍼시 10대촉구 (3)하이퍼시는 사상이 아니라 언어의 기능을 촉구
2017년 10월 30일 11시 06분  조회:539  추천:3  작성자: 최룡관

 

3. 하이퍼시 사상이 아니라 언어의 기능을 촉구

 

  

언어의 기능에 대하여 처음으로 말한 사람은 스위스의 소쉬르이다소쉬르는 낱말을 시니피앙과 시니피에 두가지로 분류해 내였다시니피앙이란 기표이고 시니피에는 의미인데 이 의미는 사물을 말한다사물이 나타나야 어떤 의미를 알수 있기 때문이다기표가 사물(체언)을 지칭하지 않고 다른것(용언)을 지칭하면 의미가 확연해지는것이 아니라 몽롱해진다용언은 체언에 련결될 때라야만이 자기의 작용을 제대로 발휘할수 있는것으로서 주체로 될수 있는 언어가 아니다언어의 주체는 어느때 어디서나 체언인것이다용언은 체언을 수식하고 설명하고 받쳐주는 언어이다그로부터 언어학자들의 연구는 모두가 소쉬르의 언어기능을 론하면서 언어를 발전시켜왔다체언은 형상을 떠올리고 용언은 의미를 규명하는 언어라고 할수 있다시는 어떤 이미지로  어떤 의미를 떠올리는 작업인것이다.

언어란 우리 모두의 애인이다미인처럼 아름답고 어머니처럼 정다웁고 아버지처럼 미더웁다아기들은 언어를 먹으며 살이 오르고어린이는 언어를 먹으며 뼈마디가 자라나고청년들은 언어를 날리며 패기를 떨치고중년들은 언어를 누리며 숙성되고로인들은 언어를 쌓으며 복을 누린다언어는 인간자체이며 언어는 인간의 생명과 직결된다한 사람한테서 언어가 사라질 때 생명도 끊어지게 된다.

세계는 여러가지 언어로 구성되였는데 언어는 그 구성원들의 얼굴이 되고  구심점이 되고 얼이 된다언어는 사람들을 짐승들과 분리시켜 고급동물이 되게 하고 문명인이 되게 한 원초적인 장본인이다언어의 성장은 인간성장의 중요한 표징이기도 하다.

시는 사상이 우선이 아니라 언어의 기능으로부터 시작된다프랑수아도스는 <<몸의 핵심에는 무의식이 있다. … 무의식으로의 접근은 언어를 매개로 한다.>>(<<구조주의력사>>61) 한마디 말로서 언어의 중요성을 지적하였다.

우리 언어에는 자음과 모음이 있다입의 소리는 실로 신비하고 다채롭고 황홀하다선인들은  소리를 자음과 모음으로 표기하고자음과 모음을 갈라놓기도 하고 결합시키기도하면서 언어를 표현해냈다.  우리의 모음에는 ,,,… 등이 있고 우리의 자음에는 ,,,… 등이 있다모음은 녀성이고 자음은 남성이다그것들은 서로를 자유롭게 사랑한다그것들의 사랑행위는 다종다양하고 꺼리낌이 없다하나의 자음과 모음이 살놀이를 하기도 하고하나의 모음과 자음둘이 동시에 살놀이를 하기도 하고하나의 모음과 자음 셋이함께 살놀이를 하기도 한다둘자음 하나모음 살놀이나 셋자음 하나 모음 살놀이는 륜간에속하지만 음성의 나라자모음의 나라엔 륜간했거나 륜간당해도 법으로 제한하는것이 없다.이로부터 이런 결론이 나온다기표들은 선천적으로 자유로운 바람쟁이들이다바슐라르는영어의 <<섹스는 언제나 모음>>이라고 하지만 ( << 몽상의 시학>>.69필자가 보기엔 우리의 자모음의 섹스는 언제나 자음인것 같다영어나 꼬부랑 기표들은 받침이 없지만 우리조선어에는 받침이 있다받침들이 바로 남성의 우월성을 과시하고 있는것이라고 생각된다.받침이 들어감으로써 언어들의 함의가 완전히 철저히 달라지게 되는것이다이런것이 언어의 기능이라겠다.

또 낱말의 기능이란것이 있겠다사물들사이에는 통일성과 동일성이 없고유사성이 없어도 단어들속에는 통일성과 동일성이 존재한다는것이 언어의 기능이다이로부터 아무리이질적인 사물이라도 기표로는 서로 련계할수 있다는 결론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대상들 사이의 유사성이 아니라 언어표현의 동일성이다이처럼 사물속에는 동일성이 없지만 적어도 단어속에는 통일성과 동일성이 존재한다. >>(<< 천개의 고원>> 62.)   들뢰즈와 필릭스 가타리는 말하였으리라그들의 말은 언어의 기능에 대하여 완벽한 대답을 주고있다고하겠다.

<<대상들 사이의 유사성이 아니라 언어표현의 동일성>>으로하여 언어와 현실사물은 완전히 별개의 개념이 된다언어는 언제나 탈사물화된다언어는 현실사물의 영상을 떠올릴뿐이지 현실사물과는 다른것이다태양하면 우리는 태양의 이미지를 생각하게 된다어느누구나 이미의 장소에서 이미의 시간에 태양이 떴다고 말할수 있다거나 나의 손바닥에 태양이 있다고 말할수 있는것은 태양이라는 언어가 이미지로 표현되고 전달되기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나무와 >> 있다면 나무와 돌이 직접적으로 어울린다고 할수 없다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나무와 돌은 하나로 되는것이 아니라 각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성질의다른 사물들이다하지만 <<나무>>라는 언어와 <<>>이라는 단어는 직접적으로 어울릴수있다. <<돌나무>>하면 우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것을 리해하게 된다나무와 돌의 합성어라고현실적인 사물로는 아니 어울리지만 기표적으로 문자적으로는 매우  어울린다.

나무나 돌이라는 낱말에 나무나 돌의 속성이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된다.  다시 <<>>자의 어울림  례를 들어보자. <<돌하늘>>, <<돌바다>>, <<돌토끼>>, <<돌나비>>, <<돌씨름>>, <<돌난초>>… 한마디로 말하면 세상의 모든 단어가  돌과 직접 어울릴수 있다는것이다돌자만 그런가다른 모든 글자들도  그렇다.

우의 례들을 다시 한번 연장시켜보자 <<돌하늘은  발바닥밑에서 할딱거린다>>, <<돌바다는 곧추 일어나서 구름과 손을 잡는다>>, <<돌토끼는 앞다리로 달을 잡고 뒤다리로 해를 찬다>>, <<돌나비는 강물속으로 날아가 한마리 잉어로 된다.>>, <<돌씨름이 검은 구름장들을 날린다.>>, <<돌난초의 부채질에 꽃들이 피여나고 새들이 날아난다>>. 이런 례문들은<<어떤 불연속적인 말에 단순히 의존하기만 해도 모든 고유한 초자연들의 길이 열리게>> (<<구조주의의 력사>> 46테렌스호옥스.)되는것을 보여주고 있다이런 례문들을 통하여 우리는 <<>>이라는 기표가  하나의 기표의 의미에 고착되지 않고 다른 기표들과의 관계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생성시킨다는것을 알수 있다이런 기표들은 순수한 언어들의 흐름을이루어간다우리는 언어의 신비함을 맛보게 되는것이다이것은 언어가 자신의 고유한 기능이 있기때문이다.

 낱말들의 결합은 인과작용이나 어떤 종속적인 결합을 하는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결합이다.  낱말들은 모두 평등하며 어느것이 우위이고 어느것이 하위라는 구별이 없다낱말들은 자체로 꿈을 꾸면서 새로운 세상을 우리들에게 보여주게 된다그래서 낱말들의 꿈은 끝이 없이 무한하다고 할수 있겠다.

시는 초자연적인 길을 열어야 하는데 그것은 심상에 의하여 창작하여야 한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우에 <<>> 가지고  련계한 문자의 배렬이 초자연적인 길이  아니겠는가?언어가 바뀌고 언어의 흐름이 일상적인 사유의 밖에서 생성되는 글이 바로 초자연적인 길을열어가는것이 아니겠는가?

중국 당나라때 <<당사주대전>>이란 책이 있었다언어가 동일성을 발휘한 훌륭한 례문이 있다. <<말이 은사슴이 되다(马变白鹿)양이 공작새가 되다(羊变孔雀)원숭이가 붉은 비둘기되다(猴变赤鸠)닭이 붉은 참새가 되다(鸡变朱雀)개가 청학으로 되다(狗变青鹤)돼지가 앵무새로 되다(猪变鹦鹉)>>(103-108)위의 여섯가지  례문들은언어는 언어자체의 기능에 의하여 결합되고생성된 이미지는  원사물과는 관계가 없다는증거를 공급하고 있다고 하겠고사물에는 통일성이나 동일성이 없어도 언어에는 통일성과동일성이 있기에 자유롭게 결합된다는 본보기를 보여주었다고 하겠다언어기능의 달인이되면 시를 심오하게 쓰게 된다심오하지 않는 시는 시시한 감을 면하기 어려울것이다.

신세훈시집 <<남이다 하고난 질문>> 이런 시가 있다.

 

말귀도 날아와 산이 된다

산이 되여 사람을 부른다

두귀가 사람을 부른다

镇安가을에

마이산이 안경너머 보인다

(새끼야너도 보고싶잖아)

 

마이ㅡ마이(MY)

마이ㅡ马耳

마이ㅡ麻衣

麻衣ㅡ마의 태자

말귀를 알아듣는다

두말귀는 알아듣고 하늘에다 쫑긋댄다

보름달이 우리의 눈알이란걸

조선말은 이미 보아알고있다.

말의 눈알이 보름달이란걸

산귀의 두눈알이란걸

(새끼야너도 알고있니?)

            <<말귀>>전문

 

우리 언어는 동음의의어가 많다여기서 나오는 <<>>도 그렇고 <<>>도 그렇다시인은 동음의의어의 함의를 파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면서 정채로운 시를 쓰고있다언어를 갈고 닦음이 경의롭다. 1련에서 나오는 말귀가 말의 귀인(马耳)지 아니면 언어의 말구(言句)인지 아니면 말의 귀신(马鬼)인지 분별이 애매하면서도 아름답다어찌했든 말자와 귀자의 합성어인것만은 사실이다언어의 자유로운 결합의 표현이라겠다이런 말귀가 날아와 산이 되여 사람을 부른단다말귀와 산이 어울린다일상적으로 말하면 어울릴수 없는 항렬에 속하지만 자연스럽게 어울리는것은 언어의 자률성이다언어란 어떤 소리와 어떤 소리가 어울려야 하고 어떤 소리와 어떤 소리는 어울리지 못한다는 법이 없다그래서 말귀가 날아와 산이 될뿐만 아니라 사람을 부를수 있는것이다.

 

마이ㅡ마이(MY)

마이ㅡ麻衣

麻衣ㅡ마의 태자

말귀를 알아듣는다

두말귀는 알아듣고 하늘에다 쫑긋댄다

 

여기서도 마이의 여러가지 의미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말귀를 알아듣는다>>는것은 말하는것을 알아듣는다는 의미이고 <<두말귀>>는 말의 귀 두개라는 의미라겠다말귀의 앞에서 접두사이며 수량을 나타내는 <<>>자의 작용으로 의미가 완전히 다르게 인지되고새로운 언어의 코드가 생겨나서 새로운 의미를 표현하게끔 조합되였다

 

보름달이 우리의 눈알이란걸

조선말은 이미 보아알고있다.

말의 눈알이 보름달이란걸

산귀의 두눈알이란걸

(새끼야너도 알고있니?)

 

시인은 보름달이 우리의 눈알이라고 하는가 하면 말의 눈알을 또 보름달이라고 한다시인의 말대로 하면 사람의 눈알이나 말의 눈알이나 다 보름달이 되고그것은 또 산의 귀나 산귀신의 눈알이 된다고 한다이런 언어의 흐름을 고유한 자연의 길을 여는 불연속적인 말이며변형의 표현으로서 한사물이 그와 성질이 다른 사물로 되기인기이한 이미지 생성이며 리좀의 생성이다하지만 언어의 자률성에 의한 문자의 표기라는것을 우선으로 보아야 하지 않을가.<<(새끼야너도 알고있니?)>>ㅋㅋㅋ신세훈시인의 이러한 언어탐구는 무의식에 의한 탐구라고 할수 있을뿐 다른 말로 정의할수 없다신세훈시인이 쓴 언어는 보통사용법에서가 아니라 새로운 사용법으로 씌여졌다우리는 그런 언어를 시적언어라고 하고 미적언어라고 한다.

 시적언어는 코무니케이션(소통의미전달)을 위해서 사용하는것이 아니고언어표현행위를 추구하는 언어이며언어행위 그자체를 보여주기 위하여 사용되는 언어이다그래서 시인은 언어의 창조자가 되는것이다.

시적언어들은 다른 언어와의 관계속에서 언제나 일탈을 꿈꾼다말이 많다말이 뛴다한말이다에서처럼 말이라는 언어가 어떤 언어와 관계를 맺는가에 의해서 의미가 달라지게 된다한말이다에서는 또 뛰여쓰기에 의하여 달라지기도 한다. <<>>자와 <<>>자를 붙여쓰면 수량을 나타내지만 <<>>자와 말자를 띄여쓰면 한 말(), 이미 발설한 말이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쌀같은것을 대는 수량을 나타내는 한말(一斗)이기도 하다.

문학에서는 사물세계가 단어를 창조하는것이 아니라 단어들이 사물세계를 창조하게 된다시의 경우에 사물들의 단어가 련속나올 때도 있는데 그것은 사물세계를 창조하는 모습이 되겠다.

 새가 긴다/강이 뛴다말이 난다/나무가 걷는다돌이 눈 뜬다/신이 발을 물고 간다 보는 바와 같이 아래위의 언어들이 아무런 련계성이 없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 나타났다가는 사라지고를 련속부절하게 이으면서 무한대로 이어갈수도 있다례문에서 나오는 <<>>,<<>>,<<>>, <<나무>>, <<>>, <<>>들은 모두 배타성을 띤 각성바지 사물들의 현현이라고 할수 있지만 언어적으로는 아무런 무리가 없이 련계되는 말이다이러한것에 대하여 데리다는 간단하게 정통을 찔렀다.

 이렇게 해서 모든 주어진 문맥과의 관계를 끊을수 있으며전적으로 제한이 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맥을 무한대로 만들어낼수 있다.(<<하이퍼텍스트3.0>>.82우의 례문의 여섯가지가 바로 <<모든 주어진 문맥과의 관계>>를 서로 끊은것이며,  제한이 없는 방식으로 새로운 문맥>>을 늘여가고 있다고 하겠다상하좌우의 관계를 끊으라 새로운 문맥을 가져다붙이라는것이 바로 무의식의 발상이다. 이렇게 시를 짓는것이 바로 하이퍼시다.

짜집기가 아닌가짜집기를 못한다는 법은 없지 않는가짜집기란 문학에서 성질이 완전히 다른 사물이 한곳에 모일수 없다는 말이 되겠다정말 그런가사실 소설은 이야기 짜집기를 하고극은 장면의 짜집기를 하고수필은 감정의 짜집기를 하고시는 언어의 짜집기를 하게   예술이라는 경지에 도착되는것이 아닐가.

문학의 짜집기는 하늘에서 떨어진것과 땅에서 솟아난 자연사물의 관계에  기초를 두고있는것이다지구는 짜집기로 형성된것이라겠다공기호랑이도마뱀모기수초사람이러한 사물들이 모인 곳을 우리는 지구라 한다사람의 얼굴도 짜집기로 이루어지였다이빨머리  같지 않는 사물들이 모여서 이루어진것이니 짜집기가아니겠는가자연과 인간을 말하였는데 이번에는 인간문화인 집을 보기로 하자집은 벽돌,모래세멘트나무  완전히 다른 사물들이 모여서 건설된것이다그러니 짜집기가 아니라고 할수 없다필자의 소견에는 모든 사물은 짜집기로 되여있으며 우리는 짜집기속에서짜집기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

문제는 사물들의 관계를 어떻게 리해하는가에 있다강은 산과 들과  련계되고 하늘과 별과 련계되고 새와 노루와 련계되고 수초와 돌과 지렁이와 뱀과… 련계되지 않는것이 없다.세상의 모든 사물은 어떻게 다르든 간에  이렇게 련계되고 조화를 이룬다하물며 문자는이런 사물들의 련계보다 훨신  자유로운 결합의 기능이 있고 자률성이 있음에랴.

문학의 정부는 허구이고 문학의 정치는  상상(想象)이다.  문학은 이런 정부와 정치를 떠나서는 살수 없게 되리라짜집기를 못한다거나 짜집기가 틀린다는 말은 뒤를 돌아본 어제날의 이야기이지 미래를 향한 오늘날의 이야기는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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