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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고요한 침묵(외7수) - 도옥
2019년 07월 11일 14시 04분  조회:411  추천:0  작성자: 문학닷컴
도옥 
고요한 침묵(외7수)
 
그대 고요한 침묵에 
나의 심장의 맥박소리 듣습니다
살아온 날보다 많은 봉우리마다 
울려오던 엄마의 메아리처럼
그대 숨결 나를 품어준
대지의 무한 은혜처럼 느껴옵니다
 
고요한 그대의 나무 우에 
내 심장을 달아맵니다
진붉게 울려퍼지는 노을빛 살아있음의 
률동 파도칩니다
젖 빠는 아기처럼 슴배이는 대지 사랑에
나의 존재의 울먹임을
새파란 생명을 연출합니다
작고 보이지 않는 그대의 우주는
나를 새롭게 태여나게 하는 
우주의 자궁입니다
생명의 근원을 묻게 하고 
래일의 빛을 태여나게 하는 그대는 
내 남은 전체요 령혼의 천국입니다
 
없는듯이 구름 뒤켠에 물러서서 
나를 지켜주는 이여! 
 
침묵의 말
 
우연이라 마라 
또 사랑이라 가볍게 나풀대지 말자
침묵과 언어의 경계 우에 
새벽빛처럼 만나는
그대는 나의 별이다
 
함부로 입 열지 않는 그대 앞에 
대지가 바람의 노래를 들려주었다
골짜기를 내려도 말이 없던 강물
천길벼랑을 뛰여내리며 
추락의 리유를 장쾌하게 적는다
 
그대의 깊은 숨결 
땅은 알리라 하늘은 기록하리라
마른 하늘에 찬비가 쓴 
칠색무지개 노래하리라
생명의 뿌리들이 봄을 길어올리듯
심해의 저 푸른 응어리들 
산호의 전설 바다에 적듯이
 
그대의 침묵의 사랑은 입 다문
내 심장 말을 하리라
회색빛 하늘 무풍의 시대 
마지막 노을빛 절벽 우에!
 
개울물 편지
 
누군가에게 
살아있는 리유로 힘들게 했다면
신에게 미안한 일입니다
봄나물 
푸른 잎사귀가 나붓기는 들길 우에서
하늘에 흘러가는 구름 바라보며
허허롭게 갈 수 있는 
자유를 부러워했습니다
 
깊은 숲 골짜기를 내리는 강물에 
맨발을 담그며
차고 짜릿한 깨달음에
세상에 절어있는 
부끄러운 자신을 씻어보냅니다
 
버려도 못다 버릴 세월의 때 다 벗고
아이적 뒤강물에 푸들치는 
물고기의 자유처럼
나의 하루를 개울에 풀어봅니다
 
눈물별 반짝이는 저 밤하늘에
그대의 령롱한 눈빛은 신보다 아름다운
말씀의 메아리로 
내 삶의 전부를 여울쳐 흐릅니다!
 
눈물별
 
누군가 별이 빛난다고 말하면
너무 슬퍼 바람에 살점 내주는
세월이라고 말하라
 
누군가 세월이 너무 힘들다면
풍진세상 삶의 무게 다 읽어내노라고
그렇게 힘들다고 말하라
 
누군가 들꽃에도 감사할 줄 안다면
말하리라 그대 사랑하는 눈물별 있어
세상 모든 것 아름다운 것이라고!
 
외로운 행복
 
더이상 자유를 바라지 않습니다
당신의 구속이 저의 사랑입니다
당신이 버린 저의 자유는 들바람일 뿐
 
외로움도 그리움으로 차오르는 밤은
당신으로 행복합니다
별이 깊은 밤 빛나는 리유는
그대의 그렁한 눈빛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달이 지구를 떠나지 않는 리유는
울바자 안에 그대를 포기 못한
달맞이꽃 한송이 피여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려행 
 
그리움은 멀어져가며 깊어집니다
흘러가는 구름과 숲과 바람은 
해살과 입맞춤합니다
 
그리움의 시간 생명의 날개를 퍼덕이며
멀리 날아갈수록 
더욱 큰 하나임을 깨달게 합니다
 
그대의 맥박소리
우렁찬 내 심장 안에
텅 빈 세상
 
그리움으로 가득 찬
찬란한 메아리로
어둠의 터널 열어버리고
 
먼곳에서도
빛나는 그대 눈빛으로
나의 천지간을 어루만집니다
 
님의 25시
 
바람처럼
저의 숨결이 날개를 단다면
님의 창문가에 내려서
미소 짓는 님의
하얀 이에 키스하고 말 것을
바람처럼
제가 속삭일 수 있다면
님이 곱게 키워낸
창가의 고운 호접란 하얀 꽃잎이 되여
그대의 꿈길 환히 밝혀주는
둥근 달로 솟을 것을
바람처럼
저의 몸이 보이지 않은
률동으로 불어갈 수 있다면
아아 지구 우에 미끄러져가는
님의 고운 버선발에
올올이 푸른 하늘빛으로 내려서
깊은 밤
반짝이는 푸른 별빛으로 여울져서
님의 25시를 흠뻑 적시는
세월로 태여날 것을
바람처럼
바람처럼
님의 페부에 산소가 되고
아름다운 숨결이 되고
찬란한 눈빛이 되여
언제나
님의 심장을 울려내는 진동이 될 것을
아아 님의 삶이 될 것을!
 
바람처럼
지구 우에 인간의 길 우에
몸부림치는 어느 별 슬픈 눈
멀리
그리운 소식 기다리는
유서보다 더 아름답고 절절한
찬란한 슬픔 모두를 활활 태워버릴 것을
바람처럼
태양의 입술에 키스하고
바다의 가슴에 하나로 젖어
영원한 사랑의 노래 천년을 살 것을
오렌지빛 하늘 덮고
천길만길 깊고 넓은 푸른바다에
하나로 눕고 싶어라
바람처럼
 
백합녀인
 
백합을 좋아하는 녀인은
백합보다 아름다운 사람인 줄
자기만 모르시고
백합보다 고운 미소로 피워 앉았네
백합이 피는 시절은
소녀가 고향 떠나 시집가던 날
백합이 곱게 피고지고
소녀는 아름다운 백합녀인 되였네
하얀 백합은 녀인의 순결
빨간 백합은 녀인의 정열
노란 백합은 녀인은 사랑
하얀 백합 하얀 녀인
빨간 백합 빨간 녀인
백합녀인 백합백합녀인, 백합백합녀인
 
백합이 지는 날 녀인은
백합 속에 들어가 누워버렸네
양지바른 언덕 우에 하얀 봉우리
울 엄마 무덤가에
백합이 흐드러지게 피였네 

출처:<<도라지>> 2018년 제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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