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카테고리 : 나의 문학관과 창작의 길
고성
신강에 누런 벽체가 둘러선 고성이 있다
바람이 옛벽에 부딧쳐 거문고를 울리고
채색기발들이 성벽우에서 펄럭인다
내 황제가 되여 호령하나니
병장기숲이 하늘을 찌르고
기생들이 쪼르르 줄지어 나온다
내 백성이 되여 엎디나니
우박이 머리우에서 쏟아지고
뼈가 얼어서 무릎을 펼수 없다
죽은 넋들이 나를 끌어다 성밖에 던진다
나는 순간에 천년을 넘어선다
10.22.
룡문의 석가모니
자애로움이 별비로 쏟아지고
인자함이 무지개로 선다
나는 포장을 훌훌 벗어버리고
그 별비를 한알 먹고 무지개를 몸에 두른다
청절한 알몸으로 팔을 추겨드나니
한송이 하얀 구름되여 바람 타고
가없는 하늘을 청정하게 닦는다
비는 그냥 내리고 눈은 그냥 온다
10.22.
막고굴 천녀맛
막고굴천녀들 하늘에서 날아내리고 있었어 내가 찬히 보노라니 한 천녀가 꽃뱀이 드라
어디로 가니
황제한테로
뭘하러 가니
황제의 룡포가 되려구요
나는 휘파람 불었어
꽃뱀이 스르르 나한테로 내려왔어
나는 슬그머니 호주머니에 넣었어
그날 밤에 불을 피우고 가만히 꽃뱀을 구워먹었어 고기가 기름지고 쫄깃쫄깃하고 참 달달하데
10.23.새벽에
밀짚모자
하느님이 밀짚을 가려놓은것이 산이 됐다나
밀짚산에 밀짚으로 조각한 불상들이 념불을 외우고있다 두런거리는 념불소리가 안개속에서 몽롱하다 념불소리를 따서 코트를 지어 입으니 몸이 따스해났다 비가 온다 대웅전 석가모니가 밀짚모자를 씌워준다 비방울이 나를 피해서 날아내린다
10.23
벌집
운강의 닫집은 벌집이다 사람들은 거기 이르면 한 마리 벌이 되여 벌집을 드나든다. 벌집속에는 천년묵은 꿀이 있는데 꿀을 먹고 벌집을 나서면 벌은 다시 사람이 된다.
10.23.
현장
서안의 한 광장에 까만 현장이 서있다 작달막한 키에 기다란 지팽이다 그의 지팽이끝에서 불꽃이 떨어진다 사람들은 그 불꽃을 주어다 화로에 놓고 불을 쪼인다 나도 집한채를 짓고 불꽃화로를 만든다 나의 집으로 거미며 범이며 나무며 물이며 새며 벌레들이 솔솔 들어온다 청신한 바람 구수한 수초냄새가 향기롭다 현장은 오늘도 지팽이로 불꽃을 나른다
10.23
어느 이른 아침
누가 하늘에다 먹물을 가득 토했다
아빠트가 우멍눈을 가득 뜨고 쏘아본다
택시 한 대가 길을 핥으며 기여온다
무섭다
TV에서 주식이 폭락했다고 아우성이다
굴뚝이 하얀 다리를 하늘에 놓는다
고요한 함성에 무엇이 폭발할듯
내 옷이 칩다
해야 솟아라
10.23.
고르라크
고르라크 그대는 전설이네
살아서 천년 죽어서 천년 쓰러져 천년 썩으며 천년 산다는 전설이여
고르라크 그대는 좌상이네
당신은 5000살이고 또 당신은 10000살이라죠 지구에 사는 동식물의 좌상이여
고르라크 그대는 절세의 가인
잎으로 지은 노란 드레스자락을 동그랗게 펼치고 서있는 절세의 가인이여
그대 배속에는 만년의 비와 바람과 눈이 쌓이여 있고 그대들속에서 삼황오제가 장기를 두고 화약의 작방이 돌아가고 공자맹자가 세미나를 열고 굴원은 시를 쓰고 있노라
사막은 그대의 규방
낮이면 해와 포옹을 하고 밤이면 달과 키스를 하며 두남편을 섬기는 서러운 미인이여
10.24.
기이한 산
수천수만대의 영화기가 모여서 이룬산 헤아릴수도 없이 많은 영화필림 풀어내며 오늘도 영화를 돌리고 있네 광활한 고비사막은 영사막 고금중외의 모든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네 나는 영사막에 들어가 말방울소리 들으며 비단의 길을 읽어본다
10.24.
진시황릉 석류
진시황릉은 말그대로 산이다 산에 석류가 여물어가고 있다 배가 뽈록한 석류들은 무엇인가 낳을것 같지만 아직 양수가 흐르지 않는다 해살 한알을 렌즈로 만들어 꼭 다문자궁속으로 들여보낸다 석류알속의 화면이 흘러나온다
첫알의 화면
맹강녀의 울음소리에 800리 장성이 와르르문어진다
둘째알의 화면
사마천이 거세를 당하는 아우성이 하늘을 드렁드렁 울린다
셋째알의 화면
조비연이 호수속의 무대에서 제비처럼 날렵하게 춤을 추는데 당현종의 사타구니에서 여섯시를 알린는 종소리 울린다
넷째알의 화면
모택동이 천안문성루에서 백만홍위병 대오를 사열하면서 손을 흔든다
나는 손칼로 석류를 가르고 새빨간 알들을 씹어먹는다 24사가 내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맹강녀 -진나라때 장성을 쌓으러간 남편이 소식이 없어 찾아떠났다. 그녀를 맞은것은 저승객이 된 남편이였다.그녀가 통곡하자 800리 장성이 무너졌다고 한다.
사마천 -불후의 명작 사기를 쓴 작자
조비연 -중국고대 황궁의 걸출한 무용가
당현종 - 당나라의 황제
10.24.
화염산
버얼건 주름치마 입은 녀인머리에 불 불이 달린다 녀인은 불을 죽이려고 오줌을 싼다 오줌은 땅만 아츠랗게 파내리고 불은 끄지 못한다 새들이 넘으려다 몸에 불이 달릴가 돌아선다 불속에서 손오공이 금고봉 휘두르며 퐁퐁 뛰여다니고 저팔계가 양통구이를 하고있다 구수한 양고기냄새가 나를 끌어다 불길속에 처박는다 옷에 불이 달려도 따갑지 않다 나는 저팔계와 함께 구운 양고기 뜯어먹으며 손오공의 72변술 구경한다 벌건 주름치마 입은 녀인머리의 불은 땅거미가 내려와 먹어버린다
10.25.
투루판에 있는 색이 붉은 민둥산
노을
노을물결이 설레인다 물고기들 무리 지어 날아다니고 통통배들 뭍으로 돌아오고있다 어느 배에 님 앉아있을가 하염없이 바라본다 해가 멍석말듯 노을물을 말아서 꽁무니에 찬다 물고기도 배도 님도 나도 노을물에 휘말려 해의 꽁무니가 된다 나는 여보 하고 부르지만 님은 내 소리 듣지 못한다 나와 님사이가 유리 한장 사이 같은데 님이 듣지 못하니 ...
10.25.
연
하얀 연을 날립니다
하늘이 하얀 해오라기를 품에 안습니다
해오라기는 하늘품에서 날개를 펼치고 눈을 대록거립니다 기다란 룡이 하늘에서 몸을 꿈틀거립니다 하늘도 룡과 함께 몸을 꿈틀댑니다 나는 퉁소를 붑니다 나의 퉁소소리에 수리개와 룡이 나란히 날기도 하고 서로 쫓고 쫓기기도 하면서 푸른 하늘을 히롱합니다 나는 퉁소를 입술에서 뗐습니다 수리개와 룡이 하얀 풍선이 됩니다 뿡 깨여집니다. 함박눈이 펄펄 내립니다
11.1.
지휘봉
악대의 지휘봉 한끝이 휙휙 휘파람을 불자 번게 우레 폭풍 파도... 성칼진것들이 몸을 흔들어댄다 지휘봉이 바르르 몸을 떨자 일망무제한 초원이 내 발밑에서 빠져 달아나고 자잘한 꽃들이 풀속에서 한들거린다 지휘봉이 슬슬 하늘을 휘감아 돌리자 내 마음의 감동이 산악처럼 일어서다가 와르르 무너져 내린다 지휘봉이 동작을 멈추었건만 감동의 물결은 내 몸에서 그냥 찰랑거린다
11.1.
핸드폰과 손가락
손가락이 수자를 꽁꽁 누르면
천리밖의 그 입술이 귀에 와 속삭이고
그와 마주 앉아 이야기도 나눈다
만리밖 손가락도 나의 수자를 누르면
나도 그의 귀에 입술을 대고 속삭이고
그의 앞에 가 앉아서 이야기도 나눈다
지금은 수자가 사람을 나르는 세월
인간은 수자의 놀이감
이제 또 무엇의 놀이감 될건가
추위는 점점 더 매짜진다
11.3-28
도서관 일별
주루루 줄을 선 보살들
앉아도 있고 서도 있고 누워도 있다
다리 떨어진 보살, 팔이 떨어진 보살, 머리 떨어진 보살... 배는 모두 뚱뚱 저마다 웃음 먹음었네
욱실거리는 신들
천신, 지신, 강신, 바다신, 우뢰신, 소나기신. 나무신, 꽃신, 짐승신, 곤충신, 엄마신, 아빠신......신들도 보살처럼 온전한건 하나도 없었네
야밤이면 보살과 신들의 전쟁
주먹치기, 발차기, 몽둥이질, 활쏘기, 보총쏘기, 중기쏘기, 대포쏘기, 미사일쏘기 .....
11.8.
나의 안경
자전거에 나를 싣고
한쌍 전지불로 길을 밝히며
글나라 명승을 돌아본다
동물귀신 사람귀신 나무귀신 풀귀신 곤충귀신들...... 산놀이 물놀이 뽈놀이 차놀이 살놀이 ......
가슴에 하얀 뿌리가 그물처럼 내린다 싹이 트고 잎이 패면서 나도 푸른 귀신이 된다
11.8.-14.
야밤경상
시계바늘이 12자에 모이고있다
연길시는 검은 보자기에 싸여있다
귀신 눈알들 신의 눈알들이
보자기속에서 란무한다 반짝인다
역을 지나는 기차의 아우성
보자기속에서 몸부림친다
동산의 거인이 발을 벋디디고
검은 보자기를 끌어당기고
똑딱이는 시계들이 날카로운 주둥이로
보자기를 쪼아먹고 있다
나는 지구의 축에 기름을 바르지만
빛의 발걸음 흩어지지 않는다
11.24.
창문
벽체속에 총총한 우멍눈
우멍눈속에 당신과 나의 꿈밭이 있지
뜨락의 오이가 두룽두룽 달리면
병아리 오리 강아지 노래 처마에 주렁지지
날마다 산도 그리도 구름도 그리고 해와 달 별도 그리지만 시간사장님한테 다 바치고 한장도 남기지 못하니 멍청한 화가이지
난초꽃도 피였다 지고 제비도 날아가 한산한 창문 나는 오늘도 늘어나는 주름살에 푸른 씨앗을 심어본다 그리운 난초꽃이 다시 피기를 바라 사랑스런 제비가 다시 날아오기를 바라
08.11.248.
S가 사전속으로 .1
어허 광활한 전야여 운동장이여 창조의 노력으로 주렁진 포도원이여 세월의 폭풍이 잠든 온돌방이여 인류의 기적이 진렬된 전람관이여
S가 너의 문을 연다 강물이 저 멀리에서 출렁이며 흘러오고 산들이 우뚝우뚝 솟아있고 벌판이 뉘연히 누워서 숨을 쉬고있다
꽃들이 피여나는 숲엔 해살이 따사롭고 새들의 노래 구성지여라 귀신들의 노니는 동굴속에는 피에 주린 뼈다귀들이 어지러이 널리여 있어라
저 금빛무리는 무엇인가 저 은빛무리는 무엇인가 저 풀빛무리는 무엇인가 저 커피색무리는 무엇인가 아아 알수도 없는 무리들의 란무여
천년이 숨쉬고 만년이 걸어다니고 억년이 뛰여다니는 제우스여 석가모니여 꽃뱀이여 히드라여
독주 한잔을 마시고 S는 뻐드러진다 네각을 쭈욱 펴고 드렁드렁 코를 구른다 문밖으로 S를 들어내갈 사람은 누구인가
오오 사랑스러운 시간의 요정이여
11.30.
S가 사전속으로 .2
망망한 바다여 높뛰는 숨결이여 갈매기들의 노래여 뜨는 연이여 S는 노를 저어 바다에 들어가 그물치기를 한다. 바다의 심연속에서 하얀 호박 빨간 호박 파란 호박들이 나온다. 가오리도 상어도 고래도 꼬리를 푸덕이며 걸려나온다.
파도는 요람같은 배를 쓰다듬어주고 하늘은 진주를 가득 널어놓은다. 밤을 밝히는 등불들이 모여 서광을 맞으며 수평선에 붉은 태양을 안아올린다. 태양은 금빛그물을 늘이여 파도를 낚는다. 바람이 그물을 거두며 S까지 휘말아 둘러메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12.1.
빤질빤질한 달이 뜬 밤에
빤질빤질한 쪼각달이 뜬 밤에
쪼각달 모자를 달고
쪼각달 견장을 쓰고
쪼각달 수갑을 신고
쪼각달 신을 끼였다
칠성별이 된 나는 홍모처럼 가벼워지였다
걸음이 쭝쭝 나갔다
뫼를 지나 하늘로 쭝쭝 걸어올라갔다
구중천에 이르자 달눈이 휘둥그래졌다
너 어디서 왔지 세짜골에서 세짜골이란게 어디니 지구에 있죠 응 지구애냐 그래요 왜 내같은걸 일곱개나 달았니 달면 안되나요 땅에서 리귀가 리규질 했다더니 너도 그따위구나 얘들아 이리와 이자식 가짜 달을 다 뜯어
삽시에 별들이 우루루 모여들어 나의 칠성을 죄다 뜯어갔다
앗-나는 고함을 질렀다 내 몸이 구중천에서 휘돌다가 곧추 떨어지였다 퉁 땅이 나를 받았다
아유 이게 어디냐
12.3.
김치
새콤 달콤 싸한 맛을 뿜는 김치는
천년바람의 잠을 깨운다
천년해살의 꿈을 뿜는다
천년달빛의 잠을 깨운다
천년비의 꿈을 뿌린다
국화의 꽃잎의 정
무지개의 빛이
까치의 울음
낚지의 향기
시조의 멋까지
김치하늘이 파아랗고
김치땅에 기름이 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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