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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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의 테두리와 시인의 상상
2009년 02월 23일 09시 18분  조회:1162  추천:20  작성자: 최룡관

의미의 테두리와 시의 상상력

최흔

시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가야하는가? 기성의미의 테두리안에 있을것인가? 기성의미의 테두리밖에서 자유로의 날아다녀야 하는가.

2009년 <연변문학> 첫기에 나온 시들을 보고 이런생각이 떠오른다. 지영호, 김춘희, 김선희, 백진숙 등 시인들의 시가 이 문제를 생각하게 한다.

시란 일상적인 사유의 울타리를 짓부시고 새로운 사유를 부여하는것으로써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것을 꾀하는 일이라겠다. 이들의 시가 남다른 이미지 창출을 하면서도 울타리 안에서 그냥 놀고있다는 감이 들어 서운한 감이 없지 않다. 착중해서 지영호시 두수를 보기로 하자. 영호시인은 <고독>과 <비방>이라는 두수를 올리고있다. 고독의 전문은 이러하다.

내가 고독의 노예로 되던날

리성을 잃은 고독은

밤새도록 나를 벗겨놓고

처참하게 유린했다

내가 고독의 주인이 되던날

나의 보잘것 없은 필 한자루는

고독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비수로 되었고

내가 쓰는 나름대로의 시는

고독을 지배하는 주문이 되었다

시는 고독의 노예로 될 때와 고독의 주인이 될 때의 두가지 경우를 가지고 이미지를 추출하고있다. 시인은 1련에서 고독의 아픔을 쓰고 2련에서는 고독의 즐거움을 쓰고 있으면 전반을 통하여 고독이 인간에게 주는 존재가치를 나름대로 설파하고있다. <밤새도록 나를 벗겨놓고/처참하게 유린했다>는 고독의 혹독성을 말하는 이미지로써 비교적표현이 괜찮다고 할수있겠다. 고독의 주인행세를 하던날은 필이 비수로 변형되면서 시의 문을 열어주고 그비수로 쓴 시는 <고독을 지배하는 주문이 되었다>고 한다. 고독의 성과를 말하는 이것도 시적으로 비교적 잘된 표현에 넣어도 되리라. 고독의 아픔과 고독의 환희를 노래한 이 시는 우리에게 일정한 계시를 준다, 즉 고독은 고통스럽지만 고독에 시달리면 새로운 시가 탄생한다고. 여기서 말하는 시라는 의미는 여러 가지를 내포하고 있다겠다. 말 그대로를 풀이하면 시는 일종 고독속에서 령혼의 몸부림으로 씌여진다는것으로 이야기하기도 하고, 시란 새로운 사물이나 새로운 생명체라고도 할수 있는데 이런 새로운 사물이나 생명체는 미상불 고진감래의 길을 걷는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그런데 이 시에는 아래와 같은 부족점을 안고있는같다.

첫째: 시를 고독의 반면과 정면 두가지로 해석하고 있는데 이런 수법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써먹은 수법으로써 노래의 절가처럼 고독자체의 깊이를 파는되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것이다.

둘째: <리성을 잃은 고독>이라는 시구와 <처참하게 유린했다>는 시구는 시적표현으로 되기를 거부하는 감이 든다. 모든 언어가 추상적언어로 조합된것이여서 시적으로 되기에는 좀 부족한것 같다. 시구는 될수록이면 형상성을 잃지 말아야 하는데 이런 시구들은 추상에서 추상으로 가고있어서 독자의 머리에 아무런 형상도 떠올리지 못하고있다.

지영호시인의 시 <비방>을 더 보자.

한 사람의 혀는

인간의 옷을

홀랑 벗긴다

두사람의 혀는

인간의 목에

개머리를 의식한다

세 사람의 혀는

살아 숨쉬는 인간을

화장터에 운반한다

<비방>은 <고독>보다 개념화적인 언어가 없이 이미지적으로 첨부터 잘 끌어내려갔다고 할수있다. 이것이 비방이 거둔 성과라면 성과다. 시인은 세가지 층차로 비방의 참혹성을 드러내고 있는데 마지막에는 죽음을 초래한다면서 비방자들을 질타하고있다. 여기서 <혀>라는 언어를 잘 택하였다고 하리라. 한사물의 어느한 세부를 틀어쥐고 전반 사물을 말한다는것은 시쓰는 사람마다 쉽게 되는 일이 아니다. 혀는 인간의 한 개 구조로서 옹근 인간을 대용한 언어겠다.

이 시의 치명적인 약점은 시를 구상하는 상상력이 차하단데 있겠다. 기성의 울타리에서 시인의 사유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이다. 머저리 셋이 모이면 똑똑이를 머저리로 만든다는 말이 있는데 시인의 사유는 여기에서 맴돌고 있는것이다. 시인이 시를 쓰자면 사유의 울타리가 넓어야 한다. 시인의 상상은 어떤 사물의 성질에서 일탈하여 만리창공을 날수있으며 고금중외를 메주 밟듯할수 있다. 그런데 이 시는 비방의 나쁜점울타리에 갇혀서 헤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그래서 이미지는 잘 흘러 내려갔지만 사유의 빈약과 상상의 빈약을 초래하게 되었다.

<문심조룡>에서는 시를 쓸 때 먼저 기성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하였다. 그런데 지영호시인은 <고독>과 <비방>에서 고독과 비방이라는 언어의 기성의 관념을 지워버리는 힘이 아직은 미약하게 나타나서 아쉬움을 남기고있다. 전번에 한족노래를 듣는데 가사 한줄이 매우 인상적이였다.

<써레질로 온 하늘에 노을을 일구네>. (犁耙耕出滿天霞)

기성관념으로 말하면 써레질로는 밭을 갈지 절대 하늘을 갈수 없으며 또 간다해도 노을을 만들어낼수는 없는것이다. 그런데 시인은 써레질로 하늘에 노을을 일군다고 하였다. 이런수법은 시인이 한껏 상상을 펼치면서 아름다운 환영을 추출해낸것이다. 시인은 모름지기 이런 수법을 배워야 하지 않을가. 이런 수법은 기성의 관념을 무시하고 시인의 상상을 펼치는 작업인것이다. 앞으로 지영호시인은 이러한 시적사유에 공력을 들이면 보다 훌륭한 시를 쓰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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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 1 ]

1   작성자 : sjz8
날자:2009-02-23 10:17:40
스승님, 잘 음미하고 가죽주머니에 털어 넣습니다... ㅡ죽림.
Total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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