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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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수필 나무-악기-형식(외5편)
2008년 11월 21일 18시 02분  조회:1064  추천:25  작성자: 최룡관



나무-악기-형식


  나무를 깎거나 변져서 악기를 만든다고 하자. 나무를 주요한 재료로 삼아 만든 악기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발풍금, 양금 , 피아노, 바이올린, 앵앵이...이런 악기들의 주요한 재료는 나무이지만 만드는 방법에 따라서 같지 않는 악기가 생성된다. 방법이란 곧 형식이다. 형식이 다름에 따라 부동한 악기가 탄생한다. 발풍금은 발풍금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양금은 양금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바이올린은 바이올린을 만드는 방법이 있고 앵앵이는 앵앵이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나무로 악기를 만드는 형식이 주요한것처럼 시도 시를 만드는 형식이 주요하다.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나무가 부동한 악기로 태여나듯이.

   시도 부동한 형식에 따라 부동한 시가 나오게 된다. 형식은 어떤 악기를 낳는 모체이듯이 형식은 어떤 시를 낳는 모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형식이 아니면 새로운 시가 탄생할수 없다. 그러므로 시는 내용보다 형식이 중요하다. 시는 내용에 의하여 좋고 나쁨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형식에 의하여 좋고 나쁨이 결정된다. 형식결정론 이는 시의 생명이라고 하겠다.


암탉-달걀-병아리


암탉이 병아리를 생산하려면 석주가량 달걀을 품고 있어야 한다. 암탉의 품속에서 달걀은 하나의 고체덩어리로부터 빽빽거리는 생명체로 움직이는 동물로 태여난다. 시인을 암탉이라고 한다면 언어는 달걀이고 병아리는 시어이다. 시의 언어는 병아리처럼 숨을 쉬고 빽빽거리는 살아있는 사물이다. 왜 이렇게 말하는가? 일반 언어와 시어는 달걀과 병아리처럼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 언어는 전통적이고 습관적이고 고정적으로 쓰이지만 시언어는 은유적이고 상징적이고 새로운 의미를 가진다. 전통, 습관 , 고정은 언어의 외연이고 은유, 상징, 새의미는 언어의 내연이다. 시의 언어는 일상성을 떠나서 쓰일 때만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된다. 새로운 의미가 없는 시언어는 죽은 언어이다. 암탉이 달걀을 품는것은 병아리를 만들어 후대를 잇게 함이고 시인이 언어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는것은  언어가 병아리처럼 빽빽거리게 하기 위함이다. 언어가 빽빽거리지 않으면 시가 아니 된다.


쌀-밥-술


   쌀은 밥과 술을 만드는 일상적인 재료이다. 쌀에 물을 맞춤하게 주어 삶으면 밥이 되고 쌀을 누룩으로 고아서 물을 빼내면 술이 된다. 글을 쓰는것도 이와 마찬가지 결과를 빚어내게 된다. 그래서 옛날의 문인들은  밥은 소설이고 술은 시다 고 했으리라. 밥과 쌀, 술은 성질이 완연히 다른 사물이다. 밥은 쌀에서 왔지만 쌀이 아니다. 술도 쌀에서 왔지만 쌀이 아니다. 쌀과 밥은 색깔과 모양에는 비슷한 점이 있지만 쌀과 술은 모양에서도 비슷한 점이라곤 없고 광의적인 의미로 말하여도 쌀은 고체인반면에 술은 액체이다. 쌀과 술, 고체와 액체의 차이가 시의 소재와 시와의 차이이다. 시인은 쌀로 밥을 만드는 사람인 것이 아니라 술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 술은 물같지만 먹으면 취한다. 취하면 뻥뻥해지고 기분이 난다.


물- 돌-이미지


   물은 흐르는 움직이는 액체상태의 사물이고 돌은 일정한 모양이 다치지 않으면 파괴되지 않는 고체상태의 사물이다. 물과 돌은 이 지구덩어리우에서 함께 사는 사물이지만 그것들의 성질, 색깔, 모양, 동작...여러가지 방면에서 비슷한 점이라고는 없는 성질이 완전히 다른 사물이며 표현형태가 완전히 다른 사물이다. 시인은 상상에 기대여 이런 이질적인 사물들은 서로 전환하며 둔갑한다. 이런 마술적인 상상으로 시에서는 물이 돌로 되고 돌이 물로 되는 현상(现象)을 야기시되는데 이런 현상을 시에서는 이미지라고 한다.

   이미지는 시적인 현실이지 생활의 현실이 아니다. 이미지는 순수한 정신적창조물이지 현질생활에 존재하는 실존적인 사물이 아니다.


추억.1


   그 누군들 어릴 때 자란 고향에 가고싶지 않으랴. 언제나 목마르게 보고픈것이 동년을 보낸 고향이리라. 하지만 나는 가고싶어도 못가고 있다. 그냥 그리움에 겨워서 살고있다. 내고향은 화룡시 덕화향 로과촌 감장골이라는 곳이다. 리욱시인이 연변에 와서 첨으로 자리잡았던 곳으로서 연변문학사에서 빠뜨릴수 없는 고장이다. 연길에서도 먼 고장이긴 하지만 나는 그 골어구지를 지나면서도 감히 들어가 볼 엄두를 내지 못한다. 한번만 들어갔다오면 내가 간직하고 있는 고향이, 아름다운 추억들이 말끔히 지워지는것이 두려워서 들어가지 못한다.

   10여채의 초가집들이 오롯이 들어앉아있던 고장, 앞내가에는 돌쫑개를 잡느라고 배짤을 놓던 배짤터가 있었고 , 마을앞에는 돼지 오줌개를 뿔궈서 뽈을 차던 널직한 신작로가 있고 우리 윗집에는 석마칸이 있고... 뒤에는 나리꽃과 도라지 꽃이 만발하는 산이 있다. 학교로 가고 올 때의 수레길이 어느 곳에서 내물을 건너고, 어느 곳에서 나비가 놀고, 어느 곳에서 물새들이 우지짓는가 하는것들이 눈앞에 삼삼하다. 그리고 오봉이,생죽이,하택이 , 춘자...그들과 함께 보낸 동년시절이 두터운 그림책으로 나의 골속에 있다. 나는 이따금 그림책을 한 장한장 넘기며 아름다운 추억을 한다. 그런데 이제 그 사랑스러운 고장이 이깔밭이 되었다니 어찌 다녀올수 있으랴. 단 한번만이라도 다녀오면 나의 아름다운 그림책의 그림은 다지워지고 한 장의 백지로 남을것이다. 그래서 나는 고향으로 가고싶어도 가지 못한다. 영원히 동년의 고향을 간직하고 싶어서.


추억.2


  나의 어린시절, 봄이면 어디서 오는지 미친개가 우리 마을에 나타나군하였다. 꼬리를 누른히 드리우고 눈알이 빨간 미친개. 미친개만 나타나면 동네사람들은 몽둥이를 들고 쫓아다니였고 애들은 집안에 달려들어가 문을 꽁꽁 닫아걸었다. 왜냐하면 미친개에게 물리면 사람도 미치게 되고, 개들도 물리면 미친개가 되는것이다. 누구네 개가 미친개한테 물리면 인차 잡아먹었다. 지금도 동네사람들이 미친개를 쫓아다니던 일이 눈앞에 선히 떠오른다. 온 동네를 부산하게 만들던 미친개. 남을 물려다가 자기의 죽음으로 끝장을 보는것이 미친개다. 미친개의 끝장은 죽음이기도 하고 마을의 안녕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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